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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N : 1598-1363(Print)
ISSN : 2465-8138(Online)
Han-Character and Classical written language Education No.51 pp.139-169
DOI : https://doi.org/10.15670/HACE.2021.51.6.139

Online Class Design and Operation Plan for ‘Chinese Characters’ and ‘Words’ in University Liberal Arts Classes
- Focusing on Actual Class Cases -

Kim Yong-Jae**
**Professor, Sungshin Women’s University / dongjam@sungshin.ac.kr
2021년 10월 18일 2021년 11월 12일 2021년 11월 24일

Abstract

This article is described with a focus on how to prepare ‘online classes’ related to ‘Chinese characters’ during Korean university liberal arts classes to achieve useful and effective academic-achievement. However, due to the nature of the article, it is first revealed that it was written based on the actual case of my university liberal arts class rather than by presenting academic discussions or theoretical grounds. In accordance with the criticism of the government supervisory authority in 2019, Korea has already limited the “online classes” within universities to 20% under the Higher Education Act. The reason was that various problems could arise in various aspects, such as “lack of attendance management,” “concerns about the educational gap caused by poor quality of higher education,” and “inappropriate test management.” Moreover, as non-face-to-face (remote) classes due to “COVID19-Pandemic” gradually expanded from 2020, existing concerns left only inevitable tasks, and problems and countermeasures were suggested in various courses regardless of liberal arts and major. In the face of this situation, this article was written as an example of how to classify and select Chinese characters and vocabulary, which are frequently used in everyday life, during liberal arts classes at universities, and learn most effectively. These days, middle and high school teachers also have no basic educational background of learners, so they lament that it is a series of vicious cycles in which grades fall in all classes. However, this is the same in university education, and in this way, ‘online classes’ have been the biggest cause of deteriorating the quality of education. Therefore, I systematically organized “Online class design, learning strategy, and efficient operation method” on the premise that “Online class is not an Internet lecture.” And I mentioned how the instructor can attract interest and interest from learners by selecting ‘Chinese characters’ and ‘words’ in online classes. Above all, however, it should be noted that the proposition that “the quality of education cannot surpass the quality of instructors (teachers and professors)” can never be ignored even in face-to-face classes or online classes. And the article ended by emphasizing that “communication” between instructors and learners is the biggest factor that determines the success or failure of remote classes.

대학 교양수업에서의 ‘漢字語’ 및 ‘語彙’에 대한 원격수업 설계 및 운용
- 수업 사례를 중심으로 -

김용재**
**성신여자대학교 한문교육과 교수 / dongjam@sungshin.ac.kr

초록

이 글은 우리나라 대학 교양수업 중, ‘한자어’와 관련한 ‘원격수업’을 여하히 준비하여 유익하고 효과적인 학업-성취도를 이뤄낼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추어 서술된 것이다. 다만, 글의 성격 상, 학 술적 논의나 혹은 이론적 典據를 제시하여 논증하였다기보다, 실재 필자의 대학 교양수업 사례를 기반으로 작성된 것임을 차제에 밝힌다. 이미 우리나라는 2019년 감사원의 지적에 따라, 〈고등교육법〉 상 대학內 ‘원격수업’을 20%로 제한시켜 놓았다. 이유는 ‘출결 관리 미흡’, ‘고등교육의 질 저하로 인한 학력 격차 우려’, ‘시험 관 리 부적절’ 등, 여러 측면에서 다양한 문제점이 야기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작년(2020)부터 ‘코로나-팬데믹’으로 인한 비대면(원격) 수업이 점차 확대되면서, 기존의 우려는 필연적 과제만을 남겨놓았고, 교양과 전공을 불문한 채 다양한 강좌에서 다소 결이 다르기는 하나 문제점과 대안들을 내놓게 되었다. 본고는 이러한 상황에 직면하여 대학 교양수업 중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한자어’와 ‘어휘’를 어떻게 분류·선별하여 가장 효과적인 학습을 진행할 수 있을지를, 실재 수업 사례를 예시로 작성되 었다. 요즘 중·고교 현장 교사들도 학생들의 기초 학력 부재로 인하여 모든 교과마다 학업 성취도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라고 한탄한다. 그러나 이는 대학교육에서도 마찬가지며, 원격수업은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는 원인이기도 하다. 이에 필자는 “원격수업은 인터넷 강의가 아님”을 전제하고, “원격수업 설계부터 학습전략, 그리 고 효율적인 운영 방안”을 체계적으로 구성해 보았다. 그리고 교수자가 원격(교양)수업에서 ‘한자 어’와 ‘어휘’는 어떻게 선별함으로써 학습자들로부터 관심과 흥미를 이끌 수 있을지에 대하여 언급 해보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교육의 질은 교수자(교사·교수)의 질을 능가할 수 없다”는 명제는 대면수업 이나 원격수업에서도 결코 외면할 수 없음을 인지하여, 교수자와 학습자 간의 ‘소통’이 원격수업의 성패를 가르는 가장 큰 요소임을 강조하는 것으로 글의 결말을 맺었다.

Ⅰ. 序

 각 대학에서의 원격수업은 전체 학점을 기준으로 제한된 범위(비율) 내에서 운용되어 왔었다.(예: 졸업학점의 20% 이내) 그러나 교육부는 이번 [코로나-19]로 인하여 기존의 원격수업 허용 비율을 대폭 완화시켜 주었고, 이에 따라 주변에서는 ‘고등교육의 질’이 저하될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 되었다.1)
 또한 대학생들은 2020-1학기 내내, 부실한 원격수업을 화두로 내세우며, 등록금 일부 반환 요구를 하고 있다. 이는 원격수업의 질이 담보되지 않은 상황 하에서 규제부터 완화시킬 경우, 부실한 학사관리가 확대될 수 있다는 傍證의 단면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2일 열린 《포스트 코로나 교육 대전환을 위한 총장과의 대화》에서 원격수업 비율 20% 폐지를 공식화했다. “학생이 학위 취득에 필요한 학점 전부를 원격으로 이수하는 것만 아니라면, 대학이 정하는 범위 내에서 학위를 취득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 다.”는 것이 주요 골자였다. 학기별 각 전공의 전체 졸업학점의 20%를 초과할 수 없도록 한 원격 수업 비율을 99%까지 완화하겠다는 의미다. 출석 평가를 원칙으로 했던 원격수업 평가방식도 대 학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2)
 
 그러나 백번 양보하여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원격수업 확대가 불가피한 조치였음을 받아들 일 수는 있으나, 이러한 원격수업 비율 완화를 대학에서 제도化(규범化)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의 원격수업이야말로 대학마다 재정 여력에 따라 개설・운영・수업의 질 격차가 현저해질 것은 명약관화하기 때문이다. 역으로 말하면, 재정이 열악한 대학일수록 비용절감을 명분으로 하여 원격수업을 악용할 수도 있는 등, 여러 문제가 수반될 개연성이 적지 않다.3)
 또한 2020-1학기 원격수업을 시행했던 대학들마다 학생들의 강의평가에 자주 등장하는 내용이 첫째: 교수님이 몇 년 전 동영상을 업데이트도 없이 그대로 탑재했다, 둘째: 온라인 기말고사에서 집단 부정행위가 만연했다. 이는 장학금 신청 및 선정 과정이 불투명해질 수밖에 없다 등의 성토로 이어지기도 했다. 어찌 되었던 간에, 코로나 여파이기는 하나, 대학에서도 원격수업으로 인한 여러 문제점들을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대안이 필요하다.
 본고는 이러한 諸문제 중, “대학에서의 어휘 또는 한자어 학습을 위한 원격수업 설계와 운영”이라 는 주제로 그 폭을 좁혀 서술해보고자 한다. 먼저, 본고에서는 ‘어휘’와 ‘한자어’가 분명 다른 개념이기는 하나, 유사함으로 간주하고 논의를 전개할 것이며, 둘째: 어디까지나 필자가 대학에서 진행해왔던 원격수업 경험을 기반으로 서술할 것임을 차제에 밝혀둔다.
 
1) 본래 〈원격수업 비율 20% 제한 규정〉은 감사원의 지적에 따라 2019학년도부터 도입됐다. 감사원은 2010년 대학 원격 수업에 대하여 ① ‘출결’ 관리 미흡, ② 수업의 ‘품질’ 관리 부족, ③ ‘시험’ 관리 부적절 등의 문제가 있다는 감사결과를 발표하며, 원격수업 운영 및 학사관리 기준을 마련하라고 지적했다. 이번 교육부의 조치는 “현재 우리나라 대학에서의 원격수업이 전체 학점에서의 20% 내외”로 묶여 있었다는 것을 해제했다는 의미다.
2) 경향신문 2020년 7월 21일 사회면 기사 내용
3) 실제로 2012년 지방의 모 대학은 모든 교과과정을 원격수업으로 강의하며 부실한 학사관리가 세간의 도마에 올랐다.
 

Ⅱ.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 기초 학력의 부재, 학업 성취도의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

 서울 소재의 소위 ‘자사고’에서 영어교사로 근무하는 40대 여교사는 수업을 진행하기가 힘들다. 영어가 아니라 국어가 문제이기 때문이다. ‘offset’의 뜻을 ‘상쇄하다’로 해석해줬더니, 학생 대부 분이 ‘상쇄’의 뜻을 몰랐기 때문이다. 교사는 ‘상쇄하다’의 뜻을 한참 동안 설명해야 했다.
 같은 학교 국어교사도 비슷한 상황을 경험했다. 영어교사가 수업 진행의 애로점을 털어놓자 국어교사는 “‘주옥같은 글’에서 ‘주옥’의 뜻을 학생들 대부분이 몰라서 한참 설명해야만 했다”라 말 했다. 영어교사는 “사자성어는 고사하고 기본적인 어휘를 몰라 난감할 때가 많다”며 “영어 수업 시간에 국어 단어의 뜻을 설명하느라 상당 시간을 할애한다.”라고 했다.
 
 ‘일반고’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서울 성북구의 A고교 영어교사의 말이다. “고3 영어 지문에는 깊이 있는 내용이 꽤 나온다. 생각하면서 영어 읽기를 해야 하는데, 생각하며 읽기는커녕 단어에 해당하는 우리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영어 지문을 해석해줬는데도 이해를 못 하는 것이다. ‘기인한다’, ‘본질적’, ‘관행’, ‘임의의’를 모르는 학생도 상당수다. 아이들이 거침없이 ‘그 게 뭔 소리예요?’라고 질문해오면, 숨이 턱 막힌다. 이런 기본적인 어휘를 모르니 수업을 정상적 으로 이어가기 힘들다.”4)
 
 서울 마포구 B고교의 과학 교사 역시 상황이 비슷하다. “과학책에는 한자어가 많기 때문에 단 어 설명에 애를 먹는다. 물질의 상태변화를 나타내는 어휘만 해도 ‘승화’, ‘기화’, ‘액화’, ‘용해’, ‘용융’, ‘융해’ 등 한자어를 기본으로 하는 단어가 많다. 입시 위주의 공부를 하느라 학생들이 책 을 잘 읽지 않은 데다가, 영어와 수학 공부에만 매달려 ‘어휘’ 공부를 소홀히 하다 보니, 모든 과목에 걸쳐 영향을 받는 것 같다.”
 
 ‘지식’을 가르치기도 바쁜데, 인성도 가르치란다. 물론 이는 전인교육의 두 축이 됨에는 분명하다. 어느 한 쪽만을 중시해서도, 또 경시해서도 안 되는, ‘사람됨’을 만드는 ‘들보’와 같다. 그러나 우리나라 교육의 진정한 문제는 ‘지식’교육을 경시해왔던 풍조에 기인하고 있다. 그나마 인성교육 은 인성교육진흥법 등이 제정되거나, 혹은 초~중~고~대학교 교양과목에 이르기까지, 인성교육이 실재화 되면서, 이 방면에서는 어느 정도의 출구가 보이고 있다.5) 물론 필자가 보기에 인성교육이 ‘법’으로까지 제정되면서 실현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懷疑的이다. 그래서 제도권 안에서 의 인성교육 못지않게, 가정이나 제도권 밖에서의 인성·예절 교육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은 어제오 늘의 문제가 아니다.
 그렇다면, ‘기초 지식’교육을 경시하는 풍조는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일까? 특히 우리나라 학생들 의 ‘언어’, ‘문자’, ‘어휘력 부족’은 다른 교과로 확산되기 시작한지 오래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은 기초학력 저하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수년 전, ‘orange’의 발음이 ‘오렌지’가 맞는지, 아니면 “어렌지”가 맞는지가 화두가 되어 영어교육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한다는 뉴스가 보도된 바 있다.6)
 “지식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을 모르는 이는 없겠지만, 최소한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지식교육에 대해 – 우리나라의 ‘어휘’, 우리의 ‘전통적 가치관’, 우리 문화의 ‘정체성’ - 경시하고 있는 분위기만큼 은 명확하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7) 어쩌면 이것 역시 “우리나라 교육수준과 대한민국 학생들의 학력수준이 세계 수준급”이라는 잘못된 믿음과 오만으로부터 나온 것은 아닐지 자성해야 한다.
 실재 국회 ‘교육위’가 주최한 포럼의 자료를 인용해보면, 국제학업성취도를 비교·평가해본 결과, 우리나라는 동북아시아에서 꼴찌이며, 어느 나라에서도 한국의 교육을 우수하다고 평가하지는 않는다고 지적받았다.
 
 
4) 에듀인 뉴스, 2020.07.13. 보도 기사
5) 또 인성교육은 비단 학교교육뿐만 아니라, 제도권 바깥에서도 活潑潑하게 진행되고 있는 형국이다.
6) 외국어는 어느 정도만큼만 발음하면 상호 소통이 가능하다. 굳이 원어민처럼 발음할 필요도 없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 까지 12년을 영어 공부했다고 하더라도 외국인을 만나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학생들은 과연 몇 % 포인트나 될까?
7) 근본적으로 ‘우리 것’에 대한 부정적 시각은 역사・철학 의식의 부재로부터 기인한다. 수십 년 동안 일제강점기 하에서 반민족 친일행위자들이 만들어 놓은 잘못된 史觀이 고스란히 근대교육에까지 이어져왔기 때문이다. 또한 ‘해방’이라는 것 역시, 우리의 자주적 힘에 의해 이뤄진 것이 아니라, 미국을 비롯한 서구 열강의 외세[힘]에 의해 이루어졌기 때문에, 그들 이 남겨놓은 문물과 문화가 곧 ‘근대화’라는 등식이 성립되었다. ‘서구화’가 곧 ‘근대화’・‘현대화’의 상징이 되었고, 그들 의 잣대를 기준으로 전통문화를 裁斷하는 행위들은 참으로 침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서구화 ≒ 근대화”라는 공식은 우리의 후속세대들에게 고스란히 이어지면서, 옛날의 ‘우리 것’은 곧 ‘봉건적’이거나 ‘전근대적’이고 ‘진부한 것’이 라는 烙印이 찍혔다. 그러나 ‘封建的’이라는 어휘 자체를 보라! 우리나라 반만년(5천년) 역사가 흘러오는 동안, 단 한 차례 도 ‘봉건제도’를 시행한 바가 없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의 전통문화는 봉건적이라는 것이 성립할 수 있다는 것인가? ‘봉건’ 이라는 어휘 자체의 의미도 모르면서, 비판을 위한 비판 논리일 뿐이었다. 또 ‘王’이라는 ‘專制君主’ 제도 하에서 나라의 지식인이라 할 수 있는 儒生들이 임금에게 직접적인 시위를 하며, 임금이 내린 결정과 정치력을 비판하는 儒疏 등의 흔적 이 수없이 많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마니 시류’, ‘다카하시 도오루’ 등이 남겨놓은 기록과, 또 이들의 기록을 서적으로 만들어 존숭했던 親日・御用 학자들에 의하여, 우리의 전통은 ‘당쟁’과 싸움의 연속이었다고 치부해버렸다. 그러나 ‘당쟁’ 은 새로운 史觀에 따라, 전제주의 통치 하에서 일어났던 우리 조선인만의 소박한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재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이 포럼에서 세한대학 김승호 교수는 우리나라가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Programme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 순위에서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요인으로 ‘기초 학력’ 저하의 심각성을 주장했다. 
 한편, 10여 년 동안의 학업성취도 하락을 알려주는 객관적인 지표를 보면, 우리나라 교육 중 가장 큰 문제는 “읽기”교육이 수준 이하로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읽기”교육의 지표가 하락하고 있다는 것은 他교과에도 영향을 끼치게 됨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어휘력의 부재는 他교과에서의 지식 전달과정이 순탄치 못함을 의미한다. 학습자들이 교과내용이 무슨 뜻인지를 이해하지 못하게 되어, 학습부진의 연쇄반응이 일어남을 의미한다.
 
 
 前言한 바와 같이, 다수의 교사들은 학생들이 교과와 관련하여 주요 ‘개념어’는 고사하고, 기본적 인 ‘어휘’조차 그 뜻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수업진도는커녕 수업 자체가 여간 어렵지 않음을 호소한다. 교수와 교사들은 일상적인 어휘 정도는 학습자들이 당연히 알고 있음을 전제하고 수업을 진행하는데, 학습자들은 그 의미를 전혀 모르거나, 혹은 다른 뜻으로 알고 있으니, 학업성취도가 낮게 나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이러한 ‘기초 어휘력’ 저하는 교과서나 참고도서를 읽어도 무슨 의미인지를 모르고, 선생님으로 부터 수업을 들어도 이해하지 못하므로, 자연스럽게 잠을 자지 않을 수 없는, 안타까운 교실수업으 로 이어지고 있다.
 성균관대 전광진 교수는 “국어사전에 수록된 어휘 중 60~70%는 한자어다. 서면 언어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훨씬 많다. 한자어에 대한 의미 파악이 문장의 뜻을 푸는 열쇠 역할을 하는 것이며, 이에 대한 노력없이 修學 능력을 높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라고 비판했다.
 우리나라는 교육 당국조차도 ‘한자어’・‘기초 어휘’에 대한 인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이 며, 오직 ‘한자(어)・한문’교육이 학생들에게 학습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잘못된 인식으로 덮혀 있다. 어쩌면 이는 잘못된 인지가 아니라, 주변 학부모들로부터의 인기를 얻기 위한 관행으로 자리 잡았는지도 모른다. 또한, 이러한 편견과 오판을 학부모들이 맹목적으로 찬성하면서, 학생들의 기초 어휘력 부족은 → 이해력과 소통의 부재를 낳았고 → 타교과 학습에 악영향을 끼쳐 → 요즘 젊은 세대들의 언어 구사력은 수준 이하이며 → 학업성취도 당연히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반복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말’・‘어휘’・‘한자어’・‘우리 문화의 정체성’・‘전통적 가치관’ 등은 비대면 교육을 통하여 새로운 교수학습법을 개발・활용할 필요성이 부각된다. 그만큼, 시・공간을 초월할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나라 교육당국은 기초 학력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잘못된 진단과 처방만을 내세우며, 대중의 인기에 편승하는 조치를 취하지는 않았는지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Ⅲ.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 “원격수업”은 “인강”이 아니다.

 “교수자는 학생들에게 꼭 이것을 가르쳐야겠다.”고 다짐하고 강의에 임한다. 학기 내내, 또는 주차 별 학습목표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러한 학습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수업을 여는 첫 관문부터, 학습 ‘동기유발’ 작업이 필요하다. 소위 호기심 끌어내기가 필요한데, 이것은 원격수업에서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학습자를 신뢰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나, 학습자가 원격수업 을 시청하고 있으면서도, 실제로는 다른 개인 용무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곧, 수업 집중도 저하로 연결되며, 자연스럽게 학업성취도・교수만족도 역시 장담할 수 없다. 따라서 학습동기 유발 이 교재에 기재되어 있다면, 좋겠지만, 없어도 교수자(본인)가 스스로 고민하여 준비해야만 한다,
 이것은 대면수업에서도 마찬가지인 진부한 이야기 같으나, 실로 그 결과는 천양지차로 갈라진다. 따라서 교수자가 반드시 준비해야 할 선행학습이자, 본인의 필수 과제라는 의무감을 가져야 한다. 틀에 박힌 것을 학습하는 것만큼 재미없는 수업은 없다.
 예컨대, “눈이 녹으면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에 “물[水]이 됩니다.”라는 대답만큼 재미없는 것은 없다. 이미 잘 짜여진, 그리고 잘 복습된, 더욱이 잘 알려진 과학(?)이나 상식에 불과한 각본과 같은 답이다. 초등학생일수록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물이 됩니다.”라는 대답이 나온다. 중・고등학생들에겐 어떨까? 잠시 멈칫하다가도, 망설임의 시차만 다를 뿐, 결국 “물이 됩니다.”라는 답이 중론이다. 대학생들에게 동일한 질의를 했을 경우, 어떠한 대답이 나왔을까? 학습자들은 “어라? 저 교수님이 저렇게 뻔한 답을 질문으로 던질 리가 없다. 무슨 꿍꿍이가 있는 건가?”라며 의심부터 갖는다. 교수자의 질의 자체에 일단 혐의를 갖기 시작했다는 점은 일단 관심유발을 끌어낸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결국 답은 ‘답정러’다.
 마치 우리가 “1과 1을 합하면 무엇일까요?” 라는 질의를 던졌을 때와 똑같다. 수리적 계산학습을 통과한 학생들에게 이 질문은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 지루함을 떠나, 자신의 수준을 너무 얕잡아 보는 듯한 嘲笑부터 보인다. 그러나 수리적으로 1과 1을 합하면 2가 되겠지만, 주어진 문항의 조건을 바꾼다면 답 또한 얼마든지 다를 수 있다. 찰흙과 찰흙 덩어리를 합하면 다시 하나의 덩어리도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자어・어휘를 가르칠 때도 이와 비슷한 화두를 고안해야 한다. 요즘 ‘매우 Hot’한 기사도 좋고, 학습자들 연령에 맞춘 관심거리도 좋다. ‘Hot하다’는 유행어를 한자어로 전환하면 ‘시체 말’로 바꿀 수 있는데, 이때 ‘시체 말’의 의미를 모르는 대학생도 허다하다. ‘시체’는 ‘時體’로 표기하며 ‘그 시대에 유행한다’는 의미인데, 학생들은 다른 의미로 예견하기도 한다. 이와 같이 늘 우리 주변에서 사용하고 있는 ‘한자어’와 ‘어휘’8)에서부터 관심을 유도해야 한다.9)
 코로나 바이러스는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신비한 전염병이 되고 있다. 코로나의 역설이 우리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나온다. 이 또한 원격수업을 여는 화두로도 이용 가능하다. 어차피 원격수업은 코로나의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요즘 필자가 한자어 (어휘) 첫 개강 수업 때, 자주 문을 여는 문제제기가 있다.
 “여러분, 우리가 흔히 인문학 – 문학, 역사, 철학 – 을 배울 때, ‘기원전’이라는 의미로 ‘B.C’라는 용어를 왕왕 사용합니다. 이 ‘B.C’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건가요? 설마 BC카드의 약자는 아니겠지요?” 물론 반응은 매우 썰렁하다. 그러나 일단 학습자들로부터 관심은 끌어낸 셈이다. 이번 수업의 주제가 무엇인지를 궁금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다시 ‘B.C’는 ‘Before Christ’ 즉, 예수 탄생을 1년으로 기준 삼는다.”는 定答을 알려준다. 그래서 ‘紀元’이라 번역해왔고, 이 기원의 자전적 의미와 현대적 용어를 설명한다.10) 그러나 이것으로 화두를 멈춰서는 안 된다. 필자 자신만의 강의 기술이 어필되어야만 한다.
 “저는 B.C.를 Before Corona”로 해석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2020년은 동서양 모두 인류가 새롭게 바뀌는 공존의 원년, 첫 해로 인정해야 합니다.“ 물론, 어이없는 답변이지만, 이 또한 正答이 될 수도 있다. ‘Before Christ’는 이미 지식인들이 정해놓은 ‘定答’이겠지만, ‘Before Corona’는 나만의 ‘正答’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굳이 ‘定答’을 ‘正答’으로 간주할 필요는 없다.
 “교육의 질은 교수자의 질을 능가할 수 없다”는 말이 있다. 교수자는 Actor가 되어야만 한다. 특히 원격수업에서는 더더욱 필요한 요건이다. 원격수업에서는 교수자의 ‘동선’, ‘화두’, ‘어투’, ‘어조’, ‘준비된 강의자료’, 특히 ‘화보’・‘매체’・‘다양한 미디어 자료’ 등이 얼마나 풍부한지가 그 수업의 성패를 가늠하기 때문이다.
 
8) 본고에서는 한자어와 어휘가 다른 것임에도 불구하고 편의상 유사개념으로 인정하고 논의를 출발한다.
9) 마치 ‘연구’ 분야에서도 훌륭한 논문은 서론에 제시되어 있는 선명한 문제제기로부터 시작하듯, ‘교육’에서도 첫 수업을 여는 관문이 매우 중요하다.
10) 물론 이때 ‘紀元’과의 동음이의어도 고려해볼 만한 한자어이지만, 강의 처음부터 학습분량이 많은 것은 바람직하지 못 하다.
 

Ⅳ. 원격수업의 운영 및 설계

1. ‘설계’ 단계

 1) 기존 오프라인 수업에서의 학습목표 설정과는 달라야 한다.

 여타의 원격수업과 마찬가지로 “이 강좌의 궁극적인 학습목표는 무엇인가?”가 명확해야 한다. 왜냐하면, 오프라인 수업과는 달리, 원격수업에서는 학습자가 각종 웬만한 지식을 온라인상에서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지식의 전달만을 강요하는 것은 원격수업으로서의 매력도가 떨어 진다.
 따라서 학습목표라는 개념을 기존의 “교수자가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보다는, “이 강좌를 통하여 수강생들이 무엇을 얻고, 무엇을 할 수 있을까?”로 강의의 초점이 바뀌어지는 게 낫다.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고, 가르친 것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3단계 구성이 명확히 구분되어야 한다.)
 

 2) 모듈형 짧은 콘텐츠로 설계한다.

 원격수업을 설계할 때는 반드시 ‘모듈형’ 콘텐츠 방식으로 구성함이 바람직하다. 한 주차의 강의라 하더라도 하나의 동영상을 장시간 지속하느니보다, 여러 개의 ‘길지 않은’(15~20분 이내) 짤막한 영상으로 구성해야 한다.11) 혹, 강의의 주제에 따라 ‘옵니버스’ 형식도 권장할 만하다. 그리고 해당 강의 주제와 연관된 내용을 ‘퀴즈’・‘토론’・‘과제활동’으로 설계함으로써, 학습자가 본 수업에 매우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음을 체감케 해야 한다. 또 이러한 모듈형의 짧은 콘텐츠는 추후 교수자가 강의내용을 보완・수정(업데이트)하는 데에도 용이하다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11) Rosewell, J. & Jansen, D.(2014), 《The OpenupEd quality label: benchmarks for MOOCs》
 

 3) 원격수업의 특성 상, 강의 내용의 윤리성에 주의해야 한다.

 ‘종교’・‘지역’・‘이념’・‘性’・‘계층’・‘異문화’・‘多문화’에 대한 편견과 차별 및 왜곡이 없어야 한다. 또한 강의를 위해 준비한 사진이나 그림 등에 인권침해의 소지가 없어야 한다. 당연히 폭력이나 비윤리적인 행동을 미화시키거나 부추기는 발언은 조심해야 한다.
 

2. ‘교수’ 단계

 1) ‘있어 왔던’ 평범함에서 ‘있어야 할’ 당연함으로

 강좌의 목적과 학습목표를 고려하여 최적의 내용으로 구성해야 함은 당연한 것이고, 여기에 조금 더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바로 “교수-학습방법을 어떻게 체계적으로 기획하고, 구체화시켜야 하는지”의 여부다.
 
 
12) 필자는 개인적으로 ‘의문형’이나 ‘대화체’ 형식으로 설계한다. 예컨대 “왜 한자어 학습이 필요할까?”, “남성 위주의 한자
문화라고?”, “한자어, 어휘 학습을 통해 ‘우리 것’에 대한 정체성을 알 수 있단다.”

 

 2) 좋은 논문은 문제의식이 명확할 때 만들어질 수 있듯이, 훌륭한 원격수업은 학습목표 와 동기유발이 관건이다.

 학습자가 본 강좌에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가 명확히 제시되어 있어야 하고, 나아가 학습자 본인이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또는 도전할 수 있는 정도인지를 가늠할 수 있도록, 학습목표를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아래는 학습목표의 예시이다. 예컨대 이번 강의 주제(주차)에서는 ○○과 관련한 한자어・어휘 학습을 배우게 될 것이며, 이를 통해 韓・中・日 한자문화권 간의 일상 어휘의 같고 다름을 알 수 있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3) 교수-학습전략

 만약 ‘원격수업’이 오프라인 수업과 마찬가지로 교수자 중심의 일방적・수직적・전달식 학습으로 일관된다면, 이것은 원격수업의 참의미에서 벗어나는 행위다. 어디까지나 교수자와 학습자가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학습자 중심의 능동적 참여와 창의적 학습을 촉진시킬 수 있는 다양한 교수-학습 설계가 요구된다.
 원격수업에서는 소위 ‘거꾸로 학습’ 등도 교수-학습설계를 꾸리는 데에 매우 유익하다. 학습자에 게 미리 간단한 과제나 독서를 제시한 후, 본인이 수용하기 어려운 내용이나 질의를 던지고, 이에 대하여 문제해결과 접근 방식의 한자어 교수법을 준비하는 것이다.
 교육공학 전공자인 Keller는 성공적인 원격수업을 위하여 가장 중요한 것으로 학습자의 동기유발 이라고 정의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수자의 교수-학습설계가 그 원격수업 성패의 관건이라고 의미를 부여한다. 아래는 필자의 원격수업 전략의 예이다.
 
 

 4) 끊임없이 상호 교유하고 있음을 보여줘야

 원격수업에서는 반드시 ‘질의・응답’, ‘토론’, ‘게시판’, ‘과제’ 등의 다양한 배너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물론 오프라인 강의에서도 이들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러나 원격수업의 성공은 이러한 배너를 얼마나 유효적절하게 이용하는지가 성패의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 이유는 보이지 않는 교수자와 학습자 간의 공유 채널이 형성되어 있음을 체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공간’만큼은 교수자와 학습자가 상호작용, 지원과 확인, 피드백 등이 交遊하고 있음으로써, 오히려 친근감까지 싹 틀 수 있기도 하다.
 필자는 질의・응답 코너를 매우 요긴하게 사용하고 있으며, 일주일에 정기적으로 1~2회를 지정하 여 직접 응답을 붙인다. 혹은 토론방도 자주 활용해오고 있다. 학습자는 궁금한 점을 언제든 물어볼 수 있고, 또 그에 상응하는 신속한 답변을 회신 받음으로써, 본인이 이 수업에 매우 적극적인 참여자임을 인지케 한다. 또한 상호 토론을 통하여 좋은 글이나 답변에 익명의 투표를 유도하여, 성적 반영은 물론, 종강 즈음에 적절한 보상으로 돌려준다. 환언하면, 이 배너들은 교수자와 학습자 가 공동 학습이 가능한 대표적인 협력학습의 창구가 되어야 한다.
 다만, 이러한 지속적인 상호작용이 현실적으로 또 물리적으로 진행되기란 至難한 일이다. 따라서 ‘튜터’를 도입하여 운영의 묘를 살릴 수 있는 학교당국의 제도적 보완도 요구된다.13) 지속적인 모니터링, 질의와 응답을 통한 소통, 서면 피드백, 때로는 실시간 스트리밍 등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조력자로서의 ‘튜터’나 ‘SNS’의 활용이 절실히 요구된다.
 
13) 학습자 인원에 따라 적절한 ‘튜터’를 배치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튜터는 업무 상, 대학원생(석・박사과정)이나 수료생을 활용할 수 있고, 이들에 대한 적절한 보수도 주어져야 한다.

 

 5) 학습자료 지원

 원격수업에 제공되는 학습 자료는 교・강사의 취향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교수자의 재량에 맡기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원론적으로 지켜져야 할 몇 가지 사안이 있다. 예컨대 하나의 텍스트 만을 고집하여, 주차마다 또는 유닛마다 이것 하나로 수업하는 것은 원격수업의 취지에서 좀 어긋난다. 원격수업은 다양한 자료와 매체를 이용할 수 있거나, 또는 학습자에게 이미 과제를 제시한 후, 실재 토론과 대화형식, 또는 문제해결을 유도하며 교수자가 강의를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자어・어휘 수업은 지정된 서적 1~2권만으로 수업함은 적절치 못하다. 오히려 교수자가 다양한 자료들을 수합한 후, 이를 재가공하여 자신의 수업에 맞게 교재를 제작하는 것도 필요하다. 다만, 이하는 필자의 경험에 따라 몇 가지 권고 사항을 기술하기로 한다.
 첫째: 원격수업에서는 ‘이미지’가 아닌 ‘텍스트’ 자료도 반드시 제공되어 ‘있어야’ 한다.(이미 텍스트 자료에 대한 충분한 공지 또는 예습이 필요함을 뜻함) 그렇다고 하여 텍스트 파일을 열어놓 고 그 방대한 것을 읽어가며 수업할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중요하거나 또는 필요한 읽기자료는 별도의 목록을 제공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목록을 제공하고 과제로 제시하면 학습자 – 본인의 경험에 따라 대학생들에 국한함 – 들은 충분히 직접 탐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둘째: 뉴스나 기사 등의 스크랩 자료를 텍스트에 첨부하거나 혹은 외부 동영상을 직접 자료로 활용해도 좋다. (최소한 인터넷 주소 등을 제공하는 것도 생각해볼 만한 일이다) 이것은 각종 ‘미디어’를 활용한 수업이라 할 수 있다. ‘미디어’에는 ‘hot-media’와 ‘cool-media’의 두 종류가 있다.14) 예컨대 한문고전의 ‘문헌’, ‘원전’, ‘한글파일’, ‘신문 기사’나 ‘칼럼’, ‘논문’ 등은 ‘hot-media’에 해당한다. 이러한 수업자료는 교수자가 학습자에게 전달하는 지식의 정밀도와 세밀 함이 매우 높고 우수하다. 그러나 원격수업을 하는 동안 이러한 자료만을 수업시간 내내 활용하면, 학습자들은 이미 지치게 되고 집중력을 상실한다. 결국 본 수업에 대한 흥미와 관심은 다음 주와 그 다음 주까지 지속적으로 연쇄반응이 일어난다. 급기야 본 수업을 일정 정도 포기할지도 모른다.
 따라서 ‘cool-media’와의 공조가 필요하다. ‘cool-media’란 외부 ‘동영상’, ‘사진’, ‘스크랩’, ‘인포 그래픽’ 등을 의미한다. 즉 ‘활자’보다는 ‘시・청각’을 활용할 수 있는 미디어 자료들이다. 요즘 대학생들은 중고교에서부터 이미 ‘cool-media’가 수반된 수업에 익숙해져 왔기 때문에, 그래서 더더욱 ‘hot-media’만으로의 수업은 지양되어야 한다.
 원격수업에서는 그것이 실시간 스트리밍이 되었든, 혹은 동영상 녹화 강의가 되었든 간에, 이 ‘hot-media’와 ‘cool-media’의 적절한 조화가 요구된다.
 
14) 拙稿, 「儒敎 經傳敎育의 새로운 방법 모색」, 「유교사상연구」, 한국유교학회, 2005
 

 6) 自評을 위한 체크-리스트 점검

 이것은 비단 ‘원격수업’에서뿐만 아니라, 대면 강의에서도 시행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소위 ‘강의평가’라는 것인데, 필자는 다소 색다른 항목들을 삽입하여, 첫 강의를 시작하기 전부터 교수자 가 스스로의 점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Ⅴ. ‘상호작용’ 강화를 위한 교수-학습전략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코로나19]로 인하여 급작스레 원격수업이 만연되고 있는 실정이지만, 사실 우리나라 각 대학에 서 졸업학점 중 20% 이내 제한 규정에 근거하여 “원격수업”이 시행되어 오고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 여파로 2020-1학기부터 원격수업이 확산되었고, 또 교육부에서도 20% 제한 규정을 완화하 겠다는 방침이 발표되면서, 원격수업이 봇물처럼 열리고 있으나, 많은 시행착오와 부작용 등이 이곳저곳에서 보인다.
 필자는 이러한 사달의 원인이 ‘(비대면)원격수업을 마치 인터넷 강의’로 오인하는 데서부터 비롯된 것은 아닌지, 자문해본다. 환언하면, 인터넷 강의(소위 인강)가 어느새 우리나라 원격수업의 모델이 되어 버렸음을 착각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예컨대 교육부가 “콘텐츠형”・“과제 제시형”・“실시간 쌍방형” 등의 모델을 제시했는데, 이것은 원격수업의 전형이라 볼 수 없다.
 우리는 현재, 고등교육(대학과 대학원)이든 중등교육(중학교와 고등학교)이든 간에, 현 시국에 어쩔 수 없이 교육당국이 시키는대로 일방적이면서 최소한의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을 뿐, 결국 ‘인강’을 활용하는 수준으로 진행하고 있다.
 Brown & Duguid는 “인터넷 강의는 교육 내용을 전달함에 있어 적합할지는 몰라도, 교육은 내용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교사・교실・친구들・교과서・친구들 등, 교육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 요소들도 학업성취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15)고 강조한 바 있다. 물론 원격수업이 든 아니든 간에, 교육에서 콘텐츠(내용물)는 중요하지만, 현재의 원격수업이 콘텐츠가 전부이고, 그 이상을 뛰어넘지 못하고 있음을 비판한 것이다. 여기에서 부각되는 것이 바로 교수자의 존재감이 다. 원격수업에서 쌍방향 수업 또는 소통되고 있음을 체감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그래서 비록 원격수업이지만, 교수자와 학습자 간의 ‘소통’은 매우 중요하다. 대면수업에서는 수업 도중의 쉬는 시간에 수시로 대화하거나, 혹은 학습자와 교수자가 교내에서 자유롭게 방문・만 남을 통하여 소통이 가능하지만, 원격수업은 물리적으로 이러한 조건이 없다. 따라서 교수자와 학습자 간의 소통은 쌍방 모두 “내가 이 수업에서의 존재감과 좌표가 있다.”는 것을 자각케 만든다. 그러므로 교수자는 원활한 ‘소통의 방법’을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한다. 먼저, ‘강의계획서’ 상에 구체적인 소통 방법을 공지함이 바람직하다. 필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의 소통 등, 2개의 방법을 병용한바 있다.
 
15) Brown & Duguid, 《Borderline Issues; Social And Material Aspects Of Design》 (디자인의 사회학)
 

1. 오프라인 “토크쇼”

 강의계획서에 오프라인 특강이 ‘○주차’에 예정되어 있음을 미리 공지한다. 개인적으로 12~13주 차 정도가 적절하다. 왜냐하면 학습자가 그 동안의 강의를 들어오면서 의문점, 궁금한 점 등을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1~11주차까지는 교내 LMS 상에서 간단한 질의응답이 가능했다 하더라도, 오프라인에서의 대면 수업은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 오프라인에서의 만남은 직접 대면을 통하여 구체적인 설명과 판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오프라인 만남에서의 가장 관건은 무엇을 어떠한 방식으로 진행할 것인지에 있다.
 필자는 오프라인 만남이 일방적 강의 스타일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필자가 고안해낸 방식 중 하나가 “강의”가 아닌 “토크쇼” 유형의 진행이다. 그동안 본 강좌의 강의평가(결 과)나 혹은 LMS 상에서 가장 많이 주고받았던 학습자들의 주관심사를 소재를 토크쇼의 주제로 설정한다.16) 이를 주제별 분야별로 모으는 작업 이후 관련 전문가나 사계의 학자들을 자문위원으로 초청한다.17) 그리고 토크쇼 진행을 위한 스텝을 구성하여 ‘인원’・‘시나리오’ 등 구체적인 로드맵 작업으로 들어간다.
 
 
 이하는 ‘오프라인 토크쇼’로 진행되었던 것의 예시다. 사전 공지용으로 ‘포스터’를 제작하여 교내 각 건물에 게시한다. 본 수업을 수강하는 학생 외에도 우리의 학습 주제에 관심이 있거나 시간이 허여되는 학생들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게 한다.
 그리고 학생들은 강당에 들어오기 전에 大字報, 일명 壁報에 직접 “현장 질의서” 등을 작성한다. 이 질의서에 대한 분류 작업은 대학원 제자들이 도맡았다. 이러한 작업 등의 과정을 통하여 대학원생 들은 자신의 교과교육 전공의 석사학위 논문을 준비하는 자료로도 활용한다.
 
16) 여기에서 빠져서는 아니 될 것이, 학습자들이 평소 이 수업을 들으면서 궁금했던 점, 그리고 온라인 상에서 소통했지만 다소 미진한 것들을 영역별로 수집하여 재분류 해놓는 작업이다.
17) 물론 이들 초청 게스트들에 대한 처우는 학교 당국 차원에서 불가하다. 필자는 개인적인 친분관계 혹은 사비를 통하여 車馬費 정도만을 드렸다.
18) 사회자(MC)는 유명인이 아니라, 강사나 제자들을 섭외했다. 본 강좌가 우수 강좌로 선정되면서, 본교 출신의 유명 아나 운서 초빙도 고려하게 되었다. 그리고 ‘게스트’나 ‘자문위원’은 현장 전문가(교사) 혹은 학생들의 수준과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사람으로 구성했다.
19) 지난 학기 韓・日 양국 간의 정치・외교 문제로 인하여 학생들로부터 급부상한 주제였다.
20) 시나리오는 가급적 대화체 구문으로 작성해둔다. 거칠더라도 이러한 형식으로 진행됨을 스텝들이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사회자는 유쾌한 농담이나 우스갯소리도 준비한다. 물론 재미있거나 경험담 등의 소재도 토크쇼 학습주제와 연관된 것들 이다.
 
 

2. 오프라인 소통의 장

 

 

3. 온라인에서의 실시간 만남(1차) : “찬란한 한자어의 神, 용깨비를 만나다”

 2016년도 당시, 모 방송에서 유행하던 ‘마리텔’을 벤치마킹한 바 있다. 학습자들에게는 약 1개월 전에 실시간 만남을 사전공지하고,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였다. 교수자는 실시간 만남과 채팅을 유도하기 위하여 그동안 학습했던 부분에서 미처 강의하지 못했던 자료들을 준비한다. 또 학습자들 에게는 그간의 강의 내용에서 질의와 궁금점을 미리 준비토록 과제를 제시한다. 원활한 실시간 마리텔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교수자는 사회자 1명을 미리 섭외하여 상호 간에 호흡을 맞춘다. 완벽한 시나리오는 아니더라도, 대략적인 진행 순서를 마련한다. 아래는 준비과정에서 제시했던 ‘포스터’와 실시간 대화의 실재 자료들을 첨부한 것이다.
 
  
21) 의견 수렴은 강의평가와 별도의 설문지를 마련해두었다.
 
 학생들과의 실시간 만남에서 얻은 의견은 주로 다음과 같다.
 첫째: 학습자들 거의 대부분은 중고등학교 대 한자・한문교육을 기초단계부터 정상적으로 배우지 않았기 때문에, 본 강좌가 매우 낯설고 생소하므로 대학에 와서 ‘교양과목’으로라도 접할 수 있는 기회에 고마움을 표현했다.
 둘째: 한자를 꼭 쓸 줄 알아야 하는지에 대한 질의가 매우 많았다. 필자의 사견으로는 한자를 쓸 수는 없어도 읽을 수 있거나, 그 한자어・어휘를 통하여 그 안에 내재된 의미만 파악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더욱이 중국 등 최근 발견되는 문헌에는 동일한 한자여도 부수가 다르기도 하고, 획순 또한 각양각색이다. 실제 한자는 상형과 지사로부터 만들어졌기 때문에, 굳이 획순을 맞출 필요는 없다.
 셋째: 학생들은 자신의 전공과 관련한 한자어의 풀이에 무척 만족해하였다. 대학에 입학한 후, 대학에 와서도 전공학문을 보충하기 위하여 학원에 다니거나 과외수업을 받는다는 소문이 있었 는데, 과언은 아니었나 보다. 실제, 인문대・사회・경영・경제・법대・음대・미대・체대・수학・생물・공 학 등, 다양한 학문에서의 주요 ‘개념어’들을 한자어 풀이 방식으로 가르쳐 주는 효과는 실로 대단했다.
 넷째: 학습자들로부터 “한자를 비록 쓸 수는 몰라도, 그 한자의 제자 원리를 알아서 읽어 낼 수 있거나 풀이하는 기술이 필요함”을 건의 받았다. 필자는 원격수업 시간에 각종 매체를 이용하여 ‘字學의 원리’를 풀이해준 바 있었는데, 상당한 만족도를 얻었다.22)
 끝으로 학습자들은 韓・中・日 한자문화권에서 통용되는 한자어에 관심이 많았다. 아마도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세계 여행이 일반화되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22) 예컨대 ‘疒’은 ‘가로로 놓여 있는 침상을 세로로 세워놓은 것’이라 가르쳐 준 후, 疾・病・癌 등이 모두 ‘병’이나 ‘아픔’과 관련된 한자를 유추해낼 수 있도록 접근방법을 전달하는 것이다.

 

4. 온라인 상에서의 실시간 만남(2차) 

 

5. 온라인 상에서의 실시간 만남(3차)

 

6. 현장감 살리기 : “조선의 국비장학생의 발자취를 찾아서… 성균관”

 필자는 원격수업으로 한자어와 어휘를 가르치면서 어떻게 수업을 해야 만이 학습자가 느끼는 지루함을 달래줄 수 있는가에 고민이 많았다. 이 ‘지루함을 달랜다’는 것은 곧 ‘학습자와의 소통을 보다 더 가까이 하고 싶다’는 의미다. 이에 필자는 ○주차의 유닛 중 하나를 “조선 국비장학생들의 발자취를 찾아서”라는 제목으로 구성하고, 文廟를 직접 탐방하여 동영상을 제작하기도 하였다.

 문묘는 전통문화가 남아있는 산실이며, 특히 성균관의 대성전과 명륜당은 과거 우리의 선현들이 라 할 정약용 등 다수의 儒者들이 강학했던 곳이다. 그리고 그들이 기숙했던 東・西齋를 찾아가 ‘전통적인 한자어’ 혹은 과거와 달리 語義가 바뀐 한자어들을 학습한다는 것은 실제 학습자들로부터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받았다.

 예컨대, ‘學究的’이라는 말은 과거 유생들이 평가를 받는 과정에서, 단 한 차례의 시험으로 통과했다는 ‘大通’부터 시작하여, 아무리 공부해도 관문을 통과하지 못하는 불합격자를 學究라 표현하며 그 비통함을 달래주는 용어였으나, 지금은 오히려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을 매우 ‘학구적’ 이라 말할 정도로 그 뜻이 바뀌었음을 강의 소재로 삼는다.

 또 교수자가 직접 儒巾을 착용하고 儒生이 되어, 아침부터 저녁까지 국비장학생으로서의 하루살 이를 보여준다. 그리고 해당 노정마다 도출 가능한 ‘전통문화에서의 순수 한자어’들을 학습하는 것도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예컨대, 과거시험 응시자격으로서의 ‘圓點’은 영국의 옥스퍼드 와 유사하다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여, 지금의 도서관이라 할 수 있는 ‘尊經閣’을 알려주며 ‘閣’과 ‘樓’의 차이점을 가르치기도 한다. 또 과거시험의 일종인 謁聖試가 시행되었던 ‘丕闡堂’과 ‘白日場’ 의 유래, 정약용의 답안지와 관련한 ‘壓卷’에 관한 이야기, 유생들이 품격 있으면서도 날카롭게 사회를 비판했던 축제 ‘杏壇祭’ 등, 유생의 일상과 관련된 한자어들을 학습하는 것은 학습자들에게 매우 흥미로운 반향을 가져왔다.23)

 이외에도 각종 懸板의 한자어 등은 강의 소재의 재미있는 이야기꺼리다. 명륜당 현판과 관련된 명나라 朱之蕃과 우리나라 ‘송강 정철’ 및 당시 譯官이었던 ‘송영구’와 관련된 故事, 또 임란 때 소실되었던 大成殿 현판을 ‘석봉 한호’가 그대로 옮겨쓰는 과정 등을 스토리텔링으로 전달하는 방식은 학습자들이 현장 실물을 직접 시청하는 과정에서 흥미진진함과 학습효과가 오래 지속될 수 있었다고 진술했다. 이러한 현장감 있는 수업은 학습자들로부터 매우 높은 강의평가 결과를 얻기도 했는데, 학습자들은 마치 자신이 직접 견학한 분위기가 연출되었다는 등의 느낌을 통해 공감이 컸다는 반응이었다.

 이와 같이 현장감을 살릴 수 있는 수업설계는 원격수업의 묘미와 학습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다. 그러나 현장감을 위한 동영상 녹화 작업을 위해서는 역시 사전 작업에서부터 유닛별 강의 소재에 이르기까지 치밀한 준비가 수반되어야 한다.

 

23) 이 외에도 국비 장학생들에게 주어졌던 文房四友와 관련된 한자어(어휘), 또 유생들이 더운 여름을 이겨내기 위해 초복~ 중복~말복 때마다 나라로부터 지급받았던 물품이나 음식과 관련한 한자어 등은 학습자들로부터 매우 높은 관심사가 되기 도 하였다. 나아가 유생들의 고단한 삶과, 憂國衷情의 진솔함에서 우러나오는 儒疏, 단식투쟁을 상징하는 捲堂, 아예 귀가 조치까지 감내했던 空館 등, 전통적인 한자어 학습을 통해 과거 지식인들의 삶과 가치관을 배우면서, 현재 대학의 지성인 의 각성을 유도하기도 하였다. (拙稿, 「尹愭의 泮中雜詠을 통해 본 유생들의 삶과 교육」, 「동방한문학」, 제83집, 2020.06)

  

 

7. 현장감 살리기 : “조선의 자존심… 궁궐 탐방”

 

Ⅵ. 어떤 한자어와 어휘를 가르칠 것인가?

 사실 원격수업에서 어떤 한자어와 어휘를 가르칠 것인지는 그다지 중요치 않다. 특히 한자어와 어휘는 가르치는 교수자의 성향에 따라 매우 상이하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혹자는 일상 언어생활에서의 어휘를 강조하고픈 교수자가 있는가 하면, 또 어떤 이는 순수혈통의 한문식 한자 어휘나 성어 위주의 교육을 선호하기도 한다. 따라서 원격수업이라는 제한된 시・공간에서,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에 대해서는 획일적으로 선을 그을 수는 없다. 그러나 전술한 바와 같이, 원격수업은 유닛별 모듈을 짤막하게 적용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한자어나 어휘도 옵니버스 유형 또는 영역(주 제)별로 명확하게 구분지어 수업하는 것이 학습자에게는 효과적이고 교수자에게는 매우 효율적이다.

 이하는 필자가 약 3년 동안 ‘한자어 원격수업’의 강의결과를 토대로, 매년 학생들의 관심영역・반 응・건의 등을 업그레이드하며 가르쳤던 영역별 한자어・어휘이다.

 

 그리고 �� 대학생들은 일상에서 잘못 알고 있거나, 틀리기 쉬운 한자어에도 관심이 많았다. ❶ 첫째: ‘벽창호’가 아니라 ‘碧昌牛’를 예시로 들 수 있다. 수업 내용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본래 ‘벽창’은 우리나라 함경도 지역 중, 척박하기로 유명한 ‘벽동’과 ‘창성’ 땅의 이름에서 따온 말이다. 그리고 그 지역에서 일하는 소가 매우 고집이 세다고 하여, 벽동과 창성의 앞 글자인 ‘벽창’에 ‘소 우(牛)를 붙여 ‘碧昌牛’가 되었다. 지금은 고집불통, 옹고집, 황소고집을 나타낼 때 사용하는 한자어이다. ❷ 둘째: 영화나 사극의 드라마에서 임금이 죄인에게 내리는 사약을 대부분 ‘死藥’으로 오인하고 있다. 사실 이 때의 약은 ‘賜藥’이라고 써야 한다. 임금이 동일한 왕족(친족)이 나 사대부 등의 고위 관료가 잘못을 저질렀을 때 내려주는 독약을 말하는 데, 이때는 ‘주다’, ‘하사하다’, ‘은덕을 내리다’는 뜻의 ‘賜’를 써야 한다. 죽는 것도 임금의 聖恩으로 간주했을 정도였 나 보다. 무튼, 학생들의 반응은 상당했다. 대부분 死藥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❸ 끝으로 일상에서 말하는 ‘부작용’이라는 어휘도 대부분의 학생들이 부정적인 의미를 가진 용어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 표기도 ‘不作用’ 혹은 ‘否作用’인 것으로 알고 있었다. ‘부작용’의 올바른 표기는 ‘副作用’이다. 즉 ‘본래의 작용이 있어야 하는데, 부차적으로 일어나는 제2・제3의 반응’을 일컫는 어휘다.

 필자는 이외에도 원격수업에서의 한자어・어휘를 선별할 때, �� 좀 더 고민해보거나 주변의 많은 자료를 찾아보라는 의미로 ‘과제 제시 유형’이 필요하다고 판단, 아래와 같은 한자어와 어휘들 을 조사해보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예컨대, ❶ 첫째: ‘一石二鳥’와 같이 일본에서 유래된 한자어들이다. 실제 ‘돌 1개로 두 마리의 새를 잡는다’라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사실 전통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一擧兩得’이라는 한자 어를 사용해왔다. ❷ 둘째: ‘七顚八起’라는 한자어도 일본으로부터 유래된 어휘다. “일곱 번 넘어지 고 여덟 번 일어난다”는 뜻인데,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논리적으로 모순되는 말이다. ‘일곱 번 넘어졌으면, 일어나는 행위도 일곱 번째이어야 한다.’ 다만, 達摩의 수행방법 가운데, ‘七顚八倒’라 는 어휘가 있다. “일곱 번 구르고, 여덟 번 넘어진다”는 풀이인데, 이것은 “매우 많은 고행”을 의미한다. 아마도 일본인들이 七顚八倒에서 七顚八起를 만들지않았나 싶다. ❸ 셋째 : ‘朝三暮四’라 는 고사성어다. 주지하시다시피, 이 한자어는 여러 고전에 등장하고 있지만, 본의는 천차만별이다. ��열자��에서는 어리석은 원숭이를 조롱하는 어조로 쓰였으나, ��장자��에서는 사물에 이름을 붙이는 순간부터 그 본질적 의미를 상실한다는, 매우 철리적인 의미로 사용되었다. 흔히 우리가 조삼모사를 ‘狙公’의 입장이니 ‘원숭이’의 입장이니 운운하지만, 사실은 저공도 원숭이도 이 한자어와는 직접적 인 관계는 없다. (老子의 “道可道非常道, 名可名非常名”과 상통하는 고사성어다.)

Ⅶ. 결론

 자의든 타의든, 코로나 때문이든 아니든 간에, 이제 교육계는 바야흐로 “원격수업” 시대가 도래하 고 있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대학들마다 재정 불안의 여파로 인하여, 원격수업이 악용될 소지도 적지 않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인류사회가 부단히 변화하는 時勢를 예의주시하고, 이를 어떻게 대체할 것인지가 필요하다. 수렵과 채취로부터 시작한 인류는 농・경제사회에서 → 산업혁명을 이끌어내며 산・공업시대를 열었으며, → 이후, 컴퓨터 등 다양한 전자매체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지식・정보화사회를 만들었다. → 이 지식・정보의 홍수는 인간성 상실 등을 운운하며 ‘디지털’과 ‘아나로그’가 공유할 수 있는 ‘디지로그’ 문화를 갈망했으나, → 이제 기술・과학의 문명은 기계와 기기도 감정을 가질 수 있을지 모르는 인공지능[AI]시대로 접어들었다.

 이러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바로 ‘교육’이다. 혹자는 교사나 교수 직업이 사라질 것이라 예견하는가 하면, 또 일각에서는 교육자야말로 끝까지 생존해야만 하는 당위적 직업이라고 운운한다. 그것은 교수자와 학습자 간의 정감과 공유를 가장 큰 이유로 든다.

 어찌되었든 간에, 세계 선진국에서는 이미 ‘노후된 학교’를 ‘미래의 학교’로 전환하려는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노후’란 시설과 하드웨어 등, 인프라가 낡았거나 오래된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 시스템을 구축했는지의 여부를 의미한다. 또한 학령인구 의 감소 등, 다각적 측면에서 열악한 우리나라는 초등~중등~고등교육 할 것 없이, 인공지능 시스템 도입이 절실함을 느끼고 있다. 이러한 총론적 입장에서 전통시대의 것을 학습대상으로 하는 ‘한자・ 한문교육’의 방향은 어떻게 설정되어야 할까?

 오히려 기회일 수도 있다. 가르치고자 하는 것은 ‘溫故’일지 몰라도, 가르치는 방법은 ‘知新’을 지향하면 된다. 또 가르치려는 학습대상을 ‘法古’로 이끌되, 가르치는 기술을 ‘創新’하면 된다. ‘원격수업’은 그 하나의 수단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자・한문교육 – 여기에서는 ‘한자어’와 ‘어휘’에 국한 - 을 위한 원격수업에서 의 ‘학습과정’과 ‘평가’ 제도의 변경을 고려해야 한다. 현재의 교육과정에는 지식(전달), 이해, 적용 등의 비중이 균형을 맞춰 편제(편성)되어 있으나, 원격수업에서는 굳이 이러한 균형이 필요하 지 않다. AI시대에 지식전달과 이해는 주로 인공지능이 담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지식을 전달한 후, 학습자로부터 다양한 문제해결 능력, 즉 한자・한문교육이 현실에 어떻게 적용(적응)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견 공유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따라서 비대면 원격수업은 오히려 “맞춤형 수업”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매우 적절한 수단이 되어줄 것이다. 본고는 이 맞춤형에 초점을 맞춰, 교수-학습 설계방안의 단초를 제공한 것으로 만족한다. 다만, 우리나라 교육당국이나 각 대학에서는 자율적으로라도 《원격수업 평가 인증제》를 도입하여, ‘원격수업의 질 제고’ 차원 에서의 대안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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