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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N : 1598-1363(Print)
ISSN : 2465-8138(Online)
Han-Character and Classical written language Education No.47 pp.25-40
DOI : https://doi.org/10.15670/HACE.2019.47.2.25

High School Chinese Character Curriculum Revision Direction in High School Credit System

Yoon Ji-Hun*
* Korea Institute for Curriculum and Evaluation, Republic of Korea / singlesw@kice.re.kr
2019년 10월 11일 2019년 11월 15일 2019년 11월 21일

Abstract

The government is pursuing a series of policies aiming to apply to all high schools in 2022 through national tasks and follow-up measures about the high school credit system as the representative educational issue. If the high school credit system is implemented in full scale, subjects that are not designated as compulsory subjects like Chinese character education. Because, these subjects do not benefit greatly in college entrance exams are likely to be excluded from the student's choice. This paper examines the current high school credit system-related policies, and explores how to develop the next Chinese character education in high school and the curriculum. However, as a result of reviewing the high school credit system policy, it was determined that the implementation of high school credit system could be both a crisis and an opportunity. Major discussion of this study are as follow. First, in view of the revision of the next Chinese character and curriculum in mind, the educational goals and directions of the Chinese character subjects are maintained in relation to the standard science and the subject of Chinese character education. Second, it will be necessary to actively discuss whether to choose the direction of strengthening the character as an instrumental textbook of the Chinese textbook. Third, the way to make a compromise between pros and cons about Chinese character.

고교학점제 대비 고등학교 한문과 교육과정 개정 방향

윤지훈*
*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위원

초록

정부는 고교학점제를 대표적인 교육 현안으로 삼아 국정과제와 후속 대책들을 통해 2022년 전국 모든 고등학교에 적용을 목표로 하는 일련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고교학점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학생의 과목 선택권이 확대됨에 따라 대학 입시에 유리하거나 소위 좋은 직장을 얻는 데 유리한 특정 과목들에 학생들의 선택이 편중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한문과 같이 필수 이수 과목으로 지정되지 않고 대학 입시에도 크게 이득이 되지 않는 과목들은 학생의 선택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본고는 현재 추진되고 있는 고교학점제 관련 정책을 살펴보고, 그 대응 방안에 하나로 차기 고등학교 한문과 교육과정의 개정 방향을 모색해 보았다.
고교학점제 관련 정책을 살펴본 결과 한문 교과는 고교학점제 시행이 위기이자 기회일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현 세태를 고려할 때 위기로 다가올 가능성이 크지만, 한문이 학생들의 학업 성취에 도움을 주는 교과로 인식되고 학생들의 흥미와 관심을 끌 수 있는 요소를 강화한다면 전화위복의 기회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차기 한문과 교육과정 개정을 염두에 둔 시점에서 한문 교과의 교육 목표와 방향을 모학문과의 관련성과 한문 교육의 교과 정체성을 유지하는 방향, 한문 교과가 지니고 있는 도구 교과로서의 성격을 강화하는 방향, 현재와 같이 양자를 절충하는 방향 중 어떠한 것을 선택할지가 공론의 장에서 적극적으로 논의되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Ⅰ. 서론

 

최근 교육계에서는 고교학점제 도입이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학점제는 ‘최소 졸업학점에 도달한 학생에게 졸업을 인정하는 제도’, 혹은 ‘교과별 이수 성취기준에 도달한 학생에게 학점을 부여함으로써 각 과목별 학점이 누적되어 설정해 놓은 최소 졸업학점에 도달하는 학생에게 졸업을 인정하는 제도’ 등으로 정의된다. 교육부에서는 이러한 개념 정의에 터해 “진로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선택·이수하고, 누적 학점이 기준에 도달할 경우 졸업을 인정받는 교육과정 이수·운영 제도”를 고교학점제라고 하였다.1) 그리고 고교학점제를 구성하는 주요 요건으로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과목 선택권 확대, 무학년제와 같은 과목 운영의 방식, 그리고 교육과정 질 관리를 위한 이수 기준 요건 제시, 과목 선택권 확대를 위해 필요한 사항으로서 평가 방식 개선 등을 꼽았다.2) 따라서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 고등학교 교육과정이 학점을 기준으로 편성․운영되며, 그것이 학생의 과목 선택권 확보와 확대를 지향하므로 학교의 여건이 허락하는 한 되도록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관심에 따라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3) 고교학점제의 핵심적 방향 중 하나가 학생 개인의 적성과 진로에 따른 과목 선택권이 학교 교육과정의 편성 및 운영에 보다 확실성 있게 반영될 수 있는 체제를 마련하여 학생 각자의 잠재력과 역량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4)

정부는 이러한 고교학점제 장점에 착안하여 고교학점제를 대표적인 교육 현안으로 삼고, 국정과제와 후속 대책들을 통해 2022년 전국 모든 고등학교에 적용을 목표로 하는 일련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아래의 <표 1>과 같이 2019년에 교육과정 총론을 시작으로 2022년 교과 교육과정 개정 고시로 마무리되는 차기 교육과정 개정 작업도 고교학점제 도입 관련 정책 추진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차기 개정되는 교육과정은 그 초점이 고교학점제에 있는 것이다.

 

 

1) 교육부(2017), 보도자료 참조.
2) 김진숙 외(2018), p.21 참조.
3) 교육부(2018) 참조.
4) 이미숙(2019), p.3 참조.

 

 

 

 

그런데 고교학점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될 경우 학생의 과목 선택권이 확대됨에 따라 대학 입시에 유리하거나 소위 좋은 직장을 얻는 데 유리한 특정 과목들에 학생들의 선택이 편중될 가능성이 높다. 한문과 같이 필수 이수 과목으로 지정되지 않고 대학 입시에도 크게 이득이 되지 않는 과목들은 학생의 선택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2017년에 고등학교 교사 2,37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 설문 조사 결과에 의하면, 과목 선택권이 확대될 경우 학생별 공강 시간 발생, 종례시간의 다양화, 근태(출결)점검, 이동 수업 등에 따른 학생 관리 문제, 대학 진학에 유리한 과목 중심으로 선택과목 편성 가능성, 특정 과목 중심의 선택 쏠림 현상 등으로 인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었다.5) 또한 2018년에 고등학교의 각 교과목 교사를 비롯하여 장학사, 연구사, 대학교수 및 연구자 등 총 10,55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는 교과별 선택 과목의 개선 필요 사항에 대한 의견을 물었는데, 설문 결과 한문의 경우 “폐지”나 “제2외국어에 포함” 등으로 의견이 수렴되었다. 설문 참여자 중 한문 담당 교사가 포함되어 있어 “필수 지정”이라는 의견도 제출되었지만, 어디까지나 소수에 지나지 않았고 여타 응답자들은 한문을 향후 “폐지”하거나 현재와 같이 “제2외국어에 포함”하는 교과 정도로 인식하고 있었다.6) 고교학점제하에서 한문 과목은 그야말로 百尺竿頭에 놓인 운명인 것이다. 따라서 차기 교육과정 개정이 예고되어 있는 만큼, 더 늦기 전에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는 상황 속에서 한문 교과가 어떠한 방향으로 자리매김 해야 하며, 그것이 교과 교육과정에 어떠한 형태로 반영되어야 할 것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본고는 이상의 필요성에 입각하여 현재 추진되고 있는 고교학점제 관련 정책을 살펴보고, 그 대응 방안에 하나로 차기 고등학교 한문과 교육과정의 개정 방향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아무쪼록 본고가 차기 한문과 교육과정 개정을 위한 기초 연구 활성화에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

 

 

5) 이광우 외(2017), p.206 참조.
6) 김진숙 외(2018), p.43 참조.

 

Ⅱ. 고교학점제 추진 배경과 방향

 

현재 정부는 입시 중심의 고교 교육과정 운영 전반을 개선하고 고교교육 혁신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으로 고교학점제 도입, 성취평가제 개선, 고교체제 개편 등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가 이러한 정책을 추진하게 된 배경은 다음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4차 산업 혁명 시대로 표현되는 미래 사회가 단순지식 기술의 습득이 아닌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문제해결력, 창의성, 융합적 사고력 등이 중요하게 부각된다는 점, 둘째, 빠르게 변하는 직업 세계와 고용 구조에 적응할 수 있는 진로 개척 역량, 연대 참여 의식을 갖춘 시민을 키워내기 위한 교육 체제의 대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점, 셋째, 학생 수 급감에 따른 교육 여건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 넷째, 표준화된 산업사회 인재상을 기준으로 한 획일적 교육 패러다임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점 등이다.7)

사실 고등학교의 교육은 그간 대학 입시에 종속되어 획일적 교육과정 운영, 줄세우기식 학생 평가로 인해 학생 간 경쟁을 심화시키는 등의 폐단을 낳았다. 자사고, 특목고 등 고교 체제 다양화를 통해 교육과정 다양화를 시도했으나 이 정책도 고교 입시의 서열화를 조장하고 일반고의 학생들의 학력과 학습 의욕은 저하시켜 공교육 붕괴로 이어진다는 비판에 직면하면서, 이들을 다시 일반고로 전환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따라서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정책들은 일단 고등학교 교육 정상화의 일환으로 실시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취지는 타당하다고 할 수 있지만, 정책 입안의 취지와는 별개로 고교학점제와 같은 정책은 도입에 앞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는 만큼 시간에 쫓겨 성급히 시행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2018년 정부에서 발표한 고교학점제의 도입 계획은 크게 3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7) 이광우(2018) 참조.

 

 

 

 

 

먼저 2021년까지 추진될 1단계는 고교학점제 도입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는 과정이다. 연구학교와 선도학교를 중심으로 학생 선택형 교육과정을 적용하고, 여기서 도출된 문제점을 보완해가는 단계이다. 현재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정한 고등학교의 수업 시수는 적정한지, 고등학교의 내신 평가 방식은 적절한지 등을 비롯하여 다양한 선택 과목 운영 시 발생되는 행․재정적 지원 문제 등을 다각도로 점검하고 그 해결 방안을 모색해 보는 것이다.

2022~2024년까지 추진되는 2단계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을 일부 수정하여 고교학점제를 고등학교에 시범 적용해보는 단계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적정 졸업 학점의 기준 및 재이수 기준 등을 설정하고, 학생의 과목 선택권 확대를 위한 과목 개설 활성화와 학교 밖 이수과목의 인정기준을 마련하는 등의 일련의 작업들을 추진할 예정이다.

마지막 3단계는 차기 교육과정이 본격적으로 적용되는 시기로, 선택 과목 재구조화 및 대입 제도 개선 등과 함께 고교학점제가 모든 일선 학교에 시행되는 단계이다.

이러한 교육부에서 수립한 3단계 추진 계획을 토대로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고교학점제 지원 센터의 연구 과제에서 수립한 추진 전략을 보면 <그림 2>와 같이 그 방향은 교육부의 그것과 동일하다. 다만 세부 방안을 학생 평가의 관점과 대입 제도, 교원 수급 및 학교 시설 등으로 확대한 모양새다.

 

 

 

 

<그림 2>의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고교학점제 지원 센터의 연구 과제에서 수립한 추진 전략은 다음과 같은 10가지의 고등학교 재구조화 방향에 근거를 둔 것이다.10)

 

 

8) 교육부(2018), pp.14-15 참조.
9) 김진숙 외(2018), p.282 참조.
10) 김진숙 외(2018), p.201 참조.

 

 

 

 이상에서 살펴본 계획대로 고교학점제가 시행될 경우 한문 교과에는 어떠한 변화가 있을까? 먼저 새로운 교육과정에서 한문 교과가 공통 과목으로 분류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으나, 현재와 같이 생활․교양군에 속해 있다면 그 변화 양상을 짐작하기가 쉽지 않다. 주지하듯이 고등학교 교육은 교양 교육과 진로 교육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교육과정에서 공통 과목은 기초 소양 교육적 측면을 강조하며, 선택 과목의 경우 진로적 측면을 강조한다. 따라서 고교학점제가 기초 소양적 측면 보다는 학생의 진로․적성을 고려한 과목의 이수를 지향하고 있으므로, 현재보다 선택 과목에 해당하는 수업 시수가 확대될 것이며 그럴 경우 선택 과목의 하나인 한문에게 배당되는 수업 시수도 산술적으로는 증가할 수 있다.11)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학생들이 한문을 선택했을 때 가능한 시나리오이다. 학생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다면 교과의 존폐 자체가 위협을 받을 수 있다. 한문 교과의 입장에서 볼 때 위기이자 기회인 셈이다. 현재의 세태를 고려할 때 위기로 다가올 가능성이 크지만, 한문이 학생들의 학업 성취에 도움을 주는 교과로 인식되고 현 세대의 흥미와 관심을 끌 수 있는 요소를 강화한다면 전화위복의 기회일 수 있다. 이후 다시 언급하겠지만 한문의 경우 다양한 분야의 내용을 공시적․통시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콘텐츠가 많으므로, 단위 학교 차원에서 개설되는 과목이나 학교 밖 학습 경험의 학점 인정 제도를 적절히 활용한다면 다른 차원에서 한문 교육의 외연 확대도 기대해 볼 만 하다.

그런데 <그림 1>과 <그림 2>의 고교학점제 관련 추진 계획을 보면 당장 중․고등학교 한문 교과의 위상도 문제이지만, 한문 수업을 담당하는 교사의 양성 및 선발도 심각한 문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학생의 선택권 강화를 위해서는 현재와 달리 한 명의 교사가 여러 과목을 담당할 가능성이 크다. 위 계획에 제시되어 있는 복수전공이나 부전공 확대, 순회교사제 확대 실시 등의 일련의 방안들은 현재 사범대학에서 한문 교육을 전공하고 있는 예비 교사들에게 위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복수전공이 선택 사항이 아니라 필수 사항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며, 다른 교과의 교사들이 한문을 부전공하여 수업 일선에 나설 수도 있다. 다른 전공의 교사들이 과거 부전공 연수를 통해 한문 수업을 담당했을 당시 사범대학에 불어 닥친 위기 상황을 떠올리면 우려스러운 점이 한둘이 아니다. 더욱이 최근 한 신문기사에 따르면 정부가 올해 하반기부터 학생 수 감소에 대비해 교원 자격을 개편하는 방안을 마련하는데, 그 골자는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 교사들이 바꿔 가며 학생을 가르치거나 교사들이 여러 과목을 가르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검토한다는 것이다. 교사 양성 단계에서 교사 한 명이 초중등 분야 교사자격증을 모두 딸 수 있도록 하거나 임용 후 별도 자격을 취득할 길을 열어 주는 방안을 제시하겠다는 것이다.12) 물론 교과 간의 장벽을 허물고 미래 사회에 요구되는 핵심 역량을 중심으로 한 통합 교육 지향이란 현실의 추세와도 궤를 같이하고 있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우리도 이럴 경우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진단하고 그 해결 방안을 선제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

 

11) 물론 고교학점제의 성공적 시행을 위한 선결 조건으로 고등학교 총 이수 학점의 감축을 거의 모든 연구에서 주장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수업 시수 자체가 현재보다 감소할 가능성이 크므로, 그 증가 폭이 제한적일 수 있다.
12) 동아일보(2019), “초등교사가 중고생 수업 맡는 방안 검토” 참조.

 

Ⅲ. 차기 고등학교 한문과 교육과정 개정 방향

 

최근 고교학점제 도입과 관련하여 교육과정 총론의 개선 방안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본격적인 총론 개정 연구가 아니고 최종 결과물도 아직 제출되지 않아 예단하기는 어려우나, 지난 2019년 8월 29일에 열린 ‘2019년 제1차 고교학점제 정책 포럼’의 자료집에 중간보고 성격의 연구 내용이 담겨 있어 현재 교육과정 총론 차원에서 어떠한 고민들을 하고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이 연구에서 제시한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개선 방향은 세 가지이다. 첫째는 학생별 학업 역량에 적합한 과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 국어·수학·영어 등과 관련하여 다양한 수준의 과목을 제공하고 과목별 위계를 명확히 알 수 있도록 편제 구조를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는 것이고, 둘째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의 단위 배당 기준에 제시되어 있는 기초, 탐구, 체육·예술, 생활·교양의 4개 교과 영역 및 교과 내 선택 과목 체제에 대한 비판적 검토와 개선이 요청되는 것이며, 셋째는 일반고에서 직업 교육을 필요로 하거나 정서적 지원이 필요한 학생들을 위한 대안적 교육과정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들 가운데 세 번째 방향을 제외한 첫 번째와 두 번째의 개선 방향은 중고등학교 한문과 교육과정과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어 간단하게나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먼저 첫 번째 방향은 향후 교육과정 개정 시 고등학교 편제의 과목 구조에 위계성이 담보되도록 하고 어떤 과목을 어떤 시기에 이수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어떤 과목을 먼저 이수하고 그 다음에 이수해야 할 과목은 무엇인지에 대해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을 안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교육과정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고등학교 교육과정 편제 구조에 과목의 위계성이 갖추어질 수 있도록 과목의 정보를 충실히 제공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두 번째 방향은 우리나라 고등학교 교육과정에 제시되는 영역은 4차 산업혁명 도래에 따른 사회 구조변화를 대비하여 미래사회에 요구되는 역량 함양을 위한 영역으로 개편되고 그러한 영역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과목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목의 구조나 구체적인 내용체계를 미래사회를 대비하기 위한 핵심역량 함양에 맞추어 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 것이다. 또한 각 교과에 해당하는 선택과목을 현재와 같이 일반 선택과 진로 선택으로 구분하여 제시한 구조를 학생이 보다 다양한 과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 통합적 구조로 제시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하면서, 선택 과목의 모든 교과목의 단위를 통일적으로 4단위로 하는 방안, 4단위를 기본으로 하면서 1단위 증감을 허용하는 방안 등을 언급하였다.13)

 

13) 이미숙(2019), pp.50-55 참조.

 

이상의 교육과정 총론 차원에서 논의되고 고민의 지점을 염두에 두고 다시 논의를 고등학교 한문과 교육과정으로 좁혀보자. 전술했듯이 고교학점제는 한문 교과에게 위기이자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한문 교과의 교육 목표와 방향을 어떻게 설정하는가에 따라 그 향배가 달라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차기 한문과 교육과정, 그것도 고교학점제의 직접적 영향을 받는 고등학교 한문과 교육과정은 어떠한 방향으로 개정되는 것이 좋을지를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다만 본고가 차기 고등학교 한문과 교육과정 개정의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아직 교육과정 개정까지 1년 남짓의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현 단계에서는 교육과정 개정에 관한 학계와 학교 현장의 다양한 논의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어떠한 방향으로 개정하는 것이 보다 한문과 위상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인지를 따져보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차기 고등학교 한문과 교육과정 개정과 관련하여 가장 먼저 생각해 봐야 할 것은 한문과의 성격을 현재와 같이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방향으로 선회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이는 비단 성격과 목표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교육과정 문서를 구성하는 내용 체계 및 성취기준 등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한문 교육의 큰 줄기를 결정하는 중요한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한문과의 성격 규정과 관련한 이슈는 크게 세 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다. 하나는 모학문과의 관련성과 한문 교육이 근본적으로 지니고 있는 교과 정체성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성격을 규정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한문 교과가 지니고 있는 속성 중 도구 교과로서의 성격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성격을 규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기존의 교육과정이 유지하고 있었던 기조, 다시 말해 앞서 제시한 두 가지를 절충하는 선에서 그 성격을 규정하는 것이다.

 

 

 

 

이들 세 가지 방향의 성격 규정 방식은 각각이 장단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어느 하나가 절대적으로 옳다고 말할 수 없다. 첫 번째로 성격을 규정할 경우 한문 교과의 교과 정체성이 높아지고 한문 교육을 체계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기초 한자조차도 익히길 싫어하는 학생들에게 외면 받을 소지가 있다. 두 번째로 성격을 규정한다면 앞선 상황보다는 학생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지만, 한문 교육이 추구해야 할 본질을 왜곡하고 수많은 상치 교사를 양산할 수 있는 우려가 있다. 세 번째로 성격을 규정할 경우에는 앞서 제시한 두 가지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우려는 어느 정도 줄어들겠지만, 끊임없이 어느 한쪽을 택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세 가지 방향 중에서 무엇을 택하는 것이 한문 교과에 유리할 것인지를 면밀히 살피고 학계의 치열한 논의를 거쳐 그 방향성을 수렴해 나갈 필요가 있다. 한문 교과가 차기 교육과정 개정에서 기초 교과로 분류된다면 첫 번째 방향으로 성격을 규정하는 것이 타당하지만, 현재와 같이 생활․교양군에 속한 선택 교과로 존재한다면 무엇을 택해야 할지를 신중히 따져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또 한 가지, 중․고등학교 한문 교과의 성격을 달리 설정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현행 교육과정 총론 체제가 유지된다고 가정했을 때 중학교 한문과 고등학교 한문Ⅰ의 경우 세 번째 방향에서 성격을 규정하되 중학교 한문은 도구 교과로서의 비중을 높게 설정하고 고등학교 한문Ⅰ은 이를 상대적으로 낮게 설정하는 것이다. 또한, 중학교 한문의 경우 첫 번째 방향에서 성격을 규정하고, 고등학교 한문Ⅰ은 수능 시험과 관련되어 있으므로 세 번째 방향에서 성격을 규정할 수도 있다. 그리고 진로 선택 과목인 고등학교 한문Ⅱ는 첫 번째 방향으로 성격을 규정하는 것이다. 만약 고교학점제 시행으로 인해 단위 학교 과목 개설권이 확대된다면 진로 선택 과목을 두 과목으로 설정하여 하나는 첫 번째 방향으로, 다른 하나는 두 번째 방향으로 특화시킬 수 있게 열어 놓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한문 교과의 성격이 공론의 장을 통해 수렴된 의견을 바탕으로 규정되었다면 다음에 논의해야 할 것은 성격에 맞게 내용 체계를 구성하고, 이에 해당하는 성취기준을 구안하는 일이다.

 

 

14) 현행 교육과정 문서 체제 상 성격이 규정되고 나면 교과 역량과 목표를 재구조화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첫 번째 방향으로 성격이 규정된다면 ‘한문 독해 능력’등을 역량에 추가할 수 있으며, 목표도‘다. 한문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을 익혀 한문 독해에 활용하는 능력을 기른다.’와 ‘라. 다양한 유형의 한문 자료를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심미적으로 향유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른다.’가 심화된 형태로 진술될 수 있다. 따라서 교과 역량과 목표는 성격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바, 이 역시 성격 규정의 범주로 보고 본고에서는 자세히 다루지 않았다.
 

 

 

 

내용 체계 및 성취기준은 고교학점제가 실시될 경우 학점 단위로 수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1학점에 적정한 학습량을 고려하여 구성해야 한다. 고교학점제 관련 선행 연구에서는 1학점을 1학기에 50분 수업을 16회 진행했을 경우로 상정하고 있는데,15) 현행 1단위가 학기의 규정 없이 3년 내 17회 수업 진행을 의미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으나 1학기에 일정 분량의 학습을 완결해야 한다는 점에서 차별된다.16)

또한 성취기준이 향후 교과 이수 기준으로 활용될 수 있는 점을 감안하여 지나치게 모호한 표현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12한문Ⅰ02–07]한문 산문의 다양한 서술 방식을 통해 글의 내용을 이해하고 감상한다.”, “[12한문Ⅰ04–01]한문 기록에 담긴 선인들의 지혜, 사상 등을 이해하고, 현재적 의미에서 가치가 있는 것을 내면화하여 건전한 가치관과 바람직한 인성을 함양한다.” 등의 성취기준은 이수 여부를 분별할 수 있는 객관적 준거를 확보하기가 어려우므로17), 이를 바로 이수 기준으로 활용하기에 곤란하다. [12한문Ⅰ04–01]의 경우 정의적 영역에 속하는 것이므로 근본적으로 객관적인 평가 기준을 제시하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이로 인해 재이수를 해야 하는 학생들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가급적 기준화된 객관적 형태로 진술될 필요가 있다.

 

15) 김진숙 외(2018), p.244 참조.
16) 이러한 점에서 학점제 도입이 교육과정 문서 체제에는 크게 변화를 줄 가능성은 적다. 오히려 교과서 편찬 시 소단원의 수를 구성하는 데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
17) [12한문Ⅰ02–07]의 경우는 한문 산문의 서술 방식에 대한 본격적인 수업이 이루어지기 힘들므로 이를 통해 내용 이해와 감상을 평가하기에 곤란한 측면이 있다.
 

교육과정 문서에 제시되는 교수․학습 방법 및 평가도 재구조화될 필요가 있다. 2015 개정 한문과 교육과정에서는 교수․학습 방법의 경우 선행 연구 결과에서 제시한 다양한 교수․학습 방법 중 해당 영역 또는 성취기준 그룹의 내용 요소를 학습하는 데 적합한 것을 망라하여 제시하고자 했다.18) 따라서 이전의 기조를 차기 교육과정에서도 유지한다면 새롭게 바뀐 내용 체계에 맞게 기존의 교수․학습 방법을 재구조화하는 한편, 최근 새롭게 개발된 교수․학습 방법을 추가하는 작업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

평가의 경우는 과거 해당 영역 또는 성취기준 그룹의 내용 요소를 평가할 때 중점을 두어야 할 사항을 중심으로 서술하였다. 하지만 차기 교육과정에서는 고교학점제의 시행에 따라 과목 이수 판정 기준이나 과목 이수 판정을 위한 최소 성취기준 등을 제시해야 할 수도 있어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은 다양한 수업 상황을 고려해야 하며, 한문 교과가 확보할 수 있는 최대 범위를 가정하고 모든 작업을 진행한다. 국가 수준에서 개발되는 교육과정이 단위 학교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고자 그간 단위 학교에서 교육과정을 재구성할 수 있도록 규정을 마련해 두었지만, 실제 단위 학교 차원에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을 자유롭게 재구성해서 사용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고교학점제가 실시되면 지금보다 단위 학교 수준에서 교육과정을 재구성하여 사용하거나, 신설한 과목에 맞는 교육과정을 교사가 마련해야 할 일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선택 인원이 적은 과목은 인근 지역에서 중점 학교를 선정하고 해당 수업을 선정된 중점 학교에서 해야 할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교육과정을 작성하고 운영할 수 있는 교사의 역량 제고가 절실히 요구된다. 단위 학교의 교사들은 국가 수준에서 만든 교육과정을 활용하는 사용자인 동시에 새로운 교육과정을 개발해야 할 개발자로서의 역량도 필요한 것이다. 개발자로서의 역량 강화를 위해 학회 차원에서 지원이 있으면 좋을 것을 판단된다. 단위 학교 차원에서 개설된 과목의 교육과정도 광의의 고등학교 한문과 교육과정이기 때문이다.19)

 

 

18) 장호성 외(2015), p.54 참조.
19) 또한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 ‘학교 밖 학습 경험의 학점 인정 제도’가 시행될 예정이다. ‘학교 밖 학습 경험의 학점 인정 제도’는 경기도 교육청에서 실시하고 있는 ‘교육과정 클러스터’와 같은 형태라고 짐작된다. 따라서 우리 한문과에서도 지역에 있는 대학의 한문학과나 한문교육과와 연계하여‘학교 밖 학습 경험의 학점 인정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의 모색도 필요해 보인다.

 

 

Ⅳ. 결론

 

논문의 제목은 교육과정 개정 방향이지만 제시한 방향에 따른 구체적인 방안은 내놓지 못하고 차기 교육과정 개발과 관련하여 학회 차원에서 논의해 보아야 할 점을 두서없이 늘어놓고 말았다. 교육과정 개발을 두고 top-down이 아니라 bottom-up 방식을 취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많다. 그러나 국가 교육과정의 개발 작업이 일단 착수되면 bottom-up 방식을 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bottom-up 방식은 개발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이전 교육과정의 개정 방향을 구상할 때나 유용한 의미를 지닌다. 총론 개정 방향을 정할 때, 특히 공통 과목과 선택 과목을 정하고 각각의 시수를 배분할 때 bottom-up 방식이 필수적으로 수반되어야 하는 것은 맞다. 따라서 교육과정 개정을 구상할 때 각론의 교과 전문가를 배제하고 총론 전문가들이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비판을 받아 마땅하지만, 각론 역시 bottom-up 방식으로 개정되었던 적이 있었는지를 생각해 보면 반성할 부분이 적지 않다. 교육과정 개정과 관련하여 파편적 연구는 적지 않았으나, 그것이 개별 연구자의 주장에 머물렀을 뿐 학계 전반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수준으로 확대된 적은 많지 않았다. 따라서 아직 교육과정 개정까지 1년 남짓한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지금부터라도 한문과 교육과정과 관련하여 학계와 현장 교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수렴된 의견을 바탕으로 함께 교육과정을 만들어 가는 공론의 장이 활발히 진행될 필요가 있다. 지금이야말로 한문 교육에 종사하는 모든 이들의 관심과 지혜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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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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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동아일보(2019.7.15.), “초등교사가 중고생 수업 맡는 방안 검토”(URL: http://www.donga.com/news/article/all/20190715/964737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