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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N : 1598-1363(Print)
ISSN : 2465-8138(Online)
Han-Character and Classical written language Education No.40 pp.1-21
DOI : https://doi.org/10.15670/HACE.2016.40.1.1

Status and suggestions of Middle School Chinese Classic Poetry Education

Lee Eui-gang**
** Professor, Dept of Sino Korean Education, Wonkwang University, Korea
**E-mail : jigutang@wku.ac.kr

Abstract

This study was conducted in order to review classical Chinese textbooks in secondary schools and, based on the results, to make suggestions helpful for the theories and practical application of classic poetry education.
Chinese classic poetry is one of the most effective teaching‐learning materials for achieving the achievement standards of the classical Chinese curriculum. Thus, this study analyzed Chinese classic poems contained in middle school Classical Chinese textbooks. According to the results, Chinese classic poetry texts were mostly quatrains (絶句), the number was quite small, and interpretations of such poems were incomplete. In some of the textbooks, Chinese classic poetry was included merely for variety.
Those involved in Chinese classic poetry education need to make more efforts to activate Chinese classic poetry education by examining the theories and practices of Chinese classic poetry education. That is, efforts should be made externally to increase the number of classes of the Classical Chinese curriculum, and internally to maximize the effects of Classical Chinese education through including more masterpieces of Chinese classic poetry. In addition, the effectiveness of teaching‐learning needs to be enhanced.
The theories and practices of Chinese classic poetry education may be reinforced when they serve the objective of education in Korea, which is “to guide people to lead a human life and to contribute to the development of a democratic nation and the ideal of co‐prosperity of mankind.”

중학교 한시교육 현황 및 제안

이의강**
**圓光大學校 師範大學 漢文敎育科 敎授

초록

본고는 중학교 『한문』 교과서의 漢詩 수록 양상을 분석하고, 한시 작품 해석상의 주의 사항 몇 가지를 제시한 것이다.
중학교 『한문』 교과서에 수록된 한시를 놓고 진행한 분석을 통해, 한문과 교육과정의 성취기준을 가장 유효하게 달성할 수 있는 교수-학습 재료가 바로 한시임에도 불구하고, 한시 텍스트는 絶句 위주의 매우 적은 수량이 수록되어 있으며 작품 해석도 또한 미진한 점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심지어 어떤 교과서의 한시 수록은 구색 맞추기에 지나지 않았다. 이는 과거 한문학에서 한시가 차지하였던 실상과 어긋난다.
한시교육 종사자들은 한시교육의 이론과 실천을 점검하여 한시교육의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서 안팎으로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밖으로는 한문교과의 수업 시수를 보다 많이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안으로는 한문교육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더욱 많은 명편의 한시 작품을 수록하고 보다 유효한 교수-학습을 수행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교육의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민주 국가의 발전과 인류 공영의 이상을 실현하 는 데에 이바지하게 하는 함”이라는 목적 달성에 부응할 때 한시교육의 이론과 실천은 강화될 수 있다.

 Ⅰ. 머리말

2015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새로운 한문 교과서의 집필을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2015년 12월 19일 단국대학교에서 한국한자한문교육학회 2015년 추계 학술대회가 개최되었다. 그 동안 이루어졌던 한시교육 연구 전반을 돌아보며 한시교육의 새로운 발전을 도모하는 계기를 마련하려는 것이었다.

모든 분야의 이론은 실천 속에서 도출되어야 하고 아울러 실천 속에서 검증될 때 이론으로서의 진정한 가치를 갖는다. 한시교육 이론의 경우에도 이 점에 있어서는 예외가 될 수 없을 것인 바, 한시교육 이론 또한 한시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 학교교육 현장에서 도출되고 또한 학교교육 현장에 적용될 수 있어야 한다.

중등학교에서 이루어지는 한시교육과 대학에서 이루어지는 한시교육은 그 교수-학습 환경이 서로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대학에서의 한시교육은 작품 해석에 치중하고, 작품 감상의 측면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소홀하여 감상의 영역을 학생의 자유에 맡기는 경향이 있다. 이에 비하여, 중등학교에서의 한시교육은 작품 해석보다는 작품 감상의 측면에 보다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학생의 건전한 가치관과 바람직한 인성의 형성을 도모한다. 하지만 한시의 감상은 기본적으로 작품에 대한 정확한 해석이 전제되어야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본고는 중학교 『한문』교과서의 한시 수록 양상을 분석하고, 한시 작품 해석상의 주의 사항 몇 가지를 제시한 것이다. 한시교육의 이론 모색과 한시교육의 실제 적용에 일정한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Ⅱ. 중학교 『한문』교과서의 한시 수록 양상

학교 교육 정규 교과로서의 한문교과는 중학교부터 시작되므로 정규의 한시교육 또한 중학교에서 처음 이루어진다. 이에 학생들이 한시를 처음 접하게 되는 중학교 『한문』교과서를 살펴보는 것으로부터 논의를 시작하고자 한다.

현행 중학교  『한문』교과서는 2009개정 교육과정의 교육목표에 의거하여 편찬되어 2013년부터 교육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한문과 교육과정의 성격, 목표, 내용이 구체화되어 있는  『한문』교과서의 한시 수록 양상을 분석해 봄으로써 한시교육이 진행되고 있는 현장을 진단해 본다.

다음은 13개 출판사에서 각각 간행한 검인정 중학교 한문교과서의 한시 수록 양상을 표로 정리해 본 것이다.1)

1) 작자를 한국 시인은 한글로 표기하고, 중국 시인은 한자로 표기해 구별을 도모했음.

<표 1> 중학교 『한문』 교과서의 한시 수록 양상

이상의 정리된 중학교 『한문』 교과서의 한시 텍스트 수록 상황을 살펴보면 다음의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2) 이 작품의 저자에 대해서는 지봉 이수광도 일찍이 『芝峯類說』, 卷九, 文章部二, 詩法에서 “按 『古詩類苑』, 春水滿四澤, 非淵明詩, 乃顧愷之之作云.”이라고 하였는데, 중국의 경우 晉代의 대화가였던 顧愷之의 「神情詩」로 확정하고 있다. 다음 누리집을 확인하면 알 수 있다.

http://baike.baidu.com/link?url=aBMgXx1GJmyh_19WSoAHaWBCyEDCXoi5NxjB-we7lWAJ07vih2PIGLRrosuEfbDtpz1Cxp6kt0Dh1ZiojDD0BK

첫째, 수록된 한시 작품이 지나치게 적다.

각 출판사의 교과서마다 약간의 출입은 있지만 평균 4수 내외의 작품을 수록하였고, 가장 적게는  수, 가장 많아야 8수에 지나지 않는 소량의 한시를 수록하고 있다. 2수의 한시가 수록된 성림출판사 간행 교과서의 경우 그 작품들이 표현하고 있는 정서는 ‘타향에서 봄이 지나가고 있음을 가슴 아파하는 시인의 심정’과 ‘시인이 자연과 일체가 된 경지’라는 두 가지에 지나지 않는다.3)

이에 비하여 8수의 한시를 수록하고 있는 두산동아 간행 교과서의 경우 작품에 담긴 정서는 비교적 다양하다. ‘은자의 삶에 대한 동경심’, ‘이국땅에서 사는 동안 胸中에 쌓였던 외로움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 ‘저물어 가는 가을의 아름다움을 驚歎’, ‘인생과 세월의 무상함’, ‘사랑하는 임을 기다리는 여인의 안타까운 심정’,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안타까운 심정’, ‘친구를 그리워하는 간절한 생각’ 및 시인이 자연과 일체가 된 경지 등등 서정의 다채로운 면을 느낄 수 있다.4)

한시는 전통적인 한문학 양식 가운데 현실에서 가장 폭넓게 활용되었던 문학 양식의 하나로, 옛사람들의 삶과 정서를 가장 폭넓게 담고 있다. 일상에서 그때 그때의 생활 감정을 토로하는 개인적 서정이 주를 이루지만, 사회 현상에 대한 자신의 사상을 피력하기도 하였으며, 다방면의 생활 교유와 유희도 한시를 매개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허다하였다. 이처럼 다채롭고 풍부한 내용을 지닌 한시의 세계를 학생들에게 소개하기 위해서는, 통합 교과서로서 여러 가지 현실적 제약이 있겠지만, 두산동아, 디딤돌, 천재교육 간행의 『한문』교과서처럼 보다 많은 단원에 보다 많은 수량의 한시를 수록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진부해 보이지만 ‘한시는 한문학의 精華’라는 말을 다시 한번 상기해 본다.

둘째, 교과서 수록 작품의 詩體가 絶句에 한정되어 있다.

현행 교과서는 2009개정 교육과정에서 “중학교의 한시 학습은 4구로 된 고시(古詩)나 절구(絶句)를 중심으로 하되, 심화 학습의 경우 4구 이상으로 된 고시(古詩)나 율시(律詩)도 다룰 수 있다.”5)라는 내용에 의거하여 집필되었기 때문에 絶句 위주의 작품 수록이 초래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13종 모든 교과서의 ‘실력 키우기’, ‘깊이 이해하기’ 등의 심화 학습을 살펴보아도 律詩의 시체는 한 작품도 수록되어 있지 않다.

교육과정에서 “한시의 형식적 특징을 이해할 수 있다.”6)라고 하거나 “시가 지닌 참다운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7)라고 한 내용을 떠올릴 경우, 한시의 형식적 특징과 참다운 맛을 가장 잘 구현하고 있는 시체는 근체시 律詩이다. 기승전결의 네 단계로 구성되는 한시의 시상 전개 방식이나 특정한 句의 끝자리를 韻이 같은 글자로 맞추는 押韻法보다도 오히려 한시의 형식적 특징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은 근체시 율시가 갖는 대칭적 구조라고 할 수 있다.

3) Song, Young-il 송영일(2013), p.182, p.186.
4) Park, Sung-kyu 박성규(2013), p.108, p.114, p.120, p.186, p.192, p.198.
5) Kyoyukkwahakkisulpu 교육과학기술부 고시 제 2011-361호 한문과 교육과정, p.7.
6) Kyoyukkwahakkisulpu 교육과학기술부 고시 제 2011-361호 한문과 교육과정, p.7.
7) Kyoyukbu 교육부 고시 제2015-74호 한문과 교육과정, p.11.

근체시 율시는 모든 만물을 음양이라는 대립적 구조로 파악하던 대칭적 사유가 예술적으로 승화된 對稱美의 극치를 보여주는 시체이다. 4련 8구로 구성되어 있는 율시는 중간인 함련과 경련 사이를 기점으로 삼아 절반을 접으면, 음악적 성률이 대칭을 이루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함련과 경련의 문장 성분 배치 또한 완벽한 대칭을 이루고 있다. “시가 지닌 참다운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하려면, 교과서의 집필에 여러 가지 현실적 제약이 따르겠지만, 되도록 律詩를 그것도 한시의 正宗이랄 수 있는 七言律詩를 최소한 한 작품이라도 수록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8)

8) 중국의 미학자 李澤厚는 “칠언율시 같은 형식이 사람들에게 즐겨 쓰임받게 된 까닭 역시 바로 이것이 규범이 있으면서도 자유가 있고, 법도를 중시하면서도 신축성이 있고, 엄격한 대구對句는 심미요소를 더하게 하였고, 확정된 구형句型은 오히려 여러 가지 풍격의 변화·발전을 그 속에 내포하게 하였던 데에 있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李澤厚 저, 윤수영 역, 미의 역정, 동문선, 2003, p.356).

셋째, 수록 한시 작품의 ‘수준과 범위’를 일정하게 고민하였다.

행 13종의 모든 교과서들은 먼저 五言絶句를 수록한 뒤 다시 七言絶句를 제시하고 있는데, 이는 작품의 편폭 곧 작품의 총 글자 수를 감안한 것이다. 오언절구의 작품 내용이 반드시 칠언절구의 작품 내용보다 쉬운 것만은 아니지만, 수록 한시들의 경우 그 내용을 비교해 보면 대체로 오언절구의 내용이 칠언절구의 내용보다 이해와 설명이 비교적 용이해 보인다. 그러므로 현행 교과서들은 작품의 편폭과 작품의 내용을 동시에 고려하는 일정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할 수 있다. 한시를 처음 배우는 중학생들의 학습 수준을 배려한 친절한 태도라 하겠다.

디딤돌출판사에서 간행한 교과서를 예로 들어 살펴본다. ‘Ⅳ 삶과 자연을 노래한 시’라는 대단원에서는 ‘12 고향을 그리며’라는 소단원에 杜甫의 五言絶句(江碧鳥逾白)를 수록한 뒤 ‘13 왜 사느냐 묻거든’이라는 소단원에 李白의 七言絶句 「山中問答」을 수록하고 있다.9) 한시사에서 최고의 예술적 성취를 이룩한 시인으로 평가받는 杜甫와 李白의 대표적 작품 가운데 각 1수를 제시하여 한시에 대한 긍정적 첫인상을 주고자 노력하였다. 오언절구 내용은 타향에서 고향을 그리는 마음이고 칠언절구 내용은 아름다운 별천지에서 한가롭게 사는 정취인 바, 전자의 정서가 후자의 정서에 비하여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이어서 학생들의 이해가 비교적 용이하다. ‘수준과 범위’를 일정하게 고민한 작품 수록이라고 하겠다. 이어 세 개 대단원에서 산문을 학습한 뒤, ‘Ⅷ 詩와 詩 이야기’라는 대단원에서는 ‘26 임을 기다리며’라는 소단원에 여류 시인 이옥봉의 오언절구 「閨情」을 수록 하고, ‘27 비 갠 저녁’이라는 소단원에 고려 후기 문인 이집의 칠언절구 「晚晴」을 수록하고, ‘28 소나무와 대나무의 대화’라는 소단원에 조선 중기 문인 이식의 오언고시 「松竹問答」을 수록하였다.10) 시체가 오언절구, 칠언절구, 오언고시의 순서로 제시되고 있는데, 작품 내용이 오언절구는 ‘여인의 간절한 기다림’이고, 칠언절구는 ‘저녁 풍경을 음미하는 시인에게 떠오른 시상’이고, 오언고시는 ‘부드러움으로 강함을 이긴다는 柔弱의 철학’이다. 작품의 수준과 범위가 점진적으로 깊어지고 넓어지는 단계를 밟고 있다고 평할 수 있다.11)

9) Lee, Sang-jin 이상진(2013), pp.87~99.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대부분의 교과서들이 한시 작품 수록에 수준과 범위를 고려하는 일정한 성과를 보이고 있는 것은, 그 동안의 한시교육 연구자들이 기울였던 한시 학습 단계 설정을 위한 연구 노력이 일정한 효과를 발휘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12)

현행 2009개정 교육과정의 내용에 의거하여 저작된 중학교 『한문』교과서는 집중이수제의 시행에 따른 통합 교과서로, 2007개정 교육과정에 의해 저작되었던 기존의 3권 체재의 교과서와 비교할 때 총 단원수가 대폭 축소된 것이다.13) 기존의 3권 체제의 교과서가 보유했던 단원수의 절반 남짓에 지나지 않는다. 통합 교과서 저작에 따른 단원수의 대폭적인 축소는 자연스럽게 수록 한시 작품의 수량을 극도로 제한하였다고 본다.

하지만 한시는 중등학교 교육 현장에서 교사와 학생들이 가장 활발하게 교류하면서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매력적인 교수-학습 재료이다. “한시는 그 분량이 짧다. 학습자 입장에서는 익혀야 할 한자의 수가 많지 않고, 해석해야 할 분량이 적기에 학습의 부담감이 줄어든다. 1차시 정도의 수업 과정을 통해 작품 전체를 다룰 수 있기에 내용 파악도 쉽다. 또한 한시 내용 및 표현, 시 속에 드러난 시인의 감정 등은 학습자들에게 흥미를 유발하기에 충분하다.”14)는 현장 교사의 연구는 참고가 된다. 2015개정 교육과정의 내용에 의거하여 새롭게 교과서를 저작할 집필진들은 이러한 교육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한문학의 정화인 한시 작품을 보다 많이 수록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10) Lee, Sang-jin 이상진(2013), pp.187~204.

11) 디딤돌 교과서는 이러한 내용을 이어, ‘29 그 할아버지에 그 손자’라는 소단원에 유몽인의 어우야담에 실린 할아버지 채수와 손자 무일이 주고받았던 七言詩 對句 1짝의 詩話를 수록하여, 우리 선조들이 지녔던 유머와 재치를 소개하면서 한시 단원을 마무리하고 있다.(디딤돌 pp.206~211.)

12) 일찍이 유영봉이 한시 학습 단계 설정을 위한 문제를 제기한 이래로(「한시 학습 단계 설정을 위한 문제의 제기」, 한문교육연구24호, 2005), 김연수와 송혁기는 중학교 漢文교과서 한시 텍스트의 수록 양상을 분석한 뒤 한문 교과서에 수록할 한시 텍스트의 수준과 범위 설정을 위한 전제 조건으로 세 가지 내용을 제시하는 연구 등이 있었다.(「漢詩 텍스트의 수준과 범위(Ⅰ)」, 한문교육연구36, 2011.)

13) Choi, Sang-keun 최상근(2015), pp.69~92.

14) 이는 성남금융고등학교 교사 송성립의 논문 「학습자 중심의 능동적 한시 감상을 위한 교수-학습지도 방안」의 서론에서 언급된 내용이다.

Ⅲ. 한시 해석상의 몇 가지 주의 사항

그 동안 한시교육의 방법론을 놓고 지속적인 관심과 연구가 진행되었다. 일찍이 김영주 교수는 「漢詩 敎育 硏究의 動向과 課題」에서, 1980년대를 한시 교육 연구의 초창기, 1990년대를 교수-학습지도법의 발전기, 2000년대를 한시 교육 연구의 외연 확대·수업모형의 다양화 시대, 2010년대를 한시 교육 연구의 심화·발전기로, 한시교육 연구의 성과를 정리한 바 있다.15)

기왕의 연구 성과에 더하여 최근에 들어서도 송성립 교사의 「學習者 中心의 能動的 漢詩 鑑賞을 위한 敎授-學習指導 方案」이라는 연구 성과가 보고되기도 하였다. 드 보노(De Bono)가 제안한 ‘육색사고모(Six thinking hats) 기법’을 한시교육 현장에 적용하여 한시 해석과 암송을 마친 뒤 한시 감상을 육색사고모기법으로 진행하여 일정한 교육 효과를 도출하였다는 연구이었다.16)

 

발표자는 한시 작품의 감상법을 다양하게 모색하는 이러한 노력에 경의를 표하면서도 감상 이전의 단계인 작품의 올바른 해석에 더욱 주목하고자 한다. 한시는 그 어떤 문학 양식보다 짧고 간단해서 고도로 압축된 표현을 추구한다. 다양한 수사법을 동원하여 예술적 효과를 추구할 뿐만 아니라 시어의 관계를 나타내는 介詞가 모두 생략되어 있다. 때문에 작품 해석에 있어 작가의 표현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일이 그다지 용이하지 않다. 심지어 교과서의 집필진들조차도 작품의 내용을 바르게 파악하지 못하는 오류를 범하기도 한다.

현행 중학교 『한문』교과서에 수록된 몇몇 작품의 경우 해석상의 오류를 발견할 수 있었는바, 이러한 오류를 범하지 않기 위한 처방으로 다음의 세 가지를 강조해 본다. 이제 그 각각을 설명해 보도록 한다.

1. 詩語들 사이의 關係

한시의 창작은 聲律의 요구로 인해 문장 성분을 과감하게 생략하기도 하고 어순을 자유로이 도치하기도 하며 또한 介詞를 되도록 사용하지 않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교수-학습자는 한시를 해석할 때 이러한 한시의 언어예술적 특성에 주의하여 작품의 각 시구에 구사되어 있는 시어들의 관계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현행 중학교 『한문』교과서에서는 하나의 시구 안에 구사되어 있는 시어들의 관계 파악에 유의하여야 함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다음 작품은 杜牧의 「山行」이다.

15) Kim, Young-ju 김영주(2011), pp.447~476.

16) Song, Sung-lib 송성립(2014), pp.85~136.

遠上寒山石徑斜하니,
白雲深處有人家라.
停車坐愛楓林晩하니,
霜葉紅於二月花라.17)

 

교학사, 두산동아 출판사에서 간행한 교과서에 모두 수록되어 있는데,18) 이 작품의 제1구에 구사되어 있는 시어들의 얼핏 보면 매우 단순해 보인다. ‘부사어[遠]+술어[上]+보어[寒山], 주어[石徑]+술어[斜]’라는 단순한 관계로 착각하기 쉽다. 교학사, 두산동아 출판사에서 간행한 교과서 모두 ‘遠上’의 ‘上’의 주체를 시인으로 파악하여 “멀리 차가운 산의 비탈진 돌길을 오르니”,19) “멀리 차가운 산 돌길 비껴 있는 곳을 오르다”20)로 번역하고 있다.

제1구에 구사된 시어들의 관계를 위처럼 파악한 사례는 중국 학자들의 해석에서도 발견된다. ‘古詩文網’이라는 누리집에 게시되어 있는 해당 작품의 譯文 가운데 하나를 살펴보면, “深秋時節, 我沿山上蜿蜒的山路而行.[깊은 가을 철, 나는 산 위의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 간다.]”21)로 되어 있다. 이러한 해석은 ‘遠上寒山’의 ‘上’의 주체를 나[我], 곧 시인으로 파악하고, ‘石徑斜’는 내가 현재 가고 있는 산길로 이해한 것으로, 기본적으로 위에서 언급한 교과서의 해석과 같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교과서의 번역이나 위 중국 누리집의 譯文처럼 제1구를 시인이 수레를 타고 비탈진 돌길을 따라 가을산을 멀리까지 오르는 실제 상황의 敍事로 이해하는 것은 그다지 타당해 보이지 않는다. 이 작품의 시상 전개는, 제1,2구는 수레를 타고 산을 지나가던 시인의 눈에 들어온 遠景의 描寫이고, 제3,4구는 近景인 저물녘 단풍숲의 아름다움에 대한 감탄의 抒情이다.22) 이에 제1구는 “一條彎彎曲曲的小路蜿蜒伸向山頭[한 가닥의 구불구불한 작은 길이 산 정상으로 꿈틀꿈틀 뻗어 있다.]”23)로 해석하는 것이 보다 타당하다. 곧 ‘石徑’이 ‘遠上寒山’하고 있는 것이다.

17) Kim, Eon-jong 김언종 외(2013), p.148.

18) Kim, Eon-jong 김언종 외(2013), p.148, Park, Sung-kyu 박성규 외(2013), p.119.

19) Kim, Eon-jong 김언종 외(2013), p.149.

20) Park, Sung-kyu 박성규 외(2013), p.120.

21) http://so.gushiwen.org/view_27824.aspx 원문의 간체자를 번체자로 변환하여 인용함.

22) 교학사 간행 교과서에서 이 작품의 마지막 구의 상징적 의미를 “젊고 싱싱하지만 아직 柔弱하고 세상 경험이 없는 청춘[二月花]보다 산전수전 다 겪으며 인생의 깊은 의미를 터득한 노년[霜葉]의 지혜와 연륜을 높이 평가하는 뜻이 담겨 있다.”고 밝힌 것은 감상의 측면에서 매우 좋은 설명이라고 할 수 있다.

23) Xio, Di-fei 蕭滌非 等(1994), p.1098. 간체자를 번체자로 변환하여 인용함.

위 작품 제1구에 구사된 시어들의 내용적 관계만을 파악하여 산문식으로 표현하면 “斜石徑遠上寒山”이 된다. 하지만 시인은 한시로서 七言詩의 기본 聲律 ‘0000/000’와 押韻을 고려해야 했다. 이에 시인은 ‘斜石徑’을 뒤로 도치하면서 수식구조를 주술구조로 변환함으로써 성률과 압운이라는 형식적 요구를 모두 만족시켰던 것이다.

한시 독해에 있어 시구에 구사된 시어들의 관계는 내용적 측면만 고려할 것이 아니라 한시라는 형식적 특성을 고려하여 파악해야 한다. 이 점을 유의해야만 한시에 담긴 시인의 정서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2. 述語의 時制

한문의 문법은 格, 數, 時制가 문면에 형태적으로 표시되지 않는다. 이들을 언어 환경 곧 문맥에 맞게 파악하여 문장의 뜻을 바르게 파악하는 것은 오로지 독자의 몫이다. 가장 간단한 문학 양식인 한시 작품을 해석할 경우에는 더더욱 독자의 역할이 중요한데, 時制를 바르게 파악하는 것도 작품에 담긴 시인의 정서를 이해하는 중요한 요소의 하나로 작용한다.

우선은 時制를 바르게 파악한 경우를 살펴본다.

穿雪野中去, 눈 내린 들판을 걸어갈 때
不須胡亂行, 그 발걸음 어지러이 하지 말라.
今朝我行跡, 오늘 나의 발자국은
遂爲後人程. 뒤따르는 사람의 이정표가 되리니.24)

24) Ahn, Jae-chul 안재철 외(2013), p.164.

 

이 시는 李亮淵(1771~1853)의 「野雪」인데, 백범 김구 선생의 애송시로 널리 알려진 작품이다. 작시의 상황을 실제의 상황으로 가정해 보면, 제1,2구는 현재의 상황이고 제3,4구는 미래의 상황이다. 곧 현재 시인은 폭설로 온 세상이 뒤덮여 어느 곳이 길인지 어느 곳이 도랑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 들판을 앞에 두고 서 있다. 아침인 지금 시인이 길을 올바로 찾아 걸어 발자욱을 남겨야 뒤따라 오는 사람들이 그 발자욱을 따라 걸어 도랑에 빠지지 않을 것임을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작시의 상황이 실제가 아니라, 본인의 사소한 행실 하나까지도 뒷사람의 귀감 또는 핑계 거리가 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는 뜻을 상상하여 창작한 것이라 할 경우에도, 제1,2구는 현재의 시제이고 제3,4구는 미래의 시제임에는 변함이 없다. 위에 제시된 교과서의 번역문을 읽어 보면 이러한 시제 문제를 정확하게 파악하여 제2구는 ‘말라’는 현재 시제로, 제4구는 ‘되리니’라는 미래 시제로 번역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번에는 조선 선조 때의 여류 시인 이옥봉의 「閨情」이라는 작품의 경우를 보도록 하자.

有約來何晩고? 약속이 있었는데, 오는 것이 어찌하여 늦으십니까?
庭梅欲謝時라. 뜰의 매화는 시들려고 하는 때입니다.
忽聞枝上鵲에, 문득 들리는 나뭇가지 위 까치 소리에,
虛畫鏡中眉라. 헛되이 그립니다, 거울 속 눈썹을.25)

25) Lee, Byng-ju 이병주 외(2013), p.220.

 

위의 번역문은 대학서림 출판사가 간행한 교과서의 것을 예시한 것이고, 디딤돌 출판사가 간행한 교과서의 번역문도 “오시겠다 약속하고 임은 어찌 늦으시나? 뜨락의 매화도 지려 하는 즈음인데. 문득 나뭇가지 위 까치 소리 듣고서 부질없이 거울 속 눈썹만 그린다오.”라고 번역하고 있다. 곧 두 종 교과서는 작품의 시제를 제1구부터 제4구까지를 모두 현재 시제로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이 작품은 두 교과서에서 설명한 대로 여인의 임에 대한 간절한 기다림과 원망을 표현한 것인데, 시인은 이러한 기다림과 원망을 누구에게 토로하는 것일까? 주변의 인물이 아니라 시의 표현 대상인 임으로 읽어야 한다. 곧 이 작품은 임에게 보내는 시로 쓴 편지이다. 그렇다면 이 작품의 시제는 모두 과거의 시제로 파악해야 하며, 그럴 때 ‘虛畫’의 ‘虛’가 강조하는 ‘헛되이’의 의미도 살아나고, 따라서 작품에 담긴 시인의 기다림과 원망의 정서를 실감나게 느낄 수 있다. 시인은 좋은 소식을 알린다는 까치 소리를 듣고 ‘막연한 기대를 갖고’가 아닌 ‘간절한 희망을 가지고’ 화장을 하였던 것이고, 그날 내내 기다렸지만 임은 끝내 오시지 아니하여 이 시로 편지를 써서 보낸다. 지난 번 화장을 ‘헛되이’ 하고 기다렸노라고.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한시의 해석에서 술어의 시제 파악은 정확한 정감의 파악에 매우 중요한 열쇠로 작용하기도 한다. 한시는 내용의 생략과 비약이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시제도 과거, 현재, 미래가 감정의 변화에 따라 수시로 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시를 읽을 때 반드시 유의하여야 할 사항의 하나가 바로 시제인 것이다.

3. 副詞語의 妙用

한시 작품에 스며있는 작가의 정서를 바르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작품 안에서 부사어가 발휘하는 오묘한 작용에 주의하여야 한다.

다음은 다락원에서 간행한 교과서 ‘21 絶句’에 수록되어 있는 杜甫의 「絶句」이다.

江碧鳥逾白이요
山靑花欲燃이라.
今春看又過하니
何日是歸年고?26)

이 작품은 위의 출판사 이외에 대교, 디딤돌, 성림출판사, 천재교과서 등의 출판사에서 간행한 교과서에도 수록되어 있다. 이 작품을 바르게 이해하고 감상하기 위해서는 “시상 전개 과정을 잘 살펴서 시 전체의 분위기를 읽어내고 제목, 작가와 작품에 대한 배경지식을 바탕으로 한시에 사용된 시어나 시구의 의미와 이미지, 비유 대상 등을 통해 시의 내용과 연결하여 시가 지닌 참다운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27)고 할 수 있다.

위 작품에 대한 각종 교과서의 설명을 살펴보면, 對偶의 수사법에 대해서는 다락원, 대교, 디딤돌, 성림출판사 간행 교과서들이 지적하고 있으며, 起承轉結의 시상전개에 대해서는 디딤돌, 성림, 천재교과서가 제시하고 있으며 ‘작품에 대한 배경지식’에 대해서는 설명을 시도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모든 교과서들이 이 작품에 담긴 시인의 정서를, ‘이해와 감상’에서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는 시인의 처지를 그려 냈다’,28) ‘가족과 떨어진 타향에서 봄이 지나가고 있음을 가슴 아파하는 시인의 심정을 노래한 작품이다.’29) 등등으로 모두 올바르게 이해하고 있다. ‘작품에 대한 배경지식’을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도 작품에 스며있는 시인의 정서를 비교적 바르게 느낄 수 있는 근본적 원인은 제4구의 진술 “何日是歸年”으로 인한 것이라고 하겠다.

26) Song, Jae-so 송재소 외(2013), p.180.

27) Kyoyukbu 교육부 고시 제2015-74호 한문과 교육과정, p.11.

28) Ahn, Dae-hoe 안대회 외(2013), p.127.

29) Song, Yong-il 송영일 외(2013), p.182.

그런데 시인의 정서를 보다 여실하게 느끼기 위해서는 바로 제3구에 구사되어 있는 부사어 ‘又’ 자가 발휘하는 작용에 주의해야 한다. 이 작품을 수록한 대부분의 교과서에서는 이 ‘又’ 자에 주의하지 않은 데 비하여, 다락원에서 간행한 교과서에서는 “又를 사용하여 고향에 가지 못한  채 한 해가 또 지나가는 아쉬움을 표현하였다.”30)고 부사어의 묘용을 설명하고 있어 좋은 대조가 된다.

일상의 언어생활에서 ‘또’라는 뜻의 부사어 ‘又’를 사용할 수 있는 경우는, 같은 상황이나 동작이 적어도 두 번 이상, 또는 여러 차례 되풀이될 때이다. 그러므로 杜甫가 다섯 글자밖에 되지 않는 짧은 시구에 ‘又’라는 부사어를 사용한 것은, 지금처럼 아름다운 봄을 쳐다만 본 채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것이 적어도 두 해 이상, 아니면 여러 해가 되었음을 강조하는 말이 된다. 실제로 이 작품의 창작배경은 杜甫가 成都로 흘러들어온 뒤 다섯 번째 봄을 맞이하는 해인 廣德 2년(764)에 지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31) 그러므로 이 작품의 해석과 감상에 있어 ‘又’ 자는 간과할 수 없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부사어의 묘용을 다른 작품에서 재차 확인해 본다. 다음 작품은 조선조 여류 시인 능운의 「待郎君」이다.

郎云月出來하더니,
月出郎不來라.
想應君在處에,
山高月上遲라.32)

위 작품은 중학교 『한문』교과서에 수록 빈도가 비교적 높아 모두 네 종의 교과서에 실려 있다. 두 교과서는 소단원의 본문에 수록하고 있고, 한 교과서는 ‘한 걸음 나아가기’에 원문과 번역문을 소개하고 있으며,33) 또 다른 교과서는 소단원의 본문 앞에 번역문만 수록하고 있다.34)

먼저 위 작품을 본문에 수록하고 있는 출판사의 번역문을 간추려 제시해 본다.

 

임께서 이르시길 달이 뜨면 오신다더니,
달이 떠도 임은 오시지 않네.
생각건대 아마도 임이 계신 곳은,
산이 높아 달이 뜨는 것도 더딘 것이리라.35)

30) Song, Jaeso 송재소 외(2013), p.182.
31) Qiu, Zhaoao 仇兆鰲, 杜詩詳注, 卷十三, 「絶句二首」其二, 中華書局, 1995, p.1135.
32) Lee, Dong-jae 이동재 외(2013), p.146.
33) Lee, Byng-ju 이병주 외(2013), p.222.
34) Lee, Sang-jin 이상진 외(2013), p.187.
35) Lee, Dong-jae 이동재 외(2013), p.147.

얼핏 보기에는 원 작품의 정서를 잘 옮긴 번역으로 보인다. 위의 번역을 제시한 교과서 이외에 대학서림과 디딤돌에서 간행한 교과서들도 모두 제3구에 구사되어 있는 부사어 ‘應’을 ‘아마도’로 번역하여 수록하고 있다.36) 하지만 위의 번역들이 부사어 ‘應’을 ‘아마도’로 처리한 것은 ‘想’과 의미가 중복되는 해석이며, ‘應’을 사용한 시인의 본래 정서 상태와는 미묘한 차이가 나는 해석이라고 할 수 있다.

부사어 ‘應’의 본래 뜻은 ‘응당’이다. ‘응당’이라는 말은 행동이나 대상 따위가 그렇게 하거나 되는 것이 이치로 보아 옳음을 강조할 때 쓰는 부사어이다. 이러한 ‘應’ 자가 지닌 본래의 뜻에 유의하여 작품을 해석해 보면, 달이 뜨면 오신다던 임이 달이 떠도 오지 않고 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임 계신 곳은 산이 높아 달이 뜨는 것이 더딘’ 유일한 이유 이외에는 모두 타당하지 않다는 곧 용납할 수 없는 이유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구절의 해석은, 임이 오지 않는 다른 이유, 예를 들어 시인을 보기에 싫증이 났다거나 새로운 애인이 생겼다거나 하는 등등의 이유는 결코 있어서도 안 되고 용납할 수도 없다는 결연한 의지의 표현으로 읽어야 한다. 시적 자아가 지닌 결연한 의지는 자신의 임에 대한 사랑이 굳기 때문에 가지게 되는 정서임에는 두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상의 분석으로 볼 때, 두산동아에서 간행한 교과서가 이 시구를 “분명 그대 있는 곳은”37)이라고 번역하여 ‘應’을 ‘분명’으로 해석한 것은 시인의 정서를 보다 잘 파악한 우수한 번역이라고 말할 수 있다.

부사어 묘용에 주의해야 하는 사례를 하나 더 살펴본다. 앞에서 살펴보았던 杜牧의 「山行」을 다시 제시한다.

遠上寒山石徑斜하니,
白雲深處有人家라.
停車坐愛楓林晩하니,
霜葉紅於二月花라.38)

위 작품은 교학사, 두산동아 출판사에서 간행한 교과서에 각각 수록되어 있다. 각각의 번역문을 간추려 제시해 본다.

36) Lee, Byng-ju 이병주 외(2013), p.222. Lee, Sang-jin 이상진 외(2013), p.187.
37) Park, Sung-kyu 박성규 외(2013), p.190.
38) Kim, Eon-jong 김언종 외(2013), p.148.

멀리 차가운 산의 비탈진 돌길을 오르니,
흰 구름 이는 곳에 인가가 있네.
수레를 멈춘 것은 늦가을 단풍 숲 사랑하기 때문이니,
서리 맞은 단풍잎이 봄꽃보다 붉다네. <교학사 149면>

멀리 차가운 산 돌길 비껴 있는 곳을 오르다.
흰 구름 깊은 곳에 인가가 있다.
수레 멈추고 앉아 단풍 숲이 저물어 감을 사랑하다.
서리 맞은 잎이 이월의 꽃보다 붉다. <두산동아 120면>

위에 제시한 두산동아의 번역문은 각각의 시구를 설명하는 내용을 간추려 제시한 것이다. 중학생들은 한 종의 교과서만 학습하겠지만, 논의를 위해 두 교과서의 해석을 비교해 본다. 제3구의 번역 내용이 서로 차이가 남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는 부사어 ‘坐’에 대한 이해의 차이에서 기인한다. 두산동아 교과서는 ‘앉아’로 번역하고 있으며, 교학사 교과서는 ‘때문에’로 번역하고 있다.

그렇다면 양자의 해석 가운데 어느 쪽의 번역이 작품에 담긴 시인의 정서를 보다 바르게 파악한 것일까? 최근에 발표된 김경동 교수의 연구 성과에서는, ‘坐’를 動詞로 보아서 ‘앉아’로 번역한 것이나 介詞인 ‘因’의 뜻으로 보아서 ‘때문에’라고 번역한 것이나 모두 옳지 않고, 작품의 의경을 고려하여 副詞인 ‘自’(無故)의 뜻으로 보아 ‘하염없이’로 이해한 뒤 ‘坐愛’를 ‘하염없이 바라보다’로 번역해야 한다고 분석하였다.39)

위의 연구 성과를 좀더 설명하면, ‘坐’는 기본적으로 동사로서 ‘앉다’의 뜻을 지닌다. 하지만 이렇게 이해할 경우 ‘坐’는 단풍숲의 아름다움을 즐기는 행위가 앉은 자세로 진행된 것임을 밝히는 것이 된다. 하지만 감상 자세가 서서냐 앉아서냐는 작품 주제의 효과적 전달을 위해 반드시 반영해야 할 시적 요소는 결코 아니기 때문에 올바른 이해로 볼 수 없다. ‘坐’를 개사 ‘因’의 뜻으로 이해하여 ‘때문에’로 번역하는 것은 1953년 출간된 張相의 詩詞曲語辭匯釋에서 “坐, 猶因也; 爲也”라 밝힌 뒤 다수의 例句 가운데 위의 시구를 제시하고 있는 데에서 영향을 받은 해석이다.40)

39) Kim, Kyung-dong 김경동(2015), pp.113~135.

40) Zhang, xaing 張相(1977), pp.445~453.

지만 ‘因’의 뜻으로 쓰일 경우에는 그 원인과 결과가 모두 부정당하거나 바람직하지 않은 내용이어야 하는데 본 작품은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 근체시의 작법 면에서 시구에서 반드시 원인 표시의 개사를 사용해야만 인과관계를 표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주제 표현에 관한 시어의 기능이라는 차원에서 볼 때도 수레를 멈춘 행위와 이유를 서술하는 설명조의 산문식 표현에 머물게 되어, 가을 단풍의 아름다움에 대한 감동을 표현하는 면에서는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올바른 이해라고 할 수 없다. 그러므로 ‘坐’는 단순히 앉은 자세나 ‘停車’의 원인 표시가 아니라 동사 ‘愛’를 수식하여 그 의미를 더욱 강화하는 부사 용법으로 쓰인 것이다. ‘愛’는 단순히 ‘좋아하다’의 의미가 아니라 가을 단풍의 아름다움에 도취된 무아지경의 상태를 표현한 내면의식 차원의 시어이다. ‘坐’는 부사 ‘自’(無故)의 뜻으로 보아 ‘아무런 까닭없이’, 혹은 ‘왠지 모르게’의 뜻으로 이해함이 바람직하다는 연구이었다.

한시의 표현 특히 절구의 표현은 20개 글자 또는 28개 글자라는 지극히 짧은 형식 안에서 이루어진다. 하여 시인은 표현하고자 하는 정서를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시어의 취사선택에 고민하고 고민한다. 작품 안에 구사된 시어는 그것이 동사를 수식하는 일개 부사어라 하더라도 시인이 고심 끝에 사용한 시어로서 작품 안에서의 역할은 지대하다. 이를 소홀히 읽을 경우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작품에 담긴 시인의 미묘한 정서를 바르게 파악할 수 없게 된다.

Ⅳ. 맺음말

한시교육의 궁극적인 목표는 한시를 읽고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이 능력을 기반으로 학생들이 스스로의 삶을 성찰하여 새로운 삶을 개척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한시교육은 학습자의 한시 해석 능력을 증진시키고, 한시를 해석한 체험이 실제의 삶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자기 성찰을 통한 자아의 형성에 기여할 수 있도록 이루어져야 한다.

2015개정 한문과 교육과정을 살펴보면, “한문 기록에 담긴 선인들의 지혜, 사상 등을 이해하고, 현재적 의미에서 가치가 있는 것을 내면화하여 건전한 가치관과 바람직한 인성을 함양한다.”41)라고 한문과의 성취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지금까지 중학교 한문교과서에 수록된 한시를 놓고 진행한 분석을 통해, 한문과 교육과정의 성취기준을 가장 유효하게 달성할 수 있는 교수-학습 재료가 바로 한시임에도 불구하고, 한시 텍스트는 절구 위주의 매우 적은 수량이 수록되어 있으며 작품 해석도 또한 미진한 점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심지어 어떤 교과서의 한시 수록은 구색 맞추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인상을 주기까지 하였다. 교육과정의 내용에 의거하여 저작해서 검인정을 통과하기 위한 부득이한 측면이 있었다 하더라도, 이는 과거 한문학에서 한시가 차지하였던 실상과 어긋난다.

한시교육 종사자들은 한시교육의 이론과 실천을 점검하여 한시교육의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서 안팎으로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밖으로는 한문교과의 수업 시수를 보다 많이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안으로는 한문교육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더욱 많은 명편의 한시 작품을 수록하고 보다 유효한 교수-학습을 수행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나라 교육의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민주 국가의 발전과 인류 공영의 이상을 실현하는 데에 이바지하게 하는 함”이라는 목적 달성에 부응할 때 한시교육의 이론과 실천은 강화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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