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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N : 1598-1363(Print)
ISSN : 2465-8138(Online)
Han-Character and Classical written language Education No.44 pp.275-295
DOI : https://doi.org/10.15670/HACE.2018.44.11.275

Research on the Origin of a Word ‘겨(gyeo)’

Han Youn Suk*
* a professor of Chinese writing education at College of Education in Kongju University located in Kongju, Choongchungnamdo, South Korea / E-mail : hanyoun4860@hanmail.net
2018년 04월 09일 2018년 05월 09일 2018년 05월 25일

Abstract

Chinese characters goe(괴⋅), heul(흘⋅麧), geul(𥝖⋅글), geul(글⋅籺), gi(기⋅), gi(기⋅) mean ‘chaff(겨, gyeo)’ In the 上古音(sangoeum) and 中古音(Jungoeum) eras, The pronunciation of the first sound was ‘h(ㅎ),’ or ‘g(ㄱ),’ and the ending sound was ‘t(ㅌ), d(ㄷ), r(ㄹ),’ which was read ‘gyeot(곁)’. Etymologically, A korean word ‘chaff(gyeo)’ is from Chinese character ‘goe(), heul(麧), geul(𥝖), geul(籺), gi(), gi()’.
Especially, ‘goe()’ was believed to have directly affected to it’s origin. Because ‘goe()’ was read ‘geot(곁), gyat(걑)’ in 上古音(sangoeum) era, but as the ending sound ‘t(ㅌ)’ has dropped out of its pronunciation, it was changed to read ‘goe(괴),’ ‘gi(기),’ ‘goe(괘)’ in 中古音(Jungoeum) era, which is similar to phonetic change of korean words ‘goet(겉)’, ‘gyoet(곁)’ meaning surface or peel of things, ‘geo(거)’ meaning a mold(거푸집, geopujip), and ‘gyeo(겨)’ meaning the inner skin of grain. it was believed to have changed to gyeo(겨) as the ending sound ‘t(ㅌ)’ has dropped out of ‘gyeot(곁), geot(겉)’.

‘겨’의 어원 시고

한연석**
** 공주대학교 사범대학 한문교육과 교수

초록

文言 ‘ 麧 𥝖 籺 ’는 ‘겨’라는 義를 공유하고, 독음은 上古音 혹은 中古音에서, 韻頭는 ‘ㅎ’ 혹은 ‘ㄱ,’ 韻尾는 ‘ㅌ(ㄷ ㄹ)’으로, 대략 ‘곁 걑’ 등으로 읽었던 音近義通의 同源詞이다. ‘겨’는 곡물의 속껍질을 나타내는데, 文言 ‘ 麧 𥝖 籺 ’의 독음이 그대로 우리말로 정착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특히 이들 가운데 우리에게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의 독음이 우리말 ‘겨’로 정착되는데 다른 어떤 글자들보다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麧 𥝖 籺 ’의 聲符 气는 氣가 아닌 乞의 變體이다. 이들의 독음은 중고음 이후에나 운미 ‘ㅌ(ㄹ)’이 탈락되었지만, ‘’는 上古音에서 이미 初聲이 ‘ㄱ’으로 분화되었고, 아울러 韻尾도 中古音에서 이미 ‘ㅌ’이 탈락되어 우리말 ‘겨’에 가깝게 읽었기 때문이다.
‘ 麧 𥝖 籺 ’를 우리말 ‘겨’의 語源으로 보는 이유는 이들의 음운변화와 우리말 ‘겉, 표면’을 나타내는 同源語들의 음운변화가 유사하기 때문이다. 上古音에서 ‘겉, 걑’ 정도로 읽던 ‘ 麧 𥝖 籺 ’는 中古音 혹은 近代音에서 韻尾 ‘ㅌ’이 탈락되어 ‘괴, 기, 괘’로 읽었다. 이들과 우리말에서 사물의 표면, 껍질을 나타내는 ‘겉’ ‘곁’의 ‘ㅌ’이 탈락되어 거푸집의 ‘거,’ 거죽의 ‘거,’ 거품의 ‘거,’ 꺼풀의 ‘꺼,’ 겨드랑이의 ‘겨,’ 알곡의 속껍질을 ‘겨’로 읽는 음운 변화가 同軌이고, ‘겨’란 단어는 농경문화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인류 문명 초기는 열매나 알곡을 그대로 따 먹었을 것이다. 문화가 발전되면서 도정을 하였을 것이고, 나아가 소화나 밥맛을 고려하여 현미 상태를 백미상태로 가공하면서 ‘겨’란 부산물이 생산되었을 것이다. 따라서 ‘겨’는 유목민 중심의 알타이어 보다는 농경정착민인 중국어에서 전래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이러한 문화적 환경은 위 文言들을 우리말 ‘겨’의 語源으로 추론함에 어느 정도 정당성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다.

Ⅰ. 序言

우리 국어는 알타이어족에 속한다고 한다. 하나의 어족은 민족의 이동, 문화의 교류 등으로 서로 다른 어족과 상호 연관성을 갖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국어는 크게는 알타이어족에 속하면서도 터키어군, 몽고어군, 퉁구스어군 등의 언어와도 비교해 볼 수 있다고 한다.1)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지만, 우리말의 어원 연구자 대부분은 위에 언급된 언어들을 주목한다. 필자는 한어문자학을 공부하면서 종종 文言 곧, 한자와 우리말의 관계에 대하여 관심을 가졌다. 물론 누구나 알고 있는 한자어가 아닌, 우리 고유어처럼 인식되지만 어원을 한자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되는 대상들을 자주 목격 하였다. 그 가운데 하나가 ‘겨’이다. 段玉裁의 說文解字注를 읽던 중, ‘皀(급)’의 풀이에서 ‘ (괴, 괘)’를 ‘겨’라고 풀이한 내용을 보았다. 대부분 ‘겨’는 우리말일 것으로 생각하지만 ‘겨’는 ‘’의 字義와 독음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겨’는 벼, 보리, 밀 등을 정미하는 과정에서 생산된 속껍질을 가리킨다. 벼의 겉껍질은 ‘왕겨’라고 부른다. 우리말 ‘겉’ ‘껍데기’ 등과 어원이 같을 것으로 추정된다. 단, 본고는 우리말 ‘겉’ ‘껍데기’와 ‘겨’의 어원이 동일한지, 동일하다면 이들의 원시 祖語가 무엇인지, 이들의 상호 선후관계는 어떠한지는 논의의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 단지 ‘’를 중심으로 한 문언(한자)과 우리말 ‘겨’와의 연관 가능성만을 주로 음운학적 관점에서 살펴보기로 한다. 특히 중국어 ‘’로부터 ‘겨’가 왔다면, 우리말 ‘겉’ ‘껍데기’ 등과 同根語로 여겨진다면, 이들의 어원적 상관관계를 규명하는 것은 매우 필요하다. 하지만 同源詞는 같은 동족어를 系聯(모음)하기는 쉽지만 이들 동원사의 根詞(祖語)를 찾기(推源)는 매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를 중심으로 한 一群의 한자의 字義와 독음을 중심으로 ‘겨’와의 상관관계를 추론하고자 한다. 아울러 필자의 작업은 우리말 ‘겨’는 ‘’를 중심으로 한 문언(한자)으로부터 왔을 것이란 試論이지 반드시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필자는 ‘겨’의 어원에 대한 선행연구를 찾지 못하였다. 필자의 試考가 ‘겨’의 어원에 대한 관심과 연구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1) 서정범(2001), p.14. 참조. 서정범은 특히 일본의 琉球語에 한국 고대 어휘가 많다고 한다.

 

Ⅱ. ‘겨’의 語源 試探

1. 文言과 우리말에서 ‘겉, 표면’을 나타내는 詞

우리말 ‘겉’이나 ‘표면’을 나타내는 말들이, 특정한 한자와 동일한 어원에서 파생되었거나 혹은, 文言(한자)에서 직접 왔을 가능성이 있다. 한자와 동일한 어원을 공유하고, 그로부터 유래되었을 것이란 추정은 충분히 고려해볼 만하다. 하지만 이런 추정은 祖語 혹은 根詞를 찾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임시로 문언(한자)에서 왔을 가능성만을 추적하기로 한다.

 

1) 우리말에서 ‘겉, 표면’을 나타내는 단어

우리말에서 사물의 표면, 겉을 나타내는 同源語로 추정되는 詞는 다양하다.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걷

《古語辭典》은 ‘겉(表)’이라 하고, 예문으로 “書契ᄅᆞᆯ 내ᄋᆞᆸ소 걷 쓴 거ᄉᆞᆯ 보ᄋᆞᆸ새(重新語1:21)”2)를 들었다.

 

∙ 까풀

까풀은 꺼풀, 겁질, 껍질 등과 동원어로 생각된다. 《한국어 어원사전》은 까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까풀[눈까플, 눈꺼플] 조선 가ᄑᆞᆯ/가플(鞘=칼집), 거플/거풀[皮=껍질], 겁풀[=꺼풀], 겁질[=껍질](유창돈)<*kap- ‘아래위 두 쪽을 죄어 맞붙이다, 감싸다’ 알타이어(튀르크어군) 고대 튀르크어, 위그르어 기타 kap ‘상자, 덮개, 뚜껑, 주머니;’ 오스만어 kap ‘그릇’3)

 

‘까풀’은 뚜껑, 껍데기 등을 나타내는데, 그 예로 ‘눈까풀’은 눈의 뚜껑, 덮개, 껍데기, 집인데, ‘갑데기’라고도 한다 하였다.

2) 南廣祐(2017), p.63.
3) 조영언(2004), p.72. 조영언은 “갑데기, 겁데기, 껍질, (눈)까풀, 꺼풀 ~” 등을 동원어로 보고 “조선 갑플/겁풀[=꺼풀], 겁딜/겁질[=껍질], 거플/거풀[皮=껍질]”과 같은 변화를 보인다고 하였다.(조영언(2004), p.19.)

 

∙ 거푸집

《한국어 어원사전》은 거푸집은 “거푸집<겁푸[=겁풀=꺼풀~겁질=껍질]+집. 조선 겁푸집[型], 겁풀[=꺼풀], 겁질[=껍질](유창돈)”의 변화를 제시하였다. 《우리말 語源辭典》은 아래와 같이 제시하였다.

 

거푸집 : 풀칠로 붙인 종이나 천 따위에서 공기가 들어가 들뜬 부분이나, 또는 부어서 만드는 물건의 모형을 이르는 말.

[어원 √거플[表皮] + √집[家].

변화 겁푸집(물명5:7)>거푸집. 어근 ‘거풀’은 ‘꺼풀’의 고형이다. ‘껍질’의 ‘껍’이나 ‘겉’ 등의 말과도 같은 어원적으로 연관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며, ‘거품’과의 어원적 관련도 배제하기 어렵다. ‘거플-’의 ㄹ이 탈락한 것은 치음 앞에서 ‘ㄹ’이 탈락하는 일반적인 음운변화의 한 양식이다.]5)

 

꺼풀, 껍질, 거푸(집)는 사물의 표면을 나타낼 것으로 생각하였다.

 

∙ 거품

《우리말의 뿌리를 찾아서》는 거푸집의 거푸와 거품은 동원어일 것으로 추정하고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액체가 공기를 머금고 둥글게 부풀어 물위에 뜬 작은 방울. 15세기 문헌 표기는 ‘더품’이다. 거품은 ‘ᄀᆞᆲ>겁~겹>덮-’으로 발달한 덮다[蓋]의 어근 ‘덮-’에 명사형 어미 ‘-(우)ㅁ’이 결합하여 ‘덮 + 움 → 더품>거품’으로 이루어진 어형이다. ‘덮다’는 중첩ㆍ중복의 개념을 나타내는 ‘ᄀᆞᆲ다[竝ㆍ重疊]’에 어원을 둔 말이다. (중략) 거품은 ‘껍데기, 덮개’와 동근어로 물 위에 ‘덧덮은 것’이란 뜻이다.6)

 

거푸집의 거푸와 거품은 다 같이 어떤 물체를 감싸거나 덮다와 연관 있고, 이는 껍데기, 표면과 관련 있다고 한다.

 

∙ 겨드랑이

《한국어 어원사전》은 겨드랑이를 “겨드랑이 <겯[=곁]+ᄋᆞ랑 조선 겨ᄃᆞ랑/겨드랑/겨드랑이[腋](유창돈)”7)으로 제시하였다.

4) 조영언(2004), p.26.
5) 김민수(1997), p.56.
6) 백문식(1988), p.33.
7) 조영언(2004), p.32.

 

이상의 우리말들은 초성은 모두 ‘ㄱ’이고 중종성만 ‘여, 어, 아’로 다르다. 이들과 ‘ㄱ+ㅕ’의 ‘겨’는 음운 측면에서 유사관계를 보인다.

 

2) 文言에서 ‘겉, 표면’을 나타내는 同源詞

王力은 사물의 껍데기를 나타내는 同源詞를 系聯하면서 초목의 꽃받침, 동물의 거죽(피부), 알곡의 속껍질인 겨를 나타내는 말 ‘柎  稃 麩(麱) 膚’의 음운관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柎와 의 聲紐는 幫, 滂으로 旁紐이고 韻部는 疊韻이다. 와 稃의 성뉴는 둘 다 滂母로 雙聲이고 운부는 侯, 幽로 旁轉이다. 麩(麱), 膚와 稃의 성뉴는 셋 모두 滂母로 雙聲이고, 운부는 魚, 幽로 旁轉이다.(柎 : (幫滂旁紐, 疊韻).  : 稃(滂母雙聲, 侯幽旁轉) 麩(麱)膚 : 稃(滂母雙聲, 魚幽旁轉))8)

8) 王力(1987), p.200.

 

왕력은 ‘柎  稃 麩(麱) 膚’의 운부는 侯, 幽, 魚로 疊韻 혹은 旁轉이고, 聲紐는 幫 혹은 滂으로, 쌍성 혹은 旁紐의 同音 혹은 近音이라 하였다. 아울러 이들은 字義도 동일하거나 혹은 유사한 범주를 나타낸다고 하였다.

玉篇에 “柎는 꽃받침이다. 무릇 초목의 꽃받침을 柎라 한다.”고 하였다. 說文에 “稃는 겨이다. 粰는 혹 義符를 米로 쓰기도 한다. 付가 소리를 나타낸다.”고 하였다. 이에 대해 徐鍇는 “稃는 곧 쌀겨이다. 草木의 꽃받침을 柎라 하고, 보리의 껍질을 麩라고 하는 것은 그 의의가 모두 똑같다.”라 하였다.

說文에 “麩는 小麥의 껍질이다. 麱는 麩로 혹 聲符를 甫로 쓰기도 한다.”고 하였는데, 단옥재 注에 “麩는 껍질(피부)을 가리킨다.”라 하였고, 一切經音義 十一에 “麩는 보리 껍질이다.”라 하였다. 玉篇에 “膚는 껍질이다.”라 하였고, 廣韻에 “膚는 피부이다”라 하였다. 釋名 釋形體에 “膚는 布(펴다)이다. 布는 사물의 겉에 있다.”라 하였다. 論語 顔淵 “膚受之愬”의 皇疏에 “膚는 사람의 살가죽에 엷게 진 주름(피부)이다.”라 하였다.(玉篇 : “柎, 花蕚足也. 凡草木房謂之柎” 說文 : “稃, 也. 粰, 或從米, 付聲.” 徐鍇曰 : “稃卽米殼也. 草木華房爲柎, 麥之皮爲麩, 義皆同也.” 說文 : “麩, 小麥屑皮也. 麱, 麩或從甫.” 段注 : “麩之言膚也” 一切經音義十一 : “麩, 麥皮也” 玉篇 : “膚, 皮也.” 廣韻 : “膚, 皮膚” 釋名釋形體 : “膚, 布也. 布, 在表也.” 論語顔淵 : “膚受之愬” 皇疏 : “膚者, 人肉皮上之薄縐也”)

 

위 인용문은 길지만 王力이 同源詞를 系聯하고 고증하는 과정을 보여주기 위해 文章 전부를 소개하였다. 王力은 柎는 ‘꽃받침(꽃의 표면),’ 稃(粰)는 ‘겨,’ 麩, 麱는 소맥의 ‘껍질,’ 膚는 ‘피부의 껍질’이라 하였다. 이들의 義符는 木, 禾, 麥, 虍이고, 聲符는 付, 夫, 甫 등으로 식물이나 동물의 겉껍질을 나타낸다. ‘柎  稃 麩(麱) 膚’는 우리 한자음으로 ‘부’로 읽는다. 王力은 이들은 독음 ‘부’와 ‘사물의 거죽’이란 義를 공유하고 있는 音近義通의 동원사라고 한다. 사물의 껍데기를 나타내는 동원사 ‘柎  稃 麩(麱) 膚’ 가운데 ‘稃()’는 쌀의 거죽인 ‘겨’를, 麩(麱)’는 보리의 거죽인 ‘보릿겨’를 나타낸다.

왕력은 위에서 알곡의 껍질, 겨를 나타내는 동원사로 ‘ 稃 麩(麱)만을 系聯하였다. 하지만 알곡의 속껍질은 이들 외에도 ‘ 麧  籺 ’로도 나타낸다. 이들도 또한 音近義通의 同源詞인데, 이들이 우리말 ‘겨’로 정착된 것으로 보인다. 왕력의 동원자전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아래 ‘2) 文言에서 ‘겨’를 나타내는 同源詞’에서 이들을 系聯하고 고증한다.

 

2. 文言에서 ‘겨’를 나타내는 단어들

1) 文言에서 ‘겨’를 나타내는 단어들

문언에서 ‘겨’ 혹은 ‘왕겨’를 표시하는 말들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穅(糠)

《說文ㆍ禾部》에 “穅()은 榖皮(겨. 왕겨)이다. 禾와 米가 뜻을, 庚이 소리를 나타낸다. 반절은 ‘苦岡切(강)’이다. 穅의 혹체는 禾를 생략하여 (康)으로 쓰기도 한다.(穅(), 榖皮也. 从禾从米, 庚聲. 苦岡切. 穅或省.)”9)라 하여, 穅은 본의가 ‘겨’라 하였다.

糠은 ‘穅’으로도 쓰고, 벼 보리 등의 알갱이에서 벗겨낸 속껍질 혹은 겉껍질을 나타낸다. 糠은 《廣韻》에 반절을 ‘苦岡切(강)’이라 하였다. 元 本高明의 《琵琶記·五娘吃糠》에 “겨와 쌀 너희들은 본래 둘이 붙어있었던 것인데, 어떤 사람이 너희들을 까불어서 서로 다른 곳으로 날아가게 하였다.(糠和米, 本是兩倚依, 誰人簸揚你作兩處飛.)”10)라 하였다. 穅은 《史記·吳王濞列傳》에 “속담에 겨를 핥다보면 쌀이 나온다(된다).(里語有之, 舐穅及米.)”고 하였다. 이곳의 ‘舐穅及米.’는 ‘狧穅及米’로 낱알의 겉인 ‘겨’ 부분을 핥다보면 본질인 쌀이 나온다는 말로, 조금씩 침식하다보면 전체(본질)를 흔들 수 있다는 뜻을 나타낸다.

9) 許愼(1994), p.145. 이하 許愼의 설문해자는 출처를 생략한다.
10) 漢語大詞典編纂委員會 漢語大詞典編纂處(1992(9권)), p.239. 이하 《漢語大詞典》에서 인용한 원문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출처를 생략한다.

 

∙ 稃

《說文ㆍ禾部》에 “稃()는 ‘겨’이다. 禾가 뜻을, 孚가 소리를 나타낸다. 반절은 ‘芳無切(부)’이다. 稃는 혹 米가 뜻을, 付가 소리를 나타내는 로 쓰기도 한다.(稃(), 也. 从禾孚聲. 芳無切. 稃或从米付聲.)”라 하여, 稃()는 ‘겨’가 본의라 하였다.

稃는 《廣韻》에 반절을 ‘芳無切(부)’라 하였는데, 왕겨 밀기울 등을 나타낸다. 《詩·大雅·生民》 “維秬維秠(검은 것은 찰기장이고, 한 까풀에 두 개의 낱알이 들어있는 것은 秠이다.)”의 毛傳에 “秠는 하나의 까풀에 두 개의 알갱이가 들어있는 것을 나타낸다.(秠, 一稃二米也.)”라 하였다. 그런데 陸德明의 經典釋文에는 毛傳에 언급된 稃에 대해 “稃의 반절은 ‘芳於反(부)’이다. 字書에 ‘稃는 겨이다.’라 하였다.(稃, 芳於反. 字書云 ‘稃, 麤穅也.’)”고 하였다. 즉, 稃는 곡식의 이삭이 팰 때 두 개의 낱알을 감싸고 있는 ‘까풀’을 가리켰는데, 이로부터 ‘겨’로 引伸된 것이다.11) ‘겨’와 ‘왕겨’는 그 속성이 유사하기 때문에 稃는 ‘왕겨’와 같은, 씨앗의 겉껍데기를 나타내기도 한다.12)

11) 《水滸傳》第25回에 “내가 전날 기울 좀 사려하였으나 어느 곳도 파는 곳이 없었다.(我前日要糴些麥稃, 一地裏沒糴處.)”라 하였다.
12) 北魏 賈思勰의 《齊民要術·種紫草》에 “9월 중에 씨앗이 익으면 벤다. 까풀(왕겨)이 마르기를 기다렸다가 모아서 알갱이를 털어낸다.(九月中子熟, 刈之. 候稃燥載聚, 打取子.)”라 하였다.

 

∙ 麩

《說文ㆍ麥部》에 “麩()는 밀기울이다. 麥이 뜻을, 夫가 소리를 나타낸다. 반절은 ‘甫無切(부)’이다. 麩의 혹체는 甫를 聲符로 택해 로 쓰기도 한다.(麩(), 小麥㞕皮也. 从麥夫聲. 甫無切. 麩或从甫.)”라 하여, 麩의 본의가 ‘밀기울’이라 하였다.

麩는 《廣韻》에 반절을 ‘芳無切(부)’라 하였는데, ‘麬’ ‘麱’로도 쓴다. 밀기울을 나타낸다. 《太平御覽》卷853에 漢 崔寔의 《四民月令》을 인용하여 “5월 5일 이후에 밀기울을 사뒀다가 겨울에 이르러 말을 먹인다.(五月五日至後可糴麩至冬以養馬)”라 하였다. 麩는 밀기울로부터 ‘작은 부스러기’로 인신되기도 하였다. 《新唐書·南蠻傳上·南詔上》에 “麗水에는 금 부스러기(사금)가 많다.(麗水多金麩)”고 하였다.

 

∙ 

《說文ㆍ禾部》에 “()는 ‘겨’이다. 禾가 뜻을, 會가 소리를 나타낸다. 반절은 ‘苦會切(괴)’이다.(() 穅也. 从禾會聲. 苦會切.)”라 하여, 는 본의가 ‘겨’라 하였다. 는 갑골문이나 금문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그 字源을 명확하게 규명할 수 없다. 하지만, 義符 禾를 참고하면 ‘겨’가 본의라는 허신의 설명은 합리적이다. 는 僻字이기 때문에 요즈음 간행된 자전에는 보이지 않는다.

 

∙ 麧

 은 義符가 麥, 米, 禾로 다르고, 聲符의 자형도 乞, 气로 다르지만 同字이다. 이들의 자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說文ㆍ米部》에 “麧()은 堅麥이다. 麥이 뜻을, 气가 소리를 나타낸다. 반절은 ‘乎沒切(흘)’이다.(麧(), 堅麥也. 从麥气聲. 乎沒切)”라고 하였다. 麧은 廣韻 韻會 正韻에 반절을 ‘下沒切(흘),’ 集韻은 ‘恨竭切(할)’이라 하였다. 자의는 玉篇에는 “부스러지지 않은 보리이다. 孟康이 이르길 보리 겨 중에 깨지지 않은 것을 가리킨다.(堅麥也. 孟康曰 麥糠中不破者也.)”라 하였다. 즉, 겨에 섞여 있는 싸라기를 가리켰다. 廣韻에 “麧은 싸라기이다. 覈과 통한다.(糏也. 通作覈)”라 하였다. 麧의 본의는 ‘겨에 섞여있는 싸라기’인데, 지금은 이로부터 ‘겨’란 뜻으로 인신되었다.(아래 ‘籺’자조 참조)

 

∙ 籺

반절을 廣韻은 ‘胡結切(흘),’ 集韻은 ‘奚結切(글),’ ‘下扢切(흘)’이라 하였다. 자의는 쌀가루(屑米細者曰籺), 堅麥(부스러지지 않은 보리) 혹은 거친 가루(겨 등)(類篇 ‘一曰俗謂粗屑爲籺’)을 가리킨다고 하였다.

籺은 ‘麧’과 같다. 米麥의 조잡한 부스러기 곧, ‘겨’ ‘싸라기’ 등을 가리킨다. 이로부터 조잡한 식물을 가리키기도 한다. 《列子·力命》에 “朕衣則裋褐, 食則粢糲(옷은 헤진 옷을 입고 밥은 기장 싸라기밥을 먹었다.)”에 대해, 殷敬順의 釋文에 三國 魏의 李登의 《聲類》를 인용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籺은 낱알이 아직 완전히 가루로 만들어지지 않은 것(싸라기, 기울)을 가리킨다. 史記에 ‘陳平은 밀기울밥을 먹었다.’에 대해, 孟康이 이르길 ‘(糠籺은) 보리나 밀 가운데 아직 완전히 가루가 되지 않은 것을 가리킨다.’라 하였다.(籺, 米不碎. 《史記》曰 ‘陳平食糠籺.’ 孟康云 ‘麥糠中不破者是也.’)13)

13) 漢語大詞典編纂委員會 漢語大詞典編纂處(1992(9권)), p.198.

 

籺은 ‘싸라기’를 나타내던 것에서 인신되어 ‘겨’를 나타내게 되었다.

 

∙ 

《說文ㆍ禾部》에 “()는 싸라기이다. 禾가 뜻을, 气가 소리를 나타낸다. 반절은 ‘居气切(기)’이다.((),  从禾气聲. 居气切)”라 하였다. 위 설문은 의 성부를 ‘气’라 하였다. ‘乞’과 ‘气’은 서로 다른 글자처럼 보이나 隸變 과정 중 異體로 연변 된 것이다.

반절을 廣韻에 ‘下沒切(흘)’로, 集韻에 ‘下扢切(흘),’ ‘奚結切(글)’로 제시하고 籺과 같으며 字義는 秳이라 하였다. 秳은 방아를 찧었는데 바스러지지 않은 것(舂粟不潰也), 쌀가루중 가는(細) 것(屑米細者曰)을 나타낸다고 하였다.

 

반절을 說文은 ‘居气切(기)’로, 集韻은 ‘胡骨切(홀)’이라 하고 자의는 ‘’이라 하였다. 와 는 독음이 유사하기 때문에 혼용하기도 한다. 字彙는 를 로 잘못쓰기도 한다 하였고, 集韻은 ‘거친 가루(麤屑也)’라 하고, 구건 禾를 혹 麥으로 바꿔 쓰기도 한다 하였다.

 

반절을 唐韻에 ‘乎沒切(흘)’이라 하였고, 正字通에는 麧의 本字라고 하였다. 자의는 說文에는 “바스러지지 않은 보리(싸라기)(堅麥也)”라고 하였다.  은 서로 바꿔 쓰기도 한다.

 

∙ 

《說文ㆍ禾部》에 “(秳,)은 곡식을 방아 찧었는데 바스러지지 않은 것(싸라기)을 나타낸다. 禾가 뜻을, 이 소리를 나타낸다. 반절은 ‘戶括切(활)’이다.((),  戶括切)”라 하였다. 은 秳과 같다. 秳은 반절을 廣韻 集韻에는 ‘戸括切(활)’이라하고 ‘곡식을 방아 찧었는데 바스러지지 않은 것(싸라기)(舂粟不潰也)’를 가리킨다고 하였다. 秳은 설문에 로 썼다.

위에 설명한 글자들 가운데 ‘稃 麩’가 동원사이고, 가 동원사이다. 이들 동원사의 독음은 2개로 나눠 볼 수 있다. 즉, 초성이 ‘ㅂ’인 ‘稃 麩’와 ‘ㄱ’ 혹은 ‘ㅎ’인 가 그것이다. 초성이 ‘ㅂ(부)’인 동원사는 위에서 王力이 이미 계련하고 고증하였다. 아래에 왕력이 고증하지 않은 이 ‘겨’를 나타내는 同源詞임을 소개한다.

 

2) 文言에서 ‘겨’를 나타내는 同源詞

일반적으로 ‘겨’를 나타내는 詞는 ‘糠’이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도 ‘겨’를 나타낸다. 이들의 聲紐는 ‘匣, 溪, 見母’로 雙聲 혹은 旁紐이고, 韻部는 ‘物, 月’로 疊韻 혹은 旁轉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同音 혹은 近音의 音近義通의 동원사이다.(音韻 재구는 아래에서 함) 상고음에서 이들은 초성이 ‘ㄱ’ 혹은 ‘ㅎ,’ 중성과 종성이 ‘울(物)’ 혹은 ‘월(月)’로, 우리말로 재구하면 대략 ‘곁, 걑’ 정도로 읽었다.14) 이러한 독음이 중고음 혹은 근대음에 이르러 대략 초성은 ‘ㄱ’으로, 중성과 종성은 ‘이, 여, 에’ 등으로 演變되어 ‘기, 괴 괘’ 정도로 읽었는데, 이러한 독음이 우리말 ‘겨’로 정착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한자의 독음은 상고음에서 중고음 근대음으로 演變되며 입성운의 받침 ‘ㄱ ㄹ ㅂ’이 대부분 탈락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렇듯 우리말 ‘곁(결)’ ‘겹’ ‘껍데기’ 등은 아직 받침이 탈락되지 않은 것이며 ‘거,’ ‘겨’ 등은 받침이 탈락한 同源語로 보인다.

우리말 겉, 껍데기, 거품, 거푸집, 거죽, 곁 등은 사물의 표면이란 義를 공유한다. 역시 알곡의 껍데기(표면)를 의미한다. 이들의 祖語(根詞)는 찾을 수 없지만, 서정범의 중국어와 알타이어족은 본래 같은 뿌리에서 서로 다른 演變을 하였다는 추론을 상기하면, 문언의   나 우리말의 ‘겉’은 시원이 같은 말에서 유래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단, 현재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이들의 시원은 찾을 수 없어도 최소 우리말 ‘겨’는 ‘’ ‘籺’ ‘麧’의 독음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은 音近義通의 동원사이다. 義通(同義 혹은 近義)에 대해서는 위 “문언에서 ‘겨’를 표시하는 한자”에서 살펴보았다. ‘겨’ ‘싸라기’ 등을 나타내었다. 아래에 이들의 音近에 대해 살펴본다. 이들 가운데 上古音 혹은 중고음, 근대음을 찾을 수 없는 것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의 聲符의 음운을 제시하여 부족한 부분을 추정하도록 한다.

 

ⓐ麧 : 上古音 匣紐 物韻 中古音 匣紐 沒韻 反切 下沒切

 : 上古音 匣紐 物韻 中古音 匣紐 沒韻 反切 下沒切

ⓒ乞 : 上古音 溪紐 物韻 中古音 溪紐 迄韻 反切 去訖切

ⓓ气 : 上古音 溪紐 物韻 中古音 溪紐 未韻 反切 去旣切

ⓔ會 : 上古音 見紐 月韻 中古音 見紐 泰韻 反切 古外切15)

ⓕ會 : 上古音 匣紐 月韻 中古音 匣紐 泰韻 反切 黃外切16)

ⓖ : 上古音 溪紐 月韻 中古音 溪紐 泰韻 反切 苦會切17)

14) 최문식은 국어의 末音 ㄹ에 대해 “ㄹ音은 원시 국어에는 없었던 자음인데 후에 ㄷ가 발달한 자음이다.”(최문식(2001), p.37.)라 하였다. 중국도 마찬가지이다. 한자의 상고음 韻部 ‘物, 혹은 ‘月’의 말음은 음가가 ‘ㄹ’이 아닌 ‘ㄷ(ㅌ)’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의 음운사전에서 국제 음표로 이들을 표시할 때는 ‘-l’이 아닌 ‘-t’로 표시한다.
15) ⓔ는 ‘會計’를 나타낼 때의 독음이다.
16) 郭錫良(1986), ⓐⓑp.17. ⓒp.74. ⓓp.75. ⓔp.129. ⓕp.144.
17) 李珍華ㆍ周長楫(1993), p.150.

 

ⓐ~ⓖ의 聲紐는 雙聲(ⓐⓑⓕ의 匣紐. ⓒⓓⓖ의 溪紐) 혹은 旁紐(匣, 溪, 見은 旁紐)이다.18) 韻部는 疊韻(ⓐ~ⓓ의 物部. ⓔⓕⓖ의 月部) 혹은 旁轉(物과 月은 旁轉)으로, 이들은 上古時 독음이 같거나 가까웠다. 대략 우리 음으로 재구하면 상고음은 ‘곁(혙), 걑,’ 중고음은 ‘흩, 긑, 기, 개(괘), 해(홰)로 읽었다.19) 따라서 이들은 音近함이 증명되고, 앞에서 고증한 義通을 참고하면 同源詞임이 증명된다.

 

3. ‘겨’의 語源이 ‘ 籺() 麧’에서 왔을 가능성 試探

1) 우리말 ‘겨’의 標記例

《한국어대사전》은 ‘겨’의 뜻은 “벼, 보리, 조 같은 곡식의 낟알을 찧어 벗겨낸 껍질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라 하고, 곡식의 속껍질을 가리킨다고 하였다.20) 어원사전 혹은 고어사전류에 ‘겨’가 소개되지 않은 것도 많다. ‘겨’의 어원에 대해 밝혀놓거나 연구한 사전 혹은 논문은 거의 없다. 사전에 출현한 ‘겨’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겨, 계

《古語辭典》은 겨를 “겨 : 겨[糠]”로 소개하고 사용된 전고를 다음과 같이 소개하였다.

 

18) 孟蓬生은 牙音 중 塞音과 齒音이 서로 통하는 것으로 栔(溪紐 月韻) 介(見紐 月韻)와 殺(山紐 月韻)을 들었다.(孟蓬生(2001), p.153. 참조.) 그렇다면 匣, 溪紐와 舌의 船紐는 통전될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舌 : 上古音 船紐 月韻 中古音 船紐 薛韻 反切 食列切(郭錫良(1986), p.20.)
19) 국제음표로 한자음을 재구할 때 物, 月韻의 韻尾는 ‘ㅣ(ㄹ)’이 아닌 ‘t(ㅌ)’으로 한다.
20) 고려대학교민족문화원(2009), p.317.

 

위 예문은 ‘겨’를 ‘겨, 계’로 표기하였음을 소개하고 있다. 남광우는 위와 같은 전고 외에 자전에 등재된 ‘겨’를 다음과 같이 소개하였다.

 

겨 강: 糠. 겨 흘: 麧(訓蒙下6). 겨 강: 糠(石千35). 겨 강: 糠(倭解下3). 겨: 糠(同文解下3). 겨 강: 糠(註 千37). 겨: 糠(柳氏物名三 草).

 

‘겨’를 나타내는 한자는 糠(강)외에도 麧(흘)이 있음을 소개 하였다.21) 아울러 麧(흘)은 ‘겨’ 외에도 싸라기를 나타낸다고(麧 보리싸래기 흘) 소개하였다. 이런 뜻풀이는 위 의 설명에서 이미 확인하였다. 싸라기와 겨는 유사한 사물이기 때문에 종종 둘을 모두 지칭하기도 한다.

 

∙ 게

《필사본 고어대사전》은 겨를 ‘게’로 표기한 것에 대해 다음과 같이 소개하였다.

 

게 : 겨 예문 糠 |금년 시졀이 쳐름 십분 거두지 못ᄒᆞ엿ᄂᆞ니 져의게도 어더 먹지  하믈며  ᄉᆞ 먹으라 그  그러치 아니ᄒᆞ니라 (你瞧今年頭像這嗎十分不收, 他們連糠也莫不着吃, 何况買吃海菜呢?)≪中華 華峰 32a≫22)

 

위 번역문은 ‘겨’를 ‘게’로 썼다. 이처럼 왕겨도 ‘왕게’로 쓴 곳이 보인다. 박재연의 《필사본 고어대사전》에 다음과 같이 소개하였다.

 

왕게 :   뭇고 항아리은 우의 업허 김이 나가지 안케 한 후의 왕게 一石 긔 우의 부어 日入時 火灸 日出時 헛쳐보면 人油가 한 사발 되거던 자알 간슈하여다가 ≪약방문≫”23)

 

《한국어대사전》 역시 강원, 경기, 경북, 충북, 함경의 방언으로 겨를 ‘게’로 발음한다고 소개하였다.24)

21) 南廣祐(2017), pp.73~74. 참조.
22) 박재연 주편(2010), 1권 p.244. 위 중국어 문장 중 번역문 ‘그  그러치 아니ᄒᆞ니라’에 해당하는 원문이 빠져있다.
23) 박재연 주편(2010), 5권 p.375.
24) 고려대학교민족문화원(2009), p.310.

 

∙ 계, 깨, 기

‘겨’의 방언으로는 ‘계, 깨, 기’가 있는데, ‘계’는 경기, 강원, 함북이, ‘깨’는 강원 충북이, ‘기’는 경북의 방언이다. 아울러 왕겨도 ‘왕게’로 부른다.26)

 

∙ 저, 져, 제

‘저’는 ‘겨’의 전북 지방 방언27)이고, ‘제’는 ‘겨’의 강원 경상, 전라 충북, 함경 방언이라 하였다. ‘져’는 ‘겨’의 경북지방 방언 이라고 한다.28) 사실 사전에 등재 되지 않았지만 충남 청양 지방의 방언도 ‘져(저)’라고 한다.

 

2) 文言 ‘ 籺() 麧’의 독음이 ‘겨’로 정착됐을 가능성 試探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리 고유어로 여겨지는 말은 중국어와의 연관성이 적다고 여긴다. 필자 역시 여기에 동의한다. 하지만 1音節語(간혹 2音節語) 가운데는 중국어와 연관 있는 말도 있을 것이다. 서정범은 알타이어족과 중국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알타이어족은 교착어(膠着語)고 중국어는 고립어(孤立語)라고 해서 서로 다른 계통의 언어로 생각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고 여겨진다. 중국어의 조어(祖語)도 알타이어족의 조어와 같이 단음절어(單音節語)였는데 그러한 단음절어 시대의 문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고 알타이어족은 단음절어였던 고립어에서 포합어를 거쳐 교착어로 변환됐다고 본다.29)

 

서정범은 알타이어족과 중국어는 같은 계통의 서로 다른 演變을 한 언어로 보고, “중국어의 조어는 국어와 동계(同系)였다고 보기 때문에 중국어와도 비교가 가능하다.”30)고 한다.

필자가 우리말 ‘겨’가 문언 즉, 한자에서 왔을 것으로 추정하게 된 계기는 설문해자 ‘皀(급)’자조의 段玉裁注를 읽으면서 시작되었다. 說文 ‘皀’자조에 ‘象嘉穀在裹中之形(좋은 곡식이 껍질에 싸여 있는 모습을 그렸다)’이란 풀이가 있다. 이에 대한 단옥재의 주석에 ‘’자가 언급된다. 아래에 ‘’의 자원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본다.

 

25) 고려대학교민족문화원(2009), p.399.
26) 고려대학교민족문화원(2009), p.4571.
27) 고려대학교민족문화원(2009), p.5322.
28) 이희승(1999), p.3430.
29) 서정범(2001), pp.14~15.
30) 서정범은 “중국어도 조어를 재구해 보면 국어와 상당한 부분이 일치되는데 신체어(身體語)에 있어서의 일치는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하고, ‘코’를 예로 들었다. 아울러 중국어와 알타이어를 “중국어도 알타이제어의 조어였던 단음절지대에서 남하(南下)하여 고립어로 발달했다.”고 여겼다.(서정범(2001), p.16. 참조.)

 

(1) ‘’의 字源

허신은 《說文ㆍ皀部》에서 ‘皀(급)’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皀()은 향기 나는 곡식이다. 좋은 곡식이 껍질에 싸여 있는 모습을 그렸다. 匕는 그 곡식을 거둠을 나타낸다. 어떤 이는 皀는 한 알의 곡식을 나타낸다고 한다.(皀(), 穀之馨香也. 象嘉穀在裹中之形. 匕, 所以扱之. 或說皀, 一粒也.)

 

‘皀’의 설문 풀이 ‘좋은 곡식이 껍질에 싸여 있는 모습을 그렸다.(象嘉穀在裹中之形)’에 대해 단옥재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의 상부)는 껍질에 쌓여 있는 낱알을 가리킨다.......껍질로 싸여 있는 상태를 榖, 粟이라 하고, 껍질을 벗겨낸 것을 米라 한다. 쌀 중에서도 향기가 나는 것을 皀이라 한다. ‘싸다’란 것은 설문 禾部에서 말한 ‘稃,,31) 穅은 榖皮(껍질 : 겨)이다.’라 한 것을 가리킨다.(谓也.......连裹曰榖、曰粟, 去裹曰米. 米之馨香曰皀. 裹者, 禾部所谓稃也, 也, 糠也, 榖皮是也.)32)

 

단옥재는 알곡을 싸고 있는 것 즉, 穀皮를 稃,, 穅으로 나타낸다 하였다. 이들 가운데 稃, 穅이 ‘겨’ 혹은 ‘왕겨’를 나타낸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잘 알려졌다. 단, ‘’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의 정확한 우리 한자음은 알 수 없다. ‘’는 근래 발행된 字典에는 나오지 않을 정도로 僻字이다. 대략 上古音에서는 ‘곁’과 유사하게 읽다가 中古音에서 ‘괴, 괘,’ 近代音에서 ‘기, 게’ 정도로 읽었을 것으로 추정된다.33) 이런 ‘’의 讀音과 字義가 그대로 우리말 ‘겨’로 정착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겨와 싸라기는 모두 알곡을 정미하는 과정에서 생산된다. 그렇기 때문에 전적에 따라서는 , 稃, 糠 등이 ‘겨,’ ‘싸라기,’ ‘거친 식물’을 나타내기도 한다. 糠은 《史記·陳丞相世家》에 “亦食糠覈耳.(또한 싸리기(겨)를 먹었을 뿐이다.)”라 하였고, 裴駰의 集解에는 “孟康이 이르길 ‘보릿겨 가운데 깨지지 않는 것이다.’라 하고, 晉 晉灼가 이르길 ‘覈의 자음은 紇이다. 서울에서는 부스러기를 紇頭34)라 한다.’고 하였다.(孟康曰 ‘麥糠中不破者也.’ 晉灼曰 ‘覈音紇, 京師謂麄屑爲紇頭.’)”라 하였다.35)

그런데 晉灼는 糠을 ‘覈(핵)’이라 하기도 하고, ‘覈’은 ‘紇’로도 읽는다 하였다. 糠과 覈은 旁紐, 通轉의 近音으로 충분히 音近義通의 同源詞가 될 수 있다. 단, 晉灼의 ‘覈을 紇로도 釋讀할 수 있다.’는 주장은 현재의 음운학적 연구 결과로는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하지만, 近音 관계에 대한 다양한 주장을 감안하면 긍정할 수도 있다. 雙聲說을 주장하는 학자들의 견해에 의하면 糠(覈)과 ‘()’을 同源詞로 볼 수도 있다.36) 따라서 이들을 참고하면 ‘’의 讀音과 字義가 그대로 우리말 ‘겨’로 정착되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34) 紇頭은 보리의 거친 껍데기이다. 《漢書·陳平傳》 “亦食糠覈耳”의 顏師古 注에 晉 晉灼를 인용하여 “覈은 음이 紇이다. 서울 사람들은 거친 가루를 紇頭라 한다.(覈音紇. 京師人謂麤屑爲紇頭.)”고 하였다.
35) 唐 韓愈 《馬厭穀》에 “말은 곡식이 충분한데, 선비는 싸라기조차 충분치 않네.(馬厭穀兮, 士不厭糠籺)”라 하였고, 杜甫의 《驅豎子摘蒼耳》에 “亂世에 죽음을 구하기 급급하고, 백성들은 싸라기(겨)도 끊겼네(亂世誅求急, 黎民糠籺窄).”라 하였다.
36) 穅과 ‘ �� ��(秳)’는 同源詞로 추정된다. 晉灼는 보릿겨 가운데 깨지지 않는 씨인 糠을 覈으로도, 覈은 紇로 읽는다 하였다.(覈, 糠, 紇의 상고음, 중고음은 본 주석 맨 마지막에 제시) 현재의 음운학적 연구결과로는 覈, 糠과 紇( �� ��(秳))은 聲紐는 近音이나, 韻部가 상이하여 近音으로 추정할 수는 없으며, 아울러 이들을 동원사로 판정하기도 어렵다. 단, 聲紐가 같거나 유사하면 같은 詞源을 가지 글자로 볼 수 있다는 주장을 참조하면 동원사로 볼 수도 있다.어떤 詞의 어원 연구는 보통 연구하고자 하는 詞와 字義와 字音이 같거나 유사한 詞를 한데 묶어(系聯하여) 고증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자음 방면은 거의 上古音을 기준으로 하는데, 비교 대상의 한자들이 같거나 유사한 독음이었다는 기준이 학자들마다 조금씩 다르다. 전통적인 음운학에서는 한자를 聲(母), 韻(母), 調 세 부분으로 나누고, 聲과 韻만 같거나 유사하면 音同 혹은 音近으로 간주한다. 하지만, 동일한 어원을 가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詞들이 聲 혹은 韻 둘 중 하나가 같거나 유사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학자는 聲이 같거나 유사하면 音同 혹은 音近으로 판정하는 雙聲說을 주장하기도 한다. 또 다른 학자는 韻이 같거나 유사하면 音同 혹은 音近으로 판정하는 疊韻說을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聲과 韻 모두를 고려해야 한다는 聲韻兼顧說을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詞源 연구에 가장 먼저 雙聲說을 제기한 학자는 戴侗이고, 그 뒤를 이어 明末 方以智, 淸代의 戴震, 晩近의 王國維, 梁啓超, 錢玄同 등이 있다. 戴侗은 “聲은 陽이고, 韻은 陰이다. 聲은 음악으로 치면 律이 되고 韻은 呂에 해당한다. 지금의 韻書들은 聲을 綱(중심)으로 삼지 않았기 때문에 훈고하는 자들이 매양 韻으로 글자를 해석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 뜻을 대부분 틀리게 해석한다. 聲이 서로 같거나 유사하면 같은 할아버지를 둔 자손들이 서로 자식을 낳아 이어가는 것과 같이 그 형체가 비록 같지 않더라도 그 氣類는 반드시 같다.(聲陽也 韻陰也 聲爲律 韻爲呂. 今之爲韻書者不以聲爲綱 而鑿者每以韻訓字 故其義多忒 聲之相通也 猶祖宗衆姓之相生也 其形不必同 其氣類一也)”라 하였다.(孟蓬生(2001), p.72. 참조.) 錢玄同은 “가만히 생각하니 古今 言語의 변화는 초성이 같은 것으로부터 말미암은 것이 많고, 중종성이 같은 것으로부터 말미암은 것은 적다. 韻이 같지 않은 글자라도 紐(초성)가 같기 때문에 通轉되는 것이 종종 있다.(竊謂古今言語之轉變由于雙聲者多 由于疊韻者少 不同韻之字以同紐之故而得通轉之者 往往有之)”라 하였다.(孟蓬生(2001), p.78. 참조.) 이상의 주장을 참고하면 穅과 ‘ �� ��(秳)’을 同源詞로 추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覈 : 상고음 匣紐 錫韻 중고음 匣紐 麥韻 反切 下革切.(郭錫良覈(1986), p.17.) 紇 : 상고음 匣紐 物韻 중고음 匣紐 沒韻 反切 下沒切(郭錫良覈(1986), p.17.) 糠(穅) : 상고음 溪紐 陽韻 중고음 溪紐 唐韻 反切 苦岡切(郭錫良(1986), p.249.)

 

벼를 도정하면 크게 두 가지의 부산물이 나온다. 맨 먼저 왕겨가 나온다. 왕겨는 벼의 겉껍질 이다. 단순히 벼 낱알의 껍질 만 벗긴 상태의 쌀을 현미라 하는데, 밥맛이 떨어지고 소화도 잘 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이 쌀알을 좀 더 벗겨내는데, 보통 7분도 쌀의 상태로 벗겨내고 이를 백미라 부른다. ‘겨’는, 벼에서 껍질(왕겨)을 벗겨낸 뒤, 이 현미를 다시 찧을 때 나오는 부산물(쌀 껍질)이다.

쌀은 광의로 낱알의 껍질을 벗겨낸 것을 가리킨다. 꼭 우리가 먹는, 벼에서 추출한 흰 쌀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고, 보리쌀 좁쌀 등처럼 볏과에 속하는 곡식의 껍질을 벗긴 알맹이를 통틀어 가리킨다. 보리나 밀을 찧을 때 부산물이 나오는데, 밀에서 나온 것을 (밀)기울이라 하고 보리는 보릿겨라 한다.

 

(2) 文言(한자) , 籺(), 麧의 독음이 ‘겨’로 정착됐을 가능성

‘稃 穅’외에도 도 ‘겨’ 혹은 ‘싸라기’를 나타낸다 하였다. 이들은 義符가 禾, 麥이고, 聲符는 孚, 會, 康(설문은 庚이라 하였음), 乞, 气, 舌이다. 이들 중 우리 국어 ‘겨’와 유사한 독음을 가진 것이 이다. 은 동원사이다. 이들이 우리말 ‘겨’로 정착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정착 과정에서 약간의 음운 변화를 일으킨 듯하다.

현재 의 초성은 대략 우리 한자음으로는 ‘ㅎ’으로 읽고 있다. 이들의 성부 ‘會 乞 气’는 초성 ‘ㅎ’ 외에도 ‘ㄱ’으로도 읽는다. 한자의 초성 ‘ㅎ’과 ‘ㄱ’은 매우 밀접한 통전관계를 맺고 있다. 중국어나 우리 한자음에서 초성 ‘ㅎ’이 ‘ㄱ’으로 演變 된 경우는 상당히 많다. 우선 갑각류 ‘게’는 한자로 蟹(해)로 쓴다. 蟹의 성부 解는 우리 한자음으로 초성이 ‘ㅎ’이다. 우리말 ‘게’는 ‘蟹(해)의 한자음이 演變된 것으로 추정한다. 《우리말 語源辭典》은 ‘게’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동물) 갑각류 십각목 단미류의 하나. [민간 跪(東言攷略 59 : 蟹ᄅᆞᆯ ‘게’라 ᄒᆞᆷ은 跪ㅣ니, 人跪37)와 二敖ㅣ有ᄒᆞ니, 八足은 折ᄒᆞ야 容附ᄒᆞᄂᆞᆫ 故로 曰 跪l오, 二敖ᄂᆞᆫ 倨ᄒᆞ야 容仰ᄒᆞᄂᆞᆫ 故로 曰 敖ㅣ니라)]38) 

 

37) 내용상 人跪의 ‘人’은 ‘八’의 오타가 아닌가 생각된다. ‘人’과 ‘八’은 자형이 유사하여 誤寫 혹은 誤讀하기 쉽다.
38) 김민수(1997), p.61.
 

위 인용문의 東言攷略은, 蟹를 ‘게’라 한 것에 대해 “‘게’가 본래 8개의 다리를 접어 숙일 수 있기 때문에 ‘跪’란 한자의 독음을 따서 부른 것”이라 하였다. 어원을 ‘跪’와 연관 지은 것은 민간의 시각이지만 적어도 蟹를 ‘게’라고 부르고 있음은 분명하다. 《한국어 어원사전》도 ‘게’의 음운을 “蟹 [*ɤᴂi/*ɤai] 게[蟹]”39)로 재구하고 있다. 반대로 초성이 ‘ㄱ’인 甲이 ‘柙(우리 합)’의 성부로 작용할 때는 ‘ㅎ’으로 읽는다.

따라서 의 한자음이 우리나라에 그대로 정착된 것이 ‘겨’일 것이다. 의 상고음 중고음을 재구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이들 가운데는 상고음 중고음을 찾을 수 없는 것도 있다. 대략 그 독음을 유추해 보면 다음과 같다.(이들의 上古音, 中古音의 聲紐와 韻部는 위에서 재구함)

 

ⓐ麧 : 上古音 擬音 ɣ̆ə̆t 中古音 擬音 ɣət

 : 上古音 擬音̆ ɣ̆ə̆t 中古音 擬音 ɣət

ⓒ乞 : 上古音 擬音 kʻĬə̆t 中古音 擬音 k ͑ĭət(乞 : 上古音 擬音 khǐət④ 中古音 擬音 khǐət④ 近代音 溪紐 齊微韻 擬音 khi③40))

ⓓ气 : 上古音 擬音 kʻĬə̅t 中古音 擬音 k ͑ĭəi

ⓔ會 : 上古音 擬音 kua̅t 中古音 擬音 kuai

ⓕ會 : 上古音 擬音 ɣua̅t 中古音 擬音 ɣuai41)

ⓖ : 上古音 擬音 khuat④ 中古音 擬音 khuɑi③42)

 

위 음성부호를 우리 음으로 擬音 하는 것이 쉽지 않다. 상고음에서 ⓒⓓⓔ는 韻尾 ‘-t,’ 韻頭 ‘k’를 공유하고, ⓐⓑⓕⓖ는 韻尾 ‘t,’ 운두 ‘ɣ’를 공유한다. 운미는 같지만 운두는 ‘ɣ’와 ‘k’로 다르다. 하지만 韻頭 ‘ɣ’(ㅎ)와 ‘k’(ㄱ)는 모두 舌根音43)으로 이들은 상고시대 같거나 유사한 음가를 가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會는 상고음에서 이미 초성이 ‘ㄱ’과 ‘ㅎ’으로 분화되었다. 會,, ’은 상고음에서 韻頭가 ‘k’이고, 韻尾는 ‘t’이었다. 우리 음으로 擬音하면 대략 ‘곁, 걑’에 가깝게 읽었다. 그런데 會, 는 중고음에서 운미 ‘t’가 탈락되었다. 乞은 중고음까지는 운미 ‘t’가 탈락하지 않았지만 역시 근대음에 이르러 탈락되었다. 다시 말하자면 상고음이 ‘겉(곁)’으로 읽던 이들의 독음이 同時代는 아니지만, 받침 ‘ㅌ(ㄷ ㄹ)’이 탈락되면서 終局에는 ‘쾌’ ‘겨’ ‘키(기)’ 정도로 읽었던 것이다.  역시 마찬가지로 보인다. 현재의 자료로는 근대음을 재구 할 수 없지만, 성부인 乞의 음운 변화를 참고하면 이들도 근대음에서는 ‘쾌’ ‘겨’ ‘키(기)’ 정도로 읽었을 것이다.

우리말 ‘곁’ ‘겨’도 이와 같은 한자 독음의 演變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듯하다. 예컨대 사물의 표면을 ‘곁(겉),’ 사물을 포개놓은 상태를 ‘겹’이라 하는 우리말은 문언(한자)의 상고음의 원형을 반영한 독음인 듯하다. 위 한자들 가운데 아직 韻尾 ‘t’가 탈락되지 않은 것을 반영한 것이 우리말 ‘겉’이고 韻尾 ‘t’ 즉, 받침 ‘ㅌ(ㄷ ㄹ)’이 탈락된 현상을 반영한 것이 거푸집의 ‘거,’ 거죽의 ‘거,’ 겨드랑이의 ‘겨,’ 꺼풀의 ‘꺼,’ 알곡의 속껍질인 ‘겨’와, 이를 방언으로 부른 ‘게’ ‘기’ 등인 듯하다.

39) 조영언(2004), p.ⅷ.
40) 李珍華ㆍ周長楫(1993), p.194.
41) 郭錫良(1986), ⓐⓑp.17. ⓒp.74. ⓓp.75. ⓔp.129. ⓕp.144.
42) 李珍華ㆍ周長楫(1993), p.150.
43) ‘ɣ’는 대략 ‘ㅎ’에 가까운, ‘k’는 ‘ㄱ’에 가까운 음가를 가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Ⅲ. 結語

우리말 ‘겨’를 나타내는 한자어는 많다. 王力은 이들 가운데 ‘껍데기, 거죽(피부)’을 가리키는 同源詞를 계련하면서 곡식의 껍데기인 ‘ 稃 麱(麩)’ 등이 ‘겨’를 나타내는 音近義通의 동원사임을 고증하였다. 하지만 알곡의 속껍질 ‘겨’는 이들 외에도 ‘ 麧 �� 籺 ’로도 나타내며, 이들 역시 音近義通의 동원사이다. 이들의 聲紐는 ‘匣, 溪, 見’으로 雙聲 혹은 旁紐이고, 韻部는 疊韻 혹은 旁轉인 音近義通의 동원사이다.

우리말 겉(곁), 껍데기, 거품, 거푸집, 거죽, 꺼풀(까풀) 등은 사물의 표면이란 義를 공유한다.  역시 알곡의 속껍데기를 의미한다. 이들의 祖語(根詞)는 찾을 수 없지만, 중국어와 알타이어족은 본래 같은 뿌리에서 서로 다른 연변을 하였다는 추론을 상기하면, ‘겨’는 ‘겉’과 관련 있을 것이고, ‘겉’은 의 상고음이 우리말에 정착된 그대로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체로 의 성부 會, 乞, 气는 상고시 韻頭 ‘k,’ 韻尾 ‘t’를 具有하고 있어 우리말 ‘겉’과 음운학적 유사성이 깊었다. 하지만 이들의 中古音 혹은 近代音은 韻尾 ‘t’이 탈락되면서 ‘괴, 괘, 계’ 등으로 읽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이러한 독음이 그대로 우리말에 반영된 것이 ‘겨’와 방언인 ‘기, 게, 계, 깨, 제, 저(져)’ 등일 것이다. 특히 이들 가운데 문언의 ‘ ’가 ‘겨’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 ’는 僻字이지만 중고음에서 이미 중국이나 우리 모두 대략 ‘기, 괴, 괘’ 정도로 발음하였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 ’의 이러한 字義와 字音이 우리말 ‘겨’로 정착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우리말 ‘겨’가 문언 ‘ ’의 영향을 받지 않고, 알타이어 등 다른 언어의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상정해볼 수도 있다. 또, 우리말 ‘겨’와 문언 ‘ ’가 선후 전승관계 없이, 동시에 알타이어 등으로부터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도 추론해 볼 수 있다. 하지만 祖語(根詞)의 추적이 어렵고, ‘겨’가 문명의 소산이기 때문에 문언(한자) ‘ ’의 영향으로 보아도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다고 생각된다. ‘겨’는 인류가 정착생활을 하고, 고도의 농경문화를 이룬 뒤에 생산된 언어이다. 단순히 곡식의 껍질만 벗겨 끼니를 때우던 것에서, 소화나 밥맛을 고려한 도정이란 고도의 문화 현상을 반영한 언어이다. 따라서 도정이란 문명의 이기를 반영한 ‘겨’는 유목민보다는 농경정착민이었던 중국어의 수입일 것으로 생각한다.

본 논고를 기점으로 ‘겨’ 혹은 ‘겉’이란 우리말 어원의 깊이 있는 연구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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