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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N : 1598-1363(Print)
ISSN : 2465-8138(Online)
Han-Character and Classical written language Education No.48 pp.1-16
DOI : https://doi.org/10.15670/HACE.2020.48.1.1

Han-character Education Research in Literary Sinitic Education in School

Heo Chul*
* Research Assistant Professor, Institute for Han-character education, Dankook University
2020년 4월 19일 2020년 5월 10일 2020년 5월 21일

Abstract

Whether it is Literary Sinitic education in School, Literary Sinitic study or Han-character education, Han-characters is an essential element of all these educational contents. Han-characte education is a necessary contents in all aspects of education and utilization of Sino-words and Literary Sinitic. On the contrary, if there is no need for the use of Han characters or the value of words and Literary Sinitic, education related to Han-characters will also lose its useful value when it is no longer necessary. In this way, Literary Sinitic education in School, is not a subject that exists or should be done because of the education or utilization of Han-characters, but the necessity and goal of Literary Sinitic education in School, are fully recognized, and Han-characters are learned to achieve this need and goal.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reveal the specificity of Han-character education research covered by Han-character education through discrimination from Han-character studies. Through this research, we once again confirmed that Han-character studies are humanities and Han-character education is curriculum education. The research goals of humanities and curriculum education are not the same. Only using same characters as one of the subjects of the same study, these two areas have different orientations. Han-character education in the Literary Sinitic education in formal School, is a means factor to achieve the goal of the Literary Sinitic education in School, and the Han-character education itself cannot be the purpose. Therefore, the education related to Han-characters should be defined and prescriptive, while at the same time being variable according to the goals of the Literary Sinitic Education in its own case and its own type.

한문교과교육에서 한자교육연구의 특수성

許 喆*
* 단국대학교 한문교육연구소, 연구전담 조교수

초록

본 연구는 한문교과교육에서 다루는 한자교육연구의 특수성을 한자학 연구와의 변별성 비교를 통해 밝히고자 하였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한자교육연구의 필요성을 인정받기 위한 첫 단계는 미래의 인재가 한문교과의 학습을 통해 취득될 수 있는 지식과 정보가 미래사회에 왜 필요하며 어떻게 작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리적 설득을 통한 사회적 합의이다. 한문교과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의 바탕 위에서 한자교육의 필요성을 논하고, 한자교육연구에 관련된 여러 논의를 정치하게 할 수 있다.
본고에서 밝혔듯 한문교과에서의 한자교육은 중국어교육이나 일본어교육에서 말하는 한자교육 이나, 인문학 연구로서의 한자학 연구의 성과를 수용하는 것과는 다른 연구 영역이다. 한문교과에서 의 한자교육연구는 우리 사회에서 합의된 한문교과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구성된 내용 요소의 선정과 위계화를 충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한자와 관련된 제 요소를 재규정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교수-학습, 평가하는 도구를 개발하여 적용할 수 있는 내용 체계와 요소를 개발·적용함을 목적으로 한다.

Ⅰ. 서론

 

한국에서 학교 한문교과 교육이 시작된 시기는 1972년이다. 이때부터 우리나라에서는 학교 교육으로서의 “한문” 교과 교육과 학교 이외의 다른 공간에서 기타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불특정 대상에 의해 교수-학습이 시행되는 한문교육과 한자교육이 공존하게 되었다.1) 한문교과교육이나 한문교육,2) 혹은 한자교육3)에서 漢字는 필수 교육 요소이다. 결국 우리 사회에서 한자어휘나 한문의 활용에 대한 교육 가치를 상실한다면 한자에 관련된 교육 또한 존재 가치를 상실함을 말한다. 이렇게 볼 때, 한자 교육이 필요해서 한문교과가 필요하거나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한문교과교육의 필요성이 사회적으로 인정되고, 한문교과에서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 후에 ‘무엇’을 구성하는 기초 문자인 한자를 학습하게 된다. 한문교과의 내용으로서의 ‘무엇’은 결국 한자로 구성된 한자어휘와 한문 문장이기 때문에, 이를 학습하기 위해서는 한자가 불가결의 요소가 된다. 우리는 이를 한문교과교육에서의 한자교육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이 한자교육을 논의함에 있어 종종 우리는 한자학 연구의 성과를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의 문제와 만나게 된다.

한문교과에서의 한자교육과 한자학은 한자를 다룬다는 면에서는 동일하지만 그 근본적 목적과 연구의 지향은 다르다. 일반적으로 한자학은 한자라는 문자체계의 생성과 발전·변화·사용 등에 관해 전반적으로 연구하는 학문 분야이다.4) 그러나 한자교육은 위에서 언급하였듯 한문교과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선택되어지며, 그 내용에 있어서는 한자학의 여러 성과를 한문교과의 목표에 따라 재설정하고 조직하여 우리가 설정한 한문교과의 목표를 충분히 달성하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곧 한자교육연구에서는 한자학에서 성취한 개별 연구 영역과 성과 중에서 한문교과의 한자어나 한문을 학습하기 위해 필수적인 여러 내용을 교육과정 운영자가 취사 선택하여 이를 교육 현장에서 적용하는 것을 연구함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한자학 연구와는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처럼 다른 목적과 특성을 지닌 한자교육을 ‘한자학에서 한자교육이 파생’된 것, 혹은 ‘한자학의 연구 성과가 한자교육에 그대로 적용’되어야 한다거나, ‘한자교육에서는 현장에서의 교수-학습과 평가 요소만 개발하면 된다’는 관계로 규정하는 여러 사례를 우리 한문교과교육의 교과서나 한문과 교원양성과정5) 등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6)

본고는 한문교과교육에서 한자교육연구의 특수성을 밝히기 위해, 우선 한자학 연구의 특성을 여러 각도에서 살펴보고 이와 다른 한문교과교육 하위 영역으로서의 한자교육을 논의해 보고자 한다. 이와 같은 두 학문 간의 변별을 통해 한문교과교육으로서의 한자교육연구가 지향해야 할 바를 모색해 볼 수 있을 것이다.

 

1) 학교라는 제도에서 보면 공교육과 사교육이지만, 학교라는 제도에서 벗어나서 생각해 본다면 학교 교육에서의 ‘한문’교과 만이 한문교과교육이다.
2) 이 점에 관련해서는 허철(2011)에서 이미 밝힌 바 있다.
3) 한자교육과 관련된 그간의 연구 성과는 허철(2011);김왕규(2015)에서 살펴볼 수 있다.
4) 물론 이 효과가 적거나 의미 없다는 것은 아니다. 단지 한자학 연구의 본질과 그 파생 효과를 나누어서 보고자 한 것이다. 
5) 한문교과서마다 다른 한자학 연구의 성과를 수용하는 것이나 교원양성과정 중 ‘한자교육’을 별도로 설정하지 않는 경우, 설정하였더라도 《설문해자》 나, 혹은 한자학 관련 영역을 교수 내용으로 삼을 뿐 ‘한자교육’을 전면적으로 다루는 경우 는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6) 사실 이러한 경향성은 한문학과 한문교과교육, 한문교육과 한문교과교육에서도 보인다.

 

Ⅱ. 한자학 연구의 특성과 관심

 

1. 小學에서 한자학으로의 발전 방향

 

일반적으로 한자학이라 불리는 학문 영역은 역사적으로 小學에서 시작하여 이후 여러 명칭의 변화를 거쳐 지금에 이르고 있다.7) 중국 漢代에 한자에 대한 본격적 연구가 필요했던 이유는 정치・철학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것도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당시 한자학 연구의 필요성은 許愼의 예에서 알 수 있듯 고문자[秦나라 이전의 문자]의 해독을 통해 고문자로 기록된 고문헌 등을 당대 사람들에게 바르게 이해시키는 데 있었다. 이러한 목적에서 발전하기 시작한 소학은 文字· 訓詁·聲韻 등의 개별 학문으로 분화하여 나름의 연구 성과와 영역을 구축하게 현재에 까지 이르게 된다. 곧 한자 고문자의 형태적 특성이 어디에서 기인하였으며, 무엇을 記標하고 있는지, 그 기표는 어떻게 변화되어 사용 적용되고 있으며 해당 글자의 음가적 특성은 어떤 것인지에 대한 논리적 추정을 시도하는 동시에 시대별 문자사용의 규정화와 규범화를 위한 노력이 한자학 연구였다.

학문적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 다양한 근거 자료와 논리적 체계 마련이 필요했다. 그러나 때로는 자료 확보에 한계가 있었고, 때로는 세계관이나 당대 유행하던 사상의 흐름에서 자유롭지 못하면서 그 논리적 체계도 영향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학의 학문적 전통은 거의 2천년 동안 한자문화권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학술 영역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였고, 그 성과 또한 적지 않았다.8)

20세기에 이르러 서양과의 접촉이 활발해지면서 동양의 전통적 학문들도 서양 학문으로부터 큰 영향을 받게 된다. 전통 학문이었던 한자학 또한 전통적 소학 연구와는 다른 맥락에서 진행되었다. 서양 학문과의 접촉을 통해 소학은 그 이전과 다른 형태와 내용으로 전환을 시도하였다. 종래의 소학이라는 명칭을 버리고 ‘문자학’이나 ‘어언문자학’ 등의 용어 사용에 대한 논쟁을 거쳐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한자학이라는 명칭으로 정착된 과정만으로도 그 사정을 알 수 있다.

이처럼 현대적 의미의 한자학 영역 연구의 시작은 20세기 초였으나, 실제 그 결과물을 볼 때 1949년 신중국 성립 이후인 1970년대에서야 정립되었다고 할 수 있다. 당시 중국에서의 한자학 연구는 중국인들의 정치적・문화적・사회적 요구는 물론이요, 갑골문과 금문 등 고문자 자료들의 대량 발굴과 확보, 서양 학술 이론의 적용을 통한 학술적 논리성을 갖추면서 이전의 소학과는 다른 학문으로 발전하였다. 여기서 말하는 정치적・문화적・사회적 요인이란 문자 개혁에 관한 오랜 논쟁을 말한다. 역사적으로 오랜 시간 동안 한자를 사용해왔기 때문에 현재에도 여전히 한자를 사용해야 한다는 당위는 구시대를 타파하고 신시대를 열고자 했던 신중국인들에게 납득될 수 있는 당위가 아니었다. 또한 한자 사용 지지자들에게는 서양 문자와의 비교를 통한 한자의 문제점이 신랄한 비판과 사용 철폐까지 제기되던 당대 사회에서 서양의 문자 체계와 대응되는 한자만의 독특한 성질과 그 사용의 근거나 이유를 충분하게 납득시킬 새로운 논리가 필요했다. 이와 함께 한자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실질적인 방안도 필요했다. 簡化字 정책과 異體字 정리를 통한 규범화・통일화 방안 등은 어떻게든 한자 사용을 견지해야 한다는 한자 사용 지지파의 시대적 요구에 대한 결과물이었던 셈이다.

곧 한자 사용파는 다양한 사회의 변화에 따른 반대파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한자 사용 정당성의 논리와 이를 뒷받침할 다양한 한자학 관련 이론을 정치하게 발전시켰다.9) 한자의 특성과 성질에 관한 이론화 등은 물론이요, 한자의 시각적 부호와 의미부여·변화의 특성에 관한 연구, 시대와 지역, 개인에 따른 자형의 변화 과정, 자체의 다양성은 물론이요, 고문헌과 문물 속에서 다양하게 존재하는 사용의 특성을 공시적 혹은 통시적 일반성과 특수성 등을 이용하여 귀납 정리하는 것 뿐 아니라, 현재 중국인들의 문자사용의 요구를 반영하여 한자를 새롭게 변화시키는 등의 모든 요구를 연구에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살펴볼 때, 우리는 중국인의 입장에서 말하는 한자학 연구와 한국의 입장에서 말하는 한자학 연구의 차이, 곧 전통적 학문으로서 한자를 바라보는 전통 동아시아학의 입장과 현대 중국적 시각에서 ‘한자’를 바라보는 보편적 차이를 알 수 있다.

금문자 단계까지의 한자의 형태 발전과 그 규칙성의 발견, 혹은 역사적 발전 단계 속에서 한자의 모양과 의미 변화와 전용 등의 문제는 한자 연구의 보편성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간화자의 생성 원리와 그 적용, 현대 사회에서 사용하거나 교육되는 중국어 속의 한자의 형태와 의미 관계 등 현대한자학의 발전은 중국 사회의 현실적 요구에 의한 특수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10) 곧 현재 한자를 사용하는가의 유무에 따라 중화권과 일본인, 한국인의 한자학 연구 대상과 범위는 보편한자학과 특수한자학으로 구분된다.

따라서 중국의 문자 개혁 이전 소학에서 다루고자 하였던 대상은 현대 한자학 연구에서 보편성을 추구하기에 적합한 재료가 되지만, 각 국의 문자 개혁 이후에 변화하였던 각 지역과 국가의 자형과 이를 뒷받침하는 이론은 개별적이자 특수한 성격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7) 小學은 한 대 이후로 오랜 동안 사용된 文字, 訓詁, 聲韻에 관한 學을 지칭하였다. 後代 淸末에 이르러 소학의 명칭과 내용에 대한 여러 학자들의 의견이 분출되면서 문자학, 한어언문자학 등의 명칭을 사용하다가, 1989년 王凤阳이 한자학이 라는 용어를 제창 사용하면서 현재까지 이르고 있다.
8) 한자학 관련 지식이 동아시아 관련 지식과 연구에 끼칠 수 있는 영향에 관해서는 許喆(2018)에서 자세히 논의한 바 있다.
9) 종래의 육서론에서 삼서설, 구형학 등으로 발전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10) 이와 관련해서는 이미 허철(2013)에서 자세히 논한 바 있다.

 

2. 한자학 연구의 다양성과 발달

 

보편적 한자학의 연구 영역은 한자의 특성과 성질에 관한 이론화 등은 물론이요, 한자의 시각적 부호와 의미부여, 변화의 특성에 관한 연구, 시대와 지역·개인에 따른 자형과 자체의 변화의 변화와 개인화·집단화 과정의 다양성은 물론이요, 고문헌과 문물 속에서 다양하게 존재하는 사용의 특성을 공시적 혹은 통시적 일반성과 특수성 등을 이용하여 귀납 정리하는 것 등 다양한 연구 영역을 포함하고 있다.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나열하면 아래와 같다.

 

∙문자와 한자의 관계 규정

∙한자의 정의와 특성

∙한자의 기원과 발전

∙고문자 단계와 금문자 단계, 현대 한자 단계

∙한자의 성질과 특성

∙소학 이론의 필요성과 발전 단계

∙六書論의 발달

∙한자 정리 이론과 역사, 방법

 

위의 내용을 간단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문자로서의 한자에 관한 논쟁과 이를 통한 이론 체계 구축이다. 전 세계 문자의 발전 단계에서 볼 때 한자는 매우 독특한 역사성을 지니고 있는 문자 체계이다. 서양 문자학 이론가들의 시각의 출발은 당연히 서양 문자체계의 발달 과정이었다. 당시 세계에서는 서양학자들에 의해 구축된 문자 이론 체계가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것으로 인식되는 상황이었다. 그들의 대체적인 문자 발전단계는 그림문자에서 표의문자를 거쳐 표음문자로 발전하는 모형이었다. 그러나 서양 문자학자들에게 그림문자에서 출발한 표의문자 체계인 한자가 어떤 이유와 근거에 의해 표음문자로 변화되지 않고 여전히 표의문자로 사용되고 있는가를 설명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제였다. 동시에 이 단계론에 벗어난 한자를 설명하는 것은 동아시아 한자문화권의 연구자들에게도 매우 중요한 과제였다. 서양학자들 중에는 표음문자 단계로 발전하지 못하고 여전히 표의문자 단계에 머물고 있는 한자는 낙후한 문자체계이며, 동아시아인들은 이 낙후한 문자 체계를 사용함으로써 여전히 낙후한 세계에 머물고 있다는 논리까지 비약하였고, 이러한 주장은 동아시아 학자들의 입장에서 절대 용인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동아시아 한자문화권 내에서는 중국을 중심으로 서양 학자들의 ‘문자 발전의 삼단계론’에 대한 대응 논리를 다양하게 모색하였다. 결국 문자사용은 언중과 사회·국가에 의해 선택되는 것이며, 문자는 특정 기준과 시각에 따라 우와 열을 논할 대상이 아니고, 표음문자와 표의문자 뿐 아니라 전 세계의 모든 문자는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지고 발전되었다는 논리를 구축하였다. 곧 어느 문자가 좋은 문자인가 나쁜 문자인가, 우수한가 열등한가의 문제가 아니라 문자는 언중에 의해 ‘선택’된 것이며 모두가 각기 다른 장단을 가진 다른 문자일 뿐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이와 함께 한자의 특성에 관한 이론도 발전하게 된다. 한자학의 특성은 보편적 성질을 연구하는 한자학과 특수한 성질을 연구하는 한자학으로 발전하게 된다. 이 연구를 통해 한자를 하나의 언어에 연결된 문자가 아닌 다언어의 문자체계로 볼 수 있는 근거와 이론 발전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었다. 곧 한자 연구는 중국어에만 국한되지 않고 한국어·일본어·베트남어 등을 넘어 한자의 영향을 받았던 다양한 언어에서 사용했던 문자, 곧 한자계 문자까지까지 영역을 확대하여, 중국어를 기록하는 서사부호체계로서의 한자라는 “협의”의 정의와는 다른 광의의 정의로써의 한자를 규정할 수 있었다. 이 정의는 매우 큰 영향력을 가진다.

주지하듯 한자는 그 사용 범위에 따라 크게 협의의 의미로서의 한자와 광의의 의미로서의 한자로 정의된다. 이 구분의 기준은 “언어”와의 관계에 있다. 다시 말하면 ‘중국어를 기록하기 위한 것인가?’, ‘다양한 언어들의 표기 수단으로서 사용되었는가?’이다. 여기서 한자학의 연구 영역도 달라진다. 중국어를 기록하기 위한 문자 체계라면 타 언어 속의 한자는 관심의 대상이 되지 않으며, 오로지 중국인과 중국 사회, 중국 언어 속에서의 한자만을 연구 대상으로 하게 된다. 반면 광의의 의미가 될 때는 그 연구 영역이 달라지게 된다. 개별 언어 사회 속에서의 수용과 변용, 창조의 단계 모두를 그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곧 하나의 언어에 대응되는 문자 체계에 대한 연구에서 벗어나 동아시아 한자문화권 전반의 언어에서의 사용으로 변화되는 것이다. 더 나아가 한자의 구조적 영향을 받은 다양한 파생 문자형태까지도 한자학 연구의 연구 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완전히 다른 연구 영역과 대상을 지니게 된다.

한편, 한자학은 개별 학문영역으로 오랜 시간 동안 다양한 분야의 학문으로 분화 발전되었다. 연구 대상의 특성에 따라 자원학, 자체학, 구형학, 문화학으로 개별 연구화하기도 하고, 시대를 기준으로 고문학과 금문자학, 현대한자학 등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개별 자체의 특성에 따라 구분하여 갑골문·금문·전국문자·소전·예서·해서·행서·초서 등을 연구하기도 한다.

다양한 자형을 정리하기 위한 異體字 연구는 최근에 더욱 발전하여 자형과 자체 발생과 사용의 다양성의 각도에서 각 시대와 문화를 바라보는 연구로 발전하기도 하였다. 종래 한자학 연구와 관련된 역사를 정리하는 연구도 하나의 개별적 연구 영역이 되었다. 한자를 바라보는 태도에 관한 심리적 태도와 접근법에 관한 연구는 한자교육이나 한자를 이용한 다양한 문화 상품의 개발과 관련된 연구로 발전하기도 하였다. 전산학의 발달과 함께 이루어지는 전산한자학도 또 하나의 한자학의 연구 영역이자 방법론이 되고 있다. 기표와 기의 관계를 이용하여 한자 연구를 어휘 연구의 측면에서 바라보는 연구도 활성화 되어 이를 통해 특한 한자가 독특한 문화현상의 귀착점이며, 더 나아가 지역학 연구이자 문화인류학적 연구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주장하기도 한다. 결국 한자를 단순히 문자, 혹은 문자체계라는 범위에서 연구하는 경계를 넘어 인문학적 연구의 주요 대상으로 발전되고 있다.

이렇듯 한자학 연구는 고문자 해독에 도움을 주는 소학의 지위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학문 체계로 발전하여 자신만의 독특한 연구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공시와 통시를 한 축으로 삼고 이에 대응하는 한 축으로 때로는 기표와 기의의 관계를, 때로는 기표의 변화 양상을, 때로는 기의의 적용과 변화를, 사회에서의 사용 문제 등 다양한 기준을 적용하면서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또한 언어와 문자를 종속적인 것이 아닌 것으로 파악하여, 어휘나 언어의 영향과 관계없이 독자적인 영역으로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한자학 연구를 한자교육의 입장에서 수용하는데는 몇가지 고려할 점이 있다.

첫째, 한자학 연구의 특성은 여전히 한자학 연구가 자료에 기반을 둔 귀납적 성격의 학문이라는 점이다. 종종 한자의 성질이나 특성, 그리고 한자학 연구 자체를 연역적 성격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실제 한자학 연구는 출토되는 문헌, 문물 등에 의해 그 가설이나 이론이 종종 변화된다. 한자 자원에 관한 설명에서 그러한 예를 찾을 수 있다. 출토문자라는 실제 대상에 대한 해석을 함에 있어 연구자는 나름의 기준을 세워 가설을 세우고 이에 따라 증명을 시행하지만, 일부 경우 다른 연구자 혹은 시각과 다르게 제시되어 논쟁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害의 자형의 경우 자원의 관점에서 보면 자형은 丯처럼 획이 아래까지 내려와야 하지만, 실제 우리가 사용하는 자형은 그렇지 않기에 자형을 수정해야 한다고 할 수도 있으나, 이는 관점의 문제이다. 聞의 경우 보는 갑골문과 금문, 해서체 중 무엇을 예로 드는가에 따라 상형자로 혹은 회의자 혹은 형성자로 분석할 수도 있다. 이 모두가 관점의 문제이다. 한자 이론에 관한 것도 마찬가지여서 육서론 중 전주와 가차에 관한 오랜 논쟁이나 삼서설과 구형학으로의 발전 등은 그 자체로 이론적 발전이라고 할 수 있으나, 이 역시 다수의 지지를 받는 하나의 이론 곧 연구 방법일 뿐 어느 것도 실체를 모두 정확하고 확실하다고 말할 수 없다. 그 이유는 한자가 오랜 역사를 거쳐 사용자에 의해 자연발생적 혹은 인위적으로 수정되어 현재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한자의 변화는 그 사용 시간과 사용자의 다양성으로 인해 파악하지 못할 정도의 다양한 변인과 근거에 의해 변화되고 언중 혹은 사회에 의해 선택되어 현재에 이르렀다. 한 건 한 건을 보면 나름의 배경과 근거를 통해 이루어졌으나, 이들을 모두 종합해 보면 어떤 논리도 ‘一以貫之’ 할 수 없음은 당연할지 모른다. 그럼에도 한자학 연구자들은 각 연구의 영역에서 보편타당하면서 ‘一以貫之’한 가설과 이론을 찾아내기 위해 지금까지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우리는 보편적과 예외적이라는 말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을 뿐이다. 그렇기에 개별 한자학 연구자도 자기 시각에 의해 표출되는 개별의 목소리가 존재하며, 이는 논쟁과 논의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다시 말해 어떤 이론 중에는 보편타당한 논리와 주장도 있으나, 그렇지 않은 것들도 존재하기에 모두를 “어떤 원칙 아래 제작된 것”처럼 인식하고 이용할 수 없다.

둘째, 종종 한자학 연구를 해당 언어와 한자의 관계를 어느 한 부분에 집중하여 종속적으로 보려는 경향이 있다. 한자라는 문자의 사용에만 집중하여 음성언어를 초월한 것으로 보는 관점이 있는가 하면, 해당 언어에 집중하여 그것을 기표하는 도구로만 취급하려는 관점도 존재한다. 동일하게 한자라는 문자를 사용하고 있기에 동일한 記意는 아니며, 동일한 한자라도 각기 다른 문화 속에서 다양하게 발전하게 된다. 결국 문자의 사용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사용자들에 의해 변화되는 생물적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특정한 언어 속에서의 한자 사용만을 강조하려는 태도도 문제가 있다. 한자 사용에 있어 특수성도 존재하지만, 일반적으로 보편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한자의 표의문자적 특성이 없었다면 한자 사용은 이미 보편적으로 존재할 수 없다. 한자라는 문자를 참고하여 이미 창조의 단계로 넘어가 완전히 한자와 다른 계통의 문자 체계를 이루었다면 이는 별개의 문제라고 할 수 있으나, 여전히 한자체계 안에서 사용되고 있다면 그 특수성에 대한 강조는 보편성과 다른 특성을 논의하는 것일 뿐이다. 새롭게 창조 사용된 한자라도 여전히 한자라는 범주 안에 있다. 더욱이 이러한 언어에 종속된 한자 연구는 때때로 언어의 우열이라든가 한자 사용의 찬반으로 확대되는 경우도 있다. 이 두 시각 또한 나름의 의의를 지니고 있다. 이런 이유로 한자와 언어의 관계를 어느 한 부분에서 지정하여 일방적인 관계로 규정하고 이를 따르려고만 하는 우를 범하여서도 안된다. 결국 한자를 어떤 시각에서 보는가에 따라 나름의 합리적 사고의 방법과 이론을 제공하는 것도 한자학 연구의 중요한 영역이다.

이처럼 한자학 연구는 그 자체가 인문학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 지금까지의 한자학 연구는 기존의 대상 자료에 대한 해석과 인식에 따라 다양한 해석과 이론이 도출되고 있다. 이 중 다수의 동의를 취득하는 것이 있는가하면 그렇지 못한 것도 있다. 이는 모든 인문학 연구의 당연한 속성이다. 한자학 또한 다양한 이론과 논리가 서로 존재하고, 이를 존중하며 발전된 학문으로 이를 하나의 이론과 논리로 규정지을 수 없다.

 

Ⅲ. 한문교과교육으로서의 한자교육연구의 특성

 

1. 한문교과교육에서의 한자교육의 위상

 

한자교육은 한문교육에서 불가결의 요소이다. 한자가 없는 한자어휘나 한문[언어]은 존재할 수 없다.11) 한자어휘나 한문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것을 표현하는 수단인 한자 교육도 의미가 없다. 이는 다시 말해 한자어휘나 한문에 관련된 존재와 그 교육 필요성이 충분히 납득되지 않는다면 한자 교육은 그 존재 가치를 잃게 된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한자교육의 중요성을 논하는 것은 우선 사회적으로 한문교과교육의 정당성과 지위 획득이 우선되야 한다. 한문교과교육은 한문이나 한자어휘를 학습해야 할 필요성과 근거, 목적을 제시하고, 이러한 필요성과 목적에 따른 교육적 기대효과를 사회적으로 설득을 하는 동시에 제시한 목적에 따라 교육내용으로서의 한자어휘와 한문을 선정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 다시 말해, 사회적으로 한자어휘나 한문 교육의 정당성이 인정되면 자연스럽게 한자 교육의 필요성이 성립할 수 있다. 현대 한국 사회에서 한자교육의 필요성을 오랜 시간 동안 여러 번에 걸쳐 주장하고 있으나, 그 설득과 노력이 번번이 좌절되고 있는 것은 한자어휘나 한문 교육의 정당성에 대한 확신을 사회 구성원들에게 납득할 수 있을 정도로 설명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문교과교육이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관련 종사자들의 노력과 삼국시대 이래 오랜 시간 구축된 잠재적 문화 관습화의 결과였다. 한자를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이 지식인의 척도처럼 인식되는 것은 오래된 저변 인식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러한 잠재적 의식은 시대의 환경과 가치관 변화 따라 약화되었고, 그 자리를 영어나 수학 등 기타 학문들이 대체하면서 나타난다. 한국 사회 구성원의 가치관과 세계관의 변화 속에서 이미 정전언어가 아닌 고전어로써의 ‘한문’은 존재 가치나 그 교육적 필요성을 근대 이전과는 다른 측면에서 제시해야 한다. 상술하였듯 한문이나 한자어휘 학습의 필요성이 사라진 시기에 한자 교육은 더 이상 필요치 않다. 이렇게 볼 때, 한문교과교육에서 교육의 목표와 중점은 한자어휘나 한문[언어] 교육을 통한 미래 인재상의 구현이 우선되어야 한다. 곧 어떤 한자어와 한문 문장을 학습하는 것이 우리가 제시할 수 있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의 컨텐츠인가에 대한 고민과 그 결과물이 제시되어 현장에 투입되고 적용되며 그 결과가 사회구성원들에게 납득될 수 있는 것으로 제시되어야 한다.

한문교과교육에서 제시하고 있는 “독해력 향상”과 “언어생활”이 목표로 설정되었다면, 한자와 관련된 교육은 이 두 목표와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도구로 취급되고, 독해력 향상과 언어 생활에 관련된 교육 요소와 내용을 학교 급간 구분과 수준을 나누는 기준으로 새롭게 정의하여, 이 두 영역을 한문교과의 내용체계와 수준으로 재설정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한문교과교육에서는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의 문제에 있어 여전히 ‘한자’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한문교과에서 중・고등학교의 위계 기준은 학습대상으로 명시화하고 있는 ‘어휘’나 ‘한문’이 아니라 한문교육용 기초한자이며, 각 급의 목표 또한 배정된 한자를 익히는데 있다. 다시 말해, 한문교과교육에서 말하는 어휘나 한문이 교육요소로 명시되어 있으나 구체적 학습 대상의 정의, 구분 기준, 대상 선정, 평가 등 모든 부분에서 배정된 ‘한자’가 우선 되고 있다. 교육과정 문서 상으로는 그렇지 않다고 할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 문서 내용을 살펴보면 한문교과교육의 존재 이유이자 근거이며 목표는 실질적으로 한문교육용 기초한자인 셈이다.

 

11) 여기서 말하는 한문은 교과의 명칭이 아니라 언어로서의 한문이다.

 

2. 한자, 한자학과 한자교육의 관계

 

한자와 한자학이 다른 관계이듯, 한자와 한자교육 또한 다른 관계이다. 한자는 문자로서의 형음의를 말하는 것이며, 한자교육은 이를 특수한 목적 아래 교육하는 활동을 말한다.

주지하듯 한자는 한문교과에만 국한된 교육 요소가 아니다. 중국어교과나 일본어교과에서도 한자는 주된 교육 요소이다. 이 때 한자는 언어를 뛰어넘는 문자로서의 한자가 아니라 언어에 종속된 문자로서의 한자이다. 이미 한문교과에서는 한자문화권을 내용 체계에 포함시키면서 언어에 국한되지 않는 문자로서의 한자를 말하고 있으나 이는 한자교육을 통해 취득될 수 있는 부수적 교육 효과일 뿐 한문교과교육의 궁극적 목표라고 할 수 없다. 만일 한문교과교육의 목표가 “언어를 뛰어넘은 보편적 한자교육이나 문화 현상에 대한 학습”이라고 가정하면, 한문교과에서 다루는 한문은 사회나 국가·언어에 종속되지 않는 보편적인 것이어야 한다. 한문교과가 동아시아 언어 기초 혹은 기본교과로 한국이라는 특수성보다 동아시아라는 보편성을 추구해야 하고, 해당 교원의 양성과정 또한 한자와 관련된 모든 언어(한국어, 중국어, 일본어)의 기초적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 다시 말해 한문교과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중세 시기의 동아시아 보편 한문을 학습하는 것인지, 한국 한문을 학습하기 위한 기초적 능력을 배양하는 것인지, 현대 한국어 속의 한자어휘를 습득하여 활용하는데 그 목표가 있는지, 아니면 이들 중 몇 가지를 포함한 다수의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 등의 논의를 통해 한문교과교육의 목표와 성격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이 규정에 따라 ‘한문’ 교과의 내용과 체계가 변화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한문교과의 역사적 발전이나 최근까지 도출된 교육과정 문서, 교원양성과정을 살펴볼 때 이러한 목적을 지닌 교과라고 말하기 부족하다.

교육과정 문서 상에서 알 수 있듯 한문교과는 한문(고전 언어) 학습과 현대 한국어속의 한자 어휘 학습의 두 가지 목표와 기준을 가지고 있다. 이를 학습하기 위한 한자의 형태는 고전문헌 속의 한자의 형태를 따르는 것으로 되어 있다. 주지하듯 중국어교과나 일본어교과는 현대 언어 습득을 목표로 하고 있기에 해당 국가의 언어 정책에 기반을 두고 규정된 한자를 학습하고 있다. 한문과 중국어, 일본어 교과에서 대상으로 하는 한자는 완전히 동일한 형태나 음, 의미가 아니다. 물론 그 차이가 크지 않다고 하는 사람도 있으나,12) 그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사실은 변화가 없다. 따라서 한문교과에서 대상으로 하는 한자는 중국어교과나 일본어교과와 같으면서도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다. 반면 한자를 교육 요소로 삼는 타 교과에서는 여전히 언어에 종속된 문자교육으로 한자교육을 취급하고 있다. 중국어와 일본어 교과에서의 한자교육은 해당 언어 습득과 활용을 위한 요소로 규정되어 있을 뿐, 한자교육이 해당 언어교육을 넘어서 교육 요소 구분이나 위계화의 기준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물론 자형의 습득이나 필순 등은 어느 교과에서나 중요하게 취급되는 대상이지만 자체의 발전, 자원, 부수와 획수 등은 관련된 지식들은 중국어나 일본어교과에서는 규정되어 있을 뿐 주 교육 내용으로 취급되지 않는다.

이처럼 타교과에서 한자는 해당 언어의 교육 목표를 달성하는 내용의 구성 요소일 뿐이다. 따라서 한자학 연구의 성과 또한 해당 언어별로 각기 다르게 적용된다. 한문교과에서는 자원을 중시하고 부수를 중시하며 육서를 중시하지만, 타 교과에서는 해당 언어의 언어 교수-학습의 관점에서 설정한 한자학 연구 결과를 수용한다.13) 실질적으로 볼 때 한문교과만큼 다양한 한자학 이론의 성과를 수용하려 하지 않는다.

물론 한문교과에서 타 언어교과와 비교하여 한자학 이론의 성과를 얼마나 수용하는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이는 교과의 특성 차원이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한문교과에서 다양한 한자학 이론의 성과를 받아들이려 하지만 그 이론의 수용이 교육과정 설계나 교과서 편찬자, 교수자마다 개별적이어서 통일이지 않다는 점이다. 곧 한문이나 한자어휘를 학습하기 위한 한자교육의 관점이 아닌 인문학적 관점을 취하려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어서라고 추정할 수 있다. 개별 연구자마다 이론의 수용이 개별적이어서 교과교육의 중요한 특성인 내용 요소의 통일성을 해치는 경우이다. 한자학 연구를 통해 오랜 기간 동안 쌓아왔던 여러 연구 성과들 중 소수의 혹은 낡은 이론을 적용하려하거나 혹은 개별 이론에 치우쳐 이를 학습 내용으로 규정하는 태도이다. 예를 들어, 개별 교과서마다 혹은 저자에 따라 한자 자원에 대한 풀이, 변천 과정의 예시 제시, 부수나 필순의 규정, 자의 표기의 상이성, 전주와 가차 등에 대한 해석과 적용이 다른 문제 등 모든 것이 이러한 예이다. 모두 교육의 관점이 아닌 인문학적 관점을 교육에 적용하려는 태도이다. 교육의 관점을 버리고 인문학적 관점을 취하려는 태도란 인문학적 사고로서 다양성에 대한 인정과 동시에 취사선택의 자유를 교육에 적용하려는 것을 말한다. 이미 언급하였듯 한자학 연구는 인문학의 영역이다. 학자의 시각에 근거하여 합당한 근거와 논리성만 갖춘 주장이라면 어떤 주장도 수용될 수 있다. 소비자는 그 많은 주장 중에서 자신이 동의할 수 있는 것을 취하면 된다. 이는 인문학적 사고와 행위이다. 하지만 공교육은 규정된 것이며, 공교육은 보편성의 원칙을 따르고 있다. 어느 시간과 공간에 있더라도 모든 학습자는 공교육에서 규정한 일정한 교육 내용을 균일하게 학습 받아야 할 권리를 지니고 있다. 또한 학습 단계에 따라 획일에서 다양성으로 확대되어 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다양한 시각과 주장에 의한 다양한 결과물의 투입은 의무교육인 공교육에 적합하지 않다. 물론 “이해와 감상”이라는 영역에서 해석의 다양함은 추구할 수 있으나 이외의 부분에서 학습 요소의 규정화는 필수적인 요소이다. 곧 한자학의 연구 성과 중 한문교과에서 필요한 요소를 취사 선택하고, 이를 규정화시키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입장과 한자학의 연구 성과를 한자에 관련된 것이기에 모두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은 다른 시각에서 발생한 분명한 차이이다. 따라서 한자학 연구자의 입장에서 한문교과교육에서 규정하는 한자에 관련한 제반 이론과 예가 불만족스럽거나 이의가 있더라도, 한문교과에서는 나름의 규정안을 제시하고 이를 교육에 적용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다시 말해, 한문교과에서 필요한 한자 교육은 한문교과에서 규정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며, 한자교육연구는 한문교과에서 규정한 한문이나 한자어휘를 학습자가 효율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교수와 학습, 평가체제를 확립하는 연구이다. 한문교과에서 규정하는 한자교육에서 사용되는 자형과 대표음, 대표의, 부수, 필순 등이 그러한 것이다. 이 중 어느 것 하나 한문교과는 명확하고도 절대적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한문교과에서 사용할 자형과 자원에 대한 기준도 마련되어야 하며, 전주와 가차·육서분류 등에 관한 것도 한자교육의 입장에서 규정되어야 한다. 이러한 규정은 한문교과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한자를 습득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일 뿐, 그 자체로서의 의미나 중요성이 강조되는 것이 아님을 잊지 않아야 한다. 언제까지 한자학 연구에서 도출된 다양성과 문화적 관습과 전통에 기반한 다양한 주장으로 인해 교육과정 문서에조차 “지나치게 강조하지 않는다.”는 표현을 할 수는 없다. 한편, 한문교과에서 규정하는 자종과 자량은 매우 중요한 문제이며, 이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지만 자종과 자량은 시대에 따라 변화되는 한문교과의 목표와 내용 설정에 따라 변화하는 가변적인 것이어야 한다. 자종과 자량을 결정하고 이를 한문교과의 절대 기준으로 삼는 우를 이제는 벗어나야 한다.

이처럼 우리는 현재까지 가변적인 것은 고정화하고 고정화할 것은 가변적인 것으로 하였으며, 도구적 성격을 지닌 것을 목표로 내세우는 어리석음을 범했다. 한문교과교육에서의 한자교육은 한문교과의 성격과 목표에 따라 학습 요소를 규정화하고, 규정된 내용 요소의 바탕 위에서 다양한 교수-학습 방법이나 평가 요소의 개발과 적용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이 역할이 바로 한자교육연구이다.

 

12) 차이의 크고 작은 문제는 계량적 문제가 아니라 정서적 문제가 더 크기도 하기 때문이다.
13) 물론 이에 대한 반론이 없는 것은 아니다. 字를 중심으로 한 학습에서는 한자의 역할과 중요성을 강조하고 이에 대한 교육을 강조하지만, 이는 한자가 보편화된 사회 문화에서의 가능한 것이다.

 

Ⅳ. 결론

 

한자와 한자학, 한자교육은 상호 연관되나 같은 것이 아니다. 이들은 모두 각각 다른 특성과 목표, 내용을 가지고 있다.

종래의 한자교육의 위상과 현재의 한자교육은 완전히 다른 현실에 있다. 현재의 한국 사회에서 한자교육연구의 필요성을 인정받기 위한 첫 단계는 한문교과학습을 통해 취득될 수 있는 지식과 정보가 미래사회의 인재에게 왜 필요하며 어떻게 작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리적 설득과 사회적 합의를 끌어냄이다. 이러한 바탕 위에서 한자교육의 필요성을 논하고, 한자교육연구과 관련된 제 논의를 정치하게 할 수 있다. 본고에서 밝혔듯 한문교과에서의 한자교육은 중국어교육이나 일본어교육에서 말하는 한자교육이나, 인문학 연구로서의 한자학 연구의 성과를 수용하는 것과는 다른 연구 영역이다.

한문교과에서의 한자교육연구는 사회적으로 합의된 한문교과의 목적과 내용 요소의 선정과 위계화를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한자와 관련된 제 요소를 규정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교수-학습, 평가하는 도구를 개발함을 주요 연구 과제로 삼는다. 이런 면에서 볼 때, 보편한문학과 특수한문학, 어휘학과 한문교육의 제 영역도 같은 관계로 파악할 수 있다.

Figure

Table

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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