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al Search Engine
Search Advanced Search Adode Reader(link)
Download PDF Export Citaion korean bibliography PMC previewer
ISSN : 1598-1363(Print)
ISSN : 2465-8138(Online)
Han-Character and Classical written language Education No.47 pp.111-135
DOI : https://doi.org/10.15670/HACE.2019.47.6.111

The Consciousness and Direction of Classical Chinese Prose Education in the ‘Curriculum of Classical Chinese Education’

Kang min-koo*
* Kyungpook National University / mgkang6165@hanmail.net
2019년 10월 05일 2019년 11월 17일 2019년 11월 21일

Abstract

The cause for weak and simple Classical Chinese prose is because the concept of ‘Simplicity(簡易)’ or ‘Easiness(平易)’ is stated as a limiting condition in Classical Chinese literature, especially in prose, since the first curriculum. Restrictions on the content level of Classical Chinese were used from the 1st to 6th curriculum and were removed after the 7th revised curriculum. Consciousness about the diversity of prose is generally sparse and the beginning can be seen in the 3rd, 4th, 7th, and 2015 revised curriculum.
The consciousness of the classification concept of ‘Prose’ seems vague. In the 6th and 7th curriculum, the concept of ‘Prose’ is used only, and the rest uses a comprehensive or ambiguous concept such as ‘Sentence’, ‘Classical Chinese Record’, and ‘Writing’.
In the past curriculum, it compelled them to teach easy Classical Chinese prose, and the consciousness of various prose teaching was rarefied, and the ambiguous consciousness of Classical Chinese prose has contributed to the failure to promote Classical Chinese prose education.
In the academic and educational circles, the direction for Classical Chinese class is reading Classical Chinese prose, so there is concern about the increasing proportion of ‘Chinese Characters’ in the Classical Chinese textbooks. However, the proportion of Chinese characters in Classical Chinese education is not weakened, the cause lies in the curriculum of classical chinese education.
From the 1st curriculum to the 2015 curriculum, there is no time when the contents of teaching and learning of ‘Chinese Characters’ were excluded. However, in the 4th curriculum, there is a willingness to minimize the learning of Chinese Characters by increasing the proportion of Classical Chinese reading and decreasing the proportion of Chinese Characters.
In the 1st and 2nd curriculum, it was meaningless to discuss the connection with Korean because Classical Chinese belonged to the Korean language department. In the second curriculum, however, there is a consciousness that the knowledge of Chinese characters functions for reading Classical Chinese sentences. The 3rd curriculum was a period in which the Classical Chinese department was separated from the Korean language department, so the intention which breaks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vocabulary’ and the Korean language was appeared. The willingness to minimize ‘Chinese Characters’ and increase the proportion of ‘Classical Chinese reading’ was most evident in the 4th curriculum. From the 5th to 7th curriculum, not only increased the weight of Chinese characters but also emphasized the correlation with Korean language. In addition, from the 7th curriculum to 2015 revised curriculum, it made to maintained the importance of Chinese characters by stating that the Classical Chinese department has a instrumental subject nature. However, in the 2007 revised curriculum, statements that emphasized the importance of Chinese characters were deleted, and in the 2015 revised curriculum, it made clear that teaching and learning of vocabulary was for Classical Chinese reading.
As mentioned above, although the consciousness that Chinese characters should function for Classical Chinese reading was clear in the history of the curriculum of classical chinese education, there were different ideas about its importance and we could read agony and conflict in the line. This has caused misunderstanding about ‘Chinese characters’ in classical chinese education.
For the sake of the Desirable Teaching of Classical Chinese Prose, make the following suggestions.
1. In the future, the above mentioned problems should be solved in the curriculum of classical chinese education.
2. We should continue to devise measures to make various Classical Chinese textbooks on a realistic level.
3. Texts that distort the original meaning with ‘Cutting off a sentence and taking one’s meaning(斷章取義)’ should not be included in the textbook.
4. Measures should be taken to ensure the minimum deviation that can show the characteristics of prose.
5. Reversing the idea of helping to read Classical Chinese sentences through the teaching of Chinese characters, the conversion of consciousness to learn the structure and meaning of Chinese characters in the process of reading Classical Chinese sentences should be made.

‘한문과 교육과정’에 나타난 한문 산문 교육의 의식과 지향

강민구*
* 경북대학교

초록

한문 산문 교육이 부실한 원인은 한문 교재에 실린 한문 산문이 단조로운 데 원인이 있다. 그리고 한문 교재의 문제는 한문과 교육과정에서 기인한다.
한문 산문 교육이 부실하고 단순한 원인은 제1차 교육과정부터 ‘簡易’ 혹은 ‘平易’라는 개념이 한문 문장, 특히 산문에 제한 조건으로 명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문의 내용 수준에 대한 제약은 제1차 교육과정부터 제6차 교육과정까지 사용되었으며 제7차 개정 교육과정 이후로는 삭제되었다. 산문의 다양성에 대한 의식은 전반적으로 희박한 수준이며 제3차, 4차, 7차,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단초가 보이는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산문’의 갈래 개념에 대한 의식은 모호해 보인다. 제6차, 7차 교육과정에서만 ‘산문’이라는 개념을 사용하였을 뿐 나머지는 ‘문장’, ‘한문 기록’, ‘글’ 등 포괄적이거나 모호한 개념을 사용하고 있다.
역대 교육과정에서 平易한 한문 산문을 교수하도록 강박하였고, 다양한 산문의 교수에 대한 의식이 희박하였으며, 한문 산문에 대한 의식이 모호하다는 점이 한문 산문 교육을 활성화시키지 못한 원인이 되었다.
학계와 교육계에서는 한문과가 나가야할 방향은 한문 문장의 독해이므로, 한문 교과에 ‘한자어’의 비중이 높아지는 현상을 우려하였다. 그러나 한문교육에서 한자어에 대한 비중이 약화되지 않는 원인은 한문과 교육과정에 있다.
제1차 교육과정기부터 2015 교육과정기까지 ‘한자어’의 교수·학습에 대한 내용이 배제된 시기는 없다. 다만, 제4차 교육과정기에는 한문 독해의 비중을 높이고 상대적으로 한자어의 비중을 낮춤으로써 한자어 학습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제1, 2차 교육과정기는 한문이 국어과에 속해 있었으므로 국어와의 연관성을 논의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다만, 제2차 교육과정기에는 한자어 지식이 한문 독해를 위해 기능한다는 의식을 보이고 있다. 제3차 교육과정기는 한문과가 국어과로부터 분리된 시기였으므로 ‘어휘’와 국어와의 관계를 단절시키려는 의도가 보인다. ‘한자어’를 최소화고 한문 문장 독해의 비중을 높이려는 의지는 제4차 교육과정기에 가장 선명하였다가, 제5차 ~ 제7차 교육과정기까지는 한자어의 비중을 높였을 뿐만 아니라 국어와의 연관성도 강조하였다. 또 제7차 교육과정기부터 2015 개정 교육과정기까지는 한문과가 도구 교과적인 성격이 있다고 명시함으로써 한자어의 중요도를 유지하게 만들었다. 다만, 2007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한자어의 비중을 강조하는 진술을 삭제하였고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어휘 교수 학습이 학문 독해를 위한 것임을 분명히 하였다.
바람직한 한문 산문 교수를 위해서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한다.
1. ‘한문과 교육과정’에 산문에 대한 개념과 교수에 대한 방향이 명확히 제시되어야 한다.
2. 다양한 한문 산문의 교재화 방안을 현실적인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강구해야 한다.
3. 斷章取義로 본래의 의의를 왜곡하는 글이 교재에 수록되어서는 안 된다.
4. 산문의 특성을 보일 수 있는 최소 편폭의 보장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5. 한자어의 교수 학습을 통하여 한문 문장 독해에 도움을 주겠다는 발상을 뒤집어 한문 문장 독해의 과정 속에서 한자어의 구조와 의미를 익히게 한다는 의식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Ⅰ. 문제의 제기

 

본고의 기본적 문제의식은 ‘바람직하고 가치 있는 한문 산문 교육을 위한 준비와 실천’에 있다. 한문 산문 교육뿐만 아니라 각급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한문교육은 ‘한문과 교육과정’을 따르게 되어 있다. 물론 교수·학습의 재료인 한문 교과서도 한문과 교육과정에 준하여야 자격을 득할 수 있다. 따라서 본고는 역대 ‘한문과 교육과정’에 반영되어 있는 한문 산문에 대한 의식을 고찰하고 문제점과 대안을 제시해보려고 한다.

본고의 세부 문제의식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한문 산문 교육이 단조롭고 부실하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근본적인 이유는 어디에 있는가? 한문 산문 교육의 부실 원인이 한문교육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없게 만드는 제도에 있는 것만은 아니다. 연구자들은 지속적이고 다발적으로 ‘다양한 한문 산문의 교재화’에 대해 주장하면서도 그것과 교육과정의 상관성을 따져 보려는 시도가 미미하였다. 만약 교육과정에서 ‘다양화’를 권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재와 교수로 구현되지 못한다면 문제의 근원은 교재 집필자와 교사에게 귀착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반대로 교육과정에 충실히 호응한 결과 단조로운 결과가 만들어 졌다면 다양화의 요구와 의지를 교육과정에 반영할 수 있는 방안을 고구해야 할 것이다.

둘째, 한문과 교육과정 안에 ‘한문 산문’에 대한 명확한 의식이 존재하는가? 이는 한문 산문 교육에 대한 문제를 논할 때 가장 먼저 검토해 보아야만 하는 문제이다. 한문교육학계뿐 아니라 교육 현장에서도 ‘한문 산문’이라는 개념을 주저하지 않고 사용하고 있는데, 그것이 한문과 교육과정에 준하는지 세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문 산문 교육의 부실은 필연코 한문 산문에 대한 선명치 않은 의식과 관련이 있다.

셋째, 한문과가 나가야할 방향은 한문 문장의 독해라는 것은 모두가 동의하는 전제이다. 그렇기 때문에 제한된 한문 시간에 문장 독해와 거리가 먼 영역이 교육과정에서 증강되는 것을 경계해 왔다. 그 대표적인 것이 한문 교과에 ‘한자어’의 비중이 높아지는 현상에 대한 우려이다. 따라서 그와 같은 우려와 문제의 근본적 원인을 교육과정에서 살펴보고 대안을 생각해 보고자 한다.

 

Ⅱ. ‘簡易’를 넘어 ‘多樣’으로

 

한문 산문 교육에 대한 연구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졌고 그에 따른 성과도 적지 않은데, 대개가 다양한 산문의 교재화 방안과 교수·학습 방법에 대한 것이다. 2012년까지의 한문 산문 교수·학습 방법과 관련된 연구 동향은 안세현(2012)이 「한문 산문 교육의 방향과 교수·학습 모형 -고등학교 한문을 대상으로」1)에서 정리하였고, 2016년까지의 한문 산문 교육 및 한문 산문의 교재화 방안에 대한 연구는 장재익(2016)이 「한문 산문 ‘箴’의 교재화 방안」2)에서 잘 정리하였다. 안세현은 “한문 산문 교수·학습의 난점과 교육과정에서 제시한 교육 목표를 고려하면서, 한문 산문 교육의 방향 네 가지를 제안한다.”고 하였는데, 그중 하나로 “한문 산문이 지닌 다양한 글쓰기의 세계를 보여주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그리고 장재익은 2009 개정 교육과정에 의거해 집필된 한문 교과서 분석 결과 산문의 양적 비중이 다른 갈래에 비하여 월등히 높은 반면 다양한 문체를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하였다. 윤지훈(2011)도 “한문 산문은 각 문체별로 나름의 특징과 형식을 지니고 있으므로 산문을 이해하고 감상할 때 문체에 대한 교육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3)라고 주장하였다. 이처럼 한문 산문 교육의 발전적 방안 제시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다양한 산문을 교재에 수록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문 교과서에 수록된 산문이 단조롭다는 비판뿐 아니라, 한문과 교육과정이 한문 산문에 대하여 가볍게 기술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4) 

 

 

1) 『漢文敎育硏究』, 제39호, 한국한문교육학회.
2) 한국교원대학교대학원, 한문교육전공, 석사학위논문.
3) 「‘2007년 개정 한문과 교육과정’에 따른 고등학교 한문Ⅱ의 산문 교육 방향에 관한 일고」, 『한자한문교육』, 제26집, 한자 한문교육학회.
4) 성락운(2013)은 ‘2009 개정 교육과정’을 검토하면서 “한문 산문은 글의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설명이 매우 간략 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라고 하였다(「척독의 교재화 방안」, 한국교원대학교대학원, 한문교육전공, 석사학위논문).

 

 

한문 교과서에 수록된 산문의 문체가 단조롭다는 주장에는 크게 이의가 없지만 다소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 왜냐하면 그와 같은 주장은 주로 특정 산문 문체를 교재화하여 교수·학습하여야 한다는 결론을 도출하려는 논문의 문제의식으로 항용 제시되기 때문이다. 저간에 제출된 논문에서 제안된 문체만 보더라도 序跋類, 贈序類, 說, 尺牘, 箴, 哀祭類, 碑誌類, 傳 등으로, 어지간한 문체는 거론된 셈이다.

다양한 산문의 교재화에 대한 요구는 문체를 넘어서, 중국과 우리나라 작가의 산문에서 탈피하여 일본과 베트남의 산문도 교재화 하자는 요구로 확장되고 있다. 이는 교재에 수록된 산문류가 단순하고 반복 轉載되는 현상에 대한 반발이다. 다채로운 산문의 교재화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할 이유가 없지만 그것을 교수·학습으로 실현할 수 있는 제도적 조건과 환경을 고려할 때에는 이론으로 형성될 요건조차 충분하지 못하다.

제도 교육 내의 제 문제는 교육과정을 떠나서 논의하는 것이 무의미하고 공허하듯 한문 산문의 다양한 교재화와 교수·학습에 대한 논의도 교육과정이 제시한 조건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본고는 역대 교육과정의 검토를 통해 다양한 한문 산문의 교재화에 대한 제안의 타당성과 가능성을 타진해 보고자 한다.

한문교육 연구자들이 주장하는 다양한 한문 산문의 교재화와 교육과정의 상관성은 어떠할까? 교육과정에서 그것을 권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현되지 못하는 것일까? 아니면 교육과정에 호응한 결과 단조롭게 된 것일까?

본고는 제1차 교육과정부터 ‘簡易’ 혹은 ‘平易’라는 개념이 한문 문장, 특히 산문에 제한 조건으로 명시되고 있다는 것에서 그 원인을 찾았다. 제1차 교육과정이라 불리며 1955년 8월 1일에 문교부령 제45호로 제정 공포된 국어과 중학교 교육과정의 <중학교의 漢字 및 漢字語 학습> <三. 중학교 漢字 및 漢文 학습 내용>에서 “국민학교에서 습득한 漢字 지식을 기초로 하여 일상생활에 활용되는 상용한자 범위 내의 漢字, 漢字語 및 간이한 漢文을 습득하게 한다.”라고 기술한 뒤 ‘제3학년 교재 내용’에서 “교재 선택에 유의하여 상용한자 범위 내의 한자를 완전히 습득하게 하고 아울러 간단한 短文類와 평이한 詩歌類를 課한다.”라고 기술하였다. 제1학년에서는 한자와 한자어를, 제2학년에서는 한자와 한자어, 일상생활에 많이 쓰이는 고사 등을 지도하게 지시하고 있을 뿐, 문장은 제3학년에, 그것도 ‘간단한 단문’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는 <一. 漢字 및 漢字 학습의 의의>에서 “5. 다만 우리의 실생활에 가장 밀접한 범위 내의 漢字와 漢文을 적은 노력으로 짧은 기간에 습득하게 하려는 것이다.”라고 기술한 바와 같이, 단기간에 최소한의 한문 독해 능력을 함양하는데 한문교육의 의의를 두었기 때문에 ‘간단한 단문’ 이상의 문장 교육은 필요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는 당시 한문이 속해 있던 국어 교육의 목표에서 “일상생활에 필요한 국어”가 강조되었던 경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다만, 고등학교의 교육과정은 고급 지식의 교수에 목적을 두고 있어서 중학교의 교육과정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三. 고등학교 漢文 과정>5) 제2학년 <교재 내용>에서 “평이한 문장, 사서(史書), 격언(格言), 우화(寓話) 등을 과하되, 현대인의 관념(觀念)에 감응(感應)되고 심금(心琴)을 고동(鼓動)시킬 수 있는 교재를 선택하는데 유의한다.”6)라고 기술하였고 <지도 요령>에서 “교재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여 심미력(審美力)과 판단력(判斷力)을 기르고 고매(高邁)한 인격 도야에 힘쓰도록 한다.”라고 기술하고 있다. 제3학년은 여기에서 더 나아가 <교재 내용>에서 “전기류(傳記類), 문장류(文章類), 사서류(史書類), 평이한 경전(經傳), 시가(詩歌) 등을 과하되, 장편일 때는 분절(分節), 설장(設章)하여 학습 상 권태(倦怠)를 피하도록 한다.”라고 하였고 ‘지도 요령’에서 “고전(古典) 연구의 기초 지식을 수득(修得)하고, 단장(斷章) 취의(取義)의 폐단을 지양(止揚)하여 문(文) 전체의 대의(大意)를 파악할 수 있는 독서력을 기르며, 한학이 우리 문화에 미친 영향과 동양 문화의 특질을 이해하도록 지도한다.”라고 지시하고 있다. 이는 <국어과> <三. 고등학교 국어(一) 지도 내용> <읽기> <4. 고전(古典) 학습>의 “ㅈ. 한문학(漢文學)이 우리 문학에 끼친 영향을 이해하게 한다. (漢文과 연결)”라고 한 기술과 연관이 있지만,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한문을 국문학 고전의 일부로 인식하고 있었기에 중학교 한문교육과 확연히 구분되는 지도 내용과 과정을 지시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이한 문장’이라는 제약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시기에 특기할 만한 것은 ‘四. 참고 자료’를 따로 마련하여 <한문>에서 교재화 할 수 있는 자료들을 제시하였다는 사실이다.

 

漢文 지도의 자료는 실로 방대(尨大)한 것이나, 가장 중요한 부류(部類)만을 열거(列擧)하면 다음과 같다.

  1. 漢민족의 손으로 된 서적

(1) 經書: 四書 五經 等. (2) 史書: 二十四史, 資治通鑑, 十八史略, 戰國策 等. (3) 子書: 莊子, 荀子, 韓非子, 淮南子, 管子, 說苑 等. (4) 名家의 散文: 唐宋八大家文, 騈驪文 等. (5) 傳奇小說類: 傳奇小說, 三國志 等. (6) 其他의 散文: 蒙求, 小學, 近思錄, 孔子家語 等. (7) 古今의 有名한 詩集: 唐詩, 其他. (8) 有名한 文集類. (9) 兵書類.

  1. 韓人의 손으로 된 서적

(1) 史書: 三國史記, 三國遺事, 東史綱目, 高麗史, 增補文獻備考, 四千年文獻通考, 李朝實錄 等. (2) 其他의 散文: 海東小學, 童蒙先習, 芝峰類說, 東文選 等. (3) 各種文集: 鄭圃隱集, 退溪全集, 栗谷全集, 尤庵集, 燕巖集 等. (4) 詩: 大東詩選 等.

 

위에 나열된 참고자료 중 ‘(4) 名家의 散文’ ‘(6) 其他의 散文’에서 ‘산문’이라는 개념이 처음으로 출현하였으며 산문을 경서나 제자서, 사서, 소설 등과 구분하여 교육하여야 한다는 의식을 보이고 있다.

‘四. 참고 자료’에는 이십사사나 조선왕조실록처럼 중국과 우리나라의 방대한 역사서나 ‘유명한 문집류’ 등과 같이 모호하고 포괄적인 자료도 들어 있으나 수준 높은 한문교육을 통하여 고급의 고전 교육을 구현하려 한 의지를 볼 수 있다. 따라서 중학교 한문과는 달리 ‘간이’라는 제한을 최소화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단장취의’의 폐단을 지양하도록 주의를 주고 있다. 비록 고등학교의 한문이 선택 과목인 <국어Ⅱ>의 하나였지만, 독자적 특성을 지닌 교과목이라는 의식의 단초를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의식은 추후 한문교육의 올바른 정립을 위한 주춧돌이 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제1차 교육과정의 ‘簡易’라는 제한 조건은 이 때 갑자기 출현한 것이 아니다. ‘簡易’는 1895년 8월 12일 학부령으로 공포된 <小學校敎則大綱>에 “尋常科에는 近易適切ᄒᆞᆫ 事物에 就ᄒᆞ며 平易ᄒᆞ게 談話ᄒᆞ고 其 言語ᄅᆞᆯ 練習ᄒᆞ야 國文의 讀法 書法 綴法을 知케 ᄒᆞ고 次第로 國文의 短文과 近易ᄒᆞᆫ 漢文交ᄒᆞᄂᆞᆫ 文을 授ᄒᆞ고 漸進ᄒᆞ기를 從ᄒᆞ야 讀書 作文의 敎授 時間을 分別ᄒᆞᄂᆞ니 讀書ᄂᆞᆫ 國文과 近易한 漢文交ᄒᆞᄂᆞᆫ 文으로 授ᄒᆞ고 作文은 國文과 近易한 漢文交ᄒᆞᄂᆞᆫ 文과 日用書類 等을 授ᄒᆞᆷ이 可홈. 高等科에ᄂᆞᆫ 讀書ᄂᆞᆫ 漢字交文을 授ᄒᆞ고 作文은 漢文交文과 日用書類 等을 授ᄒᆞᆷ이 可홈.”7)이라고 한 규정에서 ‘近易’라는 개념이 사용되었고 이후 1909년 7월 5일에 공포된 <보통학교령 시행규칙>의 ‘國語及漢文’ 중 “漢文은 平易한 문장을 敎授ᄒᆞ되 其 章句의 意義ᄅᆞᆯ 明晳ᄒᆞ고 兼ᄒᆞ야 文理結構에 注意케 ᄒᆞᆷ이 可홈.”이라고 하였으니, 한문교육의 취지가 국문에 맞춰져 있기에 ‘近易ᄒᆞᆫ 漢文交ᄒᆞᄂᆞᆫ 文’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는 일제감정기의 조선교육령에도 적용되었으니, 1911년 10월 20일에 공포된 조선교육령 가운데 보통학교 <朝鮮語及漢文>을 보면 “朝鮮語及漢文은 諺文으로 始作ᄒᆞ야 漢字가 交ᄒᆞᆫ 文章 及 平易한 漢文을 授ᄒᆞ고 그 材料ᄂᆞᆫ 國語에 準ᄒᆞ야 選擇ᄒᆞ며 漢文은 德性의 涵養에 資ᄒᆞᄂᆞᆫ 것을 取ᄒᆞᆷ이 可홈.”이라 하였으며, 이러한 기조는 고등보통학교도 큰 차이가 없었으니, “朝鮮語及漢文은 普通의 言語, 文章을 理會ᄒᆞ야 日常의 用務ᄅᆞᆯ 辨ᄒᆞ는 能을 得케 ᄒᆞ며 兼ᄒᆞ야 덕성의 涵養에 資ᄒᆞᆷ을 要旨로 홈. 朝鮮語及漢文은 德敎에 資ᄒᆞᆯ 文章을 選ᄒᆞ야 此를 授ᄒᆞᆷ이 可홈.”이라고 하여 ‘普通’의 수준으로 제한하고 있다.

특히, 1922년 2월 15일에 공포되고 동년 4월 1일에 시행된 <普通學校規程總令>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시행령의 제23조에 “漢文은 平易한 漢文을 了解하는 能力을 얻게 하고 兼하여 德性의 涵養에 이바지하는 것을 要旨로 한다. 漢文은 처음에는 短句, 短文의 읽기를 敎授하고 나아가서는 平易한 漢文에 이르게 하고 또 嘉言諺辭 등을 加한다.”라고 하였고 <高等普通學校規定總令> 제11조에는 “朝鮮語及漢文은 普通의 朝鮮文 及 平易한 漢文을 講讀케 하여 實用簡易한 朝鮮文을 짓게 하고 또 朝鮮語文法의 大要를 교수한다.”라고 하였다. 그런데 전자는 한문의 교수에 대하여 기술한 반면 후자는 조선어문 작문에 도움에 되게 한다는 도구적 효용에 대하여서만 언급하고 있다. 이와 같은 식민지 교육 정책의 의식과 표현은 해방 이후의 교육과정에도 인습된 요소가 있다.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제1차 교육과정부터 한문의 제한 조건이 된 ‘簡易’는 1895년 이후의 신학제 수립기와 일제 강점기 교육령에서부터 ‘近易’와 ‘平易’라는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제2차 교육과정에서는 ‘간이’에 대한 수준의 제한이 상당히 강화된 경향을 보인다. 1963년 2월 15일에 문교부령 제120호로 개정 공포된 중학교 국어과 교육과정 <Ⅴ. 한자 및 한문 지도> <3. 지도 내용> 제1학년에서는 “(1) 간단한 단어의 음독” 제2학년에서는 “(3) 간단한 격언의 이해 (4) 간단한 고사 읽기 (6) 간단한 성귀의 이해” 제3학년에서는 “(1) 간단한 문장의 이해 (5) 평이한 시가류의 이해 (6) 간단한 고사 등의 이해”라고 명기하고 있는데, 학년이 올라갈 때마다 상위의 위계로 배정된 단어, 격언, 고사, 성구, 문장, 시가 등에 모두 ‘간단’과 ‘평이’라는 제한 조건을 붙였다.

고등학교의 경우는 이전 시기와 마찬가지로 <국어과> <1. 지도 목표> <읽기> <ㄷ. 고전 학습>의 “(2) 한문학이 우리 문학에 끼친 영향을 이해하게 한다.”와 관련하여 <국어Ⅱ>8) <2. 한문 과정> <(1) 의의와 목표>에서 “중학교에서 학습한 한자 및 한자어 지식을 기초로 하여, 평이한 산문류, 사서류, 시가류 및 경서류를 과하여, 한학 특유의 취의를 파악하게 하고, 한학이 우리 문화에 미친 영향과 동양 문화의 연원을 인식하여, 건실한 인격 도야에 이바지하도록 한다.”라고 기술하고 있는 바, 산문이 교육과정에서 비로소 노출되었으나, 그것을 ‘평이’로 제한되고 있다. <(2) 지도 내용>에서도 “2) 평이한 문장, 사서, 격언, 우화를 읽게 한다. 3) 평이한 경전, 시가를 읽게 한다.”라고 기술함으로써 중학교와 고등학교 모두 내용의 ‘평이’라는 제약을 강화함으로써 이전 시기 한문 교육의 고급화 의지에서 후퇴하였고 이후 한문 교육과정에 ‘간이’라는 제한 조건을 傳授하였다.

 

 

5) “해방 후 처음으로 ‘한자 및 한문 지도’를 교육과정으로 구체화하였으나 ‘국어Ⅱ’에 포함시켜 국어 교육의 일부로 간주하 였다.”(문교부(1989), 『고등학교 한문과 교육과정 해설』, p.98).
6) 한자병기 표기는 원 출전을 따른 것이다. 이하도 마찬가지이다.
7) 신학제 수립기부터 교육 일제 강점기까지의 교육령에 대한 자료는 유봉호(1992)의 『한국교육과정사 연구』(교학연구사)를 참조하였음.
8) 제2차 교육과정에도 ‘한문’은 ‘국어Ⅱ’에 들어 있었다. (문교부(1989), 『고등학교 한문과 교육과정 해설』, p.99.)

 

 

제3차 교육과정은 한문과가 국어과로부터 독립하여 독자적 교육과정을 확보한 기념비적인 시기이다. 1973년 8월 31일에 문교부령 제325호로 개정 공포된 중학교 한문과 교육과정의 <(1) 일반 목표>에서 “(가) 한문 독해에 필요한 한자, 어휘, 간단한 한문의 구조를 이해하게 한다.”라고 전제하였고, 이하의 <(2) 학년 목표> 제1학년에서 “(나) 간단한 성어를 중심으로 한 간이한 한문을 이해할 수 있게 한다.”라고 하였으며 제2학년에서 “(나) 간단한 성분의 간이한 한문을 이해할 수 있게 한다.”라고 하였으며 제3학년에서 “(나) 여러 가지 성분의 간이한 한문을 바르게 해석할 수 있게 한다.”라고 하여 학년이 올라감에 따라 단순한 구조로부터 복잡한 구조의 문장을 학습하게 한다는 학년 목표를 설정하고 있으나 ‘간이한 한문’이라는 기조는 고수하고 있다. 이와 같이 ‘간이한 한문’을 강조하고 있는 이유는 <다. 지도상의 유의점>에서 “(2) 난해한 내용은 이를 피하여 학생으로 하여금 흥미 있게 학습할 수 있도록 유의한다.”는 진술과 관련이 있다. 이는 종전의 한문을 적은 노력으로 짧은 기간에 습득케 하려는 목적과는 차원을 달리한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고등학교의 경우에도 <1. 목표>에서 “가. 간단한 구조의 한문을 학습하게 하여 한문 해독의 초보적 기능을 발전시킨다. 나. 각종 형식의 우리나라의 간이한 한문을 고루 학습하게 하여 선인의 생활, 사상, 감정 등을 이해하게 한다.”라고 하여 중학교와 마찬가지로 ‘간이한 한문’으로 내용을 제한하고 있으나, ‘각종 형식’이라는 다양성에 대한 의식의 단초를 보여주고 있다. 다만, 중학교와 고등학교 공히 ‘산문’이라는 개념을 사용하지 않고 있으니, 이 역시 제2차 교육과정의 의욕에 비해 미흡한 점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전 시기의 ‘국어에 영향을 끼친 점을 알기 위해 국어 고전의 일부로서 한문교육을 실시한다.’는 목표 하에 이루어진 한문교육과는 차원을 달리하여 ‘한문 독해’에 목표를 두었다는 것은 매우 획기적이다.

제4차 교육과정기라 불리며 문교부 고시 제442호로 1981년 12월 31일에 개정 고시된 한문과 교육과정은 이전 교육과정에 비하여 상당한 자신감과 존재감을 확보하였다. 종전에 사용되던 내용 수준의 제한 조건이었던 ‘간이’가 <나. 학년 목표 및 내용> 중 1학년 <목표>의 “다) 간이한 한문 기록을 이해하게 한다.”와 <내용>의 “사) 간이한 한문 기록을 풀이한다.”에서 보일 뿐, 2학년과 3학년의 <목표>와 <내용>에서는 ‘간이’라는 제약 조건이 부기되지 않았으며 <다. 지도 및 평가 상의 유의점>에도 관련 제약이 사라졌다. 고등학교의 경우에는 교육과정 전체에 ‘간이’ 혹은 관련 표현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한편, 이 시기에도 여전히 ‘한문 산문’이라는 개념은 단독으로 사용되지 않고 있다. <가. 교과 목표>에서 “3) 한문 기록을 이해하고 감상하게 한다. 4) 한문 기록을 통하여 전통 문화를 이해하고 이를 계승 발전시키는 태도를 가지게 한다.”라고 하였으니, ‘한문 기록’은 ‘한문 산문’을 포괄하는 개념이라고 하겠다. 이는 <다. 지도 및 평가 상의 유의점> <지도>에서 “마) 한문 기록에는 운문, 산문 등 여러 종류의 글을 포함시켜 학습이 골고루 이루어지도록 한다.”라고 한 기술에서 드러난다. 또 위의 기술에서 다양성에 대한 인식의 단초가 보이는데, 이는 ‘간이’에 대한 강박으로부터 다소 자유로워졌기에 가능해진 것이며 <다. 지도 및 평가 상의 유의점> <1) 지도>의 “사) 읽기 자료의 학습은 읽기, 쓰기, 내용 이해 등이 동시에 달성되도록 한다.”와 같이 학습의 유기성을 제시한 기술은 이전 시기에 볼 수 없던 한문 교수의 적극성을 표출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자신감은 확장 혹은 지속되지 못하고 제5차 교육과정기라 불리며 문교부 제87-7호로 1987년 3월 31일에 개정 고시된 한문과 교육과정에서 제4차 교육 과정 이전의 경향으로 퇴행하였으니, <가. 교과 목표>에서 “4) 간이한 한문을 이해하고 감상하게 한다.”라고 전문에 밝히고 이하의 <나. 학년 목표 및 내용> 1학년 <1. 목표>에서 “사) 간이한 한문을 독해할 수 있게 한다. 아) 간이한 한문 속에 담긴 전통 문화를 바르게 이해하려는 태도를 가지게 한다.”라고 하였고 <2. 내용> <다) 한문>에서 “(3) 간이한 문장을 풀이하고 이해하기 (4) 간이한 한시를 풀이하고 감상하기 (6) 간이한 한문 속에 담긴 선인들의 생각과 느낌을 바르게 이해하고 수용하려는 태도 가지기”라고 기술하고 있으며, 2학년과 3학년도 대동소이하다. 다만 3학년은 “(6) 문장을 풀이하고 이해하기”라고 하여 ‘간이’라고 하는 제한 조건을 겨우 탈거하였다.

중학교 교육과정에서는 여전히 ‘산문’이라는 개념이 사용되지 않았지만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는 <내용> <3. 한문>에서 “⑹ 산문의 특징을 알고 독해하기”라고 기술함으로써 ‘산문’의 입지를 선명히 하였다. 이는 이전 교육과정과 달리 내용 체계를 한자, 한자어, 한문으로 3분하고 각각의 내용을 설정하였던 것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제4차 교육과정에서 다소 자유로웠던 ‘간이’라는 제약이 제5차 교육과정에서 다시 부활 강화되었다는 점에서 한문교육의 확장 발전에 대한 제동이 예견되었다.

제5차 교육과정에서 위축된 자신감은 제6차 교육과정기로 칭해지며 교육부 제1992-11호로 1992년 6월 30일에 개정 고시된 한문과 교육과정에서 더욱 위축되고 말았으니, 이는 한문과가 필수과목에서 선택과목으로 전환된 상황과 맥락을 같이 한다.

<2. 목표>에서 “라. 간이한 한문을 독해할 수 있는 기초적인 능력을 기르게 한다.”라고 하였고 이에 따라 <3. 내용> <가. 내용 체계>의 영역 중 <한문>에서 1학년과 2학년은 “간이한 문장의 풀이” 3학년은 “간이한 산문의 독해”라고 기술하였다. 이는 <성격>에서 “중학교 한문과는 한문과의 일반적 성격을 바탕으로 하되, 한문이 중학생들에게 학교 교육의 정규 교과로 처음 제공된다는 점을 감안하여, 학생들이 쉽고 재미있게, 체계적이며 계획적으로 한문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중점을 둔다. 이를 위하여, 중학교 한문과는 중학교 한문교육용 기초 한자 900자를 중심으로 한 한자와 한자어를 익혀 활용하게 하고, 간이한 한문 문장을 독해할 수 있는 기초적인 능력을 기르게 하는 교과이다.”라고 한 기술에서 보듯이 정규 교과로서 한문을 중학교에서 학습자들이 처음 접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시각에 기반한다. 그렇지만 고등학교의 경우는 제5차 교육과정과 같이 ‘간이’라는 제약이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제5차 교육과정에서 고등학교에서만 보이던 ‘산문’이라는 개념이 이 시기에는 중학교 교육과정에도 사용되었다는 점에서, 비록 제도적으로 한문교육의 위상이 위축되었지만, 한문교육의 경험이 축적되고 방향성을 제대로 잡아 가고 있다는 사실을 포착할 수 있다.

교육부 제1997-15호로 1997월 12월 30일에 고시된 제7차 중학교 한문과 교육과정에서는 <1.성격>에서 “중학교 한문은 한문과의 일반적인 성격을 근거로, 중학교 한문교육용 기초 한자 900자를 중심으로 한자, 한자어, 한문을 익혀 일상생활에 활용하며, 평이한 한문 문장을 독해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고, 우리의 전통 문화를 이해하고 건전한 가치관을 함양하는 데 중점을 둔다. 특히, 한문 교과가 학교 교육의 정규 교과로는 중학교부터 시작된다는 점을 감안하여, 학생들이 쉽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데 유의한다.”라고 기술하고 있으니, 이는 제6차 한문과 교육과정을 그대로 계승한 것이며, 2015 개정 교육과정까지 전해졌다. 그리고 그것에 근거하여 <2. 목표>에서 “다. 간이한 한문을 독해할 수 있는 기초적인 능력을 기른다.”라고 하였고 <3. 내용> <영역별 내용> 1학년 <한문>에서 “(1) 간이한 문장을 읽고 뜻을 풀이한다.” 2학년 <한문>에서 “간이한 문장을 바르게 읽고 뜻을 풀이한다.” 3학년 <한문>에서 “간이한 문장을 읽고 그 뜻을 스스로 풀이한다.”라고 하여 1학년부터 3학년에 이르기까지 학습 방법에 차등을 두었으나 학습 대상이 되는 문장의 수준은 모두 ‘간이한 문장의 학습’으로 제한하였다. 다만, <4. 방법> <나. 교과서 개발 및 심의의 기준> <3) 내용의 수준과 범위>에서 “나) 한문 학습을 위한 제재, 특히 본문은 한문 문장을 독해할 수 있는 기본적인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간이한 글을 다양하게 제시한다.”라고 하여 비록 내용을 ‘간이한 문장’으로 제한하였지만 다양한 글을 교과서에 싣도록 권고하고 있으니, 이는 저간에 고조된 학계의 요구가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전 시기의 중학교 교육과정에서 명기되었던 ‘산문’이 이 시기에 다시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교육인적자원부 제2007-79호로 2007년 2월 28일에 고시된 2007 개정 한문과 교육과정은 이전 시기의 교육과정과 상당한 차별성을 보인다. 한문교육의 위상이 나날이 추락되는 실정에서 한문교육의 내실화를 꾀하려는 노력을 엿볼 수 있다. 한문과 교육과정에서 묵수되었던 ‘간이’가 이 시기에 비로소 전면 삭제되었다는 것은 매우 획기적인 성과라고 할 수 있겠다. 또 내용 체계가 ‘한문’과 ‘한문지식’으로 양분됨으로써 ‘한자-한자어-한문’의 구도에 큰 변화가 생겼다. 특히 <한문> <이해>의 <내용>에서 기존의 ‘문장’이란 개념이 ‘단문’과 ‘산문’으로 구체화됨으로써 중학교 한문 교육과정에 ‘한문 산문’이라는 개념이 선명하게 표출되었다.9) 더욱이 <영역별 내용> 1학년 <읽기>에서 “(4) 한문 산문을 소리 내어 읽을 수 있다. (5) 한문 산문을 끊어 읽을 수 있다. (6) 한문 산문을 바르게 풀이할 수 있다.” <이해>에서 “(3) 한문 산문의 내용과 주제를 이해한다. (4) 한문 산문의 특수한 표현 방식을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다.”라고 하였으니, 한문 과목의 교수 환경이 위축되는 상황에서도 한문교육의 적극적 의지와 정상화의 염원이 여실히 드러나 있다. 이러한 경향은 비록 내용상 다소 차이는 있지만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교육과학기술부 제2011-361호로 2011년 8월 9일에 고시된 2009 개정 교육과정10)은 대체적으로 2007 개정 교육과정의 의식을 계승한 것으로 보인다. 2009 개정 교육과정은 2007 개정 교육과정과 마찬가지로 ‘간이’나 ‘평이’와 같은 제약 조건이 보이지 않는다. ‘산문’의 측면에서 살펴본다면, 2007 개정 교육과정과 내용 체계를 달리 하여 ‘독해’, ‘문화’, ‘한문’의 영역으로 3분하면서 <내용>에서 ‘산문’이라는 개념도 삭제하였다. <학습내용 성취 기준>에서 산문의 종류와 그에 따른 서술 및 표현 방식에 대하여 상세히 기술하면서도,11) ‘산문’ 대신 ‘글’이라는 개념을 사용하였다. 다만, <5. 교수․학습 방법>의 <나. 교수·학습 방법>에서 ‘한문 산문’을 ‘한문 단문’, ‘한시’와 함께 나열하고 있다. 이러한 기조는 고등학교 교육과정으로 확산되어 있으니, <학습내용 성취 기준>에서 산문의 종류와 특성에 대하여 이전 시기의 교육과정에서 보지 못하였던 상세한 기술을 하였다.12) 이는 이전 시기와 달리 교육과정 해설서의 내용을 융합하였다는 현실적 이유가 있었겠으나, 교육 과정 자체만 두고 본다면 구체적이고 충실해졌다고 평가할 수 있다.

 

9) 2007 개정 교육과정에서 ‘문장’은 <한문지식> 영역의 <문장>에 배속되었으며 <내용>은 “문장의 구조, 문장의 유형, 문장의 수사”로 편성하였다.
10) 교육과정이 개정되면 총론과 각론이 같이 나와야 하는데, 2009 개정 교육과정은 발표 당시에 일단 총론이 나오고 2011 교과 교육과정에서 각 과목별 교과과정 각론이 나왔다.
11) “(2) 글을 읽고 중심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하에 “교훈적인 내용이나 도리(道理)를 설파하는 글, 사회의 풍속(風俗)이 나 인정(人情)을 기술하는 글”이라고 한 기술이나 “(3) 글을 읽고 지은이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다.” 하에 “생동하는 인물 형상을 빌려서 모종의 도리를 나타내는 우언(寓言)이나 특징적인 인물의 언행 묘사를 통해 그 인물의 풍모를 드러 내는 일화(逸話)와 같은 글”, “(6) 글에 나타난 표현의 효과를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다.” 하에 “글을 읽을 때에는 글에 나타난 특징적인 서술 방식과 표현 방식을 이해하여 글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즐길 수 있어야 한다. 가령, 사물의 이치를 따지거나 자신의 사상을 천명함으로써 남을 설득시킬 것을 목적으로 하는 글들은 주로 의론적(議論的)인 서술 방식을 사용한다. 산천(山川)의 경물(景物)이나 지리(地理) 또는 사회의 풍속(風俗)이나 인정(人情)을 기술하는 글들은 주로 묘사 적(描寫的)인 서술 방식을 사용한다. 인물의 언행이나 사건의 경과를 서술하는 글들은 주로 서사적(敍事的)인 서술 방식 을 사용한다. 사람이나 사물, 사건에 대해 느낀 개인의 감정을 표현하는 글들은 주로 서정적(抒情的)인 서술 방식을 사용 한다.”는 기술이다.
12) “(3) 사리를 밝히거나 시비를 가리는 글을 읽고 주장의 근거를 판단할 수 있다.” “(4)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의 행적을 서술하는 글을 읽고 사건이나 인물이 가지는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 “(5) 사실이나 사물을 기술하는 글을 읽고 지은이 가 강조하는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6) 실용문을 읽고 글의 내용을 글의 목적과 관련지어 파악할 수 있다.”

 

 

교육부 제2015-80호로 2015년 12월 1일에 고시된 2015 개정 한문과 교육과정에서는 ‘다양성’이 전면으로 부각되었다. <목표>에서 “라. 다양한 유형의 한문 자료를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심미적으로 향유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른다.”라고 전제한 것에서 다양성에 대한 지향을 볼 수 있다. 2015 개정 한문과 교육과정은 이전과 내용 체계를 달리해 <한문의 이해>와 <한문의 활용>으로 양분하고 있는데, 이중 산문과 관련된 기술은 <한문의 이해> ‘영역’ <한문의 독해> ‘핵심 개념’ 하에 “한문은 글의 내용과 형식에 유의하여 읽어야 글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다.”에 녹아들어 있다. 그러나 ‘산문’이라는 개념은 ‘단문’이나 ‘한시’과 함께 표출되지 않고 ‘글’로 대체되어 있으니, 이는 직전 교육과정의 의식을 계승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성취기준> 해설에서 “한문 산문은 문학적인 글은 물론 역사적·철학적인 글이나 심지어 실용적인 글조차도 각기 감상의 대상이 되는 하나의 작품이기도 하다.”라고 하여 한문 산문 교육에 대한 지침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는 고등학교 교육과정도 대동소이하다.

이상에서 고찰한 역대의 교육과정에 나타난 내용 수준의 제약에 대한 표현, 산문의 다양성에 대한 의식, ‘산문’의 갈래 개념에 대한 의식 유무 및 표현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위의 표에서 정리한 바와 같이, 한문의 내용 수준에 대한 제약은 제1차 교육과정부터 제6차 교육과정까지 사용되었으며 제7차 개정 교육과정 이후로는 삭제되었다. 산문의 다양성에 대한 의식은 전반적으로 희박한 수준이며 제3차, 4차, 7차,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단초가 보이는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산문’의 갈래 개념에 대한 의식은 모호해 보인다. 제6차, 7차 교육과정에서만 ‘산문’이라는 개념을 사용하였을 뿐 나머지는 ‘문장’, ‘한문 기록’, ‘글’ 등 포괄적이거나 모호한 개념을 사용하고 있다.

  

Ⅲ. 한자어에 대한 고민과 오해

 

한문과 교육과정에서 한문 산문 교육의 理想을 제약하는 조건은 ‘簡易’와 함께 ‘漢字語’ 교육의 비중이었다. 한문교육 학계에서 한문교육은 한문 독해와 감상 능력을 함양하고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으며, 한문 독해의 중요성에 대하여 논의할 때는 의례 한문과 교육과정에서 ‘한자어’ 교육이 한문 독해의 비중을 약화시키거나 한문의 독자성을 훼손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교육 현장에서는 ‘한문’이 ‘한자어’ 교육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크게 우려하기도 한다. 그러나 한문교육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주장할 때마다 제시하는 ‘우리말의 70% 이상이 한자어’라는 논거는 한문과가 지닌 傳家의 寶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한문학습이 타 교과의 효율적 학습에 도움을 준다는 논리도 한문교육 이론과 교육의 담당자들은 상식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와 같은 이율배반적 논리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없을 수 없다. 한자어의 교수·학습에 대한 고민은 역대의 교육과정 분석을 통하여 읽어낼 수 있다.

한문교육이 국어과에 속해 있던 제1차 교육과정 시기에는 한문이 <중학교의 漢字 및 漢字語 학습>으로 명기되어 있으니, 비록 각론으로 <二. 漢字 및 漢文의 지도 요령>, <三. 중학교 漢字 및 漢文 학습 내용>이라 하여 한문교육을 배제하고 있지 않지만, 한문이 국어과의 附庸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으며 한자어 교육이 중심에 놓여 있었다. 이는 고등학교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문이 여전히 국어과에 속하였던 제2차 교육과정에서는 <국어과> <Ⅴ. 한자 및 한문 지도> <2. 학년 목표>에서 “일상생활에 활용되는 교육한자 범위 안의 한자, 한자어 및 간이한 한문을 습득케 한다.”라고 전제하고 이하의 각 학년 목표에서 제1학년은 “한자의 구조, 서획의 순서, 음의, 서체 등을 지도하고, 한자 사전류의 활용, 방법에 숙달하게 한다.” 제2학년은 “전 학년에서 학습한 한자 지식의 기초 위에 그 활용 범위를 넓히고, 무미건조한 자구 연습을 피하여 흥미를 유발하도록 지도한다.” 제3학년은 “한자어의 구조와 의의를 정확히 파악하고 반복 연습으로써 그 이해를 깊게 한다.”라고 기술하고 있으니, 제1차 교육과정과 달리 한자-한자어-한문을 교수·학습의 위계로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학년 목표>에서 전제한 한자-한자어-한문의 위계 구조가 각 학년의 <목표>에 구현되지는 않은 것으로 볼 때 한자와 한자어에 비해 한문에 대한 의식은 미미했음을 알 수 있다.

고등학교의 경우에는 흥미롭게도 <2. 한문 과정> <(1) 의의와 목표>에서 “중학교에서 학습한 한자 및 한자어 지식을 기초로 하여, 평이한 산문류, 사서류, 시가류 및 경서류를 과하여, 한학 특유의 취의를 파악하게 하고, 한학이 우리 문화에 미친 영향과 동양 문화의 연원을 인식하여, 건실한 인격 도야에 이바지하도록 한다.”라고 하여 한자와 한자어 지식은 한문 독해를 위해 기능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13) 이러한 의식은 제3차 교육과정에도 그대로 계승되어 <(1) 일반 목표>에서 “(가) 한문 해독에 필요한 한자, 어휘, 간단한 한문의 구조를 이해하게 한다.”라고 하였으니, 한자와 어휘는 한문 해독에 필요한 전 단계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리고 이하의 <학년목표>에서 1학년은 “한자, 어휘 및 한문의 구조에 관한 기초적인 지식을 가지게 한다.” 2학년은 “(가) 한자, 어휘 및 한문의 구조에 관한 기초적인 지식을 넓히게 한다.” 3학년은 “(가) 한자, 어휘 및 한문의 구조에 관한 기초적인 지식을 더욱 넓히고, 이를 확실히 하게 한다.”라고 하였으니, ‘한자–어휘-한문’을 한문 학습의 체계로 설정하였음을 알 수 있다. 또 제3차 교육과정의 ‘한자–어휘-한문’이라는 구조는 다른 시기에서 보이는 교수·학습의 위계가 아니라 체계와 내용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 한 가지 특기할만한 사실은 한문과가 국어과로부터 독립된 교과로서 위상을 천명할 필요가 있다는 듯이 어휘14)와 국어의 관계를 배제하였다. 특히 고등학교는 <2. 내용> <가. 지도 사항>에서 “(3) 한자어로 된 격언, 고사, 숙어”라고 규정함으로써 한자어는 한문과 관련된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한문과의 독자성을 지키기 위한 값진 의식은 다음 시기의 교육과정에서 소중하게 계승되었다.

제4차 교육과정은 다른 시기의 교육과정에 비하면 상당히 이상적이다. 우선 <가. 교과 목표>에서부터 “한문 학습에 흥미를 가지고 이를 습관화함으로써 한문을 독해할 수 있는 기초 기능을 기르며, 전통 문화를 아끼고 계승하려는 태도를 가지게 한다.”라고 기술하고 있으니, 한문과목이 어느 정도 위상을 정립하였다는 자신감을 읽을 수 있다. <다. 지도 및 평가상의 유의점> <지도>에서 “한자의 학습은 그 짜임을 바탕으로 하되 한자어나 문장을 통하여 습득되도록 한다.”15)라고 하였으니, 한자만을 단독으로 교수하는 단조로움을 경계한 것이다. 또 ‘한자어’ 교수에 대한 단독 조항도 찾아 볼 수 없다. <목표>나 <지도 및 평가상의 유의점>에서도 관련 기술을 하지 않았다. 다만, <내용>에서 중학교 1학년은 “한자어의 짜임을 안다.” 2학년은 “한자어의 짜임을 알고 익힌다.” 3학년은 “한자어의 짜임을 알고 활용한다.” 고등학교는 “한자와 한자어의 짜임을 알고 활용한다.”라고 기술하고 있을 뿐이니, 제4차 교육과정에 이르러 ‘한자어’ 학습을 한문교육에서 최소화하겠다는 의식이 절정에 달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13) 물론 각론에서 “3) 우리의 일상생활에 가장 많이 활용되는 한자어, 격언, 고사 숙어 등을 이해시킨다.”라고 하여 한자어 의 교육이 국어 생활에 도움이 되게 한다는 기능적 측면도 망각하지 않고 있다.
14) 종전의 ‘한자 어휘’라는 개념을 ‘어휘’로 대체하였는데, 이는 국어과에서 ‘어휘’라는 개념을 사용하였기에 상호 통일성을 기한 것으로 보인다.
15) 제4차 교육과정이 갖는 이상성은 ‘문법’에서 선명히 드러나니, “문법은 문장과 글의 습득을 통하여 자연히 습득되도록 한다.”라고 하였다. 이는 제5차 교육과정에서 “문법은 독해를 원활히 할 수 있는데 목표를 두고 각 문법 사항을 주어진 글이나 예를 통하여 이해시키되 독해력을 기르는 데 중점을 두도록 한다.”라고 한 것과 제6차 교육과정에서 “문법은 독해를 원활히 할 수 있는 데 도움이 되는 범위 내에서 예를 통하여 지도하되 문법 용어는 국문법의 용어를 따를 것을 원칙으로 한다.”라고 한 것과 확연히 대비된다. 제4차 교육과정에서 문장 학습을 통하여 문법을 자연스럽게 습득하게 한다고 기술하였다면 제5차와 제6차 교육과정은 원활한 독해를 위해 문법을 학습하게 한다고 하였으니, 제4차 교육과정 에서는 문장 학습의 중요도를 강조하는 한편 문장과 문법 학습의 유기성도 고려한 것이다.
 

 

한문교육의 내용 체계가 ‘한자–한자어–한문’의 구조로 가시화 된 것은 제5차 교육과정부터 제7차 교육과정까지이다. 제5차 교육과정의 <교과 목표>에서 “2) 한자어를 익혀 언어 생활에서 활용하게 한다.”라고 전제함으로써 한자와 한자어는 문장 독해를 위해 교수한다는 명분을 탈거하고 국어 교육의 일부로 퇴행하고 말았다. <교과 목표>에 맞춰 각 학년별 <목표>에서도 “라) 한자어의 음과 뜻을 알고 바르게 쓰게 한다. 마) 한자어의 짜임을 알고 활용하게 한다.”라고 하고 <내용> <나) 한자어>에서 1학년과 2학년은 “(1) 한자어의 음과 뜻을 알기 (2) 한자어를 바르게 쓰기 (3) 한자어의 짜임을 알기 (4) 한자어를 한문 문장에서 활용하기 (5) 한자어를 익혀 언어 생활에서 바르게 사용하기” 3학년은 “(1) 한자어의 음과 뜻을 알기 (2) 한자어를 바르게 쓰기 (3) 고사 성어에 대해서 알기 (4) 한자어의 짜임을 통하여 문장의 구조 이해하기 (5) 한자어를 익혀 언어 생활에서 바르게 사용하기”라고 기술하고 있는데, (1) ~ (5) 중 (4)에 한자어 교수·학습을 통하여 한문 독해 능력을 증진시키겠다는 내용이 들어 있으나, 전체적으로 실생활에 도움에 되는 한자어 교육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는 힘들다. 또 문장의 구조에 대한 이해의 과정에서 한자어의 짜임을 습득하게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고등학교 교육과정도 크게 다를 바가 없어서 <교과 목표>에서 “2) 한자어를 알고, 문장과 언어 생활에서 활용하게 한다.”라고 전제하였기에, 이하의 <내용>과 <지도 및 평가상의 유의점>에서도 동일한 내용을 반복 기술하고 있다. 더욱이 <지도 및 평가상의 유의점>에서 “학습의 위계성과 연계성이 유지되도록 상호 관련지어 지도하라.”고 지시함으로써, 이후 ‘한자–한자어–한문’을 한문교육의 차제 내지 위계로 여기게 만들었다. 이와 같은 의식은 제6차 교육과정으로 계승되어 한자어와 한문의 상관성을 더욱 약화시키게 되었다.

제6차 교육과정에서는 전문에 해당하는 <성격>에서 “한문과는 국어 어휘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한자어의 학습을 통하여 언어 생활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한국인으로서 갖추어야 할 일반 교양을 기르게 하는 교과이다. 또한, 한문과는 한자어로 된 학습 용어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능력을 길러, 일반 교과를 학습하는 데도 많은 도움을 주는 도구 교과적 성격을 지닌 교과이기도 하다.”라고 전제함으로써 이전 시기에도 보이지 않았던 국어와의 연관성을 강조하였을 뿐만 아니라 다른 교과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도구 교과적 성격이 있다는 점을 역설함으로써 그동안 힘들여 구축한 한문과의 위상을 스스로 흔드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한문이 도구 교과적 특성을 갖는다는 말은 ‘한자어’를 두고 볼 때 가능한 것이다. 이것이 전제될 때 아무리 한자어와 한문 문장 교육의 연관성을 강조하려 해도 자가당착에 빠질 수밖에 없다. 예를 들면 <방법>에서 “(4) 한자어는 가능한 한 언어 생활이나 문장 독해와 관련지어 지도한다. (5) 한자어의 짜임은 그 특징이 뚜렷한 것에 한하여 한자어의 풀이나 문장 구조와 관련지어 지도한다.”라고 기술하고 있지만 이는 한자어 교수의 기능을 한문 문장 교수에 억지로 끼워 넣은 것에 불과하다. 만약 한문과 관련성이 있는 한자어 교수를 기도한다면 “문장 독해의 과정 속에서 한자어의 짜임을 지도한다.”로 바꾸어야 할 것이다.

한자어의 비중에 대한 의식은 <평가>에서 “마. 한문과 평가는 한자, 한자어, 한문의 각 영역별 학습 내용을 균형 있게 평가하라.”라고 한 기술에서도 재차 확인할 수 있다. 표면적으로는 한자, 한자어, 한문을 균형 있게 평가하라고 지시하고 있으나 한자어의 지분 1/3을 고수하라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는 그 아래 항의 “(2) 한자와 한자어는 가능한 한 언어 생활이나 문장 독해와 관련지어 평가한다.”라고 한 말을 보면 분명히 알 수 있다. 비록 ‘문장 독해’와의 관련성도 끼워 넣었지만 아무래도 ‘언어 생활’과의 관련성이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 제6차 중학교 한문 교육과정의 상기 특징은 고등학교 한문 교육과정에서도 동일하게 구현되고 있다.

신설 재량 시간의 선택 과목으로 전환된 한문의 제7차 교육과정은 대체로 제6차 교육과정을 계승하고 있다. <성격>에서 “한문과는 국어 어휘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한자어의 학습을 통하여 언어 생활을 원활하게 하고, 다른 교과를 학습하는데 도움을 주는 도구 교과이며, 한문의 학습을 통하여 한자로 기록된 각종 한문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능력을 기르기 위한 교과이다.”라고 한 기술은 제6차 교육과정과 별반 차이가 없다.

제7차 교육과정에서는 제5차, 제6차 교육과정에서 늘어난 한자어의 비중을 공고히 하기 위한 논리도 제시하였다. 제7차 교육 과정을 구성하기 위하여 집필진이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중학교 한문교육에서 가장 강조해야 할 영역으로 한자어(또는 성어)가 48.36%, 한자가 40.98%, 한문(문장)이 10.66% 순이라고 응답하였고, 고등학교 한문교육에서 가장 강조해야 할 영역으로 한자어가 54.07%, 한문(문장)이 26.27%, 한자가 17.78% 순이라고 응답하였다고 한다.16) 그리고 이와 같은 사전 조사의 결과를 토대로 제7차 교육과정에서는 한문교육과 언어 생활과의 관련성 및 실용성을 강화하였다. 그러나 “한문 교과 교육의 궁극적 목표라 할 수 있는 한문 능력 신장은 한자와 한자어 학습과 균형성을 유지하도록 하되 가능한 한 세 영역이 유기적으로 관련될 수 있도록 하였다. 즉, 한문 교과의 영역을 한자·한자어·한문으로 나누되, 한자는 한자어와 관련하여, 한자어는 한문과 관련하여 학습 내용을 구성함으로써 한자와 한자어의 학습이 단순히 한자와 한자어를 익히는 데만 국한되지 않고 문장의 독해 활동에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도록 했다.”17)라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 <4. 방법> <가. 교수·학습 계획>에서 “(5) 한자, 한자어, 한문의 학습이 통합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고, 반복 학습이 가능하도록 계획한다.” <4. 방법> <나. 교과서 개발 및 심의의 기준> <3) 내용의 수준과 범위>에서 “다) 한자의 짜임, 한자어의 짜임, 문장의 구조, 허사의 쓰임, 문장의 형식, 시구 및 한시의 풀이 등에 대한 학습 내용은 문장의 독해와 감상 능력을 기르는 데 주안을 두어 적절하게 제시한다.”라고 기술하였고 <평가 지침>에서도 “(나) 한자 및 한자어는 언어 생활과 문장 독해에 활용할 수 있는지의 여부에 중점을 두어 평가한다.”라고 기술하였으니, 제7차 교육과정 집필진이 한자와 한자어는 문장 독해를 위한 내용 영역이라는 인식을 분명히 가지고 있었다는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하겠다.18) 제6차 교육과정의 기조를 계승하여 ‘한자어’에 대한 비중을 강화한 제7차 교육과정은 중학교, 고등학교 공히 <성격> 뿐만 아니라 이하의 <목표>, <내용>, <방법>, <평가>도 제6차 교육과정과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16) 한국교육개발원 교육과정개정연구위원회(1997), 『제7차 중·고등학교 한문과 교육과정 연구 개발』, p.7.
17) 상게서, p.8.
18) 다만 제6차 교육과정과 마찬가지로 “중학교 한문과 교육 과정에 제시한 목표의 달성 여부에 중점을 두어 평가하되, 한자, 한자어, 한문의 평가가 균형 있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평가 계획을 수립한다.”라고 한 기술은 한자어를 한문과 독립적으 로 인식하고 있다는 오해를 야기할 수도 있다.

 

 

‘한자어’의 비중 강화에 대한 반발과 반성은 2007 개정 교육과정에서 技術的으로 수용되었다. <성격>에서 “한문과는 한자문화권에서 공통적으로 사용되었던 고전 문언문인 한문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을 익혀 한문 독해와 언어 생활에 활용하는 데 필요한 도구 교과이며, 한문의 학습을 통하여 다양한 유형의 한문 자료를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심미적으로 향유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기 위한 교과이다.”라고 하여 제6, 7차 교육과정에서 명시된 ‘도구 교과’라는 개념을 그대로 수용하고 있으니, 이는 제도적·현실적 상황의 영향으로 보이지만, ‘언어생활에 활용되는 데 필요한 도구 교과’라는 명제가 존재하는 한 국어 영역에 귀속되는 한자어를 배제하기는 힘들다.

2007 개정 교육과정 해설서에서 “첫째, 한문 과목의 도구적 성격을 새롭게 규정하였다.”19)라고 하면서 “언어생활과 다른 교과의 학습에 도움을 줄 뿐 아니라 한문 전적 이해의 기본적 도구가 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한문 전적 이해의 기본적 도구”라는 말은 한문과 본연의 성격이므로 ‘도구’라는 개념을 붙일 이유가 없다. 따라서 ‘도구’라는 개념은 이전 교육과정과 크게 다르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5 ~ 제7차 교육과정까지 이어진 한자어의 비중을 강조하는 진술을 삭제하였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만하다.

2007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종전의 ‘한자어’ 대신 ‘어휘’20)라는 개념으로, ‘한자’ ‘문장’과 함께 ‘한문지식’ 영역에 편재 하였으며, ‘단어의 형성’ ‘단어의 갈래’ ‘어휘와 의미’ 3개의 ‘내용’으로 구성하였다.

2007 개정 교육과정의 의식과 기조는 2009 개정 교육과정에도 계승되었다. 변함없이 한문을 ‘도구 과목’으로 규정하였고 ‘어휘’를 <한문지식>의 영역에 귀속시켰으며 ‘단어의 형성’ ‘단어의 갈래’ ‘성어의 의미’로 내용을 구성하였으니, 2007 개정 교육과정의 ‘어휘와 의미’라는 다소 모호한 내용이 ‘성어의 의미’로 대체됨으로써 보다 다듬어진 느낌을 주고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는 한자 어휘가 총론의 <추구하는 인간상> “마. 다양한 상황에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며 존중하는 의사소통 역량”에 대응하여 “의사소통 능력은 한자와 한문 자료 및 언어생활에서 사용되는 한자 어휘를 활용하여 생각과 감정 등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이해하며 소통하는 능력이다.”라고 성격을 규정하였고 <목표>에서 “라. 다양한 유형의 한문 자료를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심미적으로 향유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른다.”라고 기술하였다. 그리고 <내용체계>에서 ‘한자 어휘와 언어생활’이라는 핵심개념으로 ‘한문’ 영역 속에 편재 하였고 ‘일반화된 지식’에 “한자 어휘에는 일상생활에서 널리 사용하는 말도 있고, 다른 교과에서 학습 용어로 사용하는 말도 있다.”라고 기술하였으며 ‘일상 용어’ ‘학습 용어’ ‘성어’의 3가지 내용 요소로 구성하였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2007 개정 교육과정에서부터 부각된 일상 용어나 타 교과의 학습 용어에서 사용하는 어휘 학습에 도움을 주는 도구적 효용론이 변함없이 적용되었지만 <한문의 이해> 영역에 ‘한자와 어휘’라는 ‘핵심 개념’으로 한문 독해를 위한 어휘 교수 학습을 새롭게 설정하였다는 점에서 단순한 한자 어휘 교육의 경계를 분명히 하였다.21)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제1차 교육과정기부터 2015 교육과정기까지 ‘한자어’의 교수·학습에 대한 내용이 배제된 시기는 없다. 다만, 제4차 교육과정기에는 한문 독해의 비중을 높이고 상대적으로 한자어의 비중을 낮춤으로써 한자어 학습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제1, 2차 교육과정기는 한문이 국어과에 속해 있었으므로 국어와의 연관성을 논의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다만, 제2차 교육과정기에는 한자어 지식이 한문 독해를 위해 기능한다는 의식을 보이고 있다. 제3차 교육과정기는 한문과가 국어과로부터 분리된 시기였으므로 ‘어휘’와 국어와의 관계를 단절시키려는 의도가 보인다. ‘한자어’를 최소화고 ‘한문 문장 독해’의 비중을 높이려는 의지는 제4차 교육과정기에 가장 선명하였다가, 제5차 ~ 제7차 교육과정기까지는 한자어의 비중을 높였을 뿐만 아니라 국어와의 연관성도 강조하였다. 또 제7차 교육과정기부터 2015 개정 교육과정기까지는 한문과가 도구 교과적인 성격이 있다고 명시함으로써 한자어의 중요도를 유지하게 만들었다. 다만, 2007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한자어의 비중을 강조하는 진술을 삭제하였고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어휘 교수 학습이 학문 독해를 위한 것임을 분명히 하였다. 한편 제3차, 제7차,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한자어’ 대신 ‘어휘’라는 개념을 사용하였다. 이와 같이 역대 한문 교육과정에는 한자어가 한문 독해를 위해 기능해야 한다는 의식이 선명하였지만, 그 비중에 대해서는 각이한 생각을 갖고 있었으며 그 행간에서 집필진의 고민과 갈등을 읽을 수 있다. 따라서 한문과 교육과정의 해당 내용과 그것이 작성된 제도적 환경에 대한 이해 없이 한자어의 비중 강화를 비판한다면 ‘한자어’에 대한 오해가 야기될 수밖에 없다.

 

 

19) 교육과학기술부(2008), 『중학교 교육과정 해설 Ⅴ』, <Ⅲ. 한문 과목 교육과정 개정의 중점>
20) 국어과 교육과정에서는 ‘국어 단어’라는 개념을 사용하였다. 
21) <성취 기준>에서 “단어 구조 분석하기:단어를 형성하는 의미 요소들 사이의 결합 관계에 대한 학습을 통해 한자 어휘 의 조어(造語) 방법을 이해하고 한문 독해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라고 한 기술을 보면 한문 독해를 위한 어휘의 교수 학습 의도를 더욱 분명히 알 수 있다.

 

Ⅳ. 결론

 

한문교육계에서는 한문 산문이 갖는 교수·학습적 효용이 발현되지 못하는 현실을 안타깝게 여기고 여러 가지 방안을 제시하고 있으나, 허다히 공허한 제안으로 귀착되고 말았다. 그 문제의 근원적 해결을 위해 역대 교육과정을 검토한 결과, 단기간에 최소한의 한문 독해 능력을 함양하는데 한문교육의 의의를 두었기 때문에 ‘간단한 단문’ 이상의 문장 교육이 필요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한문교육의 제도적 위상이 불안정하다는 점도 지난한 문제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한문 산문 교육이 부실하고 단순한 원인은 제1차 교육과정부터 ‘簡易’ 혹은 ‘平易’라는 개념이 한문 문장, 특히 산문에 제한 조건으로 명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문의 내용 수준에 대한 제약은 제1차 교육과정부터 제6차 교육과정까지 사용되다가 제7차 개정 교육과정 이후로는 삭제되었다. 그러나 제도적 제약으로 인하여 한문교육이 눈에 띄게 위축되는 상황에서 한문 산문 교육의 내실화를 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고 말았다.

학계와 교육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산문의 다양성 역시 역대 한문과 교육과정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한문과 교육과정에서 보이는 산문의 다양성에 대한 의식은 전반적으로 희박한 수준이며 제3차, 4차, 7차,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단초가 보이는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수준 있는 한문 산문 교육에 대한 요구에 한문과 교재 등이 부응하지 못하는 원인은 역대 한문과 교육과정의 ‘산문’에 대한 모호한 의식에서 찾을 수 있다. 제6차, 7차 교육과정에서만 ‘산문’이라는 개념을 사용하였을 뿐 나머지는 ‘문장’, ‘한문 기록’, ‘글’ 등 포괄적이거나 모호한 개념을 사용하고 있다.

이처럼 역대 교육과정에서 平易한 한문 산문을 교수하도록 강박하였으며, 다양한 산문의 교수에 대한 의식이 희박하였으며, 한문 산문에 대한 의식이 모호하다는 점이 한문 산문 교육을 활성화시키지 못한 원인이 되었다.

또 ‘한자어’가 문장 독해의 비중을 약화시킨다고 크게 우려하고 있지만, ‘한자어’의 교수·학습은 종래로 한문과 교육과정에서 비중 있게 다루어져 왔을 뿐만 아니라 한문과 국어의 관계에, 도구 교과라는 성격까지 부여됨으로써 그 사실적 비중은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는 실정이다.

제1차 교육과정기부터 2015 교육과정기까지 ‘한자어’의 교수·학습에 대한 내용이 배제된 시기는 없다. 다만, 제4차 교육과정기에는 한문 독해의 비중을 높이고 상대적으로 한자어의 비중을 낮춤으로써 한자어 학습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제1, 2차 교육과정기는 한문이 국어과에 속해 있었으므로 국어와의 연관성을 논의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다만, 제2차 교육과정기에는 한자어 지식이 한문 독해를 위해 기능한다는 의식을 보이고 있다. 제3차 교육과정기는 한문과가 국어과로부터 분리된 시기였으므로 ‘어휘’와 국어와의 관계를 단절시키려는 의도가 보인다. ‘한자어’를 최소화고 ‘한문 문장 독해’의 비중을 높이려는 의지는 제4차 교육과정기에 가장 선명하였다가, 제5차 ~ 제7차 교육과정기까지는 한자어의 비중을 높였을 뿐만 아니라 국어와의 연관성도 강조하였다. 또 제7차 교육과정기부터 2015 개정 교육과정기까지는 한문과가 도구 교과적인 성격이 있다고 명시함으로써 한자어의 중요도를 유지하게 만들었다. 다만, 2007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한자어의 비중을 강조하는 진술을 삭제하였고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어휘의 교수⋅학습이 학문 독해를 위한 것임을 분명히 하였다.

현행 한문과 교육과정에 “글에 나타난 표현의 효과를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다.”라고 명시 되어 있지만, 정작 한문과 교재에는 감상할만한 산문이 없다. 따라서 본고는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다양한 한문 산문을 교재화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기에 지속적으로 그 방안을 연구해야한다. 그러나 종전에 다루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온갖 갈래, 출전, 국적의 산문을 교재화 해야 한다는 주장은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 다양성도 중요하지만 산문 정신이 정채하고 문체, 출전, 작가의 전형성을 지니고 있는 작품을 선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 차후 교육과정에 산문 정신과 전형성에 대한 내용을 보충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하여 종래의 모호했던 ‘산문’이라는 개념이 선명하게 부각될 것이다.

둘째, 斷章取義로 본래의 의의를 왜곡하는 글을 수록해서는 안 된다. 이는 초창기 교육과정에서 이미 지적 경계한 바 있는데, 한문 교과서에서 산견되는 단장취의는 교육과정의 내용을 무리하게 수용하는 과정에서 야기된다. 교육과정에서 규정하는 한자의 제한과 문장의 형식 등 요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산문 문장은 그리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따라서 교육과정의 적용 여부를 다소 유연하게 판정하는 방안도 검토할만하다.

셋째, 산문의 특성을 보일 수 있는 최소 편폭의 보장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현행 교과서에 실린 글은 지나치게 짧은 나머지 산문보다는 문장에 가깝다. 짧은 문장을 대상으로 이해 감상까지 요구하는 것은 緣木求魚에 가깝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생략된 부분을 우리말로 보충 제시하자는 제안이 있었고 한문 교과서에 구현되기도 하였으나 본질적 해결 방안으로 보이지는 않으며 오히려 기형적인 혼종으로 보이기도 한다.

넷째, 한문에 도구 교과라는 성격을 부여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국어도 도구 교과를 표방하고 있으나 양상과 형편은 한문과 크게 다르다. 특히, 한자어와 한문 산문에 관련된 문제를 어떻게 조화롭게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한자어의 교수 학습을 통하여 한문 문장 독해에 도움을 주겠다는 발상을 뒤집어 ‘한문 문장 독해의 과정 속에서 한자어의 구조와 의미를 익히게 한다.’고 기술하는 것은 어떨지 제안해 본다.

Figure

Table

Reference

  1. 교육과학기술부(2008), ≪중학교 교육과정 해설 Ⅴ≫ .
  2. 문교부(1989), ≪고등학교 한문과 교육과정 해설≫.
  3. 안세현(2012), <한문 산문 교육의 방향과 교수·학습 모형 -고등학교 한문을 대상으로>, ≪한문교육연구≫ 제39호, 한국한문교육학회.
  4. 유봉호(1992), ≪한국교육과정사 연구≫, 교학연구사.
  5. 윤지훈(2011), <2007년 개정 한문과 교육과정’에 따른 고등학교 한문Ⅱ의 산문 교육 방향에 관한 일고>, ≪한자한문교육≫ 제26집, 한자한문교육학회.
  6. 장재익(2016), <한문 산문 ‘箴’의 교재화 방안>, 한국교원대학교 석사학위논문.
  7. 한국교육개발원 교육과정개정연구위원회(1997), ≪제7차 중·고등학교 한문과 교육과정 연구 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