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al Search Engine
Search Advanced Search Adode Reader(link)
Download PDF Export Citaion korean bibliography PMC previewer
ISSN : 1598-1363(Print)
ISSN : 2465-8138(Online)
Han-Character and Classical written language Education No.42 pp.75-88
DOI : https://doi.org/10.15670/HACE.2017.42.4.75

Present Status and Future Tasks of Studies on the Learning Effect of Chinese Character Education in Elementary School

Dae Hee, Kim*
*Associate Professor, Dept. of Korean Language Education at College of Education, Wonkwang University, Republic Of Korea / E-mail :
2017년 03월 22일 2017년 05월 18일 2017년 05월 27일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suggest the ways of studies on Chinese character education through considering the theoretical and practical studies about the teaching effects of Chinese character education.
This study proposed the necessity of reestablishment of basic viewpoints about the Chinese character education by suggesting some topics and examining present conditions in a macroscopic perspective.
The four topics of the present conditions and task of Chinese character education which is suggested in this study is as below;
1) Studies on Chinese character education need to reflect the demands of future society. The philosophy and identity about the Chinese character education are needed to establish through core competences.
2) Chinese character education needs to consider the literacy development levels. A objective and valid development index has to be set by inducing literate features on the Chinese character learning.
3) Chinese character education is needed to be a teaching act based on EBI(Evidence Based Instruction). Chinese character education has to take the reliable authority through the process of objective and valid studies(designing, verifying, and drawing a conclusion).
4) The spectrum of semantic studies is needed to be expanded. The deep studies about semantics have to be performed to set the status as a vocabulary education.

초등학교 한자교육의 학습 효과에 대한 연구 현황과 과제

김대희*
*한국, 원광대학교 국어교육과, 부교수 / E-mail :

초록

이 연구의 목적은 초등학생 대상의 한자교육의 학습 효과에 대한 이론적, 실증적 연구의 주요 내 용에 대한 고찰을 바탕으로 향후 한자교육 관련 연구의 방향성을 언어교육적 관점에서 제시하는 데 있다.
이 연구에서는 거시적 관점에서 한자 교육 연구의 현황을 살핌과 동시에 지향해야 할 몇 가지 화두를 제시함으로써 한자 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사고를 재정립하고자 한다. 이 연구에서는 한자 교육의 현황과 과제에 대하여 크게 4가지 범주에서 논의하였다.
첫째, 미래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는 한자 교육 연구이다. 미래핵심 역량에 대한 연구를 통해 교육을 둘러싼 환경이나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여 한자 교육의 철학과 정체성을 정립해야 한다는 접근이다.
둘째, 문식성 발달 단계를 고려한 한자 교육이다. 한자・한자어 학습에 대해 학생들이 보이는 문식 적 특징을 귀납화하여 객관적이고 타당한 발달 지표를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셋째, 과학적 증거에 기반을 둔 교수 행위로서의 한자 교육이다. 한자 교육은 양적 연구와 질적 연구를 기초로, 연구의 설계에서부터 검증에 이르는 과정과 그에 따르는 결과가 객관적이고 타당하 며, 신뢰할 만한 수준을 보여주어야 한다.
넷째, 한자 의미의 스펙트럼에 대한 연구이다. 한자 교육이 어휘 교육으로서의 위상을 정립하고 정체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단어의 정의뿐만 아니라 의미 구조, 의미 관계, 의미 확장 등 한자 의 미에 대한 심도 있는 탐구가 요구된다.

Ⅰ. 서론

이 연구는 초등학생 대상의 한자교육의 학습 효과에 대한 이론적, 실증적 연구의 주요 내용에 대한 고찰을 바탕으로 향후 한자교육 관련 연구의 방향성을 언어교육적 관점에서 제시하는 데 목적이 있다.

2015년 5월 12일 오후 2시, 헌법재판소에서는 한글만 국어로 인정한 현행법이 위헌인지를 놓고 공개 변론이 열렸다. 대학교수와 학부모 등 300여 명이 “2005년 제정된 국어기본법이 한글 사용만을 강요하고 있어서 한자를 쓰거나 배우는 걸 가로막고 있으니 한자도 한글에 걸맞는 지위를 인정해 달라.”며 헌법소원을 낸 것이다. 그간 여러 매체를 통해 보도된 바와 같이, 한 치의 물러섬 없이 대립해 왔던 양측은 공개 변론의 자리에서도 팽팽하게 맞섰다고 한 언론이 보도하였다.1)

한글 전용을 비판하는 입장에서는, 언어 교육에서 한자・한자어 교육은 어휘력 신장의 측면에서 그 필요성을 강조하여 왔다. 학습자를 둘러싼 언어 환경은 한글 전용에 기반을 둔 소통이지만, 기호 표현으로서의 ‘한글’에 대응되는 기호 의미는 어휘를 구성하는 한자 의미에 상당 부분 기대고 있기 때문에 한자 학습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어휘의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고, 특정 어휘와 의미적 연관 관계에 놓인 어휘의 의미를 유추하는 데 있어서 한자 학습은 많은 기여를 하고 있음은 자명한 사실이다(김대희, 2013:6).

한자・한자어 교육은 어휘 교육에 초점을 두고 있다. 즉, 어휘의 의미에 대한 사고 과정을 통해 텍스트의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로 한자 교육의 교육적 실천에 대한 논의는 국어 교육의 어휘 교육에 방법이나 전략적인 측면에서 많이 기대고 있다. 그렇지만 국어 교육 범주에 속한 어휘 교육은 우리말로 쓰인 낱말의 의미 해석이 교육의 내용일 뿐 한자의 음과 훈에 대한 교육은 아니다. 이것은 한자 교육의 정체성이 분명해야 할 이유이다. 한자 교육의 본질과 성격, 범주와 수준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로 인해 야기되는 많은 문제 상황(학습의 효과성, 교수-학습 방법, 국어교육과의 연관성, 한문 교육과의 연계성 등)에 대해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여 교육적으로나 사회문화적으로 많은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한자의 언어적 효용성은 한자 교육의 필연적 당위성으로 연결되어 한글 전용의 무지(無知)를 비판하고 한자의 우월성과 한자 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해 왔다. 한자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하지 않는 것보다 학생들의 언어생활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는 것은 어느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타당성을 지닌다. 그러나 그간 한자 교육을 고찰해 온 많은 연구들을 살펴보면, 실천적 측면에서 결정 변인을 바라보는 관점은 매우 다양하다.

이 연구에서는 거시적 관점에서 한자 교육 연구의 현황을 살핌과 동시에 지향해야 할 몇 가지 화두를 제시함으로써 한자 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사고를 재정립하고, 한자 교육 연구의 지평을 확장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Ⅱ. 한자 교육 연구의 현황과 과제

1. 미래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는 한자 교육 연구

미래 사회는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융합・복합하여 새로운 문제적 상황에 능동적이고 창의적으로 대처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과 원만하게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인재상을 요구한다(서 영진 외, 213:165). 교육부는 이러한 인재상을 ‘창의융합형 인재’라 칭하고, 인문학적 상상력, 과학기술 창조력을 갖추고 바른 인성을 겸비하여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고 다양한 지식을 융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정의하였다(김창원 외, 2015:3).

미래 사회를 전망하는 여러 연구들(박영숙 외, 2006; 교육혁신위원회, 2007; 이혜영 외, 2007; 윤현진 외, 2007; 박재윤・이정미・김택형, 2010; 최상덕 외, 2011; 민용성 외, 2013)은 다양한 사회 변화 추세의 경향을 제시하였다. 이근호 외(2012)에서는 사회적 변화의 추세와 교육에 대한 요구를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

<표 1> 미래 사회의 메가 트렌드와 교육에 대한 요구(이근호 외, 2012)

 

미래 사회 예측 연구들이 교육적 방안으로 공통적으로 제시한 개념은 ‘역량’ 중심 교육이다. OECD(2003)는 DeSeCo(Definition and Selection of Competencies) 프로젝트를 통해 개인의 성공적인 삶과 사회의 발전에 요구되는 핵심역량2)을 제안하였고 21세기 미래사회를 성공적으로 살아가기 위해 사회 구성원에게 요구되는 학업적 지식과 사고 기능에 대하여 구체화하였다. 이들 핵심역량은 성공적인 삶과 직업생활, 대학과정의 학업수행을 위해 요구되는 필수 자질들로 학습 및 혁신기능, 정보미디어 및 기술에 관한 기능, 의사소통 능력, 자기관리 능력, 시민 의식, 대인관계 능력, 창의적 사고 능력, 문제해결 능력, 정보처리 능력 등이 포함된다.

한자 교육이 우리의 언어와 사고의 한 부분을 담당하는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면, 그것 또한 미래 사회의 핵심 역량에서 배제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의미역의 확장성과 파생성을 지닌 한자가 하나의 언어문화라면, 학생들이 한자를 통해 미래 사회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역량이 무엇인지 탐구할 필요가 있다. 한자 교육의 성격과 부합하게 미래핵심 역량을 이끌어낸다면, ‘의사 소통 능력, 문제해결 능력, 기초학습 능력, 정보처리 능력, 문화향유 능력’으로 재해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3)

 <표 2> 한자 교육과 관련한 핵심 역량 요소

미래핵심 역량에 대한 연구는 한자 교육의 내용이 변화되어야 한다는 논지가 아니다. 교육을 둘러싼 환경이나 사회적 요구가 변화하는 데 부응하여 한자 교육의 철학과 정체성을 정립해야 한다는 접근이다. 이러한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선행 연구, 델파이 조사, 전문가 협의회 등을 거쳐 한자 교육이 왜 우리 사회의 미래핵심 역량의 일부가 되어야 하는지를 밝혀 낼 필요가 있다.

2. 문식성 발달 단계를 고려한 한자 교육 연구

인간의 언어 습득은 일련의 과정을 거쳐 완성된다. 이것은 모국어 학습이나 제2언어 또는 외국어 학습4)에 있어서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한자 교육은 문자 언어 교육 측면에서 한자를 읽고 쓸 수 있는 능력인 문식성(literacy)5) 발달과 관련을 맺는다. 그러나 한자 교육과 관련한 많은 연구들 중 학습자의 문식성 발달을 고려하여 학습 내용을 선정하고 학습 방법과 전략을 제시한 연구는 극히 드물다.

한은수(2007)에서는 한자 문식성을 ‘한자의 해독과 의미의 이해’로 정의하고 이에 근간을 둔 한자 교육을 주창하였다. 김창호(2010)에서는 한자 교육과 관련하여 문식성을 ‘한자를 중심에 둔 언어 활동에 대한 거시담론’이라는 의미로 확장하여 해석하였고, 한자 교육은 실제적 언어 소통에 기여해야 한다는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였다. 이외에도 진철용(2007)에서는 초등학교 한자 지도 단계와 방법을 제안했고, 김경수(2007)에서는 한자 조기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며, 오예 승・이정연(2005)에서는 유아 한자 교육 시장에 사용되는 교재를 분석하는 등 한자 지도 단계나 방법에 대해 접근한 몇몇 연구가 있지만, 학습들의 문식성 발달을 고려한 기초 연구가 부재한 것은 아쉬움을 남긴다.

학습자의 성숙 과정과 함께 나타나는 문식성의 발달의 양상은 단순히 생물학적 성숙에 따라 발현되는 것이 아니라 물리적, 사회적 세계에서의 경험과 탐구, 그리고 읽기를 둘러싼 여러 요소들 간의 상호 작용 결과로 나타난다. 학습에서의 발달은 물리적・사회적 환경에서의 경험과 생물학적 성숙의 상호작용으로 형성된 인지적 발달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문식성 발달 단계를 정리하는 작업은 학습자가 읽기, 쓰기 발달 과정에서 보이는 인지적 특성들을 일정한 기준에 따라 분류하고 정리하여야 한다.

한자 교육을 포함한 문자 교육은 읽기-쓰기 순으로 진행이 된다. 발달 지표에 따라 읽기 수준을 위계화하는 방식은 기본적으로 학습자의 생물학적 성장에 따른 인지 발달에 기초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발달 단계의 각 시기가 연령이나 학년의 구분도 수반한다. 이러한 위계화 방식은 대체로 읽기 발달이 그림 지각 단계에서 문자 인식 단계를 거쳐 텍스트 해석 단계로 진행된다. 단계별로 보이는 발달 지표를 Chall(1983)의 연구를 통해 살펴보면 <표 3>과 같다.

<표 3> J. S. Chall(1983)의 읽기 단계별 발달 지표

현재의 한자 교육의 위계화 방식은 각 기관이 내어놓은 급수별 한자이다. 학생들은 형식주의 교육6) 양식 안에서 상급 급수를 득하기 위해 연역적으로 주어진 글자들을 열심히 외우는 형식으로 학습이 진행된다. 더군다나 각 급수의 한자가 어떤 기준으로 범주화되었는지 명확하게 드러나 있지 않다. 빈도나 난이도를 고려했다고 하지만 그에 대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근거는 찾아볼 수가 없고, 추측하건대 중요하게 작용한 기준은 획수로 보인다. 이러한 양상은 한자 교육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을 뿐이다.

한자・한자어 교육은 모국어에 대한 학습과는 성격 면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에 발달에 있어서 모국어 학습의 시기를 그대로 따를 수는 없다. 한자・한자어 교육이 학생들의 문식성 발달을 고려하 여 밀도 있게 시행되기 위해서는 한글에 대한 기초 문식성이 갖추어진 이후, 한자・한자어 학습에 대해 학생들이 보이는 특징을 귀납화하여 객관적이고 타당한 발달 지표를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3. 과학적 증거에 기반을 둔 교수 행위로서의 한자 교육

과학적 증거 기반 교수(EBI; Evidence Based Instruction)는 실험과 같이 타당하고 믿을만한 증거에 바탕을 두고 교수 프로그램이나 전략을 투입해야 한다는 접근법이다. 어떤 특정한 교수-학습 방법을 적용하기 전에 충분한 연구 결과에 근거하여 의사결정을 내리는 증거에 기반을 둔 교수 행위는 매우 중요하다. 과학적 연구 증거를 기반으로 교수-학습 방법을 선택하고 현장에 적용할 때 우리는 교육 방법의 자의적 해석을 줄이고 책임감 있는 판단을 내릴 수 있으며 효과성이 담보된 교육을 학습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 또한 교육 현장에서 불필요한 시행착오로 인한 시간과 노력의 소비를 방지할 수 있고, 제한된 교수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과학적 연구 증거에 기반한 교수-학습 방법의 선택과 적용은 교사에게는 전문성을 높여주고, 교육 기관에는 한정된 재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해 주고, 학습자에게는 최선의 교육을 받을 권리를 보장해 준다는 점에서 가치를 갖는다.

국제독서학회(IRA; International Reading Association)는 학생들에게 투입되는 프로그램이나 전략이 효과가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준거(과학적 증거 기반 교수의 기준)를 제공하였다.

◦ 객관성: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는 평가자와 무관하게 같은 결과가 도출되는가?
◦ 타당성: 학습자에게 제공되는 과제는 분명한가?
◦ 신뢰성: 프로그램은 계속해서 사용할 수 있는가?
◦ 체계성: 프로그램과 관련된 데이터 축적은 엄격한 기준에 따르는가?
◦ 연관성: 프로그램에 대해 교수자들의 협의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가?

한자・한자어 교육에 위의 5가지 준거를 적용하여 볼 때, 현재까지 양상은 다소 미약하다. 발달 단계에 맞는 특화된 한자 교육 프로그램도 없을뿐더러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과제는 쓰고 읽고 외우는 활동이 대부분이다. 한자 교육이 어떤 면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이끌어 내는지에 대한 축적된 데이터도 없고, 전문가들의 협의나 국가 중심의 체계적인 연구 과정 없이 한자검정시험이나 사교육 시장을 중심으로 팽창해 왔다.

천오백 년이 넘는 세월동안 한자, 한문은 언중들의 언어생활을 지배해 왔고, 한글은 창제된 지는 500년이 넘었지만 언어적 역할을 부여받아 사용된 시간은 채 100년 남짓이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 때문에 현재 언중들의 언어 의식은 한글과 한자의 경계에 놓여 있다. 한자 교육의 필요성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나오는 명제가 “국어 어휘의 절반 이상이 한자어로 되어 있다.”고 말하는 것이 그 방증이다. 그렇지만, 국어 어휘의 절반이 넘는 한자어들은 모두 한글화되어 사용되고 있고, 변화된 기호는 언중들의 언어생활에 잘 정착해 자리를 잡았으며, 의사소통 도구로서 제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곧, 국어 어휘의 절반 이상이 한자어라는 이유로 한자를 공부해야 한다는 것은 한자 교육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뒷받침하기에는 불충분하다는 것이다(김대희, 2010:355).

한자 교육의 효과에 대해 과학적인 접근을 시도한 연구도 없지 않다. 가천의대 뇌과학연구소 조장희 소장은 한자 교육과 뇌의 활성화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평균 나이 27세인 남녀 대학생 12명을 대상으로 2음절짜리 한자 단어와 한글 단어를 소리 내지 않고 읽도록 했다고 한다. 이 과정을 뇌 영상으로 찍어 보니, 한글로 읽을 때보다 한자로 읽을 때가 뇌의 많은 부분에서 활성화가 이뤄졌다고 하였다.7) 김진숙(2010)에서는 초등학교 교사 및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자 학습 경험 및 한자 지식’, ‘한자교육 실태’, ‘초등학교 한자교육에 대한 인식과 방안’ 등에 관한 설문을 통하여 한자 교육에 대한 요구조사를 실시하였다. 진철용(2005)에서는 실험 집단과 통제 집단으로 나누어 한자 학습이 한자어의 의미 파악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력에 대해 연구하였다.

한자 교육의 시행 여부만 놓고도 논란이 되는 가장 큰 이유는 그간 한자 교육이 필요성에 대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증거를 마련하지 못한 채 당위성과 당연함만을 주장하며 표류했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문제는 과학적 접근을 시도한 연구의 대부분은 양적 통계에 의존하여 평균과 비율 중심의 기술 통계 수치만을 내세우는 1차원적인 분석에 그치고 있거나, 설문 조사의 경우 제작된 설문 문항의 타당도와 신뢰도조차 검증하지 않고 결과만을 가지고 한자 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학문과 이론은 체계적이고, 객관적이며, 과학적이어야 한다. 양적 연구와 질적 연구 중심의 교육 연구 방법에 대한 탐구를 기초로, 연구의 설계에서부터 검증에 이르는 과정과 그에 따르는 결과가 객관적이고 타당하며, 신뢰할 만한 수준을 보여주어야 한다.

4. 한자 의미의 스펙트럼에 대한 연구

한국어는 양적인 면에서 만이 아니라, 문장이나 담화 가운데 핵심 개념이 한자어인 경우가 많으며, 고빈도 일상어에서 저빈도 전문어로 갈수록 한자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진다. 한자어에 대한 인지 능력은 ‘있다/없다’ 식의 어휘 지식 유무에 초점을 두기 보다는 어휘에 대한 지식의 ‘程度性’에 초점을 두기 때문에 언어사용 능력과 매우 밀접한 관련을 맺는다. 어휘 교육으로서 한자 교육에 대한 담론은 이제까지 행해 왔던 한자 어휘에 대한 교육과는 다른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한자교육이 活字에 대한 의미 학습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어휘 교육일 수밖에 없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렇지만, 어휘의 사용은 ‘언어 사용’이라는 거시 담론의 하위에 위치하는 미시 담론의 성격을 지니기 때문에 어휘 교육의 본질적인 목표는 담화 또는 글의 의사소통에 기여할 수 있는 능력의 신장으로 설정되어야 한다. 그러나 교육현장에서 실시되어 왔고 실시되고 있는 한자교육은 분절적인 성격을 지닌다. 도구적 성격을 강조한 결과일 수도 있고, 한자교육의 독립성을 담보하는 시도일지는 모르겠지만, 언어교육의 본질적 측면에서는 결코 바람직하지 못한 모습이다(김창호, 2010:42).

한자 교육은 어휘의미론(lexical semantics)의 한 줄기이다. 어휘의미론은 어휘 층위, 즉, 명사, 동사, 형용사, 부사와 같은 내용어를 중심으로 어휘의 의미론적 자질과 관련된 문제를 연구하는 분야이다.

어휘의미론의 본질과 성격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어휘의미론의 대상인 단어는 개념 및 사고 표현의 도구로서 문장을 이루는 근간이 되며, 의사소통 체계에서 가장 중심적인 요소가 된다. 둘째, 단어의 집합인 어휘는 구조와 의미의 측면에서 한 언어공동체의 사고방식과 문화를 드러내고 형성하는 표상이라 할 수 있다. 셋째, 어휘의미론은 의미론의 신비에 대해 가장 쉬운 접근 경로를 제고해 주며, 언어학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Cruse, 2000:15).

어휘의미론을 탐구하는 관점을 현대 언어학에서 국부적 접근법, 총체적 접근법, 개념적 접근법의 세 가지로 구분된다. 의미의 ‘국부적 접근법’은 한 단어의 의미가 다른 단어의 의미와 무관하게 한정적으로 규정된다는 관점으로 어휘의 의미는 동의관계・대립관계・의미장의 고려 없이 독립적으 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총체적 접근법’은 국부적 견해와 대립되는 관점으로, 단어의 의미는 해당 언어의 모든 다른 단어들의 의미를 고려하지 않고서는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말(馬)’의 완전한 의미는 ‘동물의 범주, 특징적 울음소리, 이동수단, 牛와의 관련, 마구간, 발굽’ 등 한 단어와 관련된 전체 어휘부를 포함하는 복합적인 관계망인 것이다. ‘개념적 접근법’은 인지과학에 토대를 둔 이론으로, 한 표현의 의미는 언어 사용자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개념화와 동일시된다는 것이다. 의미 즉, 개념은 객관적인 실재의 복제가 아니라 그것을 기초로 하여 개념 주체가 선택하고 만들어가 는 동적인 과정이라는 것이다(임지룡, 2010:4-5).

한자 교육의 연구 현황을 살펴보면, 어휘의미론적 관점에서 한자 교육에 관한 연구는 지금보다 활성화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김왕규(2005)에서는 한자 자훈의 이해와 한자의 의미 이해의 상관 정도를 밝히는 연구를 실험을 통해 진행하였다. 한연석(2012)에서는 교육용 한자의 대표훈 설정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고찰을 시도하였다. 허철(2010)에서는 한문교육용 기초한자의 字意 설정의 문제점을 지적한 후, 대표 字意의 선정 기준을 제안하였다. 한자의 의미와 관련된 연구는 더 축적되 어 있다. 한자 의미와 관련된 연구의 공통점은 어휘의미론의 탐구 영역 중 국부적 접근법에 제한되어 있다는 것이다.

“視而不見, 聽而不聞”(��大學�� 제2편 中)이라는 글에서 ‘보다’의 의미를 지닌 글자는 ‘視’와 ‘見’이 있고, ‘듣다’의 의미를 지닌 글자는 ‘廳’과 ‘聞’이 있다. 각각의 두 글자는 완벽한 동의어인지, 다른 글자를 쓴 이유는 동어 반복을 피하기 위함이었는지, 그렇다면 ‘視聽’과 ‘見聞’은 같은 의미를 지니는지와 같은 궁금증을 해소시켜 줄 책무가 한자 교육 연구에 있다고 본다.

어휘의미론은 단어의 정의나 단어의 구분뿐만 아니라 의미 구조, 의미 분석, 의미 관계, 의미 유형, 의미 변화, 의미 확장 등 그 스펙트럼이 매우 넓다. 스펙트럼이 넓은 만큼 연구할 분야도, 연구해야 할 분야도 광범위하다. 한자 교육이 어휘 교육으로서의 위상을 정립하고 정체성을 확보하 기 위해서는 한자 의미에 대한 심도 있는 탐구가 요구된다.

Ⅲ. 결론

이 연구의 목적은 초등학생 대상의 한자교육의 학습 효과에 대한 이론적, 실증적 연구의 주요 내용에 대한 고찰을 바탕으로 향후 한자교육 관련 연구의 방향성을 언어교육적 관점에서 제시하는 데 있다.

아직까지 한자 교육의 본질과 성격, 범주와 수준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로 인해 야기되는 많은 문제 상황에 대해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여 교육적으로나 사회문화적으로 많은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이 연구에서는 거시적 관점에서 한자 교육 연구의 현황을 살핌과 동시에 지향해야 할 몇 가지 화두를 제시함으로써 한자 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사고를 재정립하고자 한다.

이 연구에서는 한자 교육의 현황과 과제에 대하여 크게 4가지 범주에서 논의하였다.

첫째, 미래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는 한자 교육 연구이다. 미래핵심 역량에 대한 연구를 통해 교육을 둘러싼 환경이나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여 한자 교육의 철학과 정체성을 정립해야 한다는 접근이다.

둘째, 문식성 발달 단계를 고려한 한자 교육이다. 한자・한자어 교육이 학생들의 문식성 발달을 고려하여 밀도 있게 시행되기 위해서는 한글에 대한 기초 문식성이 갖추어진 이후, 한자・한자어 학습에 대해 학생들이 보이는 특징을 귀납화하여 객관적이고 타당한 발달 지표를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셋째, 과학적 증거에 기반을 둔 교수 행위로서의 한자 교육이다. 과학적 증거 기반 교수(EBI)는 실험과 같이 타당하고 믿을만한 증거에 바탕을 두고 교수 프로그램이나 전략을 투입해야 한다는 접근법이다. 한자 교육은 양적 연구와 질적 연구 중심의 교육 연구 방법에 대한 탐구를 기초로, 연구의 설계에서부터 검증에 이르는 과정과 그에 따르는 결과가 객관적이고 타당하며, 신뢰할 만한 수준을 보여주어야 한다.

넷째, 한자 의미의 스펙트럼에 대한 연구이다. 한자 어휘의 사용은 ‘언어 사용’이라는 거시 담론의 하위에 위치하는 미시 담론의 성격을 지니기 때문에 어휘 교육의 본질적인 목표는 담화 또는 글의 의사소통에 기여할 수 있는 능력의 신장으로 설정되어야 한다. 어휘의미론은 단어의 정의나 단어의 구분뿐만 아니라 의미 구조, 의미 분석, 의미 관계, 의미 유형, 의미 변화, 의미 확장 등 그 스펙트럼이 매우 넓다. 한자 교육이 어휘 교육으로서의 위상을 정립하고 정체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한자 의미에 대한 폭넓은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 연구가 그간 한자 교육에 관한 연구들의 의미와 가치를 기반으로 더 나은 연구를 촉진시킬 수 있는 동력으로 작용하여 한자 교육이 미래사회의 언어문화에 기여할 수 있는 학문 영역으로 발전하기를 간절히 소망하는 바이다.

Figure

Table

Reference

  1. 김대희(2010), <한자 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 재고>, ≪한자한문교육≫ 제24집. 한국한자한문교육학회.
  2. 김대희(2011), <독서 수준과 텍스트 수준의 위계화 방안에 대한 비판적 고찰>, ≪국어교육학연구≫ 제41집. 국어교육학회.
  3. 김왕규(2005), <한자 자훈(字訓) 이해와 한자어 의미 이해의 상관도>, ≪청람어문교육≫ 제30집, 청람어문교육학회.
  4. 김창호(2010), <초등학교 한자 교육의 성격과 지향>, ≪한자한문교육≫ 제25집, 한국한자한문교육학회.
  5. 박재현(2015), <미래 사회의 요구와 화법 역량>, ≪새국어교육≫ 제104호, 한국국어교육학회.
  6. 임지룡(2010), <어휘의미론과 인지언어학>, ≪한국어학≫ 제49집, 한국어학회.
  7. 최숙기(2014), <2015 국어과 교육과정 및 교재 개발 방안: 2015 문・이과 통합형 고등학교 국어과 교육과정의 구성
  8. 방안 탐색>, ≪청람어문교육≫ 제51호, 청람어문교육학회.
  9. 한연석(2012), <교육용 한자 대표훈 설정에 관한 考>, ≪한문고전연구≫ 제24집, 한국한문고전학회.
  10. 한은수(2007), <언어 학습 이론을 통한 한자 학습 試考>, ≪한자한문교육≫ 제18집, 한자한문교육학회.
  11. 허 철(2010), <한문교육용 기초한자 자의(字義)의 문제점과 대표자의(代表字義) 선정 방안>, ≪동방한문학≫ 제43집, 동방한문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