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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N : 1598-1363(Print)
ISSN : 2465-8138(Online)
Han-Character and Classical written language Education No.36 pp.121-142
DOI : https://doi.org/10.15670/HACE.2015.36.1.121

한문 교과의 학습 요소로서 유의어 목록 선정 및 의미 차이 분석과 용례 제시*

김성중**
**계명대학교 한문교육과 조교수

A Study on Selecting and Classifying Synonyms as an Component of Classical Chinese Learning with the Presentation do the Examples

Kim Sung-joong*
*Assistant Professor, Department of Sino-Korean Literature Education, KeiMyung University

논문투고일 2014년 10월 31일, 논문심사일 2015년 01월 09일, 심사완료일 2015년 01월 21일

Abstract

The item of synonym which reflects the characteristics of Classical Chinese has been proposed in the 2009 revised Classical Chinese national curriculum as a new learning element. However, a list of synonyms and differences between synonyms for school grammar have not been in introduced in Korean academy. This study reviews the existing analyzing methods of Classical Chinese synonyms, establishes an acceptable theoretical standard, and proposes a proper list of synonyms for Classical Chinese education. In addition, we specifically describe the differences among the selected synonyms so that the words' "sameness" and "differences" as the semantic distinctions in a synonym group could be clear and distinctive. We also present typical example sentences extracted from the current Classical Chinese textbooks in order for students to achieve the objectives of learning Classical Chinese synonyms more effectively.

 

Ⅰ. 서론

 본고는 학교문법의 측면에서, 학습 요소로서의 유의어들의 목록을 일부 선정, 제시하고 유의 관계(synonymy)를 이루는 단어들의 차이를 밝히며, 그 차이를 비교적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는 용례를 제시하는데 목적이 있다.

 2007개정 교육과정(이하 2007로 약칭)에서 중1부터 학습 요소로 제시된 유의어는 2009개정 교육과정(이하 2009로 약칭)에서는 한문Ⅱ에만 제시되었고 그 성격도 차이가 있는데 교육과정의 서술을 비교하면 아래 <표 1>과 같다.

<표 1> 유의어에 대한 2007과 2009의 서술1)

 1) 교육과학기술부(2008), 『고등학교 교육과정 해설 ⑬ 한문』, 56면 및 교육과학기술부(2011), 『초 중등학교 교육과정 한문』별책17, 44면. 밑줄은 서술의 필요를 위해 필자가 추가한 것이다. 이하 같다.

 2007에서 ‘언어 생활의 한자 어휘’와 ‘한문의 한자 어휘’를 포괄했다면2) 2009에서는 ‘한문의 한자 어휘’임을 분명히 하였다.3)

 2) ‘한자 어휘’라는 용어에 대한 학술적 정의 및 하위 분류 등은 송병렬(2013)의 서술을 따랐다.
3) 2009에서의 유의어에 대해서는 김성중(2012b), 181∼182면에서 간략하게 설명한 바 있다.

 비록 극히 제한적이긴 하지만 2007에 의해 집필된 교과서뿐만 아니라 7차 교육과정에 의해 집필된 교과서에도 ‘한문의 한자 어휘’에 속하는 유의어를 제시하고 그 차이를 설명한 경우가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朋’과 ‘友’이다.4) ‘朋’과 ‘友’에 대해 ‘同師曰朋, 同志曰友’5)라 구분을 하여 학생들의 이해를 도모하려 한 것인데, 유의어 분별이라는 목표 자체는 바람직한 것이었지만 문헌을 통해 고찰할 때 ‘朋’과 ‘友’가 거의 차이가 없기에 학습 요소로서 의의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6) 물론, ‘同師曰朋, 同志曰友’ 같은 서술은 전통 훈고학에서는 일정한 자료적 가치가 있으며 학문 문법의 측면에서 연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이 교과서에 기술될 때는 학교 문법의 측면에서 다시 한 번 검토해서 교육적 효용성을 점검해야 한다.7)

 4) 필자의 조사에 의하면 2009에 의해 집필된 중학교 한문 교과서 2종에도 이러한 구분이 실려 있었다.
5) ‘同師曰朋’을 ‘同門曰朋’으로 제시하기도 하는데, 출전의 차이일 뿐 그 의미는 다르지 않다.
6) 이에 대해서는 김성중(2012b), 182면. 참조.
7) 이러한 타당하지 않은 구분을 평가 요소로 상정할 수도 있기 때문에 더욱 고민할 필요가 있다. 필자는 한문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직무 연수에서, 복수의 교사들로부터 ‘朋’과 ‘友’의 구분을 출제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을 들은 바 있다. 교과서에 명료(?)하게 기술된 내용이기 때문에 가르치고, 평가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2009에서, 학습 요소로서의 유의어는 고등학교 한문Ⅱ에 제시되지만 유의 관계의 한자들에 대한 학생들의 질문은 한자를 처음 접하는 시기부터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에서는 전통적으로 한자의 훈과 음을 함께 읽는 방식을 취했기 때문이다. 이때의 훈을 이른바 대표훈(즉, 대표 字義)이라고 하는데 동일한 대표훈을 갖는 한자가 중학교 한문 교육용 기초 한자에서도 적지 않게 등장한다. 중학교 교과서에 등장하는 다음 예문을 보자.

 “心不在焉, 視而不見, 聽而不聞, 食而不知其味.”8)

 8) 이 문장은 2007에 의해 집필된 중학교 교과서 4종, 2009에 의해 집필된 중학교 교과서 2종에 실려 있다.

 ‘視’와 ‘見’ 모두 대표훈이 ‘보다’이고 ‘聽’과 ‘聞’은 모두 대표훈이 ‘듣다’이다. 학생들은 이 둘의 차이를 궁금해 하고, 만일 차이가 없다면 ‘視而不見, 聽而不聞’을 ‘見而不視, 聞而不聽’, ‘視而不視, 聽而不聽’, ‘見而不見, 聞而不聞’ 등으로 써도 되냐고 질문할 수 있다.9) 교수자가 “원문이 그렇게 되어 있기 때문에”, “사람마다 글쓰는 스타일이 있는데 그렇게 쓰고자 했으니까” “동어 반복을 피하기 위해”라고 대답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한문의 모든 문장에 대해 이러한 隨文釋義같은 방식의 대답을 취하는 것은 한문에 대한 언어적, 구조적 이해를 막는 것이며, 한문은 이현령비현령식으로 해석된다는 의식을 갖게 할 가능성이 크다. 주로 공교육에서 처음 한문을 접하는 요즈음 학생들에게 모어처럼 익혔던 전통 시대의 방법(예를 들어, 독서백편의자현)을 강요할 수는 없다. 물론 모든 한문 문장을 구조적으로 분석한다거나, 유의관계에 있는 모든 단어들에 대해 그 차이를 학생들에게 가르칠 필요는 없다. 그러나 기본적이고 주요한 언어 규칙 및 유의어에 대해 교사가 숙지하고 학생들이 인식한다면, 한문이라는 언어에 대해 체계적으로 접근하고 이해하는데 일정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상기한 隨文釋義같은 대답보다 “‘視’와 ‘聽’은 보는 행위, 듣는 행위를 ‘見’과 ‘聽’은 그 행위의 결과란다. 그렇기 때문에 마음이 없으면 보는 행위[視]를 했는데 본 결과[見]가 아무 것도 없는 것이 되는 것이란다. ‘聽’과 ‘聞’도 마찬가지란다.”라고 대답하는 것은 다르다고 생각된다. 학습 요소로서의 유의어가 비록 소수의 학생들이 배우는 한문Ⅱ에 제시되어 있지만 실제적으로 그 학생들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닌 이유이기도 하다.

 9) 중학생들이 실제 필자에게 던졌던 질문이었다.

Ⅱ. 유의어 개관 및 학교 문법에서의 유의어 목록 선정

 유의어 연구의 여러 주제들, 예컨대 유의어 개념의 정립, 유의어의 발생 원인, 유의어 판정, 유의어 유형 등에 대한 탐구, 유의어를 분석하는 방법에 대한 고찰, 유의어 간의 의미 차이 분별 등은 모두 학문문법에서 심도 있는 논의를 필요로 하는 것들인데 우리나라 한문학 및 한문교육학계에서는 이에 대한 연구가 거의 없는 상태이다.

 학문문법이 간결화, 간이화의 과정을 거친 것이 학교문법이라 할 수 있으므로 학문문법의 튼실한 토대 없이 학교문법의 정립은 지난한 일이라 할 수 있지만, 한문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알아야 하고 또 학생들이 궁금해 하는 것이라면 차선책을 쓰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10) 즉, 연구가 가장 활발한 중국에서 비교적 규범적인, 주류의 학문문법을 적극참고하는 것이다. 물론 이들의 서술을 여과없이 써서는 안되고 우리의 학교문법에 적절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11)

10) 이군선 김성중 편(2012), 23∼24면. 참조.
11) 같은 곳.

 유의어 관련 연구 주제들 중 학교문법에서 특히 중점적으로 논의해야할 부분은 유의어 목록, 유의어의 의미 차이에 대한 분별 및 그에 따른 예문일 것이다. 본 장에서는 이에 대한 논의에 필요한 몇 가지 유관개념 및 사항 등을 개관, 정리하고자 한다.

1. 유의어 개념

 유의어를 일부 학자들은 동의어12)라고도 하는데 두 용어가 같게 쓰이는 이유는 ‘절대적 동의 관계(absolute synonymy)’에 있는 ‘동의어’는 실제로는 존재하기 어렵다는 것에 기인한다. 어떤 단어가 절대적 동의 관계에 있다는 것은 어떠한 상황과 문장에서도 바꾸어 쓸 수 있다는 것인데 일반 언어학을 통틀어도 이런 경우는 지극히 드물다고 보고되기 때문이다.13)

 11) 같은 곳.
12) 유의어와 동의어는 영어로는 모두 ‘synonym’으로 표현한다.

 유의어에 대한 정의는 학자마다 다르다. 앞서 언급한 한문과 교육과정에서의 유의어에 대한 정의는 고등학교 국어 문법 교과서의 서술14)보다도 다소 난해하다. 후술하겠지만 특히 ‘의미 자질’이라는 용어는 이해하기 쉽지 않다. 본고에서는 “대표뜻은 비슷하지만 내포의미, 용법 등이 다른 단어군”15)이라는 견해를 따른다. ‘비슷하다’라는 것은 ‘절대적 동의 관계’에 있는 ‘동의어’를 인정하지 않기에 모든 의미항목[주로 개념의미(conceptual meaning) 의 측면이다]이 똑같지는 않지만 한 가지 또는 몇 가지 의미항목이 같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포의미(connotative meaning)는 감정의미(affective meaning) 등도 포괄하는 개념으로 썼다. ‘용법’은 다른 단어와의 결합관계를 주로 의미한다.16)

 13) 중국에서는 절대동의어를 ‘等義詞’라는 용어를 통해 표현하고 ‘유의어’는 ‘同義詞’라 표현한다. 본고에서는 교육과정을 따라 ‘유의어’를 사용하기로 한다. ‘유의어’는 우리나라 국어학계에서 일반적으로 쓰는 용어이기도 하다.
14) 교육과학기술부(2002/2011), 『고등학교 문법』, 208면. “우리말에는 말소리는 다르지만 의미가 서로 비슷한 유의어가 풍부하게 발달되어 있다. 이러한 단어들을 서로 유의 관계에 있다고 말한다.”
15) 김성중(2012b), 182면의 내용을 약간 수정하였다.
16) 장사오위 저 ; 이강재 역(2012), 70∼73면. 참조.

 2009에서 유의어에 대한 정의를 내릴 때 사용한 의미 자질이란, 각 어휘들에 있는 의미적 요소를 최대한 잘게 쪼개 밝혀진 의미적 요소를 말하는 것으로,17) 단어의 의미를 더 세밀하게 분석하여 얻어낸 변별자질이다.18) 예를 들어 보자.19)

 17) 한재영 박지영 현윤호 권순희 박기영 이선웅 김현경(2010/2012), 71면.
18) 장사오위 저 ; 이강재 역(2012), 53면.
19) 국어의 예시와 설명은 한재영 박지영 현윤호 권순희 박기영 이선웅 김현경(2010/ 2012), 71면에서 가져왔다.

 (1) 가. 할머니 : [여성], [늙음], [사람]
가-1. 할머니 : [-남성], [+늙음], [+사람]
나. 할아버지: [남성], [늙음], [사람]
나-1. 할아버지: [+남성], [+늙음], [+사람]

 ‘(1) 가’에서 보듯, ‘할머니’는 여성의 성질, 늙음의 성질, 사람의 성질을 갖고 있다. 그래서 ‘사람 중 늙은 여자’를 ‘할머니’라고 하는 것이다. 여기서 [여성]은 여성이라는 단어가 아닌 여성이라는 ‘의미 자질’을 말한다. 가와 나를 비교하면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남성]자질만 다름으로써 반의어가 된다.

 한문의 경우를 예로 들어 보면,20) 洗, 浴, 濯은 모두 씻는 동작을 나타내지만 각 대상이 다르다. 洗는 ‘발’, 浴은 ‘몸’, 濯은 ‘물질(상의 더러운 것)’을 씻는 것을 표현한다. 이들의 의미 자질을 분석하면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20) 장사오위 저 ; 이강재 역(2012), 94면의 내용을 본고의 서술에 맞추어서 약간 수정하였다.

 (2) 가. 洗: [발], [씻다]
나. 浴: [몸], [씻다]
다. 濯: [물질], [씻다]

 이 세 동사는 ‘씻다’라는 의미 자질이 같지만 그 대상이 다른 유의어인 것이다.21) 이상과 같은 분석을 ‘의미 자질 분석[Componential analysis]’이라고 하는데 이것이 유의어의 분석에 유용한 것은 분명하다. 유의어에서 ‘유의’란 어떤 단어들의 하나 혹은 몇 개의 의미항목이 같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지 의미항목 모두가 같은 것이라는 뜻이 아니기 때문에 하나의 단어가 몇 개의 유의어 계열로 나타날 수도 있다.22) 이러한 것을 분별할 때 유용한 것이 의미 자질이기에 교육과정에서 이 용어를 명시해서 유의어에 대한 정의를 내린 것이다. 그러나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다소 난해하다는 비판을 받을 수가 있다. 적절한 정의는 그 내용의 적절성 뿐 아니라 그 정의를 접하는 독자의 상황도 배려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이해되기 어려운 정의는 실용성을 중시하는 학교 문법의 성격과 궤를 달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21) 상기한 단어 외에도 沐, 盥, 沫등도 있지만 이들은 중고등학교 한문교육용 기초한자인 1800자를 넘는 것이기 때문에 거론하지 않는다.
22) 장사오위 저 ; 이강재 역(2012), 163면. 참조.

2. 학교 문법에서 유의어 목록 선정 기준

 학교 문법에서 다룰 유의어 목록을 만들기 위해서는 유의어를 판정해야 하는데 이는 유의어 변별과 함께 유의어 연구에 있어 난제라고 할 수 있다. 한문에서의 한자 어휘에 대한 유의어 판정 이론은 蔣紹愚 (2005)에서 비교적 자세히 다루고 있는데 이를 학교 문법에 적용하여유의어 목록을 선정하기 위해 본고에서는 몇 가지 기준을 언급하고자 한다.

 첫째 1,800자라는 한문 교육용 기초한자 범위이다. 즉 분석의 대상이 되는 한자들이 모두 1800자 범위 내에 있는 경우만을 대상으로 하고자 한다. 예를 들어 ‘殺’과 ‘弑’의 경우, 한문 문헌에서 그 구별이 명확하고 독해 및 번역에도 중요하지만 ‘弑’가 한문 교육용 기초한자가 아니기 때문에 목록에서 제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둘째, 각 교과서에서 제시한 대표훈이 같은 것이다.23) 이 기준은 학리적인 측면이라기 보다는 실용적인 측면에서 제시된 것이다. 전술한 바와 같이, 형과 음이 다른 한자가 동일한 대표훈으로 제시되는 것에 대해 학생들이 당연히 갖게 되는 의문 때문이다.

23) 同音異義語는 제외한다. 예를 들어, 배 腹배 梨같은 경우이다.

 대표훈을 기준으로 할 때 몇 가지 고려해야할 것들이 있다. 우선, 교과서에서 제시한 대표훈이 다른 경우가 적지 않다. 예를 들어, ‘適’의 대표훈을 ‘가다’로 제시한 교과서를 따를 경우, ‘之’ ‘往’ 등과 유의 관계로 판단하여 목록에 넣을 수 있다. 그러나 ‘適’의 대표훈을 ‘알맞다’로 제시한 교과서를 따른다면 목록에 들어가지 않게 된다. 필자의 조사에 의하면 이러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는 하나의 단어가 일반적으로 여러 의미항목을 갖게 되는데, 교과서 집필자들은 그 여러 의미항목 중 하나를 제시했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하나의 단어가 몇 개의 유의어 계열로 나타나는 경우도 역시 같은 맥락에서 고찰할 필요가 있다. 본고에서는 목록을 제시할 때 이들을 최대한 고려하고자 하였다.

 필자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집’이라는 대표훈을 가진 한자는 대략 12개로24), 家, 閣, 館, 宮, 堂, 舍, 屋, 宇, 院, 宙, 宅, 戶등이며, ‘무리’를 대표훈으로 하는 한자는 대략 9개로, 群, 黨, 隊, 徒, 類, 輩, 庶, 衆, 等등이다. 필자는 몇 종류의 교과서에 대해 대표훈을 비교해 보았는데 약 880자가 유의어로 상정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이 한자들을 모두 학습 요소로서의 유의어 목록으로 제시해야 하는가? 소견으로는 그럴 수도없고 또 그럴 필요도 없다고 생각된다. 가장 큰 이유는 앞서 ‘朋’과 ‘友’에서 보았듯이, 동일한 대표훈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 내포 의미와 용법등에 있어 그 차이가 문헌 상에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 것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의어 간의 차이를 이해함으로써 문장을 정확하게 독해하고 지은이의 표현 의도를 분명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를 성취하는데 일정한 거리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환언하면 한문의 언어적 사실에 부합되는, 체계적이고 분명한 구별을 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 한자들에 대해서는 최근의 연구 성과까지 검토하여 유의어 목록으로 상정될 수 있는 대상인지 여부를 고찰해야 한다.

 24) 2007에 의해 집필된 중고등학교 교과서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이다. 대략 12개라고 한 것은, 조사 과정에서 오류가 있을 수 있고 또 각 교과서마다 제시된 대표훈이 다소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어떤 교과서는 舍의 대표훈으로 ‘버리다’를 제시했는데 이를 따를 경우 11개가 된다. 또한 ‘큰 집 殿’까지 유의어 군으로 넣게 되면 13개가 된다. ‘무리’를 대표훈으로 하는 한자의 경우도 동일한 현상이 나타난다.

 추가로 언급할 필요가 있는 것은 어떤 단어가 몇 가지 유의어 계열로 나타날 경우, 학문문법과 학교문법에서의 고려 대상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篇’은 몇 가지 유의어 계열로 나타날 수 있는데 학문적인 측면에서의 주요 분석 대상은 ‘篇’과 ‘編’의 유의관계이다. 이 두단어는 모두 ‘서책’이라는 의미항목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詩文의 量詞로도 쓰인다. 이 둘의 변별은 ‘編’이 동사로 ‘편저하다’ 등의 뜻으로도 쓰이지만 ‘篇’에는 이러한 동사적 쓰임이 없다는 것에 있다. 학문적인 측면에서 논하자면 이러한 분석이 진행되어야 한다. 그런데 현 한문 교과서 대표훈에서 ‘篇’은 책, ‘編’은 엮다로 제시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이미 이 두 단어의 구분이 비교적 분명하게 드러났다고 볼 수 있다.25) 따라서 이 둘을 변석하는 것보다 학문적인 측면에서는 비록 주요 분석 대상이 아니지만 교과서 대표훈이 ‘책’으로 동일한 ‘冊’과 ‘篇’을 분석하는 것이 교육적 효용성이 크다고 생각된다.

 25) 대표훈을 통한 구분이 명확하다 해서 두 단어의 유의관계를 설명할 필요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학교문법의 측면에서 유의어 목록 선정 기준을 정할 때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셋째, 한문 문법 연구의 주류인 현대 중국 학계의 연구 성과를 참조하는 것이다. 이는 유의어의 판정, 유의어의 변별 등을 체계적이고 학리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다만, 다양한 연구 성과 중 어떤 것을 택하느냐가 관건일 것이다. 필자는 우선 다음과 같은 사전과 논저 등을 중심으로 하였다.26)

 26) 다음과 같은 문헌들도 이론을 검토하고 실례를 확정하는데 부분적으로 참고하였다. 郭錫良等編著(1999), 楊伯峻何樂士著(2001), 張雙棣等編著(2002), 周文德 (2002), 黃金貴(2002), 殷國光編著(2003), 張雙棣殷國光陳濤(2009).

王力外(1979/2005), 『古漢語常用字字典』第4版, 中華書局.
王鳳陽(1993/2011), 『古辭辨』(增訂本), 中華書局.
王力外(2000/2007), 『王力古漢語字典』, 中華書局.
陳濤(2005), 『古漢語同義詞詞典』, 天津人民出版社.

 『古漢語常用字字典』은 주지하듯 대학생 수준에서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자전인데, 유의어 변석 부분이 간결 명료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이러한 장점이 다른 측면에서는 단점이 되기도 하는데, 내용이 간략해서 범위 뿐만 아니라 설명도 축약된 부분이 적지 않다. 이를 일정정도 보완한 것이 『王力古漢語字典』이라고 할 수 있다. 『古辭辨』은 유의어 변석의 정점에 있는 책으로 王鳳陽의 일생 노력이 담긴 역저라 할 수 있다. 다만 저자가 훈고학자이고 언어학자가 아니라 언어적 접근이 다소 약하고 전문적인 연구서라 학교문법의 적용에서 적절한 취사가 요구된다. 『古漢語同義詞詞典』은 사전 전문가이자 언어학 연구자인 저자의 역량이 돋보이는 저서로, 연구자와 학습자 두 부류를 모두 고려했다고 할 수 있다. 이상의 사전과 논저들은 기본적으로 중국의 고한어 교육 상황을 기반으로 출판된 것이라 우리 중고등학교 현장에 그대로 투입될 수 없다. 따라서 텍스트의 수준과 범위를 고려한 네 번째 기준이 필요하다.

 단어의 의미는 용례에서 파악되어야 한다. 용례가 있은 다음에 단어의 뜻이 있는 것이므로 용례를 염두에 두지 않는 단어의 의미항목이란 의의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의어도 동일하다. 유의어 선정은 반드시 텍스트의 고려 속에서 결정되어야 하며 이는 곧 학문 문법의 학교 문법으로의 적용 과정이기도 하다. 전문 연구자가 학문의 대상으로서 연구하는 유의어 목록과 한문 교과의 학습 요소로서 유의어 목록의 선정을 구분하는 텍스트의 수준, 범위는 무엇인가? 필자는 교과서라고 생각한다. 물론 교과서의 범위도 한정 지을 필요가 있는데 본고에서는 2007 및 2009에 의해 집필된 중고등학교 한문 교과서로 국한하고자 한다. 두 교육과정에 의해 집필된 교과서는 질적으로 양적으로 괄목할만 한 발전을 이루었다고 판단된다. 역량있는 집필진이고심 끝에 선정한 글감들은 학습 요소로서의 유의어 목록 선정의 적절성을 확인하는데 중요한 근거이자 기준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대표훈이 같고, 앞서 언급한 유의어 관련 저서들에 제시된 유의어들이라 하더라도 그 용례가 교과서 글감에서 등장하지 않거나 극히 제한적으로 등장한다면27) 유의어 목록에 선정되기 어렵다고 생각된다. 물론 2007, 2009에 의해 집필된 교과서의 글감이 텍스트 범위와 수준을 정하는 절대적인 기준일 수는 없다. 일례로 향후 교과서 글감이 될 수 있는 문헌들, 예를 들어 『四書』및 한국 중국의 역대 명문들 같은 것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다. 특히 상기 텍스트 중 유의어의 차이를 잘 보여주는 예문일 경우는 더욱 그렇다. 본고에서는 목록 선정 시 이러한 점도 일정 정도 고려하였다.

 27) ‘제한적’이란 표현을 쓴 것은, 출현 빈도가 지극히 적은 경우 및 필자의 조사 과정중에 생길 수 있는 누락 등을 염두에 둔 것이다.

Ⅲ. 학습 요소로서 유의어 목록 및 의미 차이 분석과

 앞 절에서 제시한 몇 가지 기준은 층위가 있기 보다는 일정한 연관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유의어 목록을 만들 때는 상기 기준들을 종합적으로 고찰할 필요가 있다. 아래 <표 2>에서는 상기한 기준을 토대로 유의관계에 있는 단어 목록을 상정하고 각각의 내포의미 및 용법 등의 차이를 분별하며, 아울러 교과서 글감을 중심으로 대별적인 용례를 제시함으로써 문장을 정확하게 독해하고 지은이의 표현 의도를 분명하게 파악하는데 보탬이 되고자 한다.

<표 2>학습 요소로서의 유의어 목록 및 의미 차이 분석과 용례28)

 28) 유의어의 배열은 대표훈의 가나다순으로 하였다. <표 2>의 설명 중, ‘上古시대’는 역사언어학 측면에서의 구분으로, 秦漢시대 이전을 가리킨다. ‘中古시대’는 魏晉南北朝시대를 말한다. 역사언어학 측면에서의 구분은 학교문법에서 유의어의 의미 차이를 서술함에 있어 필수 고려사항은 아니다. 그 이유는 한문이 總體적인 성격이 강한 문언문이기 때문이다. 한문의 언어학적 개념에 대해서는 김성중(2012a), 643면. 참조. <표 2>가 가독성이 떨어진다는 심사위원의 견해는 타당하다. 필자는 <표 2>를 작성하기 전에 몇 가지 안을 두고 고민하였지만 모두 만족스럽지 못했다. 차후 논의를 확대할 때 수정을 기약한다.

Ⅳ. 남은 과제

 <표 2>는 학교 현장에서 한문을 독해함에 있어 전반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단어들을 중심으로 작성된 목록이고, 하나의 시안일 뿐이며 향후 몇 가지 방면에서 지속적인 연구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째, 개별적이고 단편적인 예에 대한 고찰이다. ‘적다’는 대표훈을 갖는 ‘寡’와 ‘少’를 예로 들어 보면, “今欲使農者, 得田, 不爲農者, 不得之, 則行閭田之法, 而吾志可遂也. ……用力多者, 得糧高, 用力寡者, 得糧廉, 其有不盡力以賭其高者乎?”(『與猶堂全書』)의 ‘用力寡者’에서 ‘寡’는 ‘少’와 유의관계에 있지만,29) “寡人之於國也. 盡心焉耳矣.”(『孟子』) 및 “老而無夫曰寡, 老而無子曰獨, 幼而無父曰孤.”(『孟子』)의 ‘寡’는 ‘少’와 유의관계에 있지 않다. ‘寡’의 상기한 두 의미는 모두 인신의에 기반한, 개별적이고 단편적인 예라고 판단하여 본고의 유의어 목록에서는 제외하였지만 목록의 범위를 확장할 경우 제시될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29) 장호성 윤지훈 윤재민 송병렬 김왕규 이군선 이경우 김경익 김성중 최정윤(2012), 151면.

 둘째, 동일한 대표훈으로 표현되는 한자들의 차이를 설명할 방법을 찾는 것이다.30) 간이한 방법은 복수 대표훈을 택함으로써 ‘同’외에 ‘異’ 를 제시하는 방법이다. 또 다른 방법은 해당 학교급의 수준과 범위에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의미항목들을 자전 형식으로 일괄 제시함으로써, 그 의미항목들 간의 ‘同’과 ‘異’를 자연스럽게 판단하게끔 하는 것이다.31) 이러한 방법들과 함께 본고에서 제안하고자 하는 것은, 문헌의 고찰과 역사언어학적인 연구 성과를 통해서, 지극히 제한적일 수는 있지만, 구별되는 근거를 찾아 참고용으로 제시하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同師曰朋, 同志曰友’같은 경우가 해당된다.32)

 30) 동일한 대표훈으로 표현되는 모든 한자들에 대해 차이를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고 또 학교문법 뿐만 아니라 학문문법에서도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생각된다. 그 이유는 ‘대표훈’이라는 용어 자체가 학술적이 아닌 편의적인 측면에서 거론된 것이기 때문이다.
31) 2009에 의해 집필된 대학서림 『중학교 한문』부록에서 제시한 방식이다.
32) 예컨대 “‘朋’과 ‘友’는 뜻이 ‘벗’으로 같은데 무슨 차이가 있나요?”라는 학생의 질문에 대답하기 위한 참고용인 것이다. 그러나 앞서 서술한 바와 같이 이를 학습 요소로 상정할 때에는 교육적 효용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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