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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N : 1598-1363(Print)
ISSN : 2465-8138(Online)
Han-Character and Classical written language Education No.50 pp.193-221
DOI : https://doi.org/10.15670/HACE.2021.50.8.193

A Case Study of Connection and Convergence Classes with the High School Classical Chinese Characters
- Focusing on 'Democracy and Participation' in the Field of Democratic Civic Education -

Gwak, Myeong-jae
PhD candidate, Department of Korea Literature in Chinese Characters, Kyungpook National University
2021년 04월 18일 2021년 05월 17일 2021년 05월 26일

Abstract

This study was designed as a way to foster creative and integrative learner pursued in the curriculum revised in 2015. It was also designed to explore the possibilities of linking and converging classes with ‘Classical Chinese Characters’ subject. With the aim of the exploration, the association and convergence classes were conducted along with ‘Korean history’ subject and ‘Integrated society’ subject, the purpose of which is to overcome the conservative limitations of ‘Classical Chinese Characters’ subject, and investigate a range of the possibility of expansion of ‘Classical Chinese Characters’ subject. In the field of democratic civic education, linkage and convergence classes were conducted with ‘Korean history’ subject and ‘Integrated society’ subject under the theme of 'Democracy and Participation'. The purpose of the class was made in the connection of the qualifications and capabilities of democratic citizenship pursued in democratic civic education with personality competences pursued in ‘Classical Chinese Characters’ subject. The class was designed to accompany the course assessment in accordance with the achievement standards of the “Classical Chinese Characters and Personality” area. In order to connect the performance of course assessment and divided educational activities into one, the classes were conducted in the intergration of ‘curriculum-class-evaluation-record’ processes. This is to help students grow into the master of life by shifting the center of the class from teachers to students.

고등학교 한문과 연계⋅융합 수업 실천 사례
- 민주시민교육에서 ‘민주주의와 참여’를 대상으로 -

곽명재
경북대학교 한문학과 박사과정

초록

본고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추구하는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여 진행된 연계⋅융 합 수업의 한문과 수업 실천 사례이다. 평소 연계⋅융합 수업에서 배제되거나 도구적 역할에 머물렀 던 한문과의 연계⋅융합 수업의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하여 실험적으로 시도된 것이다. 자칫 특정 교과에 치우친 주제로 인식될 수 있는 민주시민교육이라는 영역에서 ‘민주주의와 참여’라는 주제로 한국사⋅통합사회 교과와 함께 연계⋅융합 수업을 진행하였다. 민주시민교육에서 추구하는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과 역량을 한문과 인성역량과 연결하여 수업 의 목표로 삼고, ‘한문과 인성’ 영역의 성취기준에 맞추어 과정형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는 수업으로 설계하였다. 과정형평가의 수행과 분절된 교육활동을 하나로 연결하기 위해 ‘교육과정-수업-평가- 기록’을 일체화하여 수업을 진행하였다. 이는 수업의 중심을 교사에서 학생으로 이동시켜 학생들이 삶의 주체로 성장할 수 있게 돕기 위한 것이다.

Ⅰ. 서론

 2015 개정 교육과정이 고등학교에는 2018학년도부터 1학년에 적용되어 시행되고 있다. 교육부 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의 개정 배경을 국가⋅사회적 측면과 교육적 측면으로 설명하였다. 국가⋅사 회적 측면에서는 미래의 지능정보사회에서 학습한 내용을 바탕으로 새로운 환경과 상황 속에서 다양한 지식을 선택하고 통합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지식과 가치를 생성할 수 있는 인재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교육적 측면에서는 학생들에게 지식만 강조하는 문제 풀이식 교육과 한줄 세우기식 교육에서 벗어나 삶의 주체가 되어 다양한 생각을 바탕으로 꿈과 끼를 키우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우리 교육이 ‘교사가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에서 ‘학생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로 전환되어야 함을 강조하며 교육과정 개정의 배경을 밝혔다.1) 이에 따라 2015 개정 교육과정 구성의 방향도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핵심역량을 함양하여 바른 인성을 갖춘 창의융 합형 인재를 양성하는 데에 중점을 두고, 교육 목표와 교육 과정을 편성하고 운영하는 기준을 마련하였다.2)
 이에 연구자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에 적합한 ‘연계⋅융합 수업’3)에 주목하여 한문교과의 연계⋅융합 수업 가능성에 대해 고민하였다. 한문교과 는 文史哲의 내용을 아우르고 있는 통합적 교과로 접근 방식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수업이 가능하다. 일선 교육 현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한문 교사들의 노력과 헌신으로 다양한 형태의 수업이 학생들에게 제공되고 있지만 전통에 갇힌 교과라는 잘못된 인식과 학생들의 한문지식 수용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연계⋅융합 수업에 있어서 배제되거나 혹은 아주 도구적인 차원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지만 최근에 발표된 연구들을 통해서 한문교과의 ‘연계⋅융합 수업’의 가능성을 확인하였다.4)
 본고는 최근의 연구 경향에 발맞추어 한문 교과가 가지는 보수적 한계를 극복하고 외연을 확장하려는 시도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추구하는 인간상과 밀접한 연관이 있으며, 범교과 학습 주제와 교육부 정책에도 속해 있는 ‘민주시민교육’이라는 범주 안에서 한국사⋅통합사회 교과와 함께 학교 민주시민교육 학습 공동체를 구성하여 ‘민주주의와 참여’라는 주제로 연계⋅융합 수업을 진행하였다. 특정 교과의 영역이라고만 생각했던 민주시민교육이 연계⋅융합 수업을 통하여 한문 교과에서도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 본고에서는 수업 설계의 방법론과 이를 실제 수업에 적용한 실례, 그리고 평가 결과를 차례로 제시하였다.
 
1) 교육부 교육과정정책과(2017.10.11.), p.4.
2) 교육부(2015a).
3) 권점례. 이광우. 신호재. 김종윤. 김정효(2017)의 연구에서 차용한 어휘를 선택하였다. 권점례. 이광우. 신호재. 김종윤. 김정효(2017)의 연구에서는 ‘연계⋅융합’의 의미를 ‘교과 간 지식[기능과 태도 포함]을 연계 또는 연결하여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능력이나 행위’로 규정하고, ‘연계⋅융합 교육’을 ‘교과 간 지식[기능과 태도 포함]을 연계 또는 연결하여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능력이나 행위를 기르는 교육’으로 정의하였다. 따라서 ‘연계⋅융합 교육’은 일반적으로 STEAM교육에서 빈번히 사용하는 ‘융합 교육’과 구별되는 동시에 더 포괄적인 범주의 수업 형식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4) 김은경(2018), 김왕규(2020) 등의 연구를 주목할 만하다.
 

Ⅱ. 민주시민교육과 한문과 인성 역량

 2015 개정 교육과정은 우리나라 교육과정이 추구해온 교육 이념과 인간상을 바탕으로,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핵심역량을 함양하여 바른 인성을 갖춘 창의융합형 인재를 양성하는 데에 중점을 둔다.5) 각 교과별로 분과된 교육과정에서 교과의 지식⋅체계⋅구조를 익히게 되면 사고가 교과 영역에 제한되기 때문에 창의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그러므로 교과 경계를 유연하게 하여 통합적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여 학생들이 방법적 지식을 익혀 지식의 통합을 이루게 해야 한다. 지식의 통합을 통한 창의융합형 인재의 양성은 연계⋅융합 교육을 통해 이룰 수 있는데, 총론의 ‘교수⋅학습’에서도 학생의 융합적 사고를 기를 수 있도록 교과 내, 교과 간 내용 연계성을 고려하여 지도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6)
 이러한 기조에 맞게 연계⋅융합 교육에 대한 사례 연구와 수업이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지만, 아쉬운 점은 대부분 STEAM 교육에 집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STEAM교육은 과학기술 기반의 융합적 사고력 함양에 치중하다보니 한문과는 연계⋅융합 수업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았고 참여 하는 경우에도 도구적인 차원에 머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한문교과는 활용하는 방법에 따라 타 교과와 다양한 연계⋅융합이 가능하다. 한문 교과의 인성 역량의 활용이 그 예가 될 것이다. 한문 교과에는 민주시민의식, 타인존중의식, 자아존중의식 등 인성교육 요소가 다양하게 내재되어 있기 때문에 이를 적극 활용한다면 다양한 연계⋅융합 수업이 가능할 것이다.7) 이러한 근거를 바탕으로 한문과의 연계⋅융합 수업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해보기 위하여 타 교과와 함께 ‘민주시민교육’이라는 범주 안에서 교과 간 통합을 시도해보았다.
 민주시민교육은 민주사회를 살아가는 학생들의 권리와 의무, 그리고 시민의식을 배양하기 위해 전국 교육청에서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교육부에서는 2020년 국민의 삶과 직결된 10대 핵심과제 중 하나로 민주시민교육을 꼽고 있고, 여러 교육청이 함께 《고등학교 더불어 사는 민주시민》이라는 교과서를 만들어 실제 정규교과로도 편성하고 있는 만큼 민주시민교육에 대해 관심과 의지가 높다.8) 민주시민교육에 대한 오픈 사전 우리말샘의 사전적 풀이는 “시민들이 급격히 변천하는 사회에 적응하고 발전적인 민주 사회를 이룩할 수 있도록 훌륭한 시민으로서 지녀야 할 자질을 기르는 데 목적을 둔 교육”9)으로 되어있다. 교육부에서는 민주시민교육을 “비판 적 사고력을 가진 주체적인 시민이 민주주의의 가치를 존중하고 서로 상생할 수 있도록 민주시민으 로서의 역량을 향상시키는 교육”10)이라 정의하였다.
 이처럼 민주시민교육에 대한 우리말샘의 사전적 풀이와 교육부의 개념 정리에서도 알 수 있듯이, 민주시민교육은 민주사회를 살아가야 할 학생들에게 훌륭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자질과 역할을 배우게 하는 것이다. 민주시민교육에서의 ‘훌륭한 시민으로서 지녀야 할 자질’은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중시하는 ‘핵심역량’과 그 맥을 같이 한다. 아래는 교육부에서 제시한 민주시민 의 역량과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제시한 핵심 역량이다.
 
 
 위의 <표 1>과 <표 2>를 대비해보면 역량을 규정하는 어휘의 차이는 있지만 ‘민주시민의 역량’과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역량’은 성격적 측면에서 그 궤를 함께 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문과에서는 핵심역량을 미래 사회에서 자기 삶의 주체로서 자아를 실현하고 창의적인 삶을 영위하는 데 요구되는 의사소통 능력, 정보처리 능력, 창의적 사고 능력, 인성 역량, 심미적 감성 등을 교과의 중요한 역량으로 삼고 있다.13) 한문과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제시한 핵심역량에 인성 역량을 추가하여 제시하였다.14) 인성 역량은 한문과의 정체성과 한문교육의 목표와 성취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핵심 역량으로, 연구자들의 관심과 성과 역시 인성 역량과 관련된 연구에 집중되는 것만 보더라도 인성 역량의 입지를 가늠할 수 있다. 
 
인성 역량은 한문 기록에 담긴 선인들의 삶과 지혜를 이해하여 자신의 삶에 필요한 기초적 능 력과 자질을 지속적으로 계발・관리함으로써, 변화하는 사회에 유연하게 적응하며 살아갈 수 있 는 능력이다. 또한 한문 기록에 담긴 전통문화를 바르게 이해하고 창조적으로 계승・발전시키며, 한자문화권의 문화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을 익혀 한자문화권 내에서의 상호 이해와 교류 증진에 기여하려는 태도를 수용・실천함으로써, 공동체의 문제 해결 및 발전을 위해 자신의 역할과 책임 을 다하는 능력이다.15)
 
 한문과는 한문고전 텍스트를 바탕으로 학습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다양한 인성 역량을 기를 수 있다. 한문교과서에는 선인들의 명언과 명구, 우정에 관한 선인들의 일화, 선(善)과 의(義)를 실천한 인물에 대한 기록 등 학생들의 도덕적 역량을 함양할 수 있는 내용들이 수록되어 있다.16) 따라서 한문교과에 다양하게 내재되어 있는 인성 요소의 활용이 한문과 연계⋅융합 수업의 방편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민주시민교육의 목표는 ‘민주적 교육 생태계 조성을 통한 민주시민 역량의 강화’17)이다. 민주시 민교육의 목표를 이루기 위하여 다양한 추진과제가 복합적으로 실행되고 있는데,18) 가장 우선적으 로 수반되어야 할 것이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을 함양하는 것이다.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을 함양 하는 데 한문교과에 내재되어 있는 인성 요소가 그 한 축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다.
 이상에서 2015 개정 교육과정 구성의 방향에 맞추어 한문과의 연계⋅융합 수업의 가능성을 민주시민교육과 관련지어 알아보았다. 한문교과의 인성 요소가 민주시민교육에서 추구하는 민주시 민으로서의 자질 함양에 활용될 수 있다는 사실은, 타 교과와의 연계⋅융합 수업에서 한문교과가 도구적인 역할을 넘어서서 수업의 한 축을 담당하며 동등한 지위를 가지면서 연계⋅융합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이다.
 
5) 교육부(2015a), p.4.
6) 교육부(2015a), p.28.
7) 강민구(2013), 김은경(2016), 안세현(2017) 등의 연구를 참고할 수 있다..
8) 《고등학교 더불어 사는 민주시민》은 경기도교육청, 서울특별시교육청, 광주광역시교육청, 세종특별자치시교육청, 충청남도교육청, 충청북도교육청, 전라남도교육청, 전라북도교육청, 경상남도교육청, 강원도교육청, 인천광역시교육청, 울산광역시교육청이 참여하였고, 경기도교육감 인정도서이다. 경상북도교육청은 학생생활과에 민주시민교육 파트를 편성하였고, 대구광역시교육청은 생활문화과에 민주시민교육 파트를 편성하여 업무지원 중에 있다.
9) https://ko.dict.naver.com/#/entry/koko/2c4d659288844c96a1344a334da6ece1.(2021년 3월 28일 접속.) [출처 : 우리말샘]
10) 교육부 민주시민교육과(2018.11.), p.8.
11) 교육부 민주시민교육과(2018.11.), p.8.
12) 교육부(2015a), pp.3~4.
13) 교육부(2015b), p.3.
14) 인성 역량의 설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인성 역량에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제시한 핵심역량 중 자기관리 역량과 공동체 역량이 내포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15) 교육부(2015b), p.4.
16) 김영춘. 김길수. 손민정. 윤영순. 윤지훈. 이미영. 이용백. 장호성(2013), p.16.
17) 교육부 민주시민교육과(2018.11.), p.10.
18) 주로 학교에서의 학생 자치에 대한 실행이 주를 이룬다.
 

Ⅲ. 한문⋅한국사⋅통합사회 교과 연계⋅융합 수업 사례

 

 1. 연계⋅융합 수업 모형의 확정과 한문과 수업의 목표

 이 수업은 일반계 고등학교 1학년 한문⋅한국사⋅통합사회 교과 연계⋅융합 수업으로 설계되었 다. 민주시민교육이라는 큰 범주 안에서 ‘민주주의와 참여’19)라는 주제로 연계⋅융합 수업을 진행 하였다. 학교 학생회 선거라는 학생들의 실제 경험과 맞물려 ‘민주주의와 참여’라는 주제로 교과 연계⋅융합 수업을 실시하였다.20) 또한 최근 선거 연령 하한조정으로 인해 만 18세가 되는 고등학 생들에게도 투표권이 주어지기 때문에 선거와 관련 있는 주제로 선정한 것이다.
 연계⋅융합 수업의 형태는 Drake(2012)가 제시한 통합의 위계 가운데 다학문적(multidisciplinary) 접근을 활용하였다.21) 다학문적 접근은 교과의 경계를 구분하기는 하나 해당 교과들이 서로 관련 있는 주제를 중심으로 교과를 연결하는 것이다. 아래의 그림처럼 한문⋅한국사⋅통합사회 교과의 경계를 구분하지만 해당 교과들이 ‘민주주의와 참여’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세 교과가 연결되어 있다. 다학문적 접근은 교사가 주제나 이슈, 그리고 교과 사이의 연결을 명시적으로 지도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직접 주제나 이슈를 찾고 그들의 연결고리를 찾아가게 된다. 그렇지만 관련된 교과 내용은 여전히 기존의 교과 범주에 속해 있고, 평가도 해당 교과의 범주 안에서 일어난다.22)
 
 
 민주시민교육 연계⋅융합 수업은 학생회 선거가 진행되는 7월 일정에 맞추어 계획되었다. 3월에 실시되는 선거의 경우, 신입생들은 후보자를 파악하기가 어렵고 학교에 적응하는 기간이기 때문에 후보자의 공약을 변별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1학기가 끝나는 무렵에 선거가 진행된다. 학교 학생회 선거 일정에 맞추어 민주시민 학습 공동체는 학생들이 고등학교에 입학하여 처음 맞이하는 선거가 형식에 걸쳐 포퓰리즘에 휘둘리지 않게 하기 위하여 ‘민주주의와 참여’라는 주제로 연계⋅융합 수업을 계획하였다.
 협의회를 통해 교과 간 진도를 분석하여 연계⋅융합 수업에서 1학년 한국사 교과는 ‘민주주의와 참여’라는 주제 아래, ‘최승로의 시무 28조’를 활용하여 수업을 진행하였다. 한국사 수업에서는 최승로의 시무 28조처럼 학생들이 직접 학교의 발전을 위하여 구체적 발전 방안을 제시해보고, 이를 통해 공약의 성립 조건과 실현 가능한 공약을 판별할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하는 것을 수업의 목표로 삼았다. 1학년 통합사회 교과는 ‘민주주의와 참여’라는 주제 아래에서 선거 계기수업23)을 진행하였다. 학생들에게 사회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하기 위하여 교과 지식을 다양한 활동 수업 안에 녹여내었다. 통합사회 수업에서는 역대 대통령 순서 맞춰보기, 포퓰리즘 정치, 대통령 아이디 어 평가, 대통령 공약 토론 등의 활동을 통해 사회에 필요한 공약을 고민해보고 훌륭한 지도자의 선출과 투표의 중요성을 학생들이 올바르게 인식하는 것을 수업의 목표로 삼았다.
 연계⋅융합 수업에 참여한 한문과 수업은 ‘민주주의와 참여’라는 주제 아래, 두 가지의 목표를 가지고 설계되었다. 첫째, 한문고전 텍스트에 내재되어 있는 인성 요소 가운데 민주시민교육에서 추구하는 민주시민의 역량과 연결할 요소를 추출하여 선인들의 지혜와 사상에 대해 이해⋅공감하 게 하고, 이를 민주시민으로서 자신의 삶에 적용하여 가치관을 정립하고 현재적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게 한다. 이는 ‘한문과 인성’ 핵심 개념의 성취기준과 상응한다.24) 둘째, 인성 영역의 평가는 정의적 평가가 중심이 되므로 과정적 요소가 평가에 반영될 수 있는 수행평가를 실시하여 성취기준 에 도달한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이는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의 일체화를 위해서이다.25)
 
 
19) ‘민주주의와 참여’는 《고등학교 더불어 사는 민주시민》 교과서의 대단원명이다. 민주주의와 참여 대단원에는 ‘민주주의와 과제’, ‘투표와 참여’, ‘시민 참여와 시민 단체’, ‘민주 사회의 의사결정’, ‘부패와 청렴사회’라는 5개의 소단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20) ‘학교 학생회 선거’라는 실생활의 맥락 안에서 수업을 계획한 것은 Drake가 제시한 통합의 위계 중 마지막 단계에 속하는 탈학문적 접근에 해당한다.
21) Drake는 통합의 위계를 여섯 단계[전통-융합-교과 내 통합-다학문적-간학문적-탈학문적]로 제시하였다. 첫 번째 ‘전통’ 단계는 분과된 교과를 개별적으로 지도하는 것을 말한다. 두 번째 ‘융합’ 단계는 협의의 융합에 해당하는 것으로, Drake는 ‘기존의 교육과정에 녹아든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교과마다 부여된 역량이 그 예가 될 것이다. 세 번째 단계 ‘교과 내 통합’은 교과 내에서 다양한 학습 내용을 연결하여 지도하는 방법이다. 네 번째 단계는 본문에서 설명한 ‘다학문적 접근’이다. 다섯 번째 ‘간학문적 접근’은 교과 간에 공통인 주제나 이슈 또는 문제를 다루는 것이다. ‘다학문적 접근’과 구별되는 것은 교과 간에 공통으로 나타나는 개념이나 방법 등이 활용된다는 점이다. 여섯 번째 ‘탈한문 적 접근’은 교과나 교과 공통의 개념이나 기능이 아닌 실생활 맥락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문제 중심 학습을 들 수 있다. 권점례. 이광우. 신호재. 김종윤. 김정효(2017)의 연구에서는 연계⋅융합 교육을 위한 적용 방안을 구안하면서, 연계⋅융합 교육을 위한 교육 모형을 개발하기 위해 교육 모형의 구성 요소를 추출하였다. ‘융합 방식’과 ‘융합요소’, ‘과제의 성격’ 세 가지로 구분하면서, 융합 방식으로는 ‘다학문적 융합’, ‘간학문적 융합’, ‘탈학문적 융합’을 추출하였다.
22) Drake, S. M.(2012), pp.14~16; 권점례. 이광우. 신호재. 김종윤. 김정효(2017), p.16.
23) 계기수업 : 계기수업은 공식적인 교육과정과 상관없이 사회적인 이슈나 사건을 가르치기 위해 실시하는 수업을 가리킨다. 즉, 사회적 이슈에 대해 학생들이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신문기사⋅사설⋅칼럼 등의 다양한 부교재를 통해 시사적인 사안들을 학생들에게 알기 쉽게 가르친다. [출처: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937438&cid=43667&categoryId=43667. (2021년 4월 1일 접속.)]
24) 교육부(2015b), p.37.
25)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의 일체화에 관한 연구는 김덕년(2017)의 연구를 참고할 수 있다.
 
 

 2. 수업 설계

 수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단계를 거쳐 수업을 설계하였다.
 
  1단계 : 한문교과에서 인성 요소 추출
  2단계 : 교과 내 통합을 위한 단원의 재구성
  3단계 : 성취기준 확인
  4단계 : 수행과제 개발 및 평가계획 수립
  5단계 : 교수⋅학습 방법 구상
  6단계 : 수업
  7단계 : 평가 및 기록
 
 1단계 ‘한문교과에서 인성 요소 추출’은 한문고전 텍스트에서 민주시민이 가져야 할 자질 요소를 추출하는 과정이다. 학교의 학생회 선거라는 학생들의 실제 경험에 맥락을 부여하여 ‘민주주의와 참여’ 라는 주제로 연계⋅융합 수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참여’에 주안점을 두고, 신념을 행동으로 옮기는 ‘실천’과 개인의 능동적 행동의 근거가 되는 ‘주체성’을 추출해내었다.26) ‘실천’ 요소는 민주시민 역량에서 ‘공공생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실천하는 시민적 효능감’과 관련 지을 수 있고, ‘주체성’ 요소는 민주시민 역량에서 ‘사회⋅정치적 문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비판적 사고력’과 관련지을 수 있다.27)
 2단계 ‘교과 내 통합을 위한 단원의 재구성’은 1단계에서 추출된 인성 요소를 적용할 내용 선정이다.28) 교사는 교과 단원을 재구성하여 지도할 수 있는 조정자로서, 주제와 아이디어를 기준으 로 내용 요소를 재편성할 수 있다. 한문교과서는 미래엔의 《한문Ⅰ》을 사용하였다. 미래엔의 《한문Ⅰ》 교과서는 총 8개의 대단원과 23개의 소단원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중 1단계에서 추출한 인성 요소를 적용하여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3개의 소단원을 선정하였다.
 
 
 단원을 선정하기에 앞서, 학생들이 수업한 후에 얻게 되는 지식 또는 내용을 가지고 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기능적 측면을 고려하였다. 이는 2015 개정 한문과 교육과정 ‘내용체계’의 ‘기능’ 에 해당하는 것으로 ‘한문과 인성’ 핵심개념의 기능 요소 가운데, 이해와 공감하기⋅적용하기를 이용하여 ‘이해→공감[확장]→적용’으로 절차적 흐름을 제시하였다. 이는 학생의 유의미한 학습을 이끌어내는 동시에 학생의 성취수준을 확인하기 위한 방편이다.
 ‘이해’의 영역에서 孔子의 핵심사상인 ‘仁’을 확인할 수 있는 내용으로 선정한 까닭은 학생들마다 자신에게 절실한 의미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자는 仁을 구체적으로 규정하지 않고 사람과 그 사람이 처한 상황에 맞게 仁을 설명하여 제자들의 실천을 도와주었다. 또한 仁은 생성하는 이치이기 때문에 단지 仁이라 말하거나 구체적으로 규정하여 고정한다면 듣는 이는 자신에게 절실하지 않아 실천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그래서 공자는 제자들에게 가장 가깝고 절실한 것을 말하여 仁으로 안내한 것이다. 이와 같은 공자의 접근법을 활용하여 학생들이 자신의 삶에서 가장 절실하게 생각하는 것을 가지고 仁을 이해하기를 바랐다.29) 학생들이 스스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무엇을 실천하고 노력해갈지 고민해보기를 바라며 ‘이해’ 영역의 내용으로 선정하였다. 아래는 교과서에 소단원 활동으로 제시된 자료로, 학생의 이해를 돕기 위해 본문의 내용 학습에서 생각해보기 활동으로 활용하기 좋은 예이다.
 
 
 ‘공감[확장]’ 영역에는 孟子의 사상을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을 선정하였다. 儒學의 道統이 공자로 부터 맹자에게 이어진 까닭도 있고, ‘이해’ 영역에서 공자의 仁 사상을 자신의 삶에서 이해하고, 맹자의 推恩하는 방법을 자신의 삶에 적용하여 확장해나가는 방법을 제시하기 위해서이다. ‘이해’ 영역이 ‘我’의 영역이었다면 ‘공감[확장]’ 영역은 ‘我’에서부터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외부 영역으 로의 확장이다. 자신이 생각하는 仁의 실천이 나에게서부터 사회로 확대되어나가는 방법과 효과를 학생에게 전달하기 위해서 ��맹자�� 구절을 ‘공감[확장]’ 영역의 내용으로 선정하였다. ‘공감[확장]’ 영역의 두 번째 원문은 ‘이해’⋅‘공감[확장]’ 영역의 내용을 갈무리하는 역할과 ‘적용’ 영역의 내용으로 이어주는 교두보 역할을 하는 문장이다.
 ‘적용’ 영역에는 목민관이 지켜야할 지침과 관리들의 폭정을 비판한 정약용의 ��목민심서�� 내용을 선정하였다. ‘이해’⋅‘공감[확장]’ 영역에서 배운 ‘仁’의 실천을 나에게서부터 외부 세계로 확장을 했다면, ‘적용’ 영역은 실제 맥락을 제시하여 학생들의 이해와 실천을 돕는 과정이다. ‘공감[확장]’ 영역에서 맹자가 이익[利]에 대해 말한 것을 ��목민심서��의 내용을 통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목민관이 개인의 사사로운 이익을 바라고 정치를 한다면 백성들의 삶이 곤궁해지는 처절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학생들에게 알리고, 목민관의 자질과 역할을 학습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는 자연스레 선거에서 투표의 중요성을 강조할 수 있는 근거자료가 된다. 학생들은 과거의 사례가 담긴 한문고전 텍스트를 통해 선거가 자신의 삶과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선거라는 현대의 친근한 예를 한문고전 텍스트를 통해 이해하는 것이다.
 3단계 ‘성취기준 확인’은 1단계와 2단계를 거치면서 선정된 인성 요소와 단원 내용에 적합한 성취기준을 확인하는 단계이다. 이 수업은 민주시민교육에서 추구하는 민주시민의 역량을 한문고 전 텍스트 속에 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한문과 인성’ 영역의 성취기준인 “[12한 I04-01]한문기록에 담긴 선인들의 지혜, 사상 등을 이해하고, 현재적 의미에서 가치가 있는 것을 내면화하여 건전한 가치관과 바람직한 인성을 함양한다.”31)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 1⋅2단계에서 선정한 인성 요소와 단원의 내용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성취기준이라 할 수 있다. 성취기준의 분석은 이어지는 4단계에서 평가와 관련해서 상세하게 이루어질 것이다.
 4단계 ‘수행과제 개발 및 평가계획 수립’은 수업 목표의 성취 정도를 확인하는 도구를 개발하고 평가의 계획을 수립하는 단계이다. 수업을 설계하면서 평가에 활용되는 ‘수행과제 개발 및 평가계획 수립’을 ‘교수⋅학습 방법’에 선행한 것은 Wiggins와 Mctighe의 백워드 설계 모형과 과정중심평가 에 근거한 것이다. 백워드 설계 모형과 과정중심평가는 지속적인 피드백을 바탕으로 목표와 평가의 일관성을 확보할 수 있고, 무엇보다 학생의 성장과 발달에 주안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미래 사회에 필요한 핵심역량을 키우는 데 유효하다.32) 이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추구하는 평가 체제와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을 일원화하는 것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수행과제를 개발하면서 고려한 이론은 Drake(2004)가 교육과정 설계에서 구안한 기본 틀인 KDB우산이다.33) KDB는 각각 ‘KNOW[지식]’, ‘DO[기능]’, ‘BE[태도⋅인성]’에서 앞 글자를 딴 것이다. ‘KNOW’는 빅아이디어[교과 고유의 개념]와 지속적 이해 요소이다. 지속적 이해 요소란 ‘영속적 이해’라고도 하며, 한문 교과에 적용하면 한문고전 텍스트에 내재된 주제나 핵심 단어⋅구절 등에 대한 진술로 수업 후 많은 세부 사항을 잊어버리더라도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기억해야 할 지식을 말한다. ‘DO’는 학습한 후에 학생들이 할 수 있어야 하는 기대 요소이다. 이는 2015 개정 교육과정 ‘내용체계’의 ‘기능’ 요소와 일맥상통한다. ‘BE’는 학습 후 학생들이 갖추어야 할 신념, 자세 등을 말한다. 이 수업에 적용해 본다면, 1단계에서 추출한 인성 요소인 주체성과 실천을 내재화하는 것이 될 것이다. 이 세 가지 범주를 두루 고려하여 수행과제를 개발하려고 노력하였다. 또한 단원의 본문 내용을 학생 스스로 갈무리하고 학습한 내용을 자신의 삶과 연결시켜 이해할 수 있는 수업 자료를 함께 개발하였다. 이는 학생에 대한 지속적인 피드백과 최종 평가 수행과제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며, 학생들이 수행할 최종 과제에 도달하는 과정을 제공하는 것이다.
 
 
 최종 평가 수행과제는 수업설계 1⋅2⋅3단계의 과정과 수행과제 개발에 적용된 이론⋅수업자료, ‘한문과 인성’ 영역의 평가 방법 및 유의사항35)을 종합하여 핵심적인 요소를 선별하여 과제로 제시하였다. 주어진 조건에 만족하여 학생 개인이 완성한 한 편의 글을 제출하는 논술형 평가 수행과제로 구성하였다. 학생들이 민주주의 삶 속에서 주체성을 가지고 실천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을 기대하고 최종 평가 수행과제를 개발하였다.
 
 
 최종 평가 수행과제에 제시된 조건은 수업설계 3단계에서 확인한 성취기준을 고려하여 제시하였다.
 
 
 ‘한문과 인성’ 영역 성취기준은 크게 세 단계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는 한문 기록에 담긴 선인들의 지혜와 사상을 이해하는 단계, 둘째는 선인들의 지혜와 사상을 이해하고 현재적 가치를 도출하는 단계, 마지막으로 선인들의 지혜와 사상을 통해 도출한 현재적 가치를 실제 생활에 구현하는 단계이다. 평가기준은 세 단계를 모두 포함하면 ‘상’, 상위 두 단계만을 포함하면 ‘중’, 상위 한 단계만 포함하면 ‘하’가 된다. 최종 평가 수행과제는 평가기준에서 ‘상’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볼 수 있다. ①⋅②⋅③조건은 한문 기록에 담긴 선인들의 지혜와 사상을 이해했는지를 평가할 수 있는 요소와 현재적 가치를 도출했는지를 평가할 수 있는 요소가 함께 포함되어 있고, ④조건은 실제 생활의 구현을 평가할 수 있는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
 최종 평가 수행과제에 제시된 조건을 수행과제 개발에 근거한 Drake의 KDB우산 이론에 대입해 보면 다음과 같다.
 
 
 최종 평가 수행과제에 제시된 조건 가운데 ‘KNOW[지식]’에 관한 것은 지속적 이해 요소에 대한 것으로 수업 후에 학생들이 반드시 영속적으로 이해하기를 바라는 요소로 선정하였다. 조건을 7단위로 분할한 이유는 채점기준을 명확하게 정하고 부분점수를 부여하기 위해 세분화한 것이다. 채점기준은 조건을 성취하는 수준에 따라 5등위로 나누었고, 분량에 상관없이 조건의 성취 정도에 기준을 두었다. 학생의 부담을 낮추고 과제의 발산적 접근을 돕기 위한 채점 기준을 마련한 것이다.
 수행과제에서 ‘민주주의와 참여’라는 주제를 강조하지 않은 이유는 다학문적 연계⋅융합 수업 형태를 설명하면서 언급했듯이, 연계⋅융합 수업을 통해서 학생 스스로 주제로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했기 때문이다.
 5단계 ‘교수⋅학습 방법 구상’은 수업의 방향과 흐름을 정하는 것으로, 상위 네 단계에 걸친 수업 설계를 적용하는 단계이다.
 
 
 
 총 8차시로 수업을 계획하였고, ‘강의식 수업→활동’ 순으로 계획하였다. 연계⋅융합 수업 주제에 대한 안내와 선행지식의 정확한 성립을 위해 본문 내용 학습은 강의식 수업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하였다. 선행지식을 획득하여 다음 단원으로 넘어가는 것이 학생들의 유의미한 학습에 효과적 이다.
 매 단원을 수업한 후에 활동을 편성한 까닭은 선행지식의 획득과 함께 학생 스스로 자신의 삶과 연결하여 교과 지식을 구성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활동은 학생들의 참여도를 확인할 수 있는 평가 증거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본문 학습에서는 내용의 전달을 우선시하고 학생들이 스스로 한문 문장을 익힐 수 있는 자기주도 적 한문 노트 작성의 환경을 마련하였다. 활동에서는 활동 결과물에 대한 발표를 통해 교사 관찰 평가와 학생 자기 평가, 학생 상대 평가를 계획하였다. 이는 피드백의 근거 자료로 활용된다.
 6단계 ‘수업’은 위에서 설계한 수업을 실제에 적용하는 단계이다. 다섯 단계에 걸친 수업 설계에 근거하여 수업에 적극 활용하였다. 수업은 5단계에서 계획한대로 총 8차시에 걸쳐 교수⋅학습 방법에 맞추어 진행하였다.
 강의식 수업에서는 자기주도적 한문 노트 작성으로 인해 수업의 참여도와 집중도가 높았고, 선인들의 지혜와 사상, 한문지식을 효과적으로 설명할 수 있었다. 교사는 수업의 안내자이자 조력 자로서 ‘민주주의와 참여’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단원 학습의 흐름을 차시가 종료될 때까지 유지하 였다.
 매 단원을 수업한 후에 이어지는 차시의 학생 중심 활동에서는 전시에 배웠던 단원의 내용을 실제 자신의 삶에 관련지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4단계에서 개발한 수업자료를 활동에 적극 활용하였다. 학생들이 한문고전 텍스트에 기반하여 자신들이 생각하는 인성 요소를 도출할 수 있도록 ‘지식[KNOW]’ 영역의 내용을 매 활동에 부여하였다. 이는 매 단원에서 기대하는 영속적 이해를 증진시키며, 한문교과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한 방편이었다. 일정한 시간 동안 활동한 후에는 발표하는 시간을 가져 학생들의 인성 요소 도출 과정을 확인하고, 이를 피드백의 자료로 삼아 평가에 활용하였다.
 7단계 ‘평가 및 기록’은 아래 장에서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다.
 
 
26) ‘실천’과 ‘주체성’은 단순히 고정된 개념이 아닌 학생 저마다의 가치에 따라 다르게 표현될 수 있다.
27) 교육부 민주시민교육과(2018.11.), p.8.
28) 1단계와 2단계는 실제적으로 동시에 진행되는 과정이다. 교과서의 전체적 구성을 파악한 상태에서 연계⋅융합 수업의 방향에 맞게 인성 요소가 추출되는 것이다.
29) ‘仁’이라는 명제를 설명함에 있어서 ‘p는 q이다[p→q]’라는 형식을 취하기보다 ‘p는 q이기도 하다[p←q]’라는 형식을 취하였다. 학생들이 저마다 ‘좀 더 나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 내가 갖추거나 추구해 나아가야 할 것[q]’이 ‘仁[p]’이 될 수 있다고 안내하였다.
30) 심경호. 송혁기. 송태명. 임동헌. 홍은정. 홍경원(2018), p.144.
31) 교육부(2015b), p.37.
32) 백워드 설계 모형과 과정중심평가에 관한 내용은 박일수(2019)의 연구에서 상세히 확인할 수 있다.
33) Drake, S. M.(2004); 박영무. 강현석. 김인숙. 허영식 공역(2006), pp.65~96.
34) 저자의 칼럼기사는 동아일보(2010년 10월 25일)에 게재한 기사이다. 온라인 주소는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101025/32098646/1”이다.
35) 교육부(2015b), p.38.
36) 장호성. 윤지훈. 윤재민. 이군선. 김우정. 류준경. 김은경. 이경우. 허시봉. 정효영(2016), p.118.
 

 3.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의 일체화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의 일체화는 위의 ‘1. 연계⋅융합 수업 모형의 확정과 한문과 수업의 목표’에서 제시한 두 번째 수업 목표와 관련이 있다.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의 일체화는 교육과 정, 수업, 평가, 기록을 조작적으로 결합하여 이루어진 용어이다.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의 일체화는 다섯 단계를 거치게 되는데, 이들은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1단계는 교육과정 을 분석하여 성취기준[수업목표]을 선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2단계에서 교사가 교육과정을 재구성 또는 융합하는 것이다. 이는 ‘교육과정’에 해당한다. 3단계는 구체적인 수업 모형을 설계하는 것으로, ‘수업’에 해당한다. 4단계는 수업 전개 및 평가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평가’에 해당한다. 5단계는 학생부에 평가 사항을 입력하는 것으로, ‘기록’에 해당한다.37)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 의 일체화는 분절되어 진행되는 교육활동을 연결시키기 위해 제안된 것으로, 교육과정⋅수업⋅평 가를 하나의 연속된 교육 활동으로 바라보고 이를 유기적이고 통합적으로 운영하여 세 요소의 불일치 요소를 최소화하고 학생을 교육과정⋅수업⋅평가의 중심에 두어 삶의 주체로 성장시키는 교육활동이다.38)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의 일체화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의 개정 배경 취지와 본 연구에서 설계한 수업 모형의 방향성과 일치한다.
 이 수업에 적용된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의 일체화 다섯 단계 중 1⋅2⋅3단계와 4단계의 수업 전개는 위의 장에서 이루어졌고, 본장에서는 평가에 해당하는 4단계와 기록에 해당하는 5단계에 대해 확인하도록 하겠다.
 일련의 과정을 거쳐서 수업이 진행되었고, 그에 따른 최종 평가가 이루어졌다. 고등학교 1학년 177명에 대해서 평가가 진행되었고, 기준에 따라 채점되어 수행평가 점수에 반영되었다. 다음은 학생들의 최종 평가 결과물 예시를 통해서 과제를 수행한 정도를 확인하고, 최종 평가 결과물이 기록에 활용된 사례를 제시한 것이다.
 
 
 A학생은 일기 형식을 빌어 한 편의 글을 완성하였다. 기대한 지속적 이해 요소가 정확히 제시되었 고, 자신의 삶에 대입하여 ‘신뢰’라는 인성 요소를 도출하여 외부 세계로 확장을 시도하였다. 반성적 사고를 통해 자신만의 인성 요소를 도출한 것이 돋보인다.
 
 
 B학생은 기대한 지속적 이해 요소를 제시하고, 이를 통해서 자신이 실천해나가야 할 인성 요소로 ‘솔직함’과 ‘성찰’을 도출해내었다. 맹자의 사상이 담긴 글을 학습하고, 자신이 실천해야 할 인성 요소를 삶에 적용하여 확대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내었다. 실천의 의지가 돋보인다.
 
 
 C학생은 기대한 지속적 이해 요소를 정확히 제시하고 자신의 삶에 적용하여 ‘실천’, ‘노력’, ‘사랑’이라는 인성 요소를 도출해내었다. 이 세 인성 요소를 일상에 적용하여 외부 세계로 확장을 시도하였다. C학생은 자신이 도출한 인성 요소를 목민의 역할을 맡는 관리들이 가져야 할 자질요소로 확장한 것이 돋보인다. 이는 민주시민이 가져야 할 자질 가운데 비판적 사고력과 밀접한 연관을 가진다.
 
 
 D학생은 기대한 지속적 이해 요소를 바탕으로 ‘양심’이라는 인성 요소를 도출해내었다. 대다수의 학생들은 도출한 인성 요소를 외부세계로 확장해나가는 것이 일반적인데, D학생은 맹자의 推恩을 자신의 삶에 적용하여 양심을 자신의 삶 안에서 확장한 것이 돋보인다. 또한 부정부패의 원인을 양심의 문제로 귀결시킨 주체적 시각도 돋보인다.
 위 4명의 학생과 함께 이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은 수업을 통해 도출한 인성 요소를 자신만의 기준으로 삼아 자기 삶의 방향을 정하였다. 이는 주체적 삶을 살아가는 힘으로 작용할 것이다.
 최종 평가 수행과제가 논술형 평가로 부여되었기 때문에 글의 완성도는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8차시라는 긴 여정을 거치면서 매 단원에 대한 적절한 피드백과 수업 안내를 통해 전체 학생들이 별다른 이탈 없이 본문 학습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인성 요소를 도출해내었고, 주체적 시각과 함께 실천의 의지를 나타내었다. 제출한 결과물에는 분량의 차이는 있지만 실제로 95% 이상의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결과물을 제출하였고, 저마다 인성 요소를 도출하여 자신의 삶에 적용해보았다는 것은 크나큰 의의가 있다.
 
37) 김덕년(2018), p.33.
38) 박승철. 박승렬. 이원재. 강정화. 이영선(2015); 육경민(2020).
 

Ⅳ. 결론

 이상에서 민주시민교육의 일환으로 다학문적 연계⋅융합 수업에 참여한 한문교과 수업 설계의 방법론과 이를 실제 수업에 적용한 실례, 그리고 평가 결과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진행된 수업은 한문교과가 가지는 보수적 한계의 극복과 외연의 확장을 위해 시도된 것으로, 평소 연계⋅융합 수업에서 배제되거나 도구적 역할에 머물렀던 한문과의 연계⋅융합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하여 실험적으로 시도된 것이다. 자칫 특정 교과에 치우친 주제로 인식될 수 있는 민주시민교육이라는 영역에서 ‘민주주의와 참여’라는 주제로 한국사⋅통합사회 교과와 함께 연계 ⋅융합 수업을 진행하였다.
 민주시민교육에서 추구하는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과 역량을 한문과 인성역량과 연결하여 수업 의 목표로 삼고, ‘한문과 인성’ 영역의 성취기준에 맞추어 과정형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는 수업으로 설계하였다. 과정형평가의 수행과 분절된 교육활동을 하나로 연결하기 위해 ‘교육과정-수업-평가- 기록’을 일체화하여 수업을 진행하였다. 이는 수업의 중심을 교사에서 학생으로 이동시켜 학생들이 삶의 주체로 성장할 수 있게 돕기 위한 것이다. 또한 총 8차시로 진행된 수업에서 매 차시마다 피드백을 부여함으로써 학생들의 이탈을 방지하고 수업에서 추구하는 목표로 이끌어갈 수 있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의 개정 배경에서도 알 수 있듯이 미래의 지능정보화사회에서는 지식을 선택하고 통합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 단순히 교과에서 전달하는 지식을 학습하여 문제를 풀이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주체가 되어 지식을 이해하고 자신의 삶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적 지식을 획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행된 수업에서는 교과서에 제시된 한문고전 텍스트의 주제를 단순히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자가 주체가 되어 한문고전 텍스트 의 내용을 이해하고, 이해한 내용을 자신의 삶에 적용하여 학생 스스로 가치관을 도출하게 하였다. 이는 지식을 이해하고 자신의 삶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적 지식을 획득한 것으로, 수업을 통해서 형성된 가치관을 바탕으로 주체적으로 삶을 실현해나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수업을 통해서 학생들은 자신의 삶과 별개로 느껴졌던 한문지식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틀을 벗어날 수 있었다. 그리고 일상과 밀접한 주제로 한문의 내용을 익힐 수 있었기 때문에 학생들의 교과 접근성을 높일 수 있었다. 평가에 있어서도 정해진 답을 외워서 치루는 평가가 아닌 자신의 삶에서 해답을 찾는 평가였기 때문에 학생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 교사의 입장에서는 교육과정 의 재구성을 통해 한문교과가 다양한 주제로 접근이 가능함을 확인할 수 있었고, 타 교과 교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한문교과의 연계⋅융합 수업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과정형평가를 통해 학생들의 다양한 생각과 사고의 과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학문적 연계⋅융합 수업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교과의 범주를 지켜가면서 수업이 진행되어 시수 편성에 얽매이지 않고 연계⋅융합 수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본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한계도 존재하였다. 수업 설계에 있어서 교육공학적 접근은 시간상의 제약이 많이 따랐고 참고할 수 있는 자료도 많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는 다양한 수업 설계 모형이 제시되면 극복할 수 있는 부분이다. 본고에서 시도한 다학문적 연계⋅융합 수업은 가장 기초적인 연계⋅융합 모형이다. 다양한 유형의 연계⋅융합 수업에서 한문과가 대등한 위상으 로 참여하려면 한문교과 내에서 다양한 변화와 시도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Figure

T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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