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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N : 1598-1363(Print)
ISSN : 2465-8138(Online)
Han-Character and Classical written language Education No.49 pp.51-72
DOI : https://doi.org/10.15670/HACE.2020.49.3.51

Operation Status and Improvement Plan of Online Remote Learning of Sino-Korean Poetry as a Major Subject - Focused on the 1st Semester Class Examples of 2020 -

Lee Gook-jin*
* Assistant professor of Chinese Classics Education, Kangwon National University
2020년 10월 21일 2020년 11월 14일 2020년 11월 23일

Abstract

This article looked back upon the online class mode of majoring the Sino-Korean poem executed on the 1st semester of 2020 when they entered suddenly in the online education world due to the COVID 19, and groped its improvement plan. This showed that students' active and self-directed learning participation in the online remote class, easy and active communication between the professor and students, and the learning contents of raising the attention and interests were the core elements of class of raising the learning performance. Therefore, I think it is important to embody effectively in the online remote class the teaching method constructed so far, and use the strength of online remote class. It is necessary to use actively several digital data in that the Sino-Korean poem is a literature genre in which the musical element and pictorial elements stood out. Through this, students could reach the deep understanding of meaningful element when they feel the Sino-Korean poem interesting and sympathize even with its emotional element. Moreover, the teacher should make more effort to his role of helping students to translate the work in person, talk actively about their feeling and appreciation, think what meaning it has in their life and this world, and to share this learning activity among students. Through this, if putting the online remote class as the motive for a creative change of teaching the Sino-Korean poem, I expect that the abundant artistry of the Sino-Korean poem and several literature contents would come nearer to today's students.

대학교 한시 전공 온라인 원격수업의 운영 현황 및 개선방안 - 2020년 1학기 수업 사례를 중심으로 -

이국진**
*이 논문은 2019년도 강원대학교 대학회계 학술연구조성비로 연구하였음.
**강원대학교 한문교육과 조교수

초록

본고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갑작스럽게 시행한 2020년 1학기 한시 전공 온라인 수업 방식을 되돌아보고 개선방안을 모색하였다. 필자는 온라인 원격수업은 대면 수업과 달리 학생들의 반응을 현장감 있게 확인할 수 없고, 학생들과의 의사소통에 제한이 있으며, 각종 프로그램의 활용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체감했다. 그 과정에서 무엇보다도 온라인 원격수업에서 학생들을 집중시키는 방법이 중요함을 느꼈다. 이에 본 연구를 통해 온라인 원격수업에서도 학생들의 능동적이고 자기주도적인 학습 참여, 교수자와 학생들 간의 원활하고 활발한 의사소통, 주의력과 흥미를 높이는 학습 콘텐츠 활용 등이 학습능률을 높이는 수업의 핵심요소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한시는 음악적 요소(운율)와 회화적 요소(심상)가 돋보이는 문학 장르라는 점에서 다양한 디지털 자료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수업 방법은 학습효과를 높여주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한시 를 흥미롭게 느끼고 그 정서적 요소(분위기)까지 공감하게 되면, 의미적 요소(주제, 생각, 사상 등)에 대해서도 이해력이 깊어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또한 온라인 원격수업에서도 학생들이 작품을 직접 번역해 보고, 적극적으로 느낌과 감상을 얘기해 보고, 그것이 나의 삶과 오늘날 세상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생각해 보고, 이러한 학습활동을 학생 간에 나눌 수 있도록 교수자가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점들을 고려하여 온라인 원격수업을 한시 교육 방법의 창의적인 전환의 계기로 삼는다면, 한시의 풍부한 예술성과 다양한 문학 콘텐츠들이 오늘날 대학생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Ⅰ. 서론

 

우리나라는 2020년 2월 18일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속출하며,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했다. 2월 23일에 교육부는 ‘전국 모든 유초중고 신학기 개학 연기 결정 및 중국 입국 유학생 보호 관리 방안 보완 조치 마련’을 공고했다. 이후 강원대학교에서도 ‘3월 초 등교 자제’ → ‘2주 개강 연기 및 재택수업’ → ‘재택수업 운영기간 추가 연장’이 이어졌다. 급기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우리나라에서도 지역감염이 지속되며, 중간고사 기간을 기점으로 1학기 전체 재택수업이 시행되었다.

필자는 2020년 1학기에 전공과목으로 <한문학개론>1)과 <한시론>2) 수업을 담당했다. 3월 중순에 재택수업을 처음 시행할 때 만해도 조만간 교실에서 면대면 수업이 가능하리라 예상했다. 그래서 3주차까지는 파워포인트 강의 내용을 동영상으로 만들어 강원대학교 스마트캠퍼스에 업로드하고 과제물을 받는 방식의 수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비대면 수업이 지속되면서 학생들과의 실시간 소통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4주차부터는 ZOOM을 활용한 온라인 원격수업을 진행했다.3)

그런데 ZOOM을 활용한 온라인 원격수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면서 교육 방법에 대한 고민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전세계적으로 온라인 원격수업이 전면화되는 상황에서도 내심 비대면 온라인 원격수업은 면대면 수업을 대체할 수 없으리라 생각했다. 또한 온라인 원격수업은 뭔가 불편하고 이질감이 드는 수업 형태로 여겨졌다. 그러나 온라인 상에서 실시간으로 교수자와 학생이 자료를 공유하고, 발표·토론·간단한 평가 등을 진행하며 ‘수업이 온라인으로도 충분히 가능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문득 들어 놀랍고 당황스러웠다. 또한 학생들이 부득이하게 결석을 하는 경우나 교육실습을 나가는 경우에 온라인 원격 수업 내용을 녹화해서 보충학습 자료로 활용할 수도 있었다. 이와 같은 경험을 하면서 이제 “세계는 코로나 이후(AC: After Corona)와 이전(BC: Before Corona)으로 나뉠 것”4)이라는 말이 예사롭지 않게 들렸다. 김대식 교수가 진정한 21세기는 2020년에 시작되었다는 말이 실감나게 느껴졌다.5)

이러한 시대적인 격변 속에서 교육의 패러다임에 관한 논의도 활발해지고 있다. 이에 교육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변해서 온라인 교육이 대세가 될 것이라는 예측, 코로나19가 지나가면 교육은 오프라인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예측, 온라인과 오프라인 교육이 혼합된 형태가 주류가 될 것이라는 예측 등이 다양하게 논의되고 있다. 이러한 예측 중에서 무엇이 맞을지 예단하기 어렵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국가들이 코로나19가 1~2년 안에는 완전 종식이 힘들 것으로 예상하며 본격적인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기후 변화와 환경파괴로 인해 앞으로 신종 바이러스의 출현이 잦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따라서 이번 코로나 19사태로 구축된 온라인 교육 플랫폼과 다양한 온라인 수업 노하우들은 앞으로도 중요하게 활용되리라 생각한다. 특히 시간이 지날수록 온라인 교육 시설과 컨텐츠가 확충되고 있으며 방대한 디지털 교육 자료가 존재하는 점, 오늘날 청소년들이 디지털 환경에서 나고 자란 이른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6)라는 점, 앞으로 초중고등학교에서 온라인 원격수업과 디지털 교육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점7) 등을 감안할 때, 앞으로 대학교 교수자들에게 온라인 원격수업 진행 역량은 필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본고는 이와 같은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필자가 2020년 1학기 <한문학개론>과 <한시론> 수업에서 시행한 온라인 원격 한시 전공 수업 방식을 되돌아보고 개선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8) 이를 통해 향후 대학교 한시 전공 온라인 원격수업에 조금이나마 참고가 되길 기대한다.

  

 

1) <한문학개론> : 2학년 1학기 전공선택 과목. 한문학에 관한 개론적인 이해력과 교수 역량을 배양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 기본적인 수업 방식은 한문학의 개념, 한시와 한문 산문의 장르적 특성 및 종류를 강의하고, 한시와 한문 산문 주요 작품을 강독·발표·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 강원대학교 학사규정에 전공필수 학점 설정 제한이 있어서 <한문 학개론>은 현재 전공선택 과목으로 설정되어 있다. 그러나 교원자격취득 기본이수교과목이어서 한문교육과 학생은 모두 이수해야 한다.
2) <한시론> : 4학년 1학기 전공선택 과목. 한시의 일반적인 이론을 이해하고 실제 한시 작품의 이론적 분석력을 높이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기본적인 수업 방식은 한시의 형식 및 각 시체의 특징과 표현법을 강의하고, 학생들이 한시의 일반 적인 이론을 바탕으로 한국과 중국의 주요 한시를 구체적으로 번역·분석·감상·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3) 강의 동영상 업로드 방식은 이론적인 설명을 체계적으로 진행하는 수업에 유용하다. 무엇보다도 강의 동영상 업로드 방식 의 가장 큰 장점은 반복 수강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러나 강의 동영상 업로드 방식은 학생들의 이해도와 집중력을 곧바 로 점검하기 어렵고, 질의 응답 등 교육적 상호작용을 실시간으로 진행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에 온라인 원격 수업의 가장 큰 장점은 실시간 상호작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러나 온라인 원격 수업 방식에서는 교수자의 수업 매체 운영 숙련도와 학생들의 주의집중력 유도 역량이 중요하다. 또한 온라인 원격 수업 방식에서 교수자가 일방적으로 강의만 하는 경우에는 학생들의 수업 집중도가 매우 낮아지게 된다. 
4)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Thomas Friedman)의 주장.
5)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5월 11일 방송에서 카이스트 김대식 교수는 코로나 사태의 핵심 중 하나는 지난 몇 년 동안 진행되고 있었고 앞으로 10년, 20년 동안 진행될 일들이 압축돼서 가속화된다라는 느낌을 준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실질적인 20세기가 1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1919년에 시작된 것처럼, 2020년 코로나19 사태 이후 진정한 시대적인 21세기가 시작되었다고 주장했다.
6)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라는 용어는 미국의 교육학자 마크 프렌스키(Marc Prensky)가 처음 제시한 개념이다. 그는 디지털 기술과 함께 성장한 새로운 세대를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라 명명하고 이들에게 적합한 새로운 교육 환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마크 프렌스키, 『디지털 네이티브 그들은 어떻게 배우는가』, 사회평론아카데미, 2019.)
7) 교육부는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도 온·오프 수업을 병행하는 ‘블렌디드 러닝’을 지속가능한 우리나라 교육 방식으로 끌고 가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유은혜 교육부총리는 매일 등교를 하더라도 교사가 토론 수업을 위해 원격으로 자료를 배포하는 등 미리 준비하고, 대면 수업에서 다 같이 모여 토론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한 ‘블렌디드 러닝’의 지속성을 담보하고 양질의 교육 콘텐츠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교육과정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유은혜 “코로나19 끝나도 온·오프 수업… 이달 중 대책 발표”> 국민일보, 2020. 08. 03.) 
8) 3주차까지 진행한 파워포인트 강의 동영상 업로드 수업은 <한문학개론>과 <한시론>에서 동일하게 진행했다. 필자가 강원 대학교 한문교육과에 재직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아, 수업 내용이 중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4주차부터 중간고사 까지는 수업방식과 시험방식을 두 과목에서 동일하게 진행했다. 다만 2학년과 4학년의 학력 수준 차이를 고려하여 수업시 간에 다룬 한시 작품은 달랐다. 따라서 본 발표문의 내용은 <한문학개론>의 중간고사 이전까지의 수업 내용과 <한시론> 수업 전체를 대상으로 한 것이다. 

 

∐. 2020년 1학기 한시 전공 온라인 원격수업 운영 현황

 

서론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필자의 1학기 한시 전공 온라인 원격수업 준비는 체계적이지 못했다. 급박한 상황에 맞춰 기존의 수업 자료를 활용하고 촉박하게 수업 컨텐츠를 준비했다. 더욱이 온라인 원격 화상회의 프로그램인 ZOOM의 존재도 개강을 한 뒤에 알았으며, 그 사용법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는 데에도 시간이 필요했다. 이렇게 부족한 부분이 많았던 1학기 한시 전공 온라인 원격수업은 다음과 같은 구성과 방식으로 진행되었다.9)

 

1. 파워포인트 강의 동영상 업로드

 

1) 수업 구성과 방식 개관

① 한시의 기원과 형식 : 한시 전공 수업은 한시의 기원과 형식을 설명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했다. 먼저 시의 기원과 한시의 기원을 설명하고, 한시의 형식이 갖춰지는 양상을 설명했다. 이어서 한시의 리듬을 구성하는 기본 요소인 평측법, 압운법, 음보에 대해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의 흥미를 돋우기 위해 압운법을 랩(rap)에서 라임(rhyme)을 맞추는 것과 연관지어 설명했다.10) 그리고 시체의 변천과 근체시의 확립 과정, 근체시 형식의 특징을 설명했다.

이어서 시의 잘되고 못됨을 결정짓는 중요한 한 글자를 일컫는 詩眼에 대해 설명했다. 이때 한시 구절과 보기를 예로 들어 직접 詩眼을 찾아보게 함으로써 학생들이 스스로 詩眼의 의미와 중요성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게 했다. 이는 퀴즈 형식의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흥미롭게 시 구절의 작품성을 느껴보길 바라는 의도에서 기획되었다.11)

 

※ 賈島의 「題李凝幽居」 중에서 “鳥宿池邊樹, 僧(?)月下門”

: 보기 ① 推 ② 敲

 

※ 杜甫의 「送蔡希魯都尉還隴右, 因寄高三十五書記」 중에서 “身輕一鳥(?)”

: 보기 ① 疾 ② 落 ③ 過 ④ 起 ⑤ 下

 

※ 王安石의 「泊船瓜洲」 중에서 “春風又(?)江南岸, 明月何時照我還”

: 보기 ① 過 ② 綠 ③ 到 ④ 入 ⑤ 滿

 

※ 黃玹의 「辛卯春, 鴨江途中得一聯曰, 微有天風驢更快, 寒食復泝江西上, 偶爾思及足成一篇」 중에서 “微有天風驢更快, 一經春雨鳥(?)姸”

: 보기 ① 皆 ② 增

 

위에서 인용한 杜甫의 시 구절에 관한 이야기는 『六一詩話』에 실려 있으며,12) 王安石의 시 구절에 관한 이야기는 『容齋續筆』에 실려 있다.13) 그리고 賈島의 「題李凝幽居」의 구절은 推敲라는 단어의 유래임을 알려주자 학생들이 더 큰 관심을 보였다. 黃玹의 시에 대해서는 처음에 黃玹이 ‘一經春雨鳥皆姸’이라고 지어 金澤榮과 李建昌에게 보여주자, 두 사람이 ‘一經春雨鳥增姸’으로 바꾼 것을 보고 감탄했다는 일화가 전한다. 학생들은 이러한 수업 방식에 많은 흥미를 보였다. 학생들은 글자 하나를 통해 전체적인 시구절의 분위기가 바뀌고 작품성이 더 높아지는 것을 실감하고, 남다른 시인들의 언어 감각에 감탄하고, 본인들도 수업 활동에서 적용해보고 싶다는 의욕을 드러내었다.14)

 

 

9) 온라인 원격수업 설계와 기술적 준비 방법에 대해서는 다음의 책을 참고했다. (민혜리·서윤경·윤희정·이상훈, 김경이 저, 『온라인 수업·강의 A2Z』, 학이시습, 2020.)
10) 예로 든 것은 가수 에픽하이의 힙합 노래 <우산>의 가사이다. * 에픽하이, <우산>, “어느새 빗물이 내 발목에 고이고 / 참았던 눈물이 내 눈가에 고이고 I cry // 텅 빈 방엔 시계소리 / 지붕과 입 맞추는 비의 소리 / 오랜만에 입은 coat 주머니 속에 반지 / 손 틈새 스며드는 memory // 며칠 만에 나서보는 밤의 서울 / 고인 빗물은 작은 거울 / 그 속에 난 비틀거리며 아프니까 / 그대 없이 난 한쪽 다리가 짧은 의자 // 둘이서 쓰긴 작았던 우산 / 차가운 세상에 섬 같았던 우산 / 이젠 너무 크고 어색해 / 그대 곁에 늘 젖어있던 왼쪽 어깨 ……” 
11) 한시의 詩眼論에 관해서는 정민, 『한시미학산책』, 휴머니스트, 2010, 203~232면을 참고했다.
12) 歐陽修, 『六一詩話』, “陳公時偶得杜集舊本, 文多脫誤. 至「送蔡都尉」詩云, ‘身輕一鳥’,其下脫一字. 陳公因與數客各用一字 補之. 或云‘疾’, 或云‘落’, 或云‘起’, 或云‘下’, 莫能定. 其後得一善本, 乃是‘身輕一鳥過’.陳公歎服, 以爲雖一字, 諸君亦不能 到也.”
13) 洪邁, 『容齋續筆』 권8, “王荊公絕句云, ‘京口瓜洲一水間, 鍾山只隔數重山. 春風又綠江南岸, 明月何時照我還?’ 吳中士人家 藏其草, 初云‘又到江南岸’, 圈去‘到’字, 注曰‘不好’, 改爲‘過’, 復圈去而改爲‘入’, 旋改爲‘滿’, 凡如是十許字, 始定爲‘綠’.”
14) 이러한 수업 방식에 대한 소감을 일부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빈칸에 들어갈 글자가 뭘까를 생각하면서 저는 많이 틀렸었는데, 시인들이 시적 감각이 뛰어나기도 하고 가장 자연스러우면서도 뻔하지 않은 詩眼의 중요성에 대해서 알게되었습니다.” (차○○) ; “저는 어떤 글자를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표현도 달라지고 시의 분위기도 달라지는 게 재밌었고, 글자에 따라서 다양하게 번역도 하고 감상하는 게 재밌었습니다.” (전○○) ; “저는 두보의 시 구절에서 ‘疾’을 생각했었 는데, 두보가 ‘過’를 쓴 것을 보고 마냥 화려한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김○○) ; “교생 실습을 가는데 한시 수업을 하게 되면 활용을 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

 

 

② 한시와 隱喩 : 한시의 기원과 형식에 대한 수업 이후에는 한시와 은유의 관계에 대한 수업을 진행했다. 이를 위해 은유의 의미와 가치를 설명하고, 시적 언어는 독자들이 지시적 의미 너머에 있는 섬세하고 미묘한 감정·정서·의식에 도달해서 그것을 감각적으로 느끼고 상상할 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에 隱喩(metaphor)가 시에서 핵심적인 수사법임을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영화 <일 포스티노(Il Postino)>15)의 편집본을 보여주며, 영화감상문을 과제로 제출하도록 했다. <일 포스티노>는 학생들과 함께 시의 본질과 아름다움, 시적 언어의 리듬감과 은유적 표현, 시의 가치에 대한 생각을 나누는데 좋은 매개가 될 수 있다.16) 이를 통해 학생들이 시의 본질·형식·표현법 등에서 공감과 흥미를 느끼면,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한시의 형식과 표현법에 대해서도 관심·흥미·이해력이 높아진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오늘날 학생들에게 한시의 예술성과 시적 아름다움을 이해시키기 위해서 영화를 활용하는 방법은 효율적인 학습전략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17)

 

③ 한시의 章法 : 한시의 정형미를 구현하기 위해 시상을 배치하고 전개하는 과정에서 활용되는 기본적인 章法을 설명했다. 특히 절구와 율시에서 起承轉結의 운용 방법과 그 중요성, 情景論의 몇몇 사례를 작품을 통해 살펴보았다. 이 과정에서 謝朓의 「玉階怨」18)과 李白의 「玉階怨」19)을 대비해서 분석해보고 그 작품성에 대한 본인의 견해를 서술하는 과제를 제시했다.20)

 

④ 한시 분석 방식 실연 : 이상의 수업 내용을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직접 한시를 분석하는 방식을 보여줌으로써 한시의 형식과 표현법이 실제 작품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이를 위해 선정한 작품은 金富軾의 「甘露寺次惠素韻」21)이다. 이 시는 『東文選』을 비롯한 많은 시선집에 수록된 작품으로서 오언율시의 형식적 특징, 點化, 用事 등이 어우러져 한시의 형식미와 표현법을 살펴보는 데에 유용하다.22) 이 중에서 尾聯의 蝸角之爭에 관한 用事를 설명할 때는 유튜브에서 <칼세이건-창백한 푸른 점>이라는 동영상을 보여주며 이해력을 높이고자 했다.23)

 

 

15) <일 포스티노(Il Postino), 1994> : 감독 - 마이클 래드포드. 출연 - 필립 느와레(네루다), 마시모 트로이시(마리오). 시와 은유, 사랑과 우정, 바다와 자전거, 서정적 아름다움이 어우러진 한 편의 시 같은 영화로 일컬어진다.
16) <일 포스티노>는 현대시 교육에서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 (이경진, 「영상 매체를 활용한 시 교육 연구 : 영화 <일 포스티 노>를 활용한 교수 · 학습 방안 모색」, 동국대학교 석사논문, 2013. ; 최호영, 「대학생의 시 교양 교육과 효율적인 학습전 략의 모색 - 영화 『일 포스티노』를 활용한 교육 사례 고찰을 중심으로」, 『교양교육연구』 14, 한국교양교육학회, 2020.)
17) 이와 관련해서 임준철은 한시를 영화와 엮어 읽는 방식에 관한 이론적 근거와 실제 교육 사례를 상세히 고찰했다. (임준 철, 「한시와 영화 엮어 읽기-대학 교양교육에서의 한시 교육 방안에 대한 일 모색-」, 『한문교육연구』 51, 한국한문교육학 회, 2018.)
18) 謝朓, 「玉階怨」, “夕殿下珠簾, 流螢飛復息. 長夜縫羅衣, 思君此何極.”
19) 李白, 「玉階怨」, “玉階生白露, 夜久侵羅襪. 却下水晶簾, 玲瓏望秋月.”
20) 이 두 작품의 대비는 천뽀하이 지음, 이종진 옮김, 『당시학의 이해』, 사람과 책, 2001, 58~59면에서 자세한 고찰이 이뤄졌다. 
21) 金富軾, 「甘露寺次惠素韻」, “俗客不到處, 登臨意思淸. 山形秋更好, 江色夜猶明. 白鳥孤飛盡, 孤帆獨去輕. 自慚蝸角上, 半 世覓功名.”
22) 이 작품에 대한 이해는 다음의 논저를 참고했다. (김성기, 「김부식의 유학사상과 시세계」, 『한국한시연구』 12, 한국한시 학회, 2004, 156~157면. ; 이종묵, 『우리 한시를 읽다』, 돌베개, 2009, 62~75면. ; 이종문, 「高麗前期의 詩僧 慧素에 關한 한 考察」, 『대동한문학』 24, 대동한문학회, 2006.)
23) 천문학자 칼 세이건은 보이저 1호가 태양계를 벗어나기 직전에 찍은 지구의 사진을 보고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이라고 이름 붙였다. 그리고 동명의 책을 저술하면서 서문에서 다음과 같은 소감을 밝혔다. “지구는 우주라는 광활 한 곳에 있는 너무나 작은 무대이다. 승리와 영광이란 이름 아래, 이 작은 점의 극히 일부를 차지하려고 했던 역사 속의 수많은 정복자들이 보여준 피의 역사를 생각해 보라. 이 작은 점의 한 모서리에 살던 사람들이, 거의 구분할 수 없는 다른 모서리에 살던 사람들에게 보여주었던 잔혹함을 생각해 보라 …… 우리의 작은 세계를 찍은 이 사진보다, 우리의 오만함을 쉽게 보여주는 것이 존재할까?” (칼 세이건 저, 현정준 역, 『창백한 푸른 점』, 사이언스북스, 2001.)
* 유튜브 동영상은 이와 같은 내용의 내레이션(narration)이 우주에서 작은 점으로 존재하는 지구의 모습과 어우려져 실감을 높이고 있다. 이는 달팽이 뿔 위에서 싸우는 것처럼 좁은 공간에서 하찮은 일로 다투는 인간세계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蝸角之爭의 의미와 일맥상통하며, 그 寓言의 의미를 실감나게 한다.

 

2. ZOOM을 활용한 실시간 온라인 원격수업

 

1) 수업 구성과 방식 개관

(1) 파워포인트 강의 동영상 시청 소감 발표 및 토론

필자는 3주차까지 진행된 파워포인트 강의 동영상 수업을 보완하기 위해 매 주마다 파워포인트 강의 동영상 시청 소감문을 작성해서 제출하도록 했다. 그리고 4주차 ZOOM을 활용한 실시간 온라인 원격수업 시간에 과제물을 학생들과 함께 실시간 화상으로 공유하며 의견을 나눴다. 그중에서 두 개의 과제물 사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2주차 제출 과제 : <일 포스티노_편집본> 영화를 지금까지 배운 수업 내용과 연계해서 감상하고, 그 중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과 그 이유를 서술하시오.

 

(가) 네루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표현한 글 외에는 그 내용을 표현할 수 없다. 시를 설명하면 그 시는 진부해지고 만다. 이 부분에서 한시론 수업 시간에 배웠던 시의 성격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저도 마음속으로 동의하는 부분입니다. 제가 중고등학교에서 시를 배울 때, 선생님들은 항상 시어와 소재가 무슨 역할을 하고 무엇을 상징하는지에 대해 알려주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과제와 강의를 통해 한시, 시에 대해 배우며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학교에서 시를 배우면 항상 이 소재는 무슨 역할을 하고 이런 심상을 일으킨다고 하는데, 이렇게 시를 배우는 것이 학생들이 진정한 의미의 시를 배우는데 도리어 방해가 되는 건 아닐까? 물론 교육과정에서 정해진 교과 지식을 학생들에게 전달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선생님들을 탓할 순 없지만, 생각할 거리를 주는 영상이었습니다. (한○○)

 

(나)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네루다가 자신의 시의 구절의 의미를 물어보는 마리오에게 ‘시를 감상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감정을 경험해보는 것’이라고 말한 부분입니다. 저는 사실 시()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학창 시절에 배웠던 시는 하나의 이론과 다를 게 없었기 때문입니다. 어떤 표현은 어떤 의도로, 어떤 부분은 화자의 어떤 환경에 빗대어 이런 의미로 등등, 시가 가진 존재의미에 의문이 드는 방식의 해석밖에 볼 수 없었습니다. 시를 읽고, 자신의 감정을 말하면 틀리는 그 방식에 시란 제게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지금도 시를 표현하는 방식을 공부해야 하는 것은 조금 두렵습니다. 복잡한 은유는 풀이할수록 어렵고 복잡하며 그것을 풀어내는 것은 시인조차 하기 힘들 것일 텐데 그것을 제가 이해하고 외워야 한다는 것은 너무도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

 

(다) 베아트리체에게 호감을 느낀 마리오는 네루다에게 배운 은유를 사용하며 멘트를 날리는데, “당신의 미소는 나비의 날개처럼 얼굴 위에서 펼쳐지네요.” “당신의 미소는 장미, 서슬 퍼런 검, 솟아오르는 물줄기에요.” “그대의 미소는 갑작스런 은빛 파도에요.” 등등 시인의 모습과 똑같다고 생각했다. 해변가에서 네루다가 마리오에게 상관없어, 심상이란 순간적으로 탄생하는 거야.”라는 이 대화 속에서 크게 감동을 받았다. 원래 시인은 천부적으로 타고난 사람들만 쓰는 것으로 알고 있었고, 나 같은 일반인은 시를 쓸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아무것도 모르던 마리오도 점차 시인의 모습으로 변하는 것을 보고 굉장한 감동을 받게 된 것이다. (최○○)

 

(라) 교수님이 말씀해주신 은유의 효과 중 하나인 구체적이지 않은 존재를 실존하는 대상에 빗대어 남들이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효과를 마리오가 배워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시의 은유라는 것으로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는 법을 배우는 마리오의 모습이 마치 새롭게 말을 배운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사랑을 시작한 마리오가 그 감정의 표현 방식으로 은유를 선택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은유란 그런 물질적으로 보일 수 없는 무언가를 타인에게 이해시키는 도구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

 

(마) 또한 파블로가 말한 시란 설명하면 진부해진다.’ ‘시를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감정을 직접 경험해보는 것뿐이다.’라는 문장이 가장 인상 깊었다. 생각해보면 시의 매력은 확실하지 않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짧은 양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를 표현해야 하는데, 만약 소설처럼 주저리주저리 이말 저말을 다 쏟아낸다면 시각적으로도 읽고 싶지 않을뿐더러 독자에게 감정 전달 및 주제 전달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때문에 짧은 양 안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써넣어야 하므로 은유라는 표현 방식이 필요할 것이고, 이로 인해 독자들에게 상상력을 키울 수 있게끔 도와준다는 이점도 발생하는 것 같다. (차○○)

 

(바)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 와닿았습니다. ‘치료법은 필요 없어요. 낫고 싶지 않아요. 계속 아프고 싶어요.’ 하는 이 구절이 정말 와닿았습니다. 사랑을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랑이라고 생각하면 항상 행복하고 긍정적인 느낌만을 생각해 왔는데 짝사랑으로 표현한 이 사랑은 아련하고 뭔가 더 와닿는 느낌이라 계속 생각되는 것 같습니다. 이 영화를 통해 은유라는 느낌이 뭔가 시에만 쓰인다는 생각이 없어졌고 은유는 가장 자연스럽고 표현하기에 최적인 표현법이라고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이○○)

 

학생들의 과제물을 검토해 본 결과 <일 포스티노> 영화 감상문 과제는 크게 두 가지 교육 효과가 있었다. 첫째, 시 교육 방법에 대한 비판적 성찰과 시에 대한 친근감 회복의 효과이다. (가)의 “학교에서 시를 배우면 항상 이 소재는 무슨 역할을 하고 이런 심상을 일으킨다고 하는데, 이렇게 시를 배우는 것이 학생들이 진정한 의미의 시를 배우는데 도리어 방해가 되는 건 아닐까?”라는 소감, (나)의 “저는 사실 시(詩)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학창 시절에 배웠던 시는 하나의 이론과 다를 게 없었기 때문입니다. …… 지금도 시를 표현하는 방식을 공부해야 하는 것은 조금 두렵습니다. 복잡한 은유는 풀이할수록 어렵고 복잡하며 그것을 풀어내는 것은 시인조차 하기 힘들 것일 텐데 그것을 제가 이해하고 외워야 한다는 것은 너무도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라는 소감은 학생들이 중고등학교 시절의 시교육 방식에 큰 거부감과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그것이 대학교에서 한시를 감상하는 데에도 직결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런데 바로 이와 같은 비판적 성찰은 <일 포스티노>에서 네루다가 ‘시를 설명하면 그 시는 진부해지고 만다.’, ‘시를 감상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감정을 경험해보는 것’이라고 말한 대사로부터 촉발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시가 머리로 이해하고 설명을 잘 해야하는 시험 문제가 아니라 가슴으로 느끼고 감정을 체험하는 예술이라는 점에 깊이 공감하게 된 것이다. 나아가서 학생들은 영화의 서정적 내용과 대사를 음미하며 시에 대한 거부감과 어려움에서 조금 벗어나 친근감을 느꼈다. 이는 (다)의 “해변가에서 네루다가 마리오에게 ‘상관없어, 심상이란 순간적으로 탄생하는 거야.’라는 이 대화 속에서 크게 감동을 받았다. 원래 시인은 천부적으로 타고난 사람들만 쓰는 것으로 알고 있었고, 나 같은 일반인은 시를 쓸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아무것도 모르던 마리오도 점차 시인의 모습으로 변하는 것을 보고 굉장한 감동을 받게 된 것이다.”라는 소감을 통해 엿볼 수 있다.

둘째, 은유를 비롯한 시적 표현 기법의 의미와 가치를 생동감 있고 흥미롭게 학습하는 효과이다. <일 포스티노>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대사는 ‘메타포(metaphor)’이다. 영화에서는 다양한 메타포의 사례들이 서정적인 이야기와 아름다운 장면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메타포에 관한 마리오와 네루다의 대화, 마리오가 연인 베아트리체에게 메타포적 표현으로 사랑을 고백하는 모습, 마리오가 고향 마을과 일상의 아름다움을 메타포를 매개로 인식하고 표현하며 성숙해가는 과정 등이 감동적으로 이어진다. 바로 이와 같은 영화적 재미와 작품성으로 인해 학생들은 은유를 비롯한 시적 표현 기법의 의미와 가치를 흥미롭고 생동감 있게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라)의 “시의 은유라는 것으로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는 법을 배우는 마리오의 모습이 마치 새롭게 말을 배운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라는 소감과 (마)의 “때문에 짧은 양 안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써넣어야 하므로 은유라는 표현 방식이 필요할 것이고, 이로 인해 독자들에게 상상력을 키울 수 있게끔 도와준다는 이점도 발생하는 것 같다.”라는 소감은 그 양상을 잘 보여준다. (바)와 같이 학생들은 저마다 인상적인 장면이나 구절들을 바탕으로 시의 표현법에 대한 매력과 이해력을 높여나갔다.

이처럼 <일 포스티노> 영화 감상 과제물을 활용한 수업은 온라인 원격수업에서 수업의 흥미와 집중력을 높이는데 유용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한시의 형식과 표현 기법에 대한 이론적 설명, 실제 한시 작품들에 담겨 있는 은유적·비유적 수사법에 대해서도 부담감을 덜고 학습하는 자세를 보였다.

 

3주차 제출 과제 : 지금까지 배운 수업 내용을 바탕으로 謝朓의 「玉階怨」과 李白의 「玉階怨」의 표현법과 작품성 등을 분석해서 서술하시오. 그리고 두 작품 중에서 어떤 작품이 더 우수하다고 생각되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를 서술하시오.

 

(가) 개인적으로 이백의 「玉階怨」 작품이 더 우수하다고 생각한다. 두 작품 모두 좋은 작품이지만 마지막 결구를 보면 사조는 ‘임 생각 이 어찌 끝이 있으랴’ 하고 직접 감정을 드러냈다. 그와 반대로 이백은 결구에서 ‘영롱한 가을 달만 바라보고 있구나’ 라고 화자의 감정을 직접 드러내지 않고 영롱한 달빛만 보고 있는 장면을 통해 임을 기다리고 있고 그리워한다는 감정을 독자로 하여금 생각할 수 있게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백의 작품이 더 우수하다고 생각한다. (전○○)

 

(나) 두 작품의 가장 큰 차이는 결구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자는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었고, 후자는 감정을 안으로 담아냈습니다. 이 차이가 불러오는 것은 독자의 상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자는 명확하게 임을 향한 그리움을 그렸다면 후자는 임을 향한 그리움일 수도, 가족을 향한 그리움일 수도, 고향을 향한 그리움일 수도 있습니다. 저는 감정을 담는 작품에 순위를 매기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런 차이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저는 전자보다는 후자가 작품적으로 좀 더 우수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다) 두 작품 중 이백의 「玉階怨」이 더 마음에 들었다. 물론 두 편의 작품성은 우수하다. 하지만 이백의 시가 궁녀의 모습이나 원망하는 마음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한 부분이 있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임을 기다리는 여인의 원망스런 마음이 잘 드러나 있다고 생각했다. 또한 ’ , ‘이슬, ‘비단버선, ‘수정, ‘등과 같은 투명한 속성을 가진 사물들을 사용함으로써 맑고 순수한그리움의 감정을 표현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마지막 구의 영롱은 달이 영롱한 것이 아닌 오지않는 임을 기다리다 지친 여인의 눈물을 마치 영롱하다고 표현한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해보았다. (차○○)

 

이 과제를 선정한 이유는 謝朓의 「玉階怨」과 李白의 「玉階怨」이 모두 오언절구라는 짧은 형식과 평이한 내용이어서 학생들이 비교적 이해하기 쉽고, 동일한 제재와 내용을 바탕으로 하면서 情과 景의 조성 방식과 표현법이 선명하게 대비되기 때문이었다. 기대했던 바와 같이 실제 과제 수행에서도 학생들의 적극적이고 다양한 분석과 비평이 이뤄졌다. (가)의 “화자의 감정을 직접 드러내지 않고 영롱한 달빛만 보고 있는 장면을 통해 임을 기다리고 있고 그리워한다는 감정을 독자로 하여금 생각할 수 있게 한다.”라는 서술과 (나)의 “전자는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었고, 후자는 감정을 안으로 담아냈습니다. 이 차이가 불러오는 것은 독자의 상상력이라고 생각합니다.”라는 서술은 李白의 「玉階怨」에서 돋보이는 여운미와 상상력을 발산하는 시적 효과를 적절히 포착하였다. 그리고 (다)는 그 여운과 상상력이 실제로 감상자로 하여금 창의적이고 깊이 있는 감상에 도달하게 함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 과제는 새로운 방식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온라인 원격수업에서도 학생들의 집중력과 학습효과를 끌어내는데 유용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울러 “과제를 하면서 혼자 이해하려고 애썼는데, 다른 사람들과 같이 느낀 점을 나눠보니깐 내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느낄 수 있었다. (김○○)”라는 소감에서와 같이 온라인 원격수업에서도 과제를 공유하며 의견을 나누는 것이 학생들의 이해력을 확장시키고 높이는데 필수적인 요소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2) 한시 번역 및 분석 과제 시행

한시의 형식과 표현법에 대한 개론적 설명에 이어서 학생들에게 직접 작품 한 편을 선정해서 번역하고 표현법을 분석해보도록 했다. 그리고 수업 시간에 본인의 과제를 직접 발표하고 학생들과 의견을 나누는 수업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필자는 학생들 간의 상호 소통을 유도하고, 내용의 오류를 바로잡고 보충 설명을 곁들이며 전체적인 수업 내용을 정리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와 같은 수업 방식은 ZOOM을 활용한 온라인 원격수업에서도 큰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

 

(3) 수업 시간에 즉석에서 한시 번역 및 분석해보기

온라인 원격수업에서 중요한 점은 학생들의 집중력과 학습 의욕을 유지하는 것이다. 온라인 원격수업을 받는 학생들은 교실 수업보다 교수자의 감독에서 비교적 자유롭고 개인적인 행동을 할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점을 고려하여 수업 시간에 즉석에서 한시 작품을 제시하고, 개인적으로 또는 ZOOM에서의 소모임 토론 기능을 활용해 그 작품을 번역 및 분석해보는 수업을 시행했다. 이를 통해 자칫 느슨해질 수 있는 학생들의 수업 집중력을 높이고, 능동적으로 상호 소통하는 수업을 도모하고자 했다. 이때 비교적 쉬우면서 수수께끼 같은 느낌이 나는 영물시를 번역하고 제목을 맞춰보게 하는 문제를 곁들여 학생들의 흥미를 높이고자 했다.24)

 

 

24) 제시한 작품은 鄭希良이 6살에, 李山海가 7살에, 李滉이 15살에 지은 것이다. (鄭希良, 「虹」, “靑紅一段錦, 應出織女手. 欲作牽牛衣, 洗掛雨後天.” ; 李山海, 「栗」, “一腹生三子, 中者兩面平. 秋來先後落, 難弟又難兄.” ; 李滉, 「石蟹」, “負石穿沙 自有家, 前行卻走足偏多. 生涯一掬山泉裏, 不問江湖水幾何.”)

 

 

3. 수업 평가 방식

 

온라인 원격수업에서의 수업 평가 방식도 기본적으로 학생들의 학습력을 점검하고 향상시키면서 공정한 평가 기준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중에서 교실 수업보다 교수자의 수업 감독과 실시간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점을 감안하여, 3주차까지 이어진 파워포인트 강의 동영상 업로드 수업에서는 매주 수업 감상문을 쓰는 과제를 제시했다. 이때 과제 주제는 수업 동영상을 보고 느낀 점, 인상 깊었던 점, 이해가 안 되는 부분, 더 궁금한 점 등을 서술하는 것으로 구체화했다. 그리고 중간고사는 면대면 교실 시험이 어려운 점을 감안하여 레포트 형식의 과제 제출로 대신했다. 이때 레포트 주제는 학생들이 교수자가 제시한 한시 작품들 중에서 한 편을 선정하여 <번역>, <작가 소개>, <창작 배경>, <작품 분석>, <발표자 감상>, <참고 문헌>을 형식에 맞춰 작성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기말고사는 학교의 방역 지침에 따라 교실에서 시행하게 되어, 번역을 하고 문제를 푸는 일반적인 한시 전공 시험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특히 온라인 원격수업에서는 매 수업 시간의 학습력을 수시로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느꼈다. 온라인 원격수업은 학생들과의 현장감 있는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자칫하면 학생들의 학습력을 간과한 일방적인 수업 진행으로 흐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필자는 수업 내용의 핵심적인 요소를 묻는 객관식과 단답형 주관식 문제를 중간고사 이전 수업 시간에 활용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크게 부담을 느끼지는 않으면서도 수업 내용을 환기하고 피드백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했다.

 

Ⅲ. 대학교 한시 전공 온라인 원격수업의 개선방안

 

1. 2020년 1학기 한시 전공 온라인 원격수업에 대한 반성적 성찰

 

대학교 한시 전공 온라인 원격수업의 개선방안을 찾기 위해서는 먼저 1학기 한시 전공 온라인 원격수업에 대한 반성적 성찰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학생들에게 실시한 설문 조사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2020 1학기 한시 전공 온라인 수업에서 인상적이었던(흥미롭거나 학습능률이 높았던) 부분과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가) 한시 전공 온라인 수업에서 가장 걱정스러웠던 부분은 자세한 설명 부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학생이 직접 준비한 자료를 통해 수업을 진행한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듣기만 하기보다 직접 준비한 자료를 통해 진행하다보니 무조건적인 책임감 외에도 성취감 등 새로운 지식을 알아간다는 행복 또한 이룰 수 있었다. (김○○)

 

(나) 한시 발표를 위해 직접 한시 해석을 한 수업이 학습능률이 높았다고 생각한다. 교수자의 일방적 단순 강의식이 아닌 학습자와의 상호적인 참여형 방식으로 이루어졌고 즉흥적인 발표보다 덜 부담이 되었다. 그래서 타 온라인 수업에 비해 예습과 복습을 철저히 할 수 있어서 학습능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도○○)

 

(다) 수업 마지막과 중간중간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 질의응답을 하며 학습 진도를 체크하는 과정은 온라인 수업의 한계성을 어느 정도 해결했다고 생각한다. 또한 자신이 맡은 부분의 발표를 하며 직접 참여하는 수업이 되어 강의 이해도가 높았다. (한○○)

 

(라) 조별로 토론하는 수업에서 다른 분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저의 의견을 말하는 부분에서 학습효율이 더욱 높아졌다고 생각합니다. (고○○)

 

(마) 수업 초기, 은유에 대해서 배울 때 영화 일 포스티노를 보고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었는데 이때부터 어렵고 낯설게 느껴지던 한시가 점차 친숙해지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욱 기억에 남습니다. (최○○)

 

(바) 한시를 이용한 퀴즈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간단한 구조의 한시를 직접 번역해 보고 그 한시의 핵심자를 찾는 과정은 한시의 핵심을 파악한다는 점에서 번역에 큰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과의 특징상 교육적 부분을 빼먹을 수 없는데 추후 학생들에게 한시를 가르칠 때 흥미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이와 같이 학생들은 자기주도적 학습을 유도함으로써 적극적인 동기부여 유발과 능동적인 학습 태도를 지향한 점, 일방적인 강의가 아닌 학생들과 소통하며 학습 성취도를 점검한 점, 학생들 간의 상호 소통과 토론을 장려한 점, 학생들의 주의집중력과 흥미를 높이기 위한 교육 방식을 활용한 점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2) 2020 1학기 한시 전공 온라인 수업에서 아쉬웠던 부분과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가) 제일 아쉬운 부분은 흥미로웠던, 인상 깊었던 작가의 한시를 더욱 공부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아무래도 온라인 수업이다 보니 의사소통의 한계가 있어 대면 강의보다 진행이 힘들기에, 시간적인 부분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김○○)

 

(나) 온라인 수업은 오프라인 수업에 비해 서로 의견을 나눌 기회가 적다. 물론 소회의실을 나누어 조별로 의견을 나누었지만, 얼굴을 맞대고 하는 토의가 아닌 만큼 의견 전달과 이해에 부족함이 있어 아쉬웠다. (한○○)

 

(다) 온라인 수업에서 아쉬웠던 점은 준비된 발표의 부재라고 생각합니다. 각자 시를 정해서 그 내용을 조사해 발표하긴 했으나 줌을 활용한 온라인 수업이라는 한계상 활발한 질의응답이 이루어질 수 없었던 점이 아쉽습니다. 이 부분을 교수님이 직접 설명하는 식으로 해소해주긴 하셨지만 직접 발표하고, 자신과 동등한 입장에 있는 학생과 대화를 나누며 지식을 쌓을 수 있는 부분을 놓친 것은 아쉬운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라) 아쉬웠던 부분은 zoom수업으로 충분한 의사소통을 했다고 생각했지만 대면 수업 때에는 궁금한 게 있으면 직접 가서 여쭤보고 더 생각해볼 시간이 있었겠지만 그런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것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최○○)

 

(마) 대면 강의로 듣지 못해서 아쉬웠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인터넷 강의가 정말 맞지 않는 타입이다. 물론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있으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여러 번 반복해서 들을 수 있다는 인터넷 강의만의 장점이 있긴 하다. 하지만 아무리 인터넷 강의로 소통을 한다고 하더라도 면대면으로 수업하는 것만큼의 효과는 얻지 못할 것이다. 예를 들면 모르는 것을 질문하고 싶지만 성격 때문에 질문을 하지 못하고 삼키는 경우도 빈번하게 있기 때문이다. (차○○)

 

(바) 본래 대면 수업처럼 학습에 임하는 자세와 마음가짐이 다르다. 실시간 강의는 바로 질의응답이 가능했지만 직접 마주하며 수업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소 편안하고 산만하게 수업에 임하게 되는 것 같다. (도○○)

 

(사) 인터넷 연결이 잘 안될 때가 있어서 수업이 중간중간 끊어지는 부분이 온라인 수업의 단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고○○)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에서 제일 아쉬워 한 부분은 아무래도 면대면 교실 수업보다 의사소통이 활발하기 어렵고 시공간적 제약이 있다는 점이었다. 나아가서 면대면 교실 수업에서는 수업 시간이 끝나도 현장에서 바로 교수자에게 질문을 할 수 있는데 비해, 온라인 수업에서는 비록 실시간 화상 수업이라고 하더라도 수업 시간 이후에 질문을 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아쉬워했다. 또한 적극적으로 질문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학생들은 온라인 수업에서 더 큰 아쉬움과 소외감을 느끼기도 했다. 아울러 학생 스스로도 면대면 교실 수업보다 수업에 임하는 분위기를 다잡기가 쉽지 않다고 느끼고 있었으며, 인터넷 연결이 원활치 못한 상황을 불편해했다.

 

(3) 앞으로 한시 전공 온라인 수업에서 바라는 부분(수업 방식, 수업 콘텐츠 등)은 무엇입니까?

 

(가) 수업과 관련된 동영상 자료 같은 것도 더 많이 활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고○○)

 

(나) 지금처럼 개인별로 파트를 나누어 그 부분만큼은 확실하게 발표를 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한가지 작품을 조를 나누어 해석해 다른 조와의 차이점을 찾고 의견을 모아 해석을 완성하는 것 또한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한○○)

 

(다) 온라인 수업의 장점은 자료 공유의 편의성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생 전원이 컴퓨터를 이용해 수업을 듣는다는 점은 학생들 전원이 검색의 준비가 되어있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한시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화자와 시대적 상황에 대한 조사가 필요한 한시를 먼저 번역 후 발표, 뒤에 직접 자료를 조사하는 시간을 가진 뒤, 다시 한번 번역해 보고 발표하는 과정을 거친다면 조금 더 수업에 몰입하고, 내용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이처럼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에서 바라는 부분은 수업의 흥미도, 집중도, 소통감, 주도적 학습으로 집약되었다.

지금까지 학생들에게 실시한 설문 조사를 바탕으로 1학기 한시 전공 온라인 수업을 반성적으로 성찰해보았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온라인 원격수업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요건은 능동적이고 자기주도적인 학습 참여, 교수자·동료 학생들과의 원활하고 활발한 의사소통, 주의력과 흥미를 높이는 학습 컨텐츠 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평소 성격이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학생들은 온라인 수업에서 적극적인 참여에 더 큰 어려움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점도 알 수 있었다. 이와 같은 학생들의 설문 조사 내용은 필자가 지난 1학기를 되돌아보며 부족하다고 느꼈던 부분과 대체로 유사했는데, 그것을 학생들의 의견을 통해서 더욱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2. 한시 전공 온라인 원격수업의 개선 방안

 

앞 절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학생들이 온라인 원격수업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요건은 사실 비대면 교실 수업 때와 다르지 않다. 즉, 온라인 원격수업의 질적 향상은 비대면 교실 수업 활동 요소와 분위기의 안착에서부터 시작된다. 여기에 온라인 원격수업의 특성과 기능을 잘 파악하여 그 단점을 최소화하고 장점을 활용함으로써 대면 수업보다 학생들의 학습력을 높이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필자는 한시 전공 온라인 원격수업에서 기본적으로 다음 두 가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1) 온라인 원격수업을 고려한 체계적인 교수설계

성공적인 대학교 한시 전공 교육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학습 목표, 학습 내용, 교수법, 평가 방안을 체계적이고 구체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그런데 온라인 원격수업에서는 학업 성취도를 최대화하기 위한 교수법을 찾고 수업전략을 세우는 데 더욱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에 교수법의 기본적인 틀은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25), 과제 수행 중심 수업26), 쌍방향 중심 수업27)의 적절한 활용을 통해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이 과정에서 플립 러닝(flipped learning)28) 수업방식은 매우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학생들에게 수업 자료나 동영상을 제공하여 미리 주요 학습 내용을 익히도록 하고 학습 성취도를 점검한 뒤, 실시간 온라인 화상 수업에서 교수자와의 질의 응답이나 학생 간의 토론등을 수행하는 방식은 온라인 원격수업에서 학습효율을 높이는데 유용하다고 생각한다. 쌍방향 교수법 어플리케이션과 웹기반 프로그램들29)을 활용하여, 연습문제와 퀴즈 등을 통해 학생들의 이해도를 수시로 점검하는 것도 학습력과 흥미도를 높이는데 유용하리라 생각한다.

물론 이와 같은 교수법을 구체적으로 적용할 때는 한시 전공 세부 과목별로, 인문대학의 수업인지 사범대학의 수업인지에 따라, 교수자의 성향과 학생들의 성향에 따라 다르게 적용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시는 음악적 요소(운율), 회화적 요소(심상), 의미적 요소(주제, 생각, 사상 등), 정서적 요소(분위기)를 기본적인 구성 요소로 지니고 있다는 점은 같다. 그리고 한시 전공 수업의 내용들은 대체로 한시 원문의 정확한 번역력, 한시의 형식과 작품성에 대한 이해력, 한시를 구성하는 작가적·역사적·문학사적 맥락의 이해력, 한시에 대한 시적 감수성·상상력·공감력 등을 함양하는 것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한시의 기본적인 구성 요소와 한시 전공 수업이 포괄하는 내용을 염두에 두고, 맡은바 한시 전공 수업의 학습 목표와 학습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정한 뒤, 활용할 온라인 원격수업 플랫폼과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선정하고,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과제 수행 중심 수업·쌍방향 중심 수업의 적절한 안배를 모색한다면, 온라인 원격 한시 수업의 체계적인 교수설계를 위한 토대를 마련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25)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은 지정된 녹화 강의 또는 학습 콘텐츠를 시청하고, 교수자가 학습 내용을 확인한 뒤 피드백하는 수업방식을 말한다.
26) 과제 수행 중심 수업은 교수자가 과제를 제시하고, 학생들이 수행한 과제를 교수자가 확인한 뒤 피드백하는 수업방식을 말한다.
27) 쌍방향 중심 수업은 실시간 원격교육 플랫폼을 활용한 화상수업을 통해 즉각적인 피드백이 가능한 수업 방식을 말한다.
28) 플립 러닝(flipped learning) : 제공한 자료(온·오프라인 영상, 논문 자료 등)를 사전에 학습하고, 강의실에서는 토론, 과 제 풀이 등을 하는 형태의 ‘역진행 수업방식’을 말한다.
29) 쌍방향 교수법 어플리케이션과 웹기반 프로그램들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다음을 들 수 있다. 퀴즈·토론·설문을 생성하는 게임 기반 반응 플랫폼 카훗(kahoot), 오프라인의 쌍방향 소통을 도와주는 온라인 플랫폼 심플로우(symflow), 학생들의 평가와 간단한 설문조사 플랫폼 소크라티브(socrative), 실시간으로 학생들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핑퐁(pingpong), 파일이나 의견 등을 시각적으로 보기 쉽게 공유하고 피드백 할 수 있는 패들렛(padlet), 특수한 모양의 코드로 설문조사 나 퀴즈 등이 가능한 플리커스(plickers).

 

 

2) 교수자의 역할에 대한 재점검

온라인 원격 한시 수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교수자는 디지털 기술에 대한 이해력과 수업에 활용할 디지털 자료들을 선별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 아울러 학생과의 상호작용 및 학생 간 상호작용을 원활하게 하고, 학생들의 수업 집중력과 학습 성취도를 높이기 위한 교수법을 발휘해야 한다. 그중에서 특히 온라인 원격수업에서는 지식을 전달하고 학생들을 평가하는 티칭(teaching)의 역할도 필요하지만, 학습자가 잠재력을 이끌어내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게 도와주는 코칭(Coaching)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온라인 원격수업에서는 교수자가 지식전달자의 역할에 머무르게 되면, 학생들이 수동적으로 수업에 참여하게 됨으로써 수업 집중력이 떨어지기 쉽기 때문이다.

따라서 온라인 원격수업의 교수자에게는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수업에 참여해서 문제를 해결해나가고 활발한 수업 활동을 이어나가도록 도와주는 학습 진행자 또는 촉진자의 역할이 중요하다.30) 이때 코칭(Coaching)의 역할을 효과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수업 내용에 대한 사전질문 받기, 온라인 원격수업 플랫폼을 활용한 토론식 수업 설계, 수업 참여를 독려하고 학습자가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하는 질문하기, 학습자를 면밀하게 관찰하고 적절한 피드백을 제공하려는 자세 갖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한시 전공 온라인 원격수업에 적용해본다면, 한시를 번역하거나 감상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물어보고, 그에 대해 다른 학생들은 또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며, 학생들의 대답을 경청하고 공감하고 친절하게 반응해주는 간단한 것에서부터 출발한다고 생각한다.

 

 

30) 폴 킴, 함돈균 저, 함돈균 역, 「교육의 미래 티칭이 아니라 코칭이다」, 세종서적, 2020, 60면, “저는 스탠퍼드 대학의 학생, 특히 교육 대학원생들에게 정말로 잘 가르치고 싶으면 가르치지 말라고 해요. 가르칠수록 학생의 학습 잠재력은 줄어들고, 자기 능력을 내적인 힘에 의해 스스로 향상 시킬 수 있는 기회를 없애는 현상밖에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지요. 왜냐하면 가르칠 때는 설명을 하거든요. 이건 이거고, 저건 저래서 그런 거고하며 다 알려줍니다. 그러면 학생이 생각하 거나 질문할 기회가 없어요. 설명해주는 대로 외우고 암기하고, 시험을 치르는 모델인 거죠. 그렇기 때문에 진정한 교사 (teacher)가 되고 싶으면 교습(teaching)을 하지 마라, 대신에 질문을 던지거나 문제를 보여주거나 감동이나 영감을 줄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스스로 깨우쳐 탐구하고 싶어 하게 하고, 스스로 호기심을 갖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 마크 프렌스키, 앞의 책, 40면, “놀랍게도 교육자들에게 요구되는 가장 큰 변화는 기술적 변화가 아니라 개념의 변화이다. 교육자는 스스로를 학생의 보호자라기보다는 그들의 삶을 안내하고 로켓을 미래로 밀어 올리는 파트너라고 생각해야 한다. 과거의 방식이 완전히 틀렸으니 버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학생들이 과거에 비해 더 멀리 날아 가고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시작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교육자로서의 역할을 해낼 수 없을 것이다.” ; 신철균은 「칸막이 교육 체제에서 열린 교육체제로」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정형화된 학습과 삶의 시대는 지나갔다고 진단 하고, 다음과 같은 교육의 전환 방향을 제시했다. ① 학생의 잠재력을 끌어내고 학습을 촉진하기 ② 교사 중심이 아닌 학생 중심의 학생 주도성 교육하기 ③ 학생들의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 강화와 격차 완화하기 ④ ‘칸막이 교육 체제’에서 벗어나 ‘개방형 교육 체제’로 전환하기 * 특히 ④의 경우에서는 교실 출석을 기준으로 진급하는 방식의 폐쇄성 극복, 고부담 표준화 평가 방식의 폐쇄성 극복, 각 교과 간에 벽이 쳐져 있는 폐쇄성 극복이라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원재· 최영준 외 지음, ��코로나 0년 초회복의 시작��, 어크로스, 2020, 219~226면 참고.)

 

Ⅳ. 결론

 

우리는 갑작스러운 계기로 인해 순식간에 온라인 교육세계로 들어섰다. 디지털 시대라고 해서 아날로그적 요소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고, 온라인 원격수업이 활성화된다고 해서 면대면 수업이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시대의 격변 속에서 온라인 원격수업은 이제 학교 교육의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되어가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기술과 낯선 프로그램을 활용해야 하는 현실이 당황스럽겠지만, 우리는 적응해야 한다. 이왕 적응해야 한다면 이를 한시 교수법을 혁신하는 계기로 삼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필자는 2020년 1학기 한시 전공 온라인 원격수업을 통해 대면 수업과 다른 환경에서 오는 불편한 점을 체감했다. 학생들의 반응을 현장감 있게 확인할 수 없고, 학생들과의 의사소통에 제한이 있으며, 각종 프로그램의 활용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실감했다. 그 과정에서 무엇보다도 온라인 수업에서 학생들을 집중시키는 방법이 중요함을 느꼈다. 이에 본 연구를 통해 온라인 수업에서도 기본적으로 학생들의 능동적이고 자기주도적인 학습 참여, 교수자와 학생들 간의 원활하고 활발한 의사소통, 주의력과 흥미를 높이는 학습 콘텐츠 등이 학습능률을 높이는 수업의 핵심요소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이와 관련해서 지금까지 구축된 교수법을 온라인 원격수업에서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온라인 원격수업의 장점은 무엇이고 그것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라는 부분에 집중해서 연구하고 논의해 나간다면, 온라인 원격수업의 교수법도 빠른 시일 내에 체계를 잡아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한시는 음악적 요소(운율)와 회화적 요소(심상)가 돋보이는 문학 장르라는 점에서 다양한 음악·노래·영화·동영상 등의 디지털 자료들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한시를 흥미롭게 느끼고 그 정서적 요소(분위기)까지 공감하게 될 때, 의미적 요소(주제, 생각, 사상 등)에 대해서도 깊은 이해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서 교수자는 학생들이 작품을 직접 번역해 보고, 적극적으로 느낌과 감상을 얘기해 보고, 그것이 나의 삶과 오늘날 세상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생각해 보고, 이러한 학습활동을 학생 간에 나눌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에 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점들을 고려하여 온라인 원격수업을 한시 교육 방법의 창의적인 전환의 계기로 삼는다면, 한시의 풍부한 예술성과 다양한 문학 콘텐츠들이 오늘날 대학생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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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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